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입담을 마구 뽐내고 싶었던 그의 행동에 지유빈은 순간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이미 강승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강성진이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제가 문제를 하나 내볼게요!”“...”확 느껴지는 ‘꼰대’ 기질에 지유빈은 숨이 턱 막혔다.“딸, 기자들 불러서 촬영할 거면 미리 말하지!”도민영은 두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가렸다. 카메라 렌즈는 그녀에게 흥분제와 다름없었다.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서 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렸다.현장에 있던 임원들은 서둘러 자신의 넥타이와 옷매무시를 다듬으며 카메라 앞에서 번듯한 모습을 드러냈다.지유빈은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저희는 강민아 씨 특집 기사에 쓸 소재를 찍으러 온 것이니 다른 분들은 카메라 의식하지 말고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면 됩니다.”파티장에 대형 카메라 여러 대가 설치되었는데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나.도민영은 연노랑의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검은 머리카락을 어깨 위로 드리운 채 크리스털 왕관까지 쓰고 있었다.그녀가 강민아의 옆으로 다가가 카메라 렌즈 앞에서 몸을 배배 꼬자 카메라맨은 차마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었다.“여사님, 강민아 씨만 찍을 수 있게 옆으로 비켜주세요.”도민영은 머리를 강민아의 어깨에 바짝 붙인 채 카메라를 향해 수줍게 눈을 깜박였다.“누가 엄마고 누가 딸인지 알아요?”“...”한편, 스프링 가든의 희미한 조명이 켜진 방 한구석에는 반하준이 어둠 속에 앉아 있었고, TV 화면에서 나오는 희미한 빛만이 그의 피곤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강민아 씨, 이쪽 봐주세요.”“민아 씨.”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는 말에 반하준의 눈꺼풀이 떨리며 충혈된 눈을 뜨고 눈앞의 TV를 바라보았다.그러고는 강민아와 심은호가 함께 TV에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반하준의 동공이 커지면서 그의 눈동자에 강민아의 온화한 얼굴이 비쳤다.그녀는 심은호와 함께 화려한 모습으로 파티에 참석했다.‘선남선녀’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 반하준은 날카로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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