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남자는 소나무처럼 반듯하고 늠름하게 서 있었다.강민아를 향해 쏟아지는 꽃과 박수를 바라보며 심은호의 눈동자는 웃음으로 빛났다.여러 교수가 강민아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고, 강민아는 정신을 차리고 학계 거물들을 맞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녀는 이들과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인파를 헤치고 심은호를 향해 걸어갔다.심한기도 거기 있었다.강민아는 심한기 앞에 가만히 서서 심호흡한 뒤 심한기에게 말했다.“교수님, 저 돌아왔어요!”심한기가 두 손으로 뒷짐을 진 채 숨을 참는 걸 보니 표정 관리를 하는 게 분명했다.“쳇, 난 너 필요 없다!”심한기가 입을 삐죽거리자 강민아는 아직 장기명에게 성과를 빼앗긴 것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는 걸 알았다.“교수님...”강민아가 해명하려고 입을 열려고 할 때 심한기가 말했다.“그냥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가. 네가 여전히 빛나는 존재인지 나도 지켜볼 테니까.”심한기의 말에 강민아는 마음이 따스해졌다. 그녀를 원망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그녀가 잘되길 바라고 있었다.몇 명의 교수들이 더 모여들었다.“강민아 양, 제17회 이노베이션 서밋 포럼의 추천서인데 서경대를 대표해서 포럼에 초대하고 싶습니다.”강민아의 눈이 살짝 커졌다. 특허받은 것을 좋은 가격에 팔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이노베이션 포럼에 참석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교수들이 투덜거렸다.“하여튼 권 교수 빠르다니까.”또 다른 교수는 같은 추천서를 꺼내더니 이렇게 말했다.“강민아 양, 고연대를 대표해서 과학기술 서밋 포럼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고연대에서 보내드리는 추천서이니 이걸로 꼭 포럼에 오시길 바랍니다.”서경대 교수는 즉시 고연대 교수의 손을 제지했다.“이봐, 내가 먼저 추천서를 줬어. 받아도 우리 서경대 추천서로 포럼에 가야지.”두 교수가 논쟁을 벌이는 동안 다른 대학의 여러 교수가 강민아에게 추천서를 전달했다.수십 장이 넘는 추천서가 눈앞에 다가오자 강민아는 어떤 추천서를 받아들여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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