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남편이 후회하는 100가지 방법의 모든 챕터: 챕터 1 - 챕터 10

39 챕터

0001 화

음식의 향으로 가득한 방 안에서 나는 남편 권사현을 바라봤다. 그의 짙은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오뚝한 콧대와 날렵한 턱선을 감쌌다.평범한 옷차림으로 가려지지 않는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고 조각 같은 몸매는 잡지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런 남자가 바로 내 앞에 있었다.오늘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다. 이를 기념하며 나는 오붓한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평소 차가운 태도를 일관하던 그도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줬다.그가 뜨거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때는 정말 화를 내는 것도 어려웠다. 나는 오늘 특별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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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2 화

나는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눈을 여러 번 깜빡이며 잘못 본 것이 아닌지 확인했다. 충격에 커진 눈으로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말이다.내 남편 권사현이 임신한 다른 여자의 곁에 서 있었다. 그녀는 내가 일하는 이 레스토랑에서 권사현이 자신의 남편이라고 주장했다.그 여자가 했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았다.“내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려요. 당신 해고시킬 거니까요.”순간 심장이 요동쳤고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마치 배가 주먹으로 강타당한 기분이었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간신히 목소리를 짜냈다.“사현 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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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 화

“아율아, 나 이제 끊어야겠어. 알려줘서 고마워.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윤아율과 전화를 끊고 나서도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했다.권사현은 언제나 우아하고 배려심 깊으며 세심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결혼한 3년 동안 나는 그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그는 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두둔했고 약속도 두 번이나 어겼다.나는 차에서 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광경을 마주하고 말았다.차은별은 거실 소파에 편안히 앉아 있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권사현의 어머니 정미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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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4 화

차은별은 권사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입을 다물었다. 나는 방금 들은 말을 되새기며 충격에 빠진 채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가슴이 아려왔다. 차은별의 말 때문만이 아니라, 그 말을 권사현이 아닌 차은별에게서 들었다는 사실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나는 권사현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를 완전히 무시한 채 지나쳤다. 그가 나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연서야, 내 말 좀 들어줘.”권사현이 내 손을 잡으려고 하며 말했다.나는 그의 손을 툭 쳐내고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눈물이 맺힌 채 방에 도착하자마자 침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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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5 화

내가 분노를 터뜨리기 전에 권사현이 먼저 정색했다. 그가 뱉어낸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그 꽃은 네 게 아니야.”그는 단호하게 그녀에게서 꽃다발을 빼앗아 내게 건넸다.“이건 연서를 위한 거야.”그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차은별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 나는 겨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억눌렀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차은별이 눈물을 글썽이며 권사현을 향해 돌아섰다.“사, 사현아... 네 사생활을 방해해서 미안해. 근데 이 꽃 정말 내 게 아니야? 고등학교 때 기억하지? 네가 연회 때마다 나한테 라벤더를 선물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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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 화

나는 위층 방으로 올라가 침대에 쓰러졌다.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다.식탁에서 일어난 일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권사현은 차은별이 나를 모함하는 데도 가만히 있었다. 내가 개미 한 마리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말이다. 내가 미쳤다고 사람을 해치겠는가?내가 차은별을 좋아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를 해치는 건 내 선택지에 없었다. 그녀가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음식을 통해 해를 끼치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지금쯤 그녀는 이간질에 성공했다며 속으로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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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7 화

삑! 삑!눈이 천천히 떠졌다. 흐릿하게 보이는 천장의 형광등이 눈을 자극하며 머리에 신호를 보냈고 두통이 시작됐다. 나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들어 눈을 가리려고 했지만, 허리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번져서 비명을 지르며 베개 위로 다시 쓰러졌다.희미한 시야 너머로 윤아율이 내 곁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괜찮아? 드디어 꺴네.”“아... 아율...”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지만 통증이 강해지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쉿, 진정해. 아무 말도 하지 마.”윤아율이 나를 달랬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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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8 화

윤아율이 떠난 후에도 권사현은 잠시 시간을 뒀다가 나를 돌아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 왜 그래?”“내가 뭘?”“아까 한 말 말이야. 넌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야? 은별이 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잖아.”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목소리에는 혼란스러움이 묻어났다.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아직도 모르겠어? 난 차은별 씨 때문에 계단에서 떨어졌어. 근데 넌 나를 챙기기는커녕 차은별 씨한테 달려가더라? 그 후에도 나는 아율이한테 떠넘기고 차은별 씨 곁에 있었지. 난 너한테 도대체 뭐야? 이런 대접을 해도 가만히 있는 웃음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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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 화

“채연서, 너 나한테 숨기는 게 너무 많은 거 아니야?”윤아율이 말했다.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실망감이 담겨 있었다.나는 한숨을 쉬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병실에 우리 둘만 남아 있었다. 나는 권사현이 가져다준 옷으로 갈아입고 아침 식사와 약을 챙겨 먹은 덕에 상태가 많이 좋아져 있었다.“친구라면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섭섭해.”“알았어. 뭘 알고 싶은데?”나는 체념하며 물었다.“우선, 그 차은별이라는 여자는 누구야? 내가 전에 권사현이랑 같이 있는 걸 봤던 여자가 차은별이지? 걔는 대체 왜 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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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0 화

부딪힌 상대를 올려다보니 젊은 남자였다. 그의 얼굴을 마주한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깊은 눈동자는 나를 빨아들이는 것만 같았고, 뚜렷하고 남성적인 이목구비도 잠시 말문이 막히게 했다.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며 서둘러 말했다.“죄송해요.”그의 휴대폰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뒹굴고 있었다.“그쪽 휴대폰인가요?”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얼른 다가가 주워서 그에게 건넸다.“다행히 깨지지는 않았네요. 다시 한번 죄송해요.”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입을 열었을 때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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