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희는 속으로 비웃었다.‘흥, 탐내본들 무슨 소용이람? 이육진 그 남자는 소우연만 좋아하는걸. 하필 그 지독한 계집만 사랑하다니!’만약 자신이 이육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이렇게까지 매일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하지만 이육진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그때 소우희는 문득 자신이 수년간 고이 간직했던 옥패를 떠올렸다. 귀한 옥이기에 조심스럽게 보관해왔던 물건이었다.사실 소우연에게 했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4년 전, 경성으로 돌아온 뒤 그녀는 몰래 이 옥패의 출처를 조사했었고, 그때 소우연이 구해준 사람이 바로 회남왕 이육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당시 이육진은 얼굴에 흉측한 상처를 입었고 다리까지 못 쓰게 되어 폭군처럼 변해, 경성에서 피비린내를 몰고 다니는 인물로 악명을 떨쳤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다.그런데 지금은…방금 본 이육진의 잘생긴 얼굴, 그리고 강력한 무예 솜씨는 4년 전의 회남왕과 완전히 딴판이었다.생각해 보니, 당시 이육진은 남강에 여러 번 갔었다고 했다. 그때마다 그 옥패의 주인과 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찾으러 간 것이 아닐까?이 생각이 들자, 소우희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만약 그녀가 옥패를 가지고 이육진 앞에 나타나, 그가 잘못 알고 있다고, 진정한 은인은 자신이라고 말한다면?자신이 그의 생명의 은인이 된다면, 설마 그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증오할 수 있을까?가슴이 뛰었다.그렇게 상념에 빠진 사이, 마차는 다시 움직였고, 곧 소우희는 평서왕부 정문에 도착했다. 춘화가 내려가 문 앞의 호위에게 청첩을 건넸다.평서왕부의 호위는 다소 의아했다. 언제부터 평춘왕부와 평서왕부가 서로 왕래를 했단 말인가?춘화가 다시 마차로 돌아와 소우희에게 고했다.“왕비마마, 서신을 전달하였습니다.”“그래, 일품루에 가서 기다리자.”과거, 그녀는 일품루에서 다과를 먹는 걸 좋아했고, 이민수는 그곳에서 차를 마시는 것을 즐겼다.두 사람은 이미 몇 개월 동안 만나지 못했다. 이번엔 이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