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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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깊이 숨을 들이마신 소한준은 소우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눈빛만으로 서로의 뜻을 알았다. 결국 소한준이 소우희의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됐으니, 일단 앉아서 차나 마시자.”소한준은 옆에 있던 의자를 가리키며 소우희와 소우연에게 앉으라는 눈짓을 보냈다.소우희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지만, 둘의 시선은 모두 소우연에게 쏠렸다.소우연은 두 사람을 흘긋 바라보며 방안의 분위기가 매우 불쾌하다고 느꼈다. 만약 자신을 불러낸 사람이 소우희란 걸 알았다면 십중팔구 오지 않았을 것이다!애초에 그녀는 전에 치료해 준 그 소년이 소우희 손에 붙잡혔다고 생각했고, 소우희가 그를 미끼로 이용할까 염려되어 따라온 것이었다.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 옥패 역시 분명히 소우희의 손안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우희는 절대로 자신과 옥패 이야기를 길게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뒤돌아 걸어 나갔다.소우희는 초조해져 소한준의 어깨를 가볍게 밀며 말했다.“오라버니, 이대로는 저 정말 소우연 때문에 죽어요. 아버님, 큰 오라버니, 둘째 오라버니와 할머님까지 모두 저를 나쁜 사람으로 생각할 게 분명해요…”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여 매우 가련한 모습이었다.소한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마침내 탁자 위의 찻잔을 들어 그대로 던졌다.찻잔이 소우연의 목덜미를 명중하자, 그녀는 몸을 한 번 떨고 곧바로 쓰러지려 했다.“왕비마마, 괜찮으십니까!”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소리는 매우 컸다. 밖에 있던 진우의 귀에도 그대로 들렸다. 검을 쥔 채 선방 문 앞에서 즉시 물었다.이때 방 안에서 하얀 옷을 입고 쓰개치마를 쓴 여인이 나와 밖을 향해 말했다.“아무 일도 없다.”진우는 소우연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방 안에서 소한준은 하얀 옷을 입은 그 소녀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녀의 목소리가 소우연과 똑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소우희는 그의 의혹을 알아챈 듯 말했다.“오라버니,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제가 지금 소우연을 객줏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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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진우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소인은 문밖에 있겠습니다.”“좋다.”방 안에서 소우희가 큰 소리로 말했다.“좋아요. 언니가 저랑 이야기하기 싫다면 전 좀 쉬고 있을게요. 오라버니, 언니랑 이야기 좀 해주세요.”소한준도 이에 대답했다.“알겠다. 그럼 너는 일단 쉬고 있거라.”“네, 오라버니.”소우희는 곧바로 검은 옷을 입은 호위의 도움을 받아 뒷창으로 나갔다.소한준은 하얀 옷을 입은 여인에게 말했다.“앉아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느냐?”아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와 대각선 방향으로 단정하게 앉아 작게 물었다.“이름이 무엇이냐?”“소녀는 아령이라 합니다.”소한준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아령과 간간이 말을 나누었다.밖에 있던 진우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후, 마침 정연이 돌아와서 그에게 물었다.“왕비마마께서 아직 안에 계십니까?”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네.”“왕비마마께선 평소 소씨 가문과 사이가 좋지도 않으신데, 어찌 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누신단 말입니까?”진우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정연과 눈이 마주치며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설마 왕비마마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왕비마마…” 진우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정말 별일 없으십니까?”방 안에서 남녀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명확하진 않았다. 그래도 진우는 확실히 소우연이 소한준과 이야기하는 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방 안에서 아령이 잠시 긴장한 표정을 짓더니 밖을 향해 말했다.“나는 괜찮으니 마차나 준비해라. 곧 관저로 돌아갈 것이다.”그제야 진우와 정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정연은 밖에서 기다리고, 진우는 운불사 마구간으로 마차를 가지러 갔다.소한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아령과 함께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내가 배웅해주마.”아령은 소한준의 뒤를 따르며 작게 답했다.“저와 소우희는 평생 화해할 일 없을 테니 헛수고하지 마십시오.”“그래도 우리는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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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진우는 예의고 뭐고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정연을 마차에 태우고는 곧장 진원 장군부의 마차를 쫓기 시작했다.처음엔 꽤 힘들게 뒤쫓아야 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진원 장군부의 마차는 천천히 움직이며 자신들을 따돌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정연이 말했다.“왕비마마께선 분명 소씨 가문 사람들을 가장 싫어하셨는데 말이죠… 오늘 대체 무슨 말씀을 나누신 건지 사이가 좋아진 듯 보이네요.”진우도 영문을 몰랐다.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그래도 본래 남매지간이니, 혈육의 정이 아주 없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정연뿐 아니라 진우 자신조차도 소우연이 소씨 가문에 품은 적개심이 좀 지나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물론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 소우연의 입장이라면 소씨 가문에 버려져 대신 회남왕부로 시집을 가야 했다면 그 역시 화가 났을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소우연과 이육진의 사이도 좋아졌는데, 왜 여전히 소우연은 소씨 가문을 용서하지 못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어 마차는 성문을 지나 불빛 환한 거리를 지났다.반 시진이 지나고, 진원 장군부의 마차는 포목점 앞에서 멈춰 섰다.진우와 정연도 서둘러 따라잡자, 아령은 돌아보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들어가서 천을 좀 가져올 테니, 너희는 여기서 기다리거라.”정연이 말했다.“소녀가 함께 들어가겠습니다.”아령은 아무 말 없이 소한준을 바라보았다. 소한준이 정연을 막으며 말했다.“회남왕부의 하인들은 참으로 방자 하구나. 이제 주인의 말까지 거역하려 드는 것이냐?”정연은 바로 반박했다.“소장군께서 오해하시는 겁니다. 소녀는 그저 왕비마마의 안위가 염려되어 함께 가려고 한 것뿐입니다...”“상운국의 태평성세에 무슨 위험이 있겠느냐?”이런 식으로 시간을 끄는 바람에, 진우는 더 참지 못하고 두 사람을 지나쳐 곧장 포목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막 들어가자마자 아령의 꾸짖는 소리가 들렸다.진우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밖에서는 소한준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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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진우는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생각해 보니 이상한 점은 이미 선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소우희는 또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진우가 급히 물었다.“너희들이 나올 때 소장군과 왕비마마뿐이었느냐? 소우희는 어찌 되었느냐?”“아씨요…?” 정연이 크게 외쳤다. “아씨는 없었습니다. 계시지 않았어요!”진우는 주인을 노려보며 말했다.“왕비마마를 찾지 못하면 왕야께서 분명 노하실 것이다. 그때 가면 그 누구도 왕야의 분노를 견디지 못할 거야!”주인은 두려워 무릎을 꿇었다.“나으리, 소인은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정말로요! 왕비마마께서 왜 하필 제 가게에서 도망치셨는지 소인은 정말 모르겠습니다!”진우는 사다리 쪽으로 가서 위를 보았다. 사다리 위엔 진흙 발자국이 선명했고, 만져보니 아직 촉촉했다. 이는 왕비가 확실히 사다리를 타고 도망쳤다는 증거였다.하지만 왕비는 어째서 자신과 정연을 피해 도망쳤단 말인가?이상하다!모든 것이 이상했다!진우는 더 이상 정연에게 신경 쓸 겨를 없이 바로 경공을 펼쳐 회남왕부로 달려가 회남왕에게 이 일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회남왕부에 돌아갔을 때 그가 본 사람은 간석뿐이었다.“태감 나리, 왕야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진우는 초조하게 물었다.간석이 불진을 휘두르며 말했다.“왕야께서는 왕비마마께서 운불사에 가신 걸 알고, 진규를 데리고 직접 모시러 가셨네.”“뭐라고요…?”운불사로 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은 서로 달랐다. 그렇다면 그들은 서로 엇갈렸을 가능성이 컸다!“큰일이군!” 진우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간석은 당황한 듯 되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냐? 네가 왕비마마를 모시고 운불사로 간 것 아니었느냐? 헌데 어찌 혼자 돌아온 것이야?”그는 진우 뒤편을 살폈지만 왕비와 정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왕비마마께서 사라지셨습니다!”진우는 서둘러 돌아서서 즉시 호위들과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암위 몇 명을 급히 소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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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그렇다면 어째서 소 장군을 추천하지 않았느냐?”“게다가 당시 남강 전투에서 소 장군이 출정하여 적지 않은 공을 세우지 않았느냐? 실상은 진 장군보다 소 장군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데.”이육진이 담담히 대답했다.“아바마마, 소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는 스스로를 ‘소자’라 칭했다.황제 앞에서 ‘신’이 아닌 ‘소자’라 칭하는 것은, 좀 더 친밀감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황제는 순간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오늘따라 유독 이육진과의 대화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그 옛날, 이육진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다리까지 불구가 되었을 때, 조정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 대신들은 앞다투어 그를 회남왕으로 책봉하라 청했고, 그로 인해 황태자였던 이육진의 지위를 강등시키려는 듯한 분위기마저 형성되었다.당시 이육진은 미쳐 날뛰듯 전국을 뒤집어 자신을 배신한 자들을 찾아냈고, 그로 인해 경성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무고한 많은 이들이 옥에 갇히는 피해를 보았다.황제로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대신들의 입을 막고 태의원과 민간의 명의들을 총동원하여 이육진을 치료했다.하지만 그의 얼굴과 두 다리는 끝내 고칠 수 없었다.태자의 지위를 보장할 수 없게 되자, 황제는 어쩔 수 없이 강경한 수단을 써서 그동안 발생한 억울한 사건들을 정리하고 이육진의 평생 안위를 지켜줄 수밖에 없었다.회상은 언제나 가슴을 아프게 했다.이 아들은 수완이 탁월하여, 황제인 그조차 회남왕부에 첩자를 심는 것이 불가능했다.덕빈만이 이육진의 모친으로서 은밀히 사람을 둘 수 있었는데, 그것 역시 이육진 자신이 허락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는 덕빈을 통해 그 부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그런데 최근, 덕빈의 사람조차 이육진이 철수시켜 버렸다. 이제 황제는 이육진과 소우연 사이가 정말 좋은지 나쁜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아들아, 소우연은 소씨 가문의 적녀다. 네가 혹시라도 소 씨 가문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난 그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감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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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왕야…!”진규와 진우,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깜짝 놀라 이육진을 바라보았다.그들에게 있어, 이육진이 두 발로 일어선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그런데 지금,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에 올라 타다니!얼굴이 시퍼렇게 굳은 이육진은 문득 며칠 전 진규와 진우가 보고했던, 소우연과 닮았다는 그 여자를 떠올렸다.그때도 그는 소우연에게 그 여자가 얼마나 닮았는지 물었지만, 소우연은 직접 보지 못했다고만 답했다.이육진이 매섭게 진우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전에 말했던 그 여자는 소우연과 얼마나 닮았느냐? 혹시 그 자가 왕비로 위장해 소한준과 함께 떠난 것이 아니더냐? 너희가 그들의 계략에 빠져 미끼를 따라간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실 왕비가 사라진 직후부터 그 역시 이 점을 의심하고 있었다.“설마 그들이 선방에서 왕비마마의 옷을 바꿔 입고, 일부러 저와 정연을 멀리 떨어뜨린 후…”“왕비를 찾아내지 못하면 너희들의 머리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이육진은 더 이상 진우의 변명을 들을 인내심이 없었다.곧바로 말을 몰아 달려 나갔다.진규는 더 지체할 여력이 없어 급히 옆에 있던 호위의 말 위로 뛰어올라 이육진을 뒤따라갔다.“나으리…”뒤에 남겨진 몇몇 호위들은 서로 마주 보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결국 한 명이 나서서 진우에게 물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진우는 즉시 말 위로 올라타며 명령했다.“운불사의 그 선방으로 가서, 사소한 흔적이라도 빠짐없이 샅샅이 조사하라!”말을 마치자마자 그 역시 이육진과 진규를 쫓아 달려갔다. 그제서야 진우는 깨달았다. 선방에서 나온 뒤 왕비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다는 것을 말이다.며칠 전 자신이 본, 왕비와 닮은 여자는 아무래도… 평서왕부에서 새롭게 양녀로 들인 그 여자가 아니었을까?“이랴!”진우는 미친 듯이 말을 몰아 운불사 산길로 향했다.……진원 장군부.길고 날렵한 그림자가 말 위에서 날듯이 내려와 저택 문을 지키던 호위들을 몇 합 만에 단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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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소우희는 지금 어디 있느냐?”이육진이 고개를 돌려 다시 소한준을 노려보며 물었다.소한준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릅니다. 저도 돌아온 뒤에 우희를 찾으러 객줏집에 가보았지만, 객줏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말하면서 소한준 자신조차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다.소홍범이 초조하게 소한준에게 물었다.“한준아, 네 말이 사실이냐? 왕야께서 말씀하신 것도 모두 사실이냐?”소한준이 입을 다물었다.그 침묵만으로 답은 분명해졌다. 소홍범, 소현우, 소현준은 모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들 역시 소우희가 비록 제멋대로이긴 해도 지나친 짓은 하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이육진이 진규를 바라보자, 진규는 즉시 사람을 보내 객줏집을 수색하게 했다.“객줏집 말고 또 갈 만한 곳이 어디냐?”이육진의 마음은 불타듯 급했고, 목소리에는 노기가 서려 있었다.소한준은 고개를 저었다.“그 외에는 정말 모릅니다!”모른다고?이육진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는 소한준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소 장군,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시게!”“신은 정말 모릅니다!”모른다니!“넌 정말 죽어 마땅하구나!”그의 분노 어린 말 한마디에 주변 사람들은 전부 몸을 떨었다. 소홍범은 체면도 잊은 채 서둘러 말했다.“왕야, 부디 진정하십시오. 소인이 당장 사람을 풀어 찾아보겠습니다!”이육진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노려보기만 했다.소홍범과 소현우는 즉시 몸을 돌려 떠났다. 그들은 이제야 분명히 깨달았다. 소우연은 이육진이 굉장히 아끼는 사람이었다.만약 소우연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진원 장군부 전체가 큰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소현준도 이육진의 격노에 겁을 먹었지만, 겨우 용기를 내어 소한준에게 물었다.“셋째야, 네 호위들은 어찌 되었느냐? 오늘 돌아왔을 때 아무도 보이지 않더구나.”소한준이 말했다.“아마 우희를 따라갔을 겁니다.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저도 무슨 상황인지 모릅니다.”소현준은 바로 사람을 보내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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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그건…”소한준은 입술을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육진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분노가 이미 한계에 이르렀지만 그나마 참고 있었다. 소한준이 보낸 사람들이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소현준이 답답하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셋째야, 제발 그 입 좀 다물거라.”그는 이미 회남왕이 지금 폭발 직전이란 걸 알아챈 것이다.소한준은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결국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저는 믿습니다. 우희가 우연이를 해치진 않을 겁니다.”이육진은 주먹을 꽉 쥐었고, 당장이라도 그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진규도 이육진의 분노를 눈치채고 깊이 눈썹을 찌푸렸다. 왕비가 왕부에 들어온 후로 회남왕은 오랫동안 피를 묻히지 않았었다.반 시진이 지나고, 마침내 소한준의 사람이 돌아왔다.“왕비를 어디로 데려갔느냐?” 소한준이 급히 물었다.호위가 대답했다.“교외의 폐사로 갔다 합니다.”“보십시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아무 일 없다고요.” 소한준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육진을 보았다.하지만 이육진의 얼굴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는 진규를 한 번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말 위에 올라탔다.진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모두가 진규도 이육진을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그는 검을 뽑아들고 방심하고 있던 소한준을 향해 뛰어들었다.소한준 역시 무공을 익힌 사람이었으므로 급히 진규의 몇 차례 공격을 막아냈다.“지금 뭘 하는 것이냐!”대낮에 살인을 저지를 생각인가?진규의 눈빛은 싸늘해졌고, 절명의 검술로 소한준을 몰아붙였다. 소한준은 온 힘을 다해 목은 지켜냈지만, 발목까지는 막지 못했다.진규는 재빨리 몸을 날려 소한준의 등 뒤로 돌아가 검을 휘둘러 그의 두 다리를 그대로 베어버렸다!“으악!!!” 소한준이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진규가 다시 두 팔까지 망가뜨리려 하자, 소현준이 황급히 진규 앞에 무릎 꿇으며 말 위의 이육진을 향해 간청했다.“왕야, 부디 진정하십시오! 제발 분노를 거두어 주십시오!”이육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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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이육진의 끔찍한 분노를 보고 있자니, 소현준은 소우희가 제발 심한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만약 정말 도를 넘었다면, 소씨 가문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될 터였다.……소우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손발이 꽁꽁 묶인 채 더러운 짚더미 위에 누워 있었다.그녀의 눈앞에는 승리에 도취된 듯한 얼굴의 소우희가 서 있었다.“드디어 깨어났네, 내 사랑스러운 언니. 얼마나 기다렸다고.”“소우희…!”소우연의 손발은 단단히 묶여 있었고, 몸에 걸친 순백색의 옷은 이미 형편없이 더러워져 있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소우희를 보자 소우연은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도대체 날 어찌할 셈이냐?”“어찌하긴?” 소우희는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내 인생을 망쳤잖아. 널 죽여버릴 거야!”“감히!” 소우연은 격분했다. “소우희, 정말 대단한 배짱이구나. 감히 날 납치하다니!”“사랑스런 우리 언니, 내가 못할 게 뭐가 있겠어?”소우희는 짧은 비수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은 이전에 그녀가 소매에 감춰 두었던 것이었다.“왕비마마, 평서왕세자께서 마마의 목숨은 해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한 호위가 앞으로 나오며 소우희에게 말했다.평서왕세자?소우희는 의아했다.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오직 이지윤만이 알고 있을 텐데, 왜 갑자기 평서왕세자 이름이 나온 걸까?아령에게 도움을 청한 것도 모두 이지윤이 지시한 일이었다.호위의 말을 들은 소우연이 분노하며 소리쳤다.“이민수가 널 시켜 나를 해치게 했단 말이냐?”소우희는 부정했다.“난 네 목숨을 원하긴 하지만, 그냥 널 죽여버리는 건 너무 쉬워. 그렇게 해선 내 속이 풀리지 않지 않겠어?”“소우연, 네가 망친 건 바로 내 인생이야. 너만 아니었다면 난 세자 오라버니와… 더 행복할 수 있었어.”여기서 그녀가 말한 세자 오라버니는 물론 이민수를 뜻했다. 당시엔 이지윤 같은 사람은 알지도 못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은 이지윤이었기에, 혹시 호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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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소우연!”소우희는 분노에 차서 고운 눈썹을 치켜세우고 손에 든 짧은 비수를 소우연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이를 악물었다.“감히 아직도 그렇게 건방지게 굴어? 내가 손만 살짝 움직여도 네 그 예쁜 얼굴은 끝장이야!”“말해봐, 겁이라도 난 거야?”소우연은 속눈썹을 내려, 차갑게 얼굴에 닿은 날카로운 칼날을 응시하며 온몸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두렵지는 않았다.그러한 표정이 소우희 눈에는 더욱 분노를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설마 내가 진짜로 못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소우희, 네 손목을 한 번 봐 보지 그래?”소우연이 덤덤히 말했다. 아름다운 눈동자는 앞에서 위협적으로 서 있는 소우희를 차갑게 응시했다.“무슨 소리야?”소우연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태연한 표정을 짓자 소우희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걸까?그녀가 칼을 조금만 더 앞으로 대면 소우연은 바로 얼굴이 망가질 텐데!“내 말이 무슨 소리냐고?”소우연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말했다.“네 손목을 직접 확인해 봐.”소우희는 소우연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모든 게 자기 손안에 있음에도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오히려 태연히 미소 짓는 모습에 순간 불안감을 느꼈다.서둘러 옷소매를 걷어 올려 보니, 비수를 쥐고 있던 손목에 핏줄이 시퍼렇게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이, 이게 뭐야?”비수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소우희가 비명을 지르자 뒤에 있던 검은 옷을 입은 호위가 황급히 다가와 물었다.“왕비마마, 괜찮으십니까?”소우희는 손을 휘둘러 호위를 밀어내고 소우연을 노려보았다.“언제 내게 독을 쓴 거지?”소우연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내가 네게 독을 썼다고? 너 스스로 못된 짓을 하려 하지 않았다면 내가 언제 기회를 잡았겠니?”“독한 계집!”“네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지.”그녀는 냉정한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떨어진 비수를 내려다보았다.“난 언제나 남을 해치려는 자는 결국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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