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어째서 소 장군을 추천하지 않았느냐?”“게다가 당시 남강 전투에서 소 장군이 출정하여 적지 않은 공을 세우지 않았느냐? 실상은 진 장군보다 소 장군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데.”이육진이 담담히 대답했다.“아바마마, 소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는 스스로를 ‘소자’라 칭했다.황제 앞에서 ‘신’이 아닌 ‘소자’라 칭하는 것은, 좀 더 친밀감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황제는 순간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오늘따라 유독 이육진과의 대화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그 옛날, 이육진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다리까지 불구가 되었을 때, 조정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 대신들은 앞다투어 그를 회남왕으로 책봉하라 청했고, 그로 인해 황태자였던 이육진의 지위를 강등시키려는 듯한 분위기마저 형성되었다.당시 이육진은 미쳐 날뛰듯 전국을 뒤집어 자신을 배신한 자들을 찾아냈고, 그로 인해 경성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무고한 많은 이들이 옥에 갇히는 피해를 보았다.황제로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대신들의 입을 막고 태의원과 민간의 명의들을 총동원하여 이육진을 치료했다.하지만 그의 얼굴과 두 다리는 끝내 고칠 수 없었다.태자의 지위를 보장할 수 없게 되자, 황제는 어쩔 수 없이 강경한 수단을 써서 그동안 발생한 억울한 사건들을 정리하고 이육진의 평생 안위를 지켜줄 수밖에 없었다.회상은 언제나 가슴을 아프게 했다.이 아들은 수완이 탁월하여, 황제인 그조차 회남왕부에 첩자를 심는 것이 불가능했다.덕빈만이 이육진의 모친으로서 은밀히 사람을 둘 수 있었는데, 그것 역시 이육진 자신이 허락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는 덕빈을 통해 그 부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그런데 최근, 덕빈의 사람조차 이육진이 철수시켜 버렸다. 이제 황제는 이육진과 소우연 사이가 정말 좋은지 나쁜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아들아, 소우연은 소씨 가문의 적녀다. 네가 혹시라도 소 씨 가문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난 그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감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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