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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Penulis: 주 한잔
“그렇다면 어째서 소 장군을 추천하지 않았느냐?”

“게다가 당시 남강 전투에서 소 장군이 출정하여 적지 않은 공을 세우지 않았느냐? 실상은 진 장군보다 소 장군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데.”

이육진이 담담히 대답했다.

“아바마마, 소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소자’라 칭했다.

황제 앞에서 ‘신’이 아닌 ‘소자’라 칭하는 것은, 좀 더 친밀감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황제는 순간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오늘따라 유독 이육진과의 대화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 옛날, 이육진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다리까지 불구가 되었을 때, 조정 전체가 발칵 뒤집혔었다. 대신들은 앞다투어 그를 회남왕으로 책봉하라 청했고, 그로 인해 황태자였던 이육진의 지위를 강등시키려는 듯한 분위기마저 형성되었다.

당시 이육진은 미쳐 날뛰듯 전국을 뒤집어 자신을 배신한 자들을 찾아냈고, 그로 인해 경성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무고한 많은 이들이 옥에 갇히는 피해를 보았다.

황제로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대신들의 입을 막고 태의원과 민간의 명의들을 총동원하여 이육진을 치료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과 두 다리는 끝내 고칠 수 없었다.

태자의 지위를 보장할 수 없게 되자, 황제는 어쩔 수 없이 강경한 수단을 써서 그동안 발생한 억울한 사건들을 정리하고 이육진의 평생 안위를 지켜줄 수밖에 없었다.

회상은 언제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 아들은 수완이 탁월하여, 황제인 그조차 회남왕부에 첩자를 심는 것이 불가능했다.

덕빈만이 이육진의 모친으로서 은밀히 사람을 둘 수 있었는데, 그것 역시 이육진 자신이 허락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는 덕빈을 통해 그 부부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덕빈의 사람조차 이육진이 철수시켜 버렸다. 이제 황제는 이육진과 소우연 사이가 정말 좋은지 나쁜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아들아, 소우연은 소씨 가문의 적녀다. 네가 혹시라도 소 씨 가문에게 원망하는 마음이 있다면, 난 그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감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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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6화

    “왕야…!”진규와 진우,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깜짝 놀라 이육진을 바라보았다.그들에게 있어, 이육진이 두 발로 일어선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그런데 지금,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에 올라 타다니!얼굴이 시퍼렇게 굳은 이육진은 문득 며칠 전 진규와 진우가 보고했던, 소우연과 닮았다는 그 여자를 떠올렸다.그때도 그는 소우연에게 그 여자가 얼마나 닮았는지 물었지만, 소우연은 직접 보지 못했다고만 답했다.이육진이 매섭게 진우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전에 말했던 그 여자는 소우연과 얼마나 닮았느냐? 혹시 그 자가 왕비로 위장해 소한준과 함께 떠난 것이 아니더냐? 너희가 그들의 계략에 빠져 미끼를 따라간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진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실 왕비가 사라진 직후부터 그 역시 이 점을 의심하고 있었다.“설마 그들이 선방에서 왕비마마의 옷을 바꿔 입고, 일부러 저와 정연을 멀리 떨어뜨린 후…”“왕비를 찾아내지 못하면 너희들의 머리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이육진은 더 이상 진우의 변명을 들을 인내심이 없었다.곧바로 말을 몰아 달려 나갔다.진규는 더 지체할 여력이 없어 급히 옆에 있던 호위의 말 위로 뛰어올라 이육진을 뒤따라갔다.“나으리…”뒤에 남겨진 몇몇 호위들은 서로 마주 보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결국 한 명이 나서서 진우에게 물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진우는 즉시 말 위로 올라타며 명령했다.“운불사의 그 선방으로 가서, 사소한 흔적이라도 빠짐없이 샅샅이 조사하라!”말을 마치자마자 그 역시 이육진과 진규를 쫓아 달려갔다. 그제서야 진우는 깨달았다. 선방에서 나온 뒤 왕비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다는 것을 말이다.며칠 전 자신이 본, 왕비와 닮은 여자는 아무래도… 평서왕부에서 새롭게 양녀로 들인 그 여자가 아니었을까?“이랴!”진우는 미친 듯이 말을 몰아 운불사 산길로 향했다.……진원 장군부.길고 날렵한 그림자가 말 위에서 날듯이 내려와 저택 문을 지키던 호위들을 몇 합 만에 단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7화

    “소우희는 지금 어디 있느냐?”이육진이 고개를 돌려 다시 소한준을 노려보며 물었다.소한준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릅니다. 저도 돌아온 뒤에 우희를 찾으러 객줏집에 가보았지만, 객줏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말하면서 소한준 자신조차 어딘가 이상함을 느꼈다.소홍범이 초조하게 소한준에게 물었다.“한준아, 네 말이 사실이냐? 왕야께서 말씀하신 것도 모두 사실이냐?”소한준이 입을 다물었다.그 침묵만으로 답은 분명해졌다. 소홍범, 소현우, 소현준은 모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들 역시 소우희가 비록 제멋대로이긴 해도 지나친 짓은 하지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하지만, 속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이육진이 진규를 바라보자, 진규는 즉시 사람을 보내 객줏집을 수색하게 했다.“객줏집 말고 또 갈 만한 곳이 어디냐?”이육진의 마음은 불타듯 급했고, 목소리에는 노기가 서려 있었다.소한준은 고개를 저었다.“그 외에는 정말 모릅니다!”모른다고?이육진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는 소한준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소 장군,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시게!”“신은 정말 모릅니다!”모른다니!“넌 정말 죽어 마땅하구나!”그의 분노 어린 말 한마디에 주변 사람들은 전부 몸을 떨었다. 소홍범은 체면도 잊은 채 서둘러 말했다.“왕야, 부디 진정하십시오. 소인이 당장 사람을 풀어 찾아보겠습니다!”이육진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노려보기만 했다.소홍범과 소현우는 즉시 몸을 돌려 떠났다. 그들은 이제야 분명히 깨달았다. 소우연은 이육진이 굉장히 아끼는 사람이었다.만약 소우연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진원 장군부 전체가 큰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소현준도 이육진의 격노에 겁을 먹었지만, 겨우 용기를 내어 소한준에게 물었다.“셋째야, 네 호위들은 어찌 되었느냐? 오늘 돌아왔을 때 아무도 보이지 않더구나.”소한준이 말했다.“아마 우희를 따라갔을 겁니다.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저도 무슨 상황인지 모릅니다.”소현준은 바로 사람을 보내 찾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8화

    “그건…”소한준은 입술을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육진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분노가 이미 한계에 이르렀지만 그나마 참고 있었다. 소한준이 보낸 사람들이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소현준이 답답하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셋째야, 제발 그 입 좀 다물거라.”그는 이미 회남왕이 지금 폭발 직전이란 걸 알아챈 것이다.소한준은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결국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저는 믿습니다. 우희가 우연이를 해치진 않을 겁니다.”이육진은 주먹을 꽉 쥐었고, 당장이라도 그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진규도 이육진의 분노를 눈치채고 깊이 눈썹을 찌푸렸다. 왕비가 왕부에 들어온 후로 회남왕은 오랫동안 피를 묻히지 않았었다.반 시진이 지나고, 마침내 소한준의 사람이 돌아왔다.“왕비를 어디로 데려갔느냐?” 소한준이 급히 물었다.호위가 대답했다.“교외의 폐사로 갔다 합니다.”“보십시오,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아무 일 없다고요.” 소한준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육진을 보았다.하지만 이육진의 얼굴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는 진규를 한 번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말 위에 올라탔다.진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모두가 진규도 이육진을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그는 검을 뽑아들고 방심하고 있던 소한준을 향해 뛰어들었다.소한준 역시 무공을 익힌 사람이었으므로 급히 진규의 몇 차례 공격을 막아냈다.“지금 뭘 하는 것이냐!”대낮에 살인을 저지를 생각인가?진규의 눈빛은 싸늘해졌고, 절명의 검술로 소한준을 몰아붙였다. 소한준은 온 힘을 다해 목은 지켜냈지만, 발목까지는 막지 못했다.진규는 재빨리 몸을 날려 소한준의 등 뒤로 돌아가 검을 휘둘러 그의 두 다리를 그대로 베어버렸다!“으악!!!” 소한준이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진규가 다시 두 팔까지 망가뜨리려 하자, 소현준이 황급히 진규 앞에 무릎 꿇으며 말 위의 이육진을 향해 간청했다.“왕야, 부디 진정하십시오! 제발 분노를 거두어 주십시오!”이육진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29화

    이육진의 끔찍한 분노를 보고 있자니, 소현준은 소우희가 제발 심한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만약 정말 도를 넘었다면, 소씨 가문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될 터였다.……소우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손발이 꽁꽁 묶인 채 더러운 짚더미 위에 누워 있었다.그녀의 눈앞에는 승리에 도취된 듯한 얼굴의 소우희가 서 있었다.“드디어 깨어났네, 내 사랑스러운 언니. 얼마나 기다렸다고.”“소우희…!”소우연의 손발은 단단히 묶여 있었고, 몸에 걸친 순백색의 옷은 이미 형편없이 더러워져 있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소우희를 보자 소우연은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도대체 날 어찌할 셈이냐?”“어찌하긴?” 소우희는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내 인생을 망쳤잖아. 널 죽여버릴 거야!”“감히!” 소우연은 격분했다. “소우희, 정말 대단한 배짱이구나. 감히 날 납치하다니!”“사랑스런 우리 언니, 내가 못할 게 뭐가 있겠어?”소우희는 짧은 비수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은 이전에 그녀가 소매에 감춰 두었던 것이었다.“왕비마마, 평서왕세자께서 마마의 목숨은 해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한 호위가 앞으로 나오며 소우희에게 말했다.평서왕세자?소우희는 의아했다.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오직 이지윤만이 알고 있을 텐데, 왜 갑자기 평서왕세자 이름이 나온 걸까?아령에게 도움을 청한 것도 모두 이지윤이 지시한 일이었다.호위의 말을 들은 소우연이 분노하며 소리쳤다.“이민수가 널 시켜 나를 해치게 했단 말이냐?”소우희는 부정했다.“난 네 목숨을 원하긴 하지만, 그냥 널 죽여버리는 건 너무 쉬워. 그렇게 해선 내 속이 풀리지 않지 않겠어?”“소우연, 네가 망친 건 바로 내 인생이야. 너만 아니었다면 난 세자 오라버니와… 더 행복할 수 있었어.”여기서 그녀가 말한 세자 오라버니는 물론 이민수를 뜻했다. 당시엔 이지윤 같은 사람은 알지도 못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은 이지윤이었기에, 혹시 호위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30화

    “소우연!”소우희는 분노에 차서 고운 눈썹을 치켜세우고 손에 든 짧은 비수를 소우연의 얼굴에 가져다 대며 이를 악물었다.“감히 아직도 그렇게 건방지게 굴어? 내가 손만 살짝 움직여도 네 그 예쁜 얼굴은 끝장이야!”“말해봐, 겁이라도 난 거야?”소우연은 속눈썹을 내려, 차갑게 얼굴에 닿은 날카로운 칼날을 응시하며 온몸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두렵지는 않았다.그러한 표정이 소우희 눈에는 더욱 분노를 자극하는 기폭제로 작용했다.“설마 내가 진짜로 못할 거라 생각하는 거야?”“소우희, 네 손목을 한 번 봐 보지 그래?”소우연이 덤덤히 말했다. 아름다운 눈동자는 앞에서 위협적으로 서 있는 소우희를 차갑게 응시했다.“무슨 소리야?”소우연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태연한 표정을 짓자 소우희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 걸까?그녀가 칼을 조금만 더 앞으로 대면 소우연은 바로 얼굴이 망가질 텐데!“내 말이 무슨 소리냐고?”소우연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말했다.“네 손목을 직접 확인해 봐.”소우희는 소우연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모든 게 자기 손안에 있음에도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오히려 태연히 미소 짓는 모습에 순간 불안감을 느꼈다.서둘러 옷소매를 걷어 올려 보니, 비수를 쥐고 있던 손목에 핏줄이 시퍼렇게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이, 이게 뭐야?”비수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소우희가 비명을 지르자 뒤에 있던 검은 옷을 입은 호위가 황급히 다가와 물었다.“왕비마마, 괜찮으십니까?”소우희는 손을 휘둘러 호위를 밀어내고 소우연을 노려보았다.“언제 내게 독을 쓴 거지?”소우연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내가 네게 독을 썼다고? 너 스스로 못된 짓을 하려 하지 않았다면 내가 언제 기회를 잡았겠니?”“독한 계집!”“네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지.”그녀는 냉정한 미소를 지으며 바닥에 떨어진 비수를 내려다보았다.“난 언제나 남을 해치려는 자는 결국 스스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31화

    “왕비마마…!”검은 옷을 입은 호위가 소우희를 바라보았지만, 굳이 막아설 생각은 없어 보였다.그 순간 소우연은 눈을 감았다. 얼굴이 망가지든 목숨이 끊어지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소우희는 그녀보다 훨씬 더 비참하게 죽게 될 터였다!“악…!”챙그랑…!소우희는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비수를 다시 땅에 내던졌다.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이 폐사로 몰려들었고,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소우연이 눈을 뜨자마자 마주친 건 한 쌍의 익숙하고 밝은 눈동자였다.이육진은 그녀를 품에 꼭 안고 계속해서 등을 쓰다듬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연아, 괜찮으냐?”그의 목소리는 마치 따뜻한 빛처럼 그녀를 감싸안았다. “왕야, 전 괜찮습니다.”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럽고 따스했다. 다만, 좀 놀란 듯이 조금 떨렸다.이육진은 막 뛰어 들어왔을 때, 죽음을 각오한 듯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이육진은 칼로 그녀를 묶은 밧줄을 끊어내고는, 밧줄에 빨갛게 멍든 그녀의 손목과 발목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옆을 돌아보았다. 곧바로 그들 앞에 무릎 꿇고 붙잡힌 소우희와 호위들을 차갑게 노려보았다.“죽여라.”이육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명했다.“아, 안 돼요! 죽이지 마세요! 저는 평춘왕비입니다!”“왕야, 왕야의 품에 있는 저 여자는 아주 악독한 사람이에요! 저 자는 애초에 왕야와 혼인을 하기 싫어했어요! 줄곧 왕야를 싫어했단 말이에요!"“오늘 저 여자는 저를 독살하려고까지 했어요! 내일은 분명히 왕야를 해치려 할 거예요!”소우희는 공포에 질려 횡설수설하며 몸부림쳤다.이육진은 냉소를 지었다.“내 목숨은 어차피 부인의 것이다. 감히 네 따위가 여기서 이간질을 시키려 드느냐!”그 순간 그의 살기는 극에 달했다.진규가 검을 빼 들자 소우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외쳤다.“왕야, 부디 절 살려주세요! 저는 평춘왕의 부인이란 말이에요!"진규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주인은 황제 폐하의 유일한 아드님이시다. 네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32화

    이육진의 얼굴은 금세 붉게 달아올랐다.다만 그는 은빛 가면을 쓰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소우연은 그가 빨갛게 물든 귀까지 선명하게 알아보았다.“왕야, 정말로 제게 숨기시는 일이 있으신가요?”소우연은 이유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녀는 촉촉하고 투명한 눈동자로 한순간도 떼지 않고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왕야, 소첩 그저 왕야께서 걱정되어 여쭤보는 겁니다.”이육진은 소우희를 한 번 보고는 다시 진규를 향해 말했다.“저 여자를 데리고 나가거라. 다른 이들도 모두…”그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진규는 곧바로 이해하고 소우희와 그녀가 데리고 온 검은 옷을 입은 호위들을 모두 폐사 밖으로 끌고 나갔다.이육진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소우연의 손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연아, 실은 네게 미안한 일이 있다. 내가…”그의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 같았다.특히 방금 전 그녀가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표정을 떠올릴 때면, 소우연의 마음속엔 아무도, 아무런 미련도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가슴이 저렸다.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연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나를 떠나지 마라.”소우연은 더 불안해졌다.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그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말하는 걸까?“왕야, 소첩 왕야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그를 안심시키듯 말했다.“하지만 방금 넌…”그가 말을 멈췄다.죽음을 받아들이던 그녀의 표정이 떠올라 마음이 너무도 아팠다. 하지만 혹시라도 자신의 말을 듣고 소우연이 그가 감당할 수 없는 말을 하게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왕야?” 소우연은 그의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덤덤하게 말했다.“왕야, 걱정하지 마세요. 소첩 왕야를 탓하지 않을 겁니다.”자신을 탓하지 않는다고?세상에 그 누구도, 심지어 소씨 가문의 사람들조차 그녀의 마음엔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인가?이육진은 그녀를 살짝 밀어내며, 담담히 웃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33화

    “그 애가 원하는 건 제 얼굴을 망가뜨리는 정도일 뿐이에요. 왕야께선 제 의술을 아직도 믿지 못하시나요?”소우연이 덤덤하게 말했다.“게다가, 제가 무릎 꿇고 살려 달라 빌었다 한들, 소우희가 정말 저를 살려줬을까요?”그녀가 옅게 웃으며 이육진을 바라보자, 그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아니. 그럴 리 없다. 오히려 네가 애원하면 할수록 더 즐거워했을 것이다.”마치 방금 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만약 소우연이 막지 않았다면, 소우희는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있었을 터였다!그는 애틋하게 소우연을 끌어안고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추었다가 다시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물었다.“어떻게 독을 쓴 것이냐?”소우연이 말했다.“비수에 미리 독약을 발라 두었어요.”“만약 소우희가 네 비수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어쩌려고?”소우연은 그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소우희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조금만 유인하면 소우희는 반드시 그 비수를 사용할 터였다.“설령 오늘 제 얼굴이 망가졌다고 해도, 소우희는 목숨을 잃게 될 거예요.”그제서야 이육진은 문득 깨달았다.소우연의 의술은 탁월하여, 자신의 심각했던 화상조차 거의 낫게 해주었다. 얼굴을 가로지르던 가장 깊고 굵은 흉터조차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흐려졌다.그래서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인가?하지만 이렇게 어린 소녀가 아픔조차 두렵지 않았던 걸까?“연아, 정말 조금도 아프지 않은 것이냐?”두렵지 않았던가?물론 두려웠다.하지만 전생에 뼈가 부서지고 살갗이 벗겨지는 고통까지도 견뎌본 그녀였다. 얼굴에 상처가 나는 정도의 작은 아픔쯤, 무서울 것이 무엇이겠는가?그러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그를 보자, 소우연은 살며시 미소 지었다.“두려웠습니다.”그는 그녀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이젠 두려워할 필요 없다. 앞으로 내가 너를 지켜줄 것이다. 누가 감히 너를 괴롭히려 든다면 그 자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왕야, 왜 그렇게 저를 아껴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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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04화

    손을 뻗던 용강한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전에 소우연은 그와 단둘이 한 공간에 있는 것을 많이 두려워했는데 이렇게 저택까지 찾아온 걸 보면 그녀는 이육진을 많이 좋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용 대감님은 확실히 태자 저하의 편이 맞으시지요?”소우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흠천감은 상운국의 가장 신성한 직위로 자리에 오른 모든 감정들은 한 명의 황제에게 충성한다.황태자인 이육진은 누가 봐도 다음 황제가 될 사람이다. 또한 용강한과 이육진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은 사이이기에 소우연은 용강한이 무조건 이육진의 편에 설 거라고 확신했다.최소한 이육진을 배신할 사람은 절대 아니다.“소인은 단지 태자빈 마마의 편일 뿐입니다.”이때, 용강한이 소우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하다가 싱그러우면서도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저 말입니까?”소우연이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용강한이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소우연 때문에 용강한은 마음이 더욱 굳건해졌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육진과 함께 계획을 모색하고 운명을 거스르려고 하는 것이다.이 모든 건 전부 소우연을 위한 것이다.그녀를 위해 용강한과 이육진은 반드시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어떤 결말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용강한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한편, 예상치 못한 대답에 소우연은 입을 뻥긋하다가 한 가지 이유밖에 떠오르지 않았다.“제, 제가 예전에 대감께 장수 목걸이를 드린 것 때문에 그러시는 겁니까?”가볍게 미소를 짓던 용강한은 소우연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소우연에 대한 감정은 절대 단순한 고마움이 아니었다.그때 당시 어린 소녀였던 소우연은 맑고 순수한 눈으로 용강한을 쳐다보았고 그 눈빛을 그는 지금도, 아니 평생 잊을 수 없다.용강한에게 장수 목걸이를 건네며 말을 하던 소우연의 목소리는 너무도 따듯했고 그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전 돈이 없습니다. 대신 이 장수 목걸이가 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이걸로 돈을 갚고 망자가 편히 쉴 수 있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03화

    ”저하…”소우연의 시선이 이육진 손에 든 쪽지에 꽂히자 이육진은 이내 이를 소우연에게 건넸다.“일단 소우희 그자를 처리하고 오겠다. 돌아와서 다시 자세하게 얘기하자.”손에 쪽지를 든 소우연은 멀어지는 이육진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한편, 쪽지 속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고 그저 옥패 하나만 그려져 있었다. 이 옥패는 그때 당시 소우연이 남강에서 구해준 소년이 그녀에게 준 옥패였다.‘소우희가 이 옥패로 또 이상한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쓰려는 건 아니겠지? 이 나쁜 계집애는 어떻게 저런 처지가 됐는데도 날 걸고 넘어지려고 수를 쓰는 거지?’“태자빈 마마, 무슨 일 있으신 겁니까?”안색이 하얗게 질린 소우연을 지켜보던 정연이 조심스럽게 물었고 소우연은 이내 손에 들고 있던 쪽지를 확 꾸겨 버렸다.이내 정신을 번쩍 차린 소우연은 고개를 돌려 정연에게 말했다.“진우에게 외출 준비를 하라고 전하거라. 잠깐 어디 좀 다녀와야겠다.”엄숙하고 진지한 태자빈의 표정에 정연은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방을 나섰다.‘저하께서도 조금 전에 급히 저택을 떠나셨고 태자빈 마마도 이렇게 갑자기 외출 준비를 하는 걸 보면 뭔가 심상치가 않은데? 대체 소우희가 쪽지에 뭘 썼기에 두 분께서 이런 반응을 보이시는 거지?’이내 저택 앞에 마차가 세워졌다. 소우연이 마차에 올라타자 진우가 그녀에게 물었다.“마마,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용 대감을 찾아 뵈어야겠다.”“용, 용 대감님 말입니까?”진우와 정연은 소우연이 흠천감의 용강한을 찾아가겠다고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태자가 예전에 자신을 구해준 소녀가 바로 태자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부터 집안 모든 하인들에게 앞으로 태자빈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명했다.만약 태자와 태자빈이 동시에 명을 내린다면 태자빈의 명령에 우선적으로 따르라고 하기도 했다.용강한의 저택은 멀리 떨어져 있기에 마차는 두 시간 정도 달리고 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소우연이 마차에서 내리고 진우가 문지기에게 말을 전하려고 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02화

    다음날.소우연의 시중을 들려고 방에 찾아온 정연과 명심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소우연은 이들의 이런 표정을 본 적이 있었다.그녀가 처음 이육진과 살을 맞닿은 그때였다. 진정한 합방을 한 건 아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만지고 애정을 나눴으며 이불을 적시기도 했다.그때 당시에도 정연과 명심은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었다.두 사람이 지내는 곁방이 본채와 이토록 가까운데 그들도 당연히 다 들었을 것이다. 소우연은 두 사람을 보고 있으니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남사스럽게도 했다.한편, 이육진이 소우희에 대한 체포령을 거두었기에 며칠동안 소우희에 관한 소식이 전혀 없었다.그러다가 이날, 한 거렁뱅이가 쪽지 하나를 들고 태자부 앞을 서성이다가 누군가가 이 쪽지를 직접 태자 저하께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면서 문지기에 쪽지를 건넸다.문지기는 당연히 거렁뱅이 주제의 쪽지를 태자에게 전할 리가 없었다. 한편, 우연히 이 일을 알게 된 명심은 바로 소우연에게 말해주었다.“문지기에게 얘기하거라. 나중에 태자 저하께서 돌아오시면 바로 저하께 드리라고.”“네, 알겠습니다.”명심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태자빈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정체도 모르는 이런 쪽지를 당연히 몰수할 거라고 생각했다. ‘겁이 없는 어느 가문 멍청한 아씨가 태자 저하께 추파라도 보내는 거면 어쩌려고 그러시는 거지? 태자 저하께서 다른 여인을 마음에 품게 될까 봐 걱정도 안 되시는 건가?’“나한테 무엇을 주라고 한 것이냐?”소우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육진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태자 저하께 인사를 올립니다.”정연과 명심은 바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고 이육진이 손을 쓱 흔들자 두 사람은 곁으로 물러나 조용하게 서있었다.소우연은 이내 이육진을 보며 말했다.“문지기 말로는 거렁뱅이로 보이는 자가 저하께 쪽지를 전해달라고 찾아왔다고 합니다. 마침 저하께서 오셨으니 그 쪽지를 한번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거렁뱅이가 나한테 쪽지를?”이육진은 직감적으로 이 쪽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01화

    ”끄적거린 글이라… 소설이라…”소우연을 안고 있던 이육진의 손이 멈칫했다.“네, 소우희와 이민수 두 사람은 이 세계에서, 그러니까 이 소설 속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저는 소우희가 이민수에게 향해 가기 위해 만들어진 디딤돌이고요. 부군은 이민수가 황위에 오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부군은 이 소설 속 최대 악역으로 장래에 이민수가 휘두른 칼에 베여 목숨을 잃게 됩니다. 때문에 저는 작은 사고 하나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소우희는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부군, 제 말을 듣고 계십니까?”말을 하던 소우연은 이육진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자 왠지 조금 후회가 되었다. 전생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이 세상이 그저 소설 속 허상에 불과하다는 얘기까지 하다니.한편, 소우연이 걱정한 것처럼 이육진은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은은한 촛불로 밝혀진 방 안에서 이육진은 소우연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그녀의 이마와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듣고 있다.”마음속으로는 소우연을 믿고 싶었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소우연에게 심각한 심리적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그녀가 꾼 악몽, 그리고 조금 전에 했던 말들은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얘기들이다.“그럼 제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믿냐고?이육진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입만 뻥긋거렸다.그리고 그 망설임을 눈치챈 소우연은 이육진이 그녀의 말을 여전히 믿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육진은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그는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소우연도 이런 일들을 직접 겪어보지 않았고, 깨어났을 때 머릿속에 소설 원작 속의 내용이 대체적으로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면 그녀도 자신이 사는 세상이 그저 한 편의 소설뿐이라는 사실을 절대 믿지 못했을 것이다.또한 전생이라는 게 있다는 것도 믿지 못했을 것이다.“부군, 믿든 믿지 못하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저와 부군의 공동의 적이 평서왕 관저의 이민수라는 것입니다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300화

    ”아무튼 지금은 원하지 않습니다.”소우연이 작은 손으로 이육진의 팔뚝을 툭 치며 말하자 이육진이 허리를 살짝 펴며 되물었다.“정말 원하지 않는 것이냐?”“네, 아직도 많이 아픕니다.”술이 거의 다 깬 소우연은 고개를 돌려 이육진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내가 약을 발라줄게.”“아니, 전…”소우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육진이 그녀에게 빠르게 입을 맞추고는 박력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거절은 사양한다. 약을 바르지 않겠다고 하면 그건 네가 아직 덜 아프다는 걸로 이해해도 되겠느냐?”어떻게 이렇게 막무가내인 남자가 있단 말인가!하지만 이육진의 품에 안긴 소우연은 감히 반항할 수도 없어서 빨개진 얼굴로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그 모습에 이육진은 더할 나위 없는 성취감이 들었지만 일부러 입을 삐죽 내밀며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연아, 사실 나도 너와 똑같이 아프단다.”합방이 처음인 이육진도 아팠지만 그래도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다.한편, 이육진의 말에 소우연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그럴 리가? 남자도 이런 행위를 하면 아픈 건가?’전혀 믿지 않는 것 같은 소우연의 표정을 보며 이육진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다.”‘어떻게 저렇게 진지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정말 부끄럽거나 남사스럽지도 않은 건가?’조금 전에 침대 위에서 소우연은 자신도 모르게 이육진을 짐승이라고 나무라기도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이육진은 더욱 흥분했었다.“그래, 난 짐승이 맞아. 그래서 우리 연이는 짐승 같은 내가 좋은 것이냐?”너무 흥분한 탓인지 소우연은 본능적으로 좋아한다고 얘기하면서 이런 모습을 더 많이 보여달라고 하기도 했다.아무튼,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이육진마저도 오늘 밤의 소우연이 평소와 너무도 다르게 느껴졌다.조금 뒤, 목욕을 마친 이육진은 소우연의 발이 땅에 닿지 않게 그녀를 번쩍 안아들고 천천히 침대로 향했다. 그러고는 새로 편 이부자리에 그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직접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99화

    소우연은 이육진의 몸과 맞닿고 있으면 갈증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나뭇가지에 핀 벚꽃 마냥 바람이 부는 대로 몸을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었다.한편, 밖에 서있던 간석은 방 안에서 들리는 야릇한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는 곁에 있던 정연에게 말했다.“얼른 하인들을 불러서 따듯한 목욕물을 준비하거라.”어느새 얼굴이 빨개진 정연은 명심을 데리고 바로 떠났다.태자와 태자빈은 처음에 합방을 전혀 하지 않다가 나중에 이불을 적시는 횟수가 잦아졌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침대에 핏자국에 남긴 적은 없었다.하여 간석은 두 사람이 지금까지 진정한 합방을 한 게 맞는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두 사람이 그동안 합방을 한 게 확실하다면 왜 아직도 회임 소식이 없는 걸까? 물론 부부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낀다면 언젠가 예쁜 아이가 태어날 것이다.간석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방 안에서 예사롭지 않은, 평소와 다른 움직임 소리가 들려왔으며 침대가 곧 부러질 것만 같았다.태자와 태자빈의 야릇한 신음 소리에 침대가 격하게 흔들리는 소리까지 들리자 간석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이번에는 뭔가 다르다.간석은 입꼬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가고 있었다.한 시간 뒤, 이육진은 간석에게 목욕물을 준비하라고 했다.이육진이 소우연을 안고 욕실로 향했고 정연과 명심은 이부자리를 정리하다가 빨간 핏자국을 발견하게 되었다.흠칫하던 두 사람은 이내 서로를 힐끔 쳐다보았다.설마…전에 태자와 태자빈은 이불을 적신 적이 몇 번 있지만 이렇게 처음으로 핏자국을 남긴 걸 보면 오늘이야말로 진정한 합방이란 말인가?자세히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기도 했다.처음 핏자국을 남겼을 땐 태자가 자신의 손바닥을 베어 이불에 묻혀서 덕빈의 눈을 피한 것이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이 합방을 했을 때 만약 태자빈이 피를 흘리지 않았다면 태자는 꽤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하지만 태자가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두 사람이 지금까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98화

    소우연은 조금 더운 게 아니었다. 그녀는 심지어 옷을 벗어던지고 싶은 심정이었으며 특히 이육진의 품에 이렇게 안겨 있으니 전에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청량감이 들기도 했다.이런 느낌은 말로 쉽게 형용할 수 없었다.소우연의 두 손은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듯 본능적으로 이육진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고 옆구리살을 살짝 꼬집으니 왠지 흥분되기도 했다.“연아, 준비되었느냐?”이미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설렌 이육진은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제가 술을 마신 건, 저하께 드릴 말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소우연이 몽롱한 정신으로 대꾸했다.“연아, 그러지 말고 오늘 해보는 건 어떻겠느냐? 네가 술을 마셨으니 어쩌면 전처럼 그리 아프지 않을 수도 있다.”두 사람은 각자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소우연은 이육진에게 자신의 악몽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그저 작가가 쓴 이야기 속 허상이라고 얘기하고 싶었다.하지만 이육진은 지금 그녀와의 합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전, 전…”“더 이상 거절하지 말거라. 저번에도 날 거절하지 않았느냐?”소우연이 입을 열던 순간, 이육진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얼굴과 귓볼 그리고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 손길에 소우연은 마음이 나른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전…”이때, 이육진이 소우연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침대로 다가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부군, 이번에는 조금 더 살살해주세요.”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고 있으면서도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다.저번의 경험이 아직 생생하기에 겁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한편, 소우연의 말에 다정하게 피식 웃던 이육진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또박또박 말했다.“너무 두려워하지 마. 언젠가 한 번은 겪어야 할 아픔이다.”그의 말에 이를 꽉 깨문 소우연은 어느새 두 팔이 이육진에게 잡혀 머리 위로 들어 올렸고 우연히 베개 밑에 있던 그 서책이 손에 닿았다.“태자 저하,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97화

    ’아니, 이게 무슨 술이지?’소우연은 입안에 남은 술을 자세하게 음미했다. 뭔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린내가 났다.“부군, 술 맛이 어떠합니까?”이육진도 술맛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면 정연에게 다른 술로 바꿔오라고 할 생각이었다.이때, 이육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나쁘진 않다.”‘나쁘지 않다고? 그럼 그냥 참고 마시지 뭐.’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소우연은 머리가 점점 무겁고 어지러웠지만 그녀와 달리 이육진은 전혀 아무 반응도 없는 듯했으며 심지어 바둑판을 들고 오기도 했다.“바둑이나 한판 두는 게 어떻겠느냐?”소우연은 그런 이육진을 보며 뭔가 할 말이 있었지만 입만 뻥긋거릴 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전에 마차 안에서 그녀는 이육진에게 솔직하게 얘기할 게 있다고 했는데 이육진은 왜 전혀 물어보지도 않는 걸까?그렇게 두 사람은 마주 앉아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연이 너부터 두거라.”이육진이 까만 바둑알을 소우연에게 건네자 소우연은 한 손으로 턱을 살짝 괸 채 대꾸했다.“전 하얀 바둑알이 좋습니다.”수정 같이 하얀 바둑알은 보고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피식 웃던 이육진은 까만 바둑알을 한 알 꺼내 먼저 두면서 말했다.“조금 전에 간석을 시켜 소우희 그자를 수색하고 있는 호위병들을 전부 철수시켰다.”이육진의 말에 흠칫하던 소우연이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왜 그러셨습니까?”“용 대감이 그자가 먼저 나를 찾아올 거라고 하였다.”“소우희가 저하를 찾아온다고요?”기다란 손가락으로 까만 바둑알을 바둑판에 살짝 내려놓던 이육진이 소우연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래. 소우희가 날 찾아올 거라고 하여 그자를 수색하고 있는 호위병들을 철수하였지. 그래야 소우희가 나에게 올 기회가 있을 테니까.”손에 하얀 바둑알을 들고 있던 소우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어차피 소우희를 끝까지 찾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그자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다른 건 몰라도 소우연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96화

    용강한이 멀리 떠난 뒤, 이육진은 바둑판에 놓인 바둑알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왠지 용강한은 소우연을 꽤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예전에 소우연이 소우희 대신 이육진과 혼인을 맺었을 때, 용강한이 이육진을 찾아온 적이 있는데 겉으로 보기엔 태연하고 차분했지만 속으로는 꽤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육진이 혹시라도 소우연을 괴롭히거나 힘들게 할까 봐 걱정하는 듯했다.“태자 저하, 태자빈마마께서 식사를 준비해도 되는지 저하께서 물으셨습니다.”이때, 문 밖에 서있던 간석이 물었다.이육진은 고개를 들어 조금 어두워진 하늘을 쳐다보다가 대답했다.“준비하거라.”그는 이내 일어서서 밖으로 향했다.한편, 밖에 서있던 간석은 돌아서서 명심에게 저녁 식사를 준비하라고 전하다가 밖으로 나온 이육진을 보게 되었다.명심은 이육진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린 뒤, 돌아서서 저녁 준비를 하러 떠났다.“태자 저하.”이육진이 벌써 나올 줄은 몰랐던 간석은 인사를 올린 뒤, 이육진에게 다가가 조용하게 그의 곁을 지켰다.한편, 이육진은 하늘에 둥둥 떠있는 구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해질 무렵의 풍경은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법이지만 아쉽게도 이 풍경은 늘 순식간에 사라지곤 한다.“간석아, 가서 진규에게 전하거라. 성문과 성밖을 지키고 있는 자들 외에 더 이상 소우희 그자를 수색할 필요가 없다.”“네, 소인 바로 전달하겠습니다.”간석은 이내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어리둥절했다.‘소우희를 체포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아닌데? 성문과 성 밖을 지키고 있는 자들은 그대로 두라고 하셨는데? 그건 소우희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지 않으시겠다는 뜻 아닌가?’한편, 본채로 돌아온 이육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소우연이 한걸음에 다가와 그를 반겼다.“용 대감은요?”“돌아갔다.”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이육진의 시선은 미소를 짓고 있는 소우연의 얼굴에 꽂혀 있었다.“저하, 왜 저를 그렇게 쳐다보십니까?”“예뻐서 그런다.”입술을 살짝 오므린 소우연은 이육진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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