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431 - Chapter 440

457 Chapters

제431화

강현우는 느긋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윤하경의 콧날을 가볍게 건드렸고 그 눈길은 여전히 장난기 섞인 다정함으로 가득했다.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운 구지호를 바라봤다.지금의 구지호 상태가 누구 덕분인지는 말 안 해도 명확했다.그런데도 강현우는 전혀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여유롭게 웃으며 구지호를 향해 손까지 흔들었다.그 모습은 구지호 눈엔 그야말로 저승사자를 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구지호가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강현우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었고 침대 위에서 그가 온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주미나는 깜짝 놀라며 본능적으로 한 걸음 다가서서 강현우의 시야를 막아섰다.그제야 강현우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구 여사님, 하나만 정정하죠. 저랑 윤하경 씨는 결혼한 적도 없고 애인이라 하기엔 좀... 억울하네요.”주미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가 올 줄은 정말 예상 못 한 일이었다.“그럼 무슨 사이죠?”강현우는 가볍게 웃었다. 평소보다 조금은 부드러워진 눈매가 인상적이었다.“좋아하는 사이라면 충분하지 않나요?”주미나의 눈이 가늘어졌고 잠시 시선을 세운 채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설마 지금 하경이가 현우 씨 여자 친구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죠?”그녀는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사실 강현우가 그렇게 말할 리 없다고 단정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사가에서는 이미 강현우가 박씨 집안과의 정략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강현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입꼬리를 올렸다.“적어도 구 여사님 눈은 아직 멀진 않은 것 같네요.”“너!”주미나가 소리치려다 문득 멈칫했다.‘이 말인즉 설마 진짜 윤하경이 여자 친구라는 걸 인정한 거야?’애인과 여자 친구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었다.전자는 숨겨야 하는 존재고 후자는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자리다.그제야 윤하경도 눈을 크게 뜨며 강현우를 올려다봤다.‘설마 정말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여자 친구라고? 심지어 주미나 앞에서?’이건 사실상 강현우가
Read more

제432화

“남모르게 하려면 애초에 그런 짓도 말았어야죠.”윤하경의 말에 주미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봤다.처음에는 분노로 가득하던 그 시선이 점점 두려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주미나는 솔직히 무서웠다.윤하경 혼자라면 어찌 해보겠지만 지금 그녀 뒤엔 강현우가 있었다.그 강현우가 대놓고 윤하경을 감싸고 있다는 것도 분명했고 이 상황에서 정면으로 맞붙을 자신이 없었다.그렇다고 그냥 물러나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으니 주미나는 이를 악물고 결국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확 찢어버렸다.그러자 윤하경의 눈에 가벼운 비웃음이 스쳤다.“찢으셔도 돼요. 어차피 이런 자료 제가 마음만 먹으면 수백 장도 다시 뽑아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우리가 말이 안 통하고 끝까지 싸우시겠다면 이 자료들이 어디로 갈지 한번 맞혀보시죠?”윤하경은 천천히 주미나에게 다가가서는 맑고도 차가운 눈동자로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분명 얼굴만 보면 예쁘장하고 순한 인상이었는데도 지금 이 순간 주미나는 괜히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예를 들면... 당신들 집안과 적대적인 기업 손에 들어갈 수도 있고요. 아니면 법원, 경찰서에 제출될 수도 있고요.”그 말은 단순한 위협처럼 들리지 않았다.주미나는 윤하경이 한번 마음먹으면 정말 그럴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순간 병실 안이 숨 막히는 침묵에 잠겼고 그때 침대 위에 누워 있던 구지호가 신음처럼 이상한 소리를 냈고 그제야 주미나는 움직였다.윤하경은 주미나를 지나쳐 구지호를 내려다보았다.“적어도... 지호 오빠 생각은 좀 하셔야죠.”주미나는 씹어 삼킬 듯 어금니를 꽉 물었다.정말 지금 당장이라도 윤하경을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결국 그녀는 낮고 거친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좋아. 알겠어. 네 말대로 하자.”윤하경은 마치 예상했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전해주세요. 윤 회장님한테 더 이상 어리석은 짓 하지 말라고. 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자료
Read more

제433화

윤하경은 잠시 머뭇이다가 조용히 강현우의 차에 올라탔다.차 안에 앉자마자 그 특유의 짙은 담배 냄새와 강현우 몸에서 나는 차가운 향이 뒤섞여 코를 찔렀다.고개를 살짝 돌려 강현우를 바라보려던 찰나 그의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어휴. 내 앞에서는 그렇게 잘도 날뛰더니 조금 전엔 주미나 앞에서 말 한마디 못 하더라?”윤하경은 입을 열려다 그대로 멈췄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등장에 조금이나마 감동했던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는데 그 감정은 그의 말 한마디에 금세 사라졌다.강현우는 그녀를 흘겨보다가 억지로 고개를 돌리는 그녀의 얼굴을 붙잡아 억지로 자기 쪽을 보게 만들었다.“다음부터 누가 건드리면 그냥 받아 쳐. 내가 책임질게.”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고 눈빛도 말투도 진심이었다.하지만 윤하경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수 없었다.누군가에게 의지하면 안 된다는 걸 이미 너무 많이 배웠다.‘친아버지도 믿을 수 없는데 강현우가 다 뭐겠어.’그녀는 자기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입술을 거의 다문 채 조심스레 말했다.“아까는... 고마웠어요. 도와주시려고 그랬던 거 알겠어요. 괜히 제가 착각하지 않게 말해주셔서 감사하고요.”이 말을 전하며 오히려 강현우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는 속내였으나 그런데도 강현우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비웃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참...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히네.”그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내려.”“네?”윤하경은 순간 어리둥절했고 강현우가 이렇게 갑자기 차가워지는 순간들이 아직도 익숙하지 않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다정하던 그가 이제는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그러자 민진혁이 말없이 차를 세웠고 백미러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엔 어딘가 연민 같은 감정이 깔려 있었다.이게 처음도 아닌지라 윤하경은 잠시 입술을 깨물고 말없이 차에서 내렸다.강현우는 차창 너머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차가운 한숨을 내쉬고
Read more

제434화

이런 부류의 인간한테는 말로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윤하경은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아예 대꾸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저열한 욕망에 눈이 먼 남자가 그렇게 쉽게 보내줄 리 없었다.그녀가 무시하자 남자는 바로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움켜잡았다.“꺼져. 지금이라도 안 놔주면 바로 경찰 부를 거야!”윤하경이 단호하게 소리쳤지만 상대에게는 아무 효과도 없었고 남자는 오히려 익숙하다는 듯 비죽 웃으며 말했다.“에이, 왜 그래. 다 처음엔 부끄럽지. 좀 놀아보면 괜찮아진다니까.”그 말을 듣자마자 윤하경은 더는 참지 않고 소리쳤다.“사람 살려요. 도와주세요!”제발 누군가라도 듣기를 바라며 그녀는 있는 힘껏 외쳤다.‘차라리 아까 강현우 차에서 버티고 안 내리는 건데...’윤하경은 후회가 밀려왔다.“닥쳐. 소리 지르지 마!”남자가 당황해하며 목소리를 낮췄고 순식간에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골목 한쪽 어두운 곳으로 끌고 갔다.윤하경은 죽을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상대는 덩치도 크고 힘도 셌기에 그녀의 발버둥은 그저 허공에 흩날리는 먼지 같았다.벽에 밀쳐진 채 벗어날 수 없게 된 그녀 앞에서 남자는 잔인한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돈 안 주는 것도 아니고 네 옷차림 보면 딱 답이 나오잖아. 화장 떡칠에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나와선 뭐... 그냥 산책하는 거야?”남자는 그러면서 바지를 내리려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그 입에서는 숨 막히는 악취가 풍겼고 윤하경은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손을 세게 물었다.“악!”남자가 소리를 지르며 손을 빼는 동시에 뺨을 올려 그녀를 세게 후려쳤다.그 순간 윤하경은 머릿속이 울릴 정도로 강한 타격에 정신이 멍해졌다.간신히 고개를 돌려 도망치려 했지만 남자는 곧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챘고 쓰러진 그녀 앞에 이미 바지를 내린 채 서 있었다.속옷까지 드러난 그의 모습에 윤하경은 치를 떨며 이를 악물었다.“건드리지 마. 넌 진짜 죽게 될 거야.”하지만 남자는 웃음을 터뜨렸다.“죽는다고? 너 같은 여자랑 한
Read more

제435화

윤하경은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겨우 떠오른 사람처럼 붙잡은 나무토막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강현우를 꼭 껴안았다.강현우는 잔뜩 찌푸린 눈썹 아래로 날카로운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이를 꽉 깨물고는 윤하경을 조심스레 안아 올렸다.뒤쪽을 돌아보니 민진혁이 그녀를 덮치려 했던 남자의 목을 발로 밟고 있었다.“사장님, 놈은 제압했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남자를 노려봤다.그 눈빛에 담긴 살기는 말없이도 민진혁이 단번에 이해할 정도로 깊었다.“숨은 붙여놔. 그리고 경찰서로 넘겨.”“예. 일단 헤븐으로 데려가죠.”헤븐에 한 번 끌려간 자 중 멀쩡히 돌아온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구지호 같은 인물도 예외는 아니었으니 이따위 놈이 무사히 나올 리가 없었다.민진혁은 어이없다는 듯 남자를 내려다보며 혀를 찼고 바로 우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한 건 들어왔어. 바로 처리해.”한편 강현우는 더 이상의 말도 없이 윤하경을 조심스레 차량 뒷좌석에 앉혔다.몸은 이미 안정을 되찾은 듯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떨고 있었고 그의 손끝에도 그녀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강현우도 따라 뒷좌석으로 올라탔고 갑자기 윤하경의 옷을 풀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예요?”놀란 윤하경이 가슴을 감싸안으며 뒤로 물러났다. 강현우는 짧게 숨을 내쉬었으나 불쾌한 눈빛은 없었다.“다친 데 없나 보려고.”그제야 윤하경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손을 내렸고 긴장이 풀리자 금방 여기저기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강현우는 그녀의 몸을 살폈고 무심코 발목을 건드렸다.“으악!”윤하경은 날카로운 통증에 숨을 들이켰고 강현우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녀의 오른쪽 발목이 벌겋게 부어 있었다.하얗고 곱던 발이 그만큼 부어오른 걸 보자 그의 이마에 또 주름이 졌다.강현우는 조심스레 샌들을 벗기고 손끝으로 부은 부위를 살짝 눌렀다.그러자 윤하경이 움찔하며 물러났다.“아파요.”그녀의 여린 목소리가 귀에 닿자 강현우는 순간 다
Read more

제436화

윤하경은 강현우 품에 꼭 안긴 채 병원으로 들어갔다.얼굴은 끝까지 그의 가슴팍에 파묻은 채 혹시라도 누가 알아볼까 하는 듯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다.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한 번 훑어보더니 살짝 비웃듯 말했다.“왜, 내가 안고 있는 게 그렇게 창피해?”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작게 중얼거렸다.“그런 건 아니고... 혹시 폐 끼칠까 봐. 누가 사진이라도 찍으면 내일 당장 기사 나겠죠. 이런 모습 찍히면 나중에 여동생이라고 해명이라도 하셔야 할지도 몰라서요.”나름 배려심 가득한 말투였지만 강현우의 반응은 딱히 호의적이지 않았다.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현우의 턱선이 딱 굳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이런 말 하는 걸 보니 입은 아직 덜 다친 모양이지.”말투는 가볍지만 묘하게 날카로웠다.윤하경은 그제야 입을 닫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 굳이 그와 말싸움할 기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몇 분 뒤 강현우는 그녀를 진료실 앞에 조심히 내려놓았고 의사가 간단히 살펴본 후 말했다.“다른 데는 문제 없고 발목이 삐었네요. 며칠은 푹 쉬셔야겠습니다.”그리고 곁에 있던 강현우를 돌아보며 웃었다.“여자 친구분 잘 챙기셔야겠어요.”윤하경은 순간 손을 들어 해명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강현우가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주의할 점은요?”의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둘을 한 번씩 보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며칠 간은 격한 활동은 삼가셔야 해요. 잠자리도 포함해서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해요.”윤하경은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으나 강현우는 여전히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근데... 못 참으면?”“...”그 순간 윤하경은 진심으로 땅속에 숨고 싶었다.‘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이야.’의사 역시 말을 잃고 안경을 고쳐 썼다.“참으셔야죠. 반드시요.”강현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윤하경을 돌아보았다.“들었지? 못 참아도 참으래.”의사의 이상한 시선이 곧장 윤하경에게로 향
Read more

제437화

“도착했습니다.”우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강현우는 짧게 대답한 뒤 응접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문을 열자마자 그 안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남자는 강현우를 보자마자 웃으며 일어났다.“전 미리 알았죠. 강 대표님이 분명 절 만나줄 거라고.”강현우는 아무 표정 없이 그와 마주한 소파에 앉아서 긴 다리를 꼬고 손가락으로 반지 장식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그래서. 어디서 봤다는 거지?”남자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주 앉았다.“강 대표님, 너무 급하신 거 아닙니까. 제가 봤다면 진짜로 본 겁니다.”그러고는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다만...”남자는 손가락 두 개를 비비며 웃었다.“이 먼 길 달려와 이렇게 뵈었는데... 차비 정도는 좀...”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현우가 손짓했다.곧 우지원이 서류 가방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탁자 위에 놓고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두툼하게 쌓인 현금이 가득했다.남자는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눈빛이 탐욕으로 붉게 번졌다.강현우는 천천히 말했다.“여기, 4억.”남자는 입맛을 다시며 가방을 힐끔 보더니 억지로 욕심을 누르고 다시 앉았다.“이 돈은 확실히 적진 않죠. 하지만 제가 알기론... 그 사람은 강 대표님한테 꽤 중요한 존재 아닌가요? 4억으론 좀 부족하지 않겠어요?”강현우의 눈매가 얕게 휘어졌고 비웃는 듯한 눈길을 우지원에게 던지자 우지원이 바로 앞으로 나서서 남자의 머리를 탁자에 꾹 눌러 박았다.“좋게 말할 때 얌전히 해. 우리가 재롱이라도 구경하러 온 줄 알아?”우지원은 강현우와는 다른 위압감이 있었다.강현우는 절제된 고압감이라면 우지원은 진짜 거칠고 날 것 그대로였다.“으악! 아아... 알았어요 알았어. 말할게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껄렁대던 남자는 순식간에 꼬리를 내렸다.이 바닥에서 우지원한테 한 번 걸리면 어디가 남아날지 모른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우지원은 다시 한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Read more

제438화

남자는 그제야 눈치를 보며 서둘러 현금 가방을 들고 도망치듯 나갔다.우지원이 그를 문밖까지 배웅하고 돌아오자 손에 작은 쪽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대표님, 이 자식이 남기고 간 주소입니다.”강현우는 대답 없이 손에 쥐고 있던 사진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지만 본인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우지원이 슬쩍 사진을 보려다 강현우가 단숨에 그것을 집어넣는 바람에 멈췄다.“이 주소대로 사람 보내. 반드시 찾아야 해.”“알겠습니다. 바로 움직이겠습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강현우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우지원은 그의 등을 바라보며 짧게 혀를 찼다.“하... 또 저 눈빛이네.”그는 쪽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곤 별다른 말 없이 직원들을 불러 지시하러 나갔다....그 시각 강현우가 집에 돌아왔을 땐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윤하경은 침대 위에서 곤히 잠든 상태였다.아마도 다친 발목 때문인지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채 그대로 누워 잠든 듯했다.그녀의 침대 옆에 조용히 서서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던 강현우의 눈빛은 깊고 차가웠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묘한 연민이 스며 있었다.윤하경의 잠은 고요하지 않았고 작은 몸이 자꾸 뒤척였고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악몽을 꾸고 있는 듯했다.그녀의 입술이 떨리며 무의식중에 속삭였다.“오지 마... 날 건드리지 마...”강현우가 조금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가까이서 들으려는 순간 윤하경이 갑자기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강현우는 피할 틈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자기의 뺨에 꽝 하고 부딪혔다.전혀 계산되지 않은 사고였지만 꽤 묵직한 키스였다.깜짝 놀란 윤하경이 심장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언제 온 거예요? 아무 소리도 안 났는데...”강현우는 흐릿한 조명 아래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여기 내 집이야. 기억 안 나?”그러고는 그녀를 노려보듯 쳐다보며 덧붙였다.“그리고 넌... 의사 말 잊었냐?
Read more

제439화

윤하경은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짧게 대답하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그냥 거기 두세요.”“그럼 식사하신 뒤에 제가 다시 치우면 될까요?”“네.” 윤하경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심심한 마음에 휴대폰을 들고 이것저것 스크롤을 내렸다.그 순간, 알림창 하나가 튀어 올랐다.[속보! 강한 그룹 대표 열애설 폭로!]윤하경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강한 그룹 대표라면... 바로 강현우잖아? 열애설이라니? 혹시 강현우랑 박소희의 약혼 얘기라도 퍼진 건가?’무의식중에 알림을 눌렀고 기사 내용을 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사진 속 주인공은 박소희가 아니라 바로 자신과 강현우였다. 병원에 들어가던 그때 몰래 찍힌 사진이 그대로 기사에 실려 있었다.사진 속 강현우는 키가 크고 단정했으며 그녀를 인형처럼 안고 있는 모습이었고, 표정은 여유롭고 담담했다.다행히도 얼굴을 그의 가슴팍에 묻고 있었기에 정체가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그 장면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손가락으로 천천히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자 댓글 창엔 수만 개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헐, 강현우 저 체력 뭐야? 여자를 안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네.][그러니까요. 신이시여, 저 여자 대신 날 좀 안아주세요...][이 여자 누구죠? 강 대표가 누구 병원에 데려간 적 있었어요? 그것도 저렇게 포옹한 채로?][누군진 몰라도 감히 내 남편을 뺏다니... 정보 아시는 분 없나요?]그 아래엔 이미 누군가가 그녀의 정체를 추적 중이었다.윤하경은 얼굴을 살짝 찌푸린 채 페이지를 닫고 강현우와의 카카오톡 대화창을 열었다.지난번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녀는 한참 망설이다가 새로 메시지를 작성했다.하지만 막상 전송하려다 다시 손을 멈췄다.잠시 후 다시 기사 페이지를 열었는데 조금 전 그 기사는 감쪽같이 사라졌다.의아한 마음에 강현우의 이름을 직접 검색해봤지만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분명히 강현우 쪽에서 언론 대응을 한 거였다. 움직임 하
Read more

제440화

백정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슬기 씨가 그냥 윤 대표님 편 들어준 것뿐이에요. 회사엔 안 나오셨어도 업무는 다 제때 처리하셨다고요. 그런 말 한마디 했다고... 회장님이 바로 해고하셨어요.”백정연은 고개를 저었고 윤하경은 코웃음을 쳤다.윤수철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걸 대놓고 이마에 새겨놓은 수준이었다.이를 살짝 깨문 윤하경은 조용히 말했다.“슬기 씨한테 전화해서 다시 출근하라고 해요.”백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근데 회장님 쪽은 괜찮으시겠어요?”“그건 제가 말할게요.”윤하경이 막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윤수철이 저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진짜 말하면 꼭 나타나는 사람이었다.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는 조용히 몸을 돌려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윤수철도 따라 들어왔고 그의 얼굴은 침울하고 어두웠다.“그동안 어디 있었어? 부대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서야 되겠어?”목소리는 낮지만 압박이 가득했으나 윤하경은 그런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자에 당당히 앉았다.“백정연 팀장님한테 병가서 제출했는데 못 보셨어요?”윤수철은 병가 얘기에 순간 말이 막혔다.“그렇게 아팠으면 집에 가 있었어야지.”윤하경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집에요? 집에 가서 뭐 하게요? 아버지랑 주미나 씨가 짜놓은 판에 제대로 끼워서 절 팔아넘기게요?”그의 표정이 굳었다.“제가 모를 줄 알았어요?”윤하경은 코웃음을 치며 천천히 일어섰고 윤수철을 똑바로 바라봤다.“전 정말 가끔 궁금해요. 저랑 윤하연중에 누가 진짜 친딸인가요?”윤수철은 이를 악물었지만 금세 평정을 가장하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네가 네 아빠인 나도 못 믿으면 어쩌자는 거냐?”“아버지를 믿어요?”윤하경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웃었다.“아버지 말을 믿었으면 전 지금쯤 여덟 번은 팔려 나갔을걸요?”윤수철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지만 드러난 진실에 당황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Read more
PREV
1
...
414243444546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