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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Author: 수박빙수
“도착했습니다.”

우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강현우는 짧게 대답한 뒤 응접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문을 열자마자 그 안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강현우를 보자마자 웃으며 일어났다.

“전 미리 알았죠. 강 대표님이 분명 절 만나줄 거라고.”

강현우는 아무 표정 없이 그와 마주한 소파에 앉아서 긴 다리를 꼬고 손가락으로 반지 장식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그래서. 어디서 봤다는 거지?”

남자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주 앉았다.

“강 대표님, 너무 급하신 거 아닙니까. 제가 봤다면 진짜로 본 겁니다.”

그러고는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다만...”

남자는 손가락 두 개를 비비며 웃었다.

“이 먼 길 달려와 이렇게 뵈었는데... 차비 정도는 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현우가 손짓했다.

곧 우지원이 서류 가방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탁자 위에 놓고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두툼하게 쌓인 현금이 가득했다.

남자는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눈빛이 탐욕으로 붉게 번졌다.

강현우는 천천히 말했다.

“여기, 4억.”

남자는 입맛을 다시며 가방을 힐끔 보더니 억지로 욕심을 누르고 다시 앉았다.

“이 돈은 확실히 적진 않죠. 하지만 제가 알기론... 그 사람은 강 대표님한테 꽤 중요한 존재 아닌가요? 4억으론 좀 부족하지 않겠어요?”

강현우의 눈매가 얕게 휘어졌고 비웃는 듯한 눈길을 우지원에게 던지자 우지원이 바로 앞으로 나서서 남자의 머리를 탁자에 꾹 눌러 박았다.

“좋게 말할 때 얌전히 해. 우리가 재롱이라도 구경하러 온 줄 알아?”

우지원은 강현우와는 다른 위압감이 있었다.

강현우는 절제된 고압감이라면 우지원은 진짜 거칠고 날 것 그대로였다.

“으악! 아아... 알았어요 알았어. 말할게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껄렁대던 남자는 순식간에 꼬리를 내렸다.

이 바닥에서 우지원한테 한 번 걸리면 어디가 남아날지 모른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우지원은 다시 한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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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8화

    남자는 그제야 눈치를 보며 서둘러 현금 가방을 들고 도망치듯 나갔다.우지원이 그를 문밖까지 배웅하고 돌아오자 손에 작은 쪽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대표님, 이 자식이 남기고 간 주소입니다.”강현우는 대답 없이 손에 쥐고 있던 사진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지만 본인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우지원이 슬쩍 사진을 보려다 강현우가 단숨에 그것을 집어넣는 바람에 멈췄다.“이 주소대로 사람 보내. 반드시 찾아야 해.”“알겠습니다. 바로 움직이겠습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강현우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우지원은 그의 등을 바라보며 짧게 혀를 찼다.“하... 또 저 눈빛이네.”그는 쪽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곤 별다른 말 없이 직원들을 불러 지시하러 나갔다....그 시각 강현우가 집에 돌아왔을 땐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윤하경은 침대 위에서 곤히 잠든 상태였다.아마도 다친 발목 때문인지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채 그대로 누워 잠든 듯했다.그녀의 침대 옆에 조용히 서서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던 강현우의 눈빛은 깊고 차가웠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묘한 연민이 스며 있었다.윤하경의 잠은 고요하지 않았고 작은 몸이 자꾸 뒤척였고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악몽을 꾸고 있는 듯했다.그녀의 입술이 떨리며 무의식중에 속삭였다.“오지 마... 날 건드리지 마...”강현우가 조금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가까이서 들으려는 순간 윤하경이 갑자기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강현우는 피할 틈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자기의 뺨에 꽝 하고 부딪혔다.전혀 계산되지 않은 사고였지만 꽤 묵직한 키스였다.깜짝 놀란 윤하경이 심장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언제 온 거예요? 아무 소리도 안 났는데...”강현우는 흐릿한 조명 아래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여기 내 집이야. 기억 안 나?”그러고는 그녀를 노려보듯 쳐다보며 덧붙였다.“그리고 넌... 의사 말 잊었냐?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9화

    윤하경은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짧게 대답하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그냥 거기 두세요.”“그럼 식사하신 뒤에 제가 다시 치우면 될까요?”“네.” 윤하경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심심한 마음에 휴대폰을 들고 이것저것 스크롤을 내렸다.그 순간, 알림창 하나가 튀어 올랐다.[속보! 강한 그룹 대표 열애설 폭로!]윤하경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강한 그룹 대표라면... 바로 강현우잖아? 열애설이라니? 혹시 강현우랑 박소희의 약혼 얘기라도 퍼진 건가?’무의식중에 알림을 눌렀고 기사 내용을 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사진 속 주인공은 박소희가 아니라 바로 자신과 강현우였다. 병원에 들어가던 그때 몰래 찍힌 사진이 그대로 기사에 실려 있었다.사진 속 강현우는 키가 크고 단정했으며 그녀를 인형처럼 안고 있는 모습이었고, 표정은 여유롭고 담담했다.다행히도 얼굴을 그의 가슴팍에 묻고 있었기에 정체가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그 장면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손가락으로 천천히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자 댓글 창엔 수만 개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헐, 강현우 저 체력 뭐야? 여자를 안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네.][그러니까요. 신이시여, 저 여자 대신 날 좀 안아주세요...][이 여자 누구죠? 강 대표가 누구 병원에 데려간 적 있었어요? 그것도 저렇게 포옹한 채로?][누군진 몰라도 감히 내 남편을 뺏다니... 정보 아시는 분 없나요?]그 아래엔 이미 누군가가 그녀의 정체를 추적 중이었다.윤하경은 얼굴을 살짝 찌푸린 채 페이지를 닫고 강현우와의 카카오톡 대화창을 열었다.지난번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녀는 한참 망설이다가 새로 메시지를 작성했다.하지만 막상 전송하려다 다시 손을 멈췄다.잠시 후 다시 기사 페이지를 열었는데 조금 전 그 기사는 감쪽같이 사라졌다.의아한 마음에 강현우의 이름을 직접 검색해봤지만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분명히 강현우 쪽에서 언론 대응을 한 거였다. 움직임 하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0화

    백정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슬기 씨가 그냥 윤 대표님 편 들어준 것뿐이에요. 회사엔 안 나오셨어도 업무는 다 제때 처리하셨다고요. 그런 말 한마디 했다고... 회장님이 바로 해고하셨어요.”백정연은 고개를 저었고 윤하경은 코웃음을 쳤다.윤수철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걸 대놓고 이마에 새겨놓은 수준이었다.이를 살짝 깨문 윤하경은 조용히 말했다.“슬기 씨한테 전화해서 다시 출근하라고 해요.”백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근데 회장님 쪽은 괜찮으시겠어요?”“그건 제가 말할게요.”윤하경이 막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윤수철이 저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진짜 말하면 꼭 나타나는 사람이었다.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는 조용히 몸을 돌려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윤수철도 따라 들어왔고 그의 얼굴은 침울하고 어두웠다.“그동안 어디 있었어? 부대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서야 되겠어?”목소리는 낮지만 압박이 가득했으나 윤하경은 그런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자에 당당히 앉았다.“백정연 팀장님한테 병가서 제출했는데 못 보셨어요?”윤수철은 병가 얘기에 순간 말이 막혔다.“그렇게 아팠으면 집에 가 있었어야지.”윤하경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집에요? 집에 가서 뭐 하게요? 아버지랑 주미나 씨가 짜놓은 판에 제대로 끼워서 절 팔아넘기게요?”그의 표정이 굳었다.“제가 모를 줄 알았어요?”윤하경은 코웃음을 치며 천천히 일어섰고 윤수철을 똑바로 바라봤다.“전 정말 가끔 궁금해요. 저랑 윤하연중에 누가 진짜 친딸인가요?”윤수철은 이를 악물었지만 금세 평정을 가장하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네가 네 아빠인 나도 못 믿으면 어쩌자는 거냐?”“아버지를 믿어요?”윤하경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웃었다.“아버지 말을 믿었으면 전 지금쯤 여덟 번은 팔려 나갔을걸요?”윤수철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지만 드러난 진실에 당황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1화

    [윤 대표님, 내일 오후에 뵙죠.]윤하경은 무심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전화번호는 낯선 번호였지만 마치 명령하듯 딱딱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녀는 별생각 없이 전화를 끊으려 했는데 그때 오건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잠깐 망설인 뒤 전화를 받자 익숙한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윤 대표님, 설마 계약 하나 체결했다고 저를 잊으신 건가요?”“무슨 말씀이세요. 요즘 일정이 좀 빠듯했을 뿐입니다.”갑인 입장에서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상대가 갑이면 결국 공손하게 모셔야 했다.오건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오늘 오후 시간 어떠세요? 마침 저도 여유가 좀 생겨서요.”윤하경도 남은 계약 조항들을 마무리해야 하루라도 빨리 편해질 테니까 굳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오후에 귀사로 찾아뵙겠습니다.”점심 식사를 마치고 윤하경은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팀원들과 함께 오건우의 회사로 향했고 대략 다섯, 여섯 명 정도 되는 규모였다.회사를 나서기 전 유리로 된 이사실 벽 너머로 윤수철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는 무표정하게 윤하경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입술을 다물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아무리 부녀 사이라 해도 지금의 눈빛은 그저 적대 그 자체였다.오건우의 회사 회의실.윤하경이 도착하자 오건우는 이미 회의실에 앉아 있었고 그녀를 보며 눈썹을 들어 올렸다.“윤 대표님, 정말 바쁘신가 봅니다. 제가 갑인데 이렇게 직접 재촉한 건 처음이네요.”차가운 말투였지만 어딘가 농담처럼도 들렸다. 오건우의 눈매는 매서우면서도 어딘가 매력적이었고 살짝 올라간 눈꼬리가 그녀를 집요하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러자 윤하경은 조금 민망해졌다.“요즘 일이 많다 보니 죄송합니다.”그녀는 준비해 온 자료를 오건우 앞에 건넸다.“여기 검토 부탁드립니다. 혹시 더 필요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오건우는 손을 뻗어 자료를 받아 들고 하나씩 훑어 내려갔다. 문서를 보던 중 그는 살짝 눈썹을 치켜세웠고 이어서 고개를 들어 윤하경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2화

    그 말에 윤하경은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고 창밖을 힐끔 보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우슬기가 눈치를 살폈는지 조용히 그녀 곁으로 다가와 속삭였다.“윤 대표님, 그냥 같이 가죠? 방금 계약도 마무리됐고 지금 빠지면 괜히 오 대표님 기분 상할 수도 있어요.”윤하경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냉랭하게 웃었다.“그러면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신 거 감사히 따를게요.”식사 자리에서 마무리하려 했던 자리가 오건우 쪽에서 조금 더 편하게 이야기 나누자며 2차를 제안했다.윤하경은 그 말이 탐탁지 않았지만 오건우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간 걸 보고는 어쩐지 거절하지 못했다.‘그냥 직장인들 회식일 뿐이야.’자꾸만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오건우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애썼다.“오 대표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안 갈 수 없죠.”오건우는 씩 웃으며 차 문을 열어주었다.“그럼 타시죠.”윤하경은 다 나은 건 아니지만 걸을 수는 있어도 아직 불편한 발목 때문에 차를 직접 몰지 않았고 잠깐 망설이다 차에 올랐다.다행히 이동 중 오건우는 별말 없이 핸드폰으로 뭔가를 처리하느라 조용했다.그 짧은 평화는 도착한 클럽에서 깨졌다.자리를 막 잡고 앉았을 무렵 윤하경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짐 빼갔네.]윤하경은 화면을 가만히 바라봤다. 아침에 보낸 메시지는 이미 무시당한 지 오래고 이제야 답장을 보내온 강현우였다‘고맙다는 말 하나 없이... 딱 저런 말만 하는 거야? 그래, 원래 저런 사람이었지.’윤하경은 간단히 답장을 보냈다.[네, 그동안 신세 졌어요. 고마워요.]한편, 클럽 한쪽.강현우는 조용히 휴대폰을 내려놓고 술을 들이켰다. 옆에 있던 배지훈이 슬쩍 그의 핸드폰 화면을 엿보다 말고 웃으며 물었다.“누구야? 연락 기다리는 여자라도 있어?”강현우는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시선조차 주지 않고 그저 술잔만 비웠다.배지훈은 그런 강현우를 보며 조용히 술잔을 채웠다.“야, 너 요즘 유럽에 사람까지 보내서 찾고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3화

    강현우가 비웃듯 배지훈을 흘겨봤고 눈빛에선 대놓고 웃기고 있네라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배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레 말했다.“아, 맞다. 너 이제 윤하경 있잖아. 딴 여잔 눈에도 안 들어오겠지?”강현우는 대답 대신 다시 술잔을 들이켰다. 평소에도 술을 잘 마시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빠른 페이스였다.몇 잔이 순식간에 그의 목을 타고 넘어가자, 평소 차가운 이목구비에 붉은 기운이 은근히 스며들었다.그때, 옆에 앉아 있던 배지훈이 갑자기 소리쳤다.“야, 이게 무슨 타이밍이냐. 딱 얘기만 하면 등장하네?”그는 시선을 한쪽으로 돌리며 말했다.“야, 저기 봐봐. 저 여자, 윤하경 아니야?”‘윤하경’이라는 이름에 강현우의 시선도 무의식적으로 따라갔다. 그리고 곧, 반대편 VIP석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하지만 그녀 옆에 앉아 있는 오건우도 함께 보였다. 그 장면에 강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더니 전화를 걸었다.윤하경은 막 클럽 소파에 앉은 참이었고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잠깐 고민하다 핸드폰을 들고 조용한 곳을 찾아 나섰다.결국 도착한 곳은 화장실이었고 전화를 받자마자, 그 특유의 낮고 약간 잠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어디야?”윤하경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이 사람, 술 마신 건가? 목소리가 왜 이래...’한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에서 자동으로 거짓말이 튀어나왔다.“방금 세수하고 이제 자려고요.”그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이미 겪어본 터였다. 예전에 회식 자리에서 그녀를 데려갔던 일도 있었고 지금 클럽에 있다는 걸 말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너무 잘 알았다.잠시 침묵이 흘렀고 강현우는 짧게 흥미로운 듯 되물었다.“그래?”그 말투에 윤하경은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만 이미 거짓말은 해버린 상황이라 지금 와서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네.”윤하경의 목소리까지 괜히 더 작아졌다. 그러자 강현우는 아주 쿨하게 말했다.“그래, 그럼 푹 자.”그리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뭐야.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4화

    그 말을 끝내자마자, 윤하경은 고개를 살짝 들어 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털어 넣었다.그런데 술이 다 넘어가기 전에, 손이 움찔, 살짝 떨렸다. 순간 손에서 미끄러진 잔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며 ‘탕’ 소리를 냈고 그녀의 시선은 멍하니 앞쪽을 향했다.그 자리, 소파 건너편엔 강현우가 서 있었다.윤하경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엔 희미한 웃음기까지 섞여 있었다.‘망했다!’강현우는 한쪽 눈썹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그녀를 바라봤고 뭔가 어이없다는 듯, 하지만 묘하게 흥미로워하는 눈빛이었다.윤하경이 잔뜩 얼어붙은 걸 보며 강현우는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왜 나 보니까 기분 안 좋은가 봐?”말투는 가벼웠지만 그 말끝엔 의도적으로 그녀와의 거리감이 묻어 있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윤하경은 시선을 내려다봤고 흰색 H라인 스커트 위로 술이 흥건하게 젖어 있는 걸 보곤 더더욱 난감해졌다.그녀는 당황해 얼른 티슈를 찾았지만 옆에 앉아 있던 오건우가 이미 먼저 티슈를 내밀었다.“일단 닦아요. 이따 옷 갈아입는 게 좋겠네요.”윤하경은 별생각 없이 티슈를 받아 다리에 묻은 술을 닦았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강현우의 눈빛이 이전보다 더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그 시선을 마주한 그녀는 얼떨결에 손에 든 티슈를 버리고 벌떡 일어섰다.“하하... 강 대표님, 여기서 뵙다니 정말 우연이네요.”‘아 진짜, 방금 전 그 말도 안 되는 거짓말한 내 입을 확 꿰매고 싶다...’그녀는 속으로 이를 갈았고 그에 비해 오건우는 여전히 여유로웠다.“강 대표님, 마침 뵌 김에 자리 같이하시죠. 한잔하시고 가시죠.”제발 거절하라고 제발 가라고... 윤하경은 속으로 기도했다.“좋죠.”하지만 강현우는 부드럽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 웃음은 보기엔 느긋했지만 윤하경 눈엔 그냥 무서워 보였다.강현우가 자리를 잡자마자, 배지훈도 언제 왔는지 그녀 옆에 앉았다. 그는 슬쩍 몸을 숙여, 그녀의 귀에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끝났어, 넌.”윤하경은 그를 째려봤다. 정말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5화

    윤하경은 클럽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큰길가에 서서 한참이나 택시를 잡으려 애썼다.이 동네는 사람은 많고 차는 적어, 택시 하나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그녀는 택시를 기다리는 내내 클럽 입구 쪽을 힐끔힐끔 돌아봤다. 혹시 강현우가 쫓아 나오는 건 아닐까, 긴장에 뒷목까지 서늘했다.다행히도, 한 대의 택시가 그녀 앞에 멈췄고 강현우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윤하경은 얼른 차에 올라탔고 주소를 말한 뒤, 긴 숨을 내쉬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그런데 차가 얼마 가지 않았을 때였다. 운전기사가 룸미러로 슬쩍 뒤를 살피며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좁은 골목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던 기억이 떠올라, 윤하경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왜 그러시죠?”그녀는 무심한 척 물으며 슬그머니 가방 속으로 손을 넣었다. 그 안에는 언제든 꺼낼 수 있는 호신용 전기충격기와 페퍼 스프레이가 들어 있었다.운전기사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걱정하지 마요. 난 아가씨를 쳐다본 게 아니고요, 뒤에 이상한 차가 계속 붙어서 말이에요.”“뒤에요?” 윤하경은 무심코 뒤를 돌아보자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익숙한 검은색 차량이 일정한 거리로 따라오고 있었고 그 차는 강현우의 차였다. 수없이 타봤던 그 차를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아저씨, 좀 빨리 가주세요.” 도망가야 한다는 본능적인 위기감이 그녀를 덮쳤다.운전기사는 놀란 듯 거울로 그녀를 다시 쳐다봤다. 그의 머릿속에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는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페달을 밟았다.“혹시 저 사람... 스토커예요?”“음, 비슷해요.” 윤하경은 애매하게 대답하며 시선을 피했다.운전기사는 금세 정의감으로 가득 찬 얼굴이 되어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그 자식 확 따돌려 줄게요.”그러더니 잠시 뒤,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경찰서로 갈까요?”윤하경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려던 순간, 강현우의 차가 속도를 올려 그녀의 차 옆으로 바짝 붙었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 익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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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71화

    “말해, 강현우가 데려온 그 여자 어디 갔어?”이명한의 목소리는 급박했다. 마치 윤하경을 찾아야 자신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절박한 기세였다.이때 노한성은 그를 흘끗 쳐다보며 대답했다.“몰라요.”이명한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앞발로 노한성의 가슴을 차버렸다.“너, 이 새끼! 말 안 할 거야? 그 여자 내놔, 그러면 네 목숨은 살려줄게! 안 그러면...”윤하경은 노한성을 걱정하며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옷장 틈새로 조심스럽게 밖을 내다보았다.그렇게 보니 노한성이 무릎을 꿇고 묶여 있는 모습이 보였고 그의 몸에는 총알이 박혀 있는 것 같았다.그 순간, 이명한은 총을 그의 머리에 대고 위협했다.“말하면 돈 줄게. 10억 어때?”노한성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그 순박해 보이는 얼굴에 이명한에 대한 경멸이 가득했다.“필요 없어요.”윤하경은 입술을 깨물며 머릿속에서 빠르게 생각을 돌렸다.이명한이 이렇게 급히 찾는다는 건, 강현우가 밖에서 유리한 상황을 차지했다는 뜻이다. 아마 자신을 찾은 뒤, 강현우를 위협하려 할 거라는 생각에 윤하경은 조금 안심이 됐다.하지만 밖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그녀의 마음을 더 졸여왔다.“필요 없다고? 하하, 좋아. 그럼 죽어!”이명한은 총을 들고 노한성의 머리를 겨누며 말했다.그러자 순식간에 윤하경은 총을 들어 이명한을 겨냥했다.탕!이명한은 잠시 얼떨떨해하며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옷장 안에 있어. 저년 끌어내! 젠장!”그는 윤하경에게 맞은 다리를 움켜잡으며 욕을 했다.윤하경은 옷장으로 다가오는 두 명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지금은 더 이상 많은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고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이길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윤하경의 총알은 한정적이었고 그녀는 총을 잘 다루지 못했다. 방금 이명한에게 맞춘 총알도 운이 좋았던 것이었다.결국 윤하경은 옷장에서 끌려 나왔고 이명한은 다리가 절며 그녀에게 다가와서 얼굴을 한 대 쳤다.“젠장, 결국 너한테 당하다니.”윤하경은 얼굴을 살짝 비켰다. 노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70화

    윤하경은 강현우가 나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긴장을 풀었고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강현우가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윤하경은 그를 불렀다.“강현우.”이번에는 ‘강 대표님’이 아니라 그냥 이름을 부르자 강현우가 돌아보며 윤하경을 바라보았다.윤하경은 입술을 약간 떨며 말했다.“조심하세요.”강현우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심심하면 씻고 기다려도 돼.”윤하경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구었고 강현우는 다시 노한성에게 말하며 지시를 내렸다.“여기 있어.”노한성은 강현우의 지시를 받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강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강현우는 더 이상 말없이 총을 들고 노한성과 함께 문을 열고 나갔다. 윤하경은 그들이 나가는 모습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문이 갑자기 꽝 하고 닫혔다.“강 대표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돌아오기 전까지 이 방에서 나가지 마세요.”윤하경은 아무 말 없이 노한성을 한 번 보고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손에 쥔 총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총에서 강현우의 온기가 느껴져 그녀는 긴장한 나머지 손이 땀에 젖었다.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전에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몰랐지만 지금 그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시간이 가는 게 너무나도 느리게만 느껴졌다.얼마나 시간이 흐른 건지, 그녀는 문을 지키고 서 있는 노한성에게 물었다.“간 지 얼마나 됐죠? 왜 아직도 안 돌아오죠?”노한성은 머리도 돌리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모르겠습니다.”윤하경은 그 대답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몸을 일으켜 창문 밖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관광객 몇 명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만 보일 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시간은 계속 지나갔고 강현우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윤하경은 점점 더 불안해지며 다시 노한성에게 물었다.“두 시간 넘게 나갔어요.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노한성은 여전히 단호하게 대답했다.“그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9화

    윤하경은 순간 굴욕적인 기분이 들었다.강현우가 이렇게 태연하게 반응하니 아까 자기가 의도적으로 이명한을 떠보려 한 모습이 너무 서투르게 느껴졌다.강현우는 대답도 없이 문 쪽을 강하게 응시했고 그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지더니 윤하경의 볼을 살짝 두드리며 낮게 웃었다.“얌전히 있어. 지금은 네가 죽는 거 아까워.”그가 말을 끝내자마자 문이 열리며 노한성과 용천수가 급히 안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 모두 얼굴이 굳어 있었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강 대표님. 아래층에서 무장한 사람들 일곱, 여덟 정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보아하니 전부 실력 있는 놈들입니다.”강현우는 가볍게 대답만 한 뒤 침대 앞으로 걸어가 침대 밑을 손으로 밀었다.그러고는 익숙한 손길로 검은 상자를 꺼내 뚜껑을 열었다.그 안에는 다양한 총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고 종류도 각양각색이었다. 이 광경을 본 윤하경은, 강현우가 이 모든 걸 미리 준비해 왔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며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도, 이런 데 데려와선 같이 말려들게 만든 이 상황이 괘씸했다.하지만 지금은 목숨이 먼저라 따지고 들 수도 없었다.강현우는 빠르게 총을 조립하고 장전까지 마치더니 고개를 돌려 물었다.“총 쏠 줄 알아?”윤하경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놀이공원 물총 말고는 쏴본 적 없는데.”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보고 피식 웃더니 천천히 그녀의 손을 잡고 총을 쥐여주었다.그러고는 그녀의 손을 이끌어 방문 쪽으로 겨눴다.그의 온기가 얇은 셔츠를 타고 전해지자, 이미 긴장으로 열 오른 윤하경의 몸은 더욱 뜨거워졌고 손바닥엔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문 열어.”강현우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리자 노한성이 바로 반응하며 문을 열었다.그러자마자 몇 명의 무장한 남자들이 방 안으로 돌진해 들어왔다.윤하경은 그 순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강현우는 그녀의 손을 붙든 채, 정확히 방아쇠를 당겼다.그의 사격 실력은 타고난 듯했고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8화

    이명한은 잠시 멈칫하더니 바로 잔을 받지 않고 주춤한 모습이었다.그가 망설이는 걸 본 윤하경은 오히려 더 싱긋 웃었다. 원래도 예쁜 얼굴에 살짝 올라간 입꼬리, 웃는 눈빛까지 더해지니 마치 보는 사람을 홀리는 듯했다.윤하경은 부드럽게 잔을 이명한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제가 동생 되는 입장에서 드리는 술인데 이건 거절하시면 안 되죠.”그 말투도 어찌나 다정하고 나긋나긋한지, 웬만한 남자라면 한마디면 바로 녹아버릴 정도였다. 하물며 평소 여자와 술에 약한 이명한은 속이 간질거릴 정도로 흔들렸다.만약 강현우만 아니었다면 이 정도 미모면 한 번쯤 건드려보고 싶은 여자였다.이명한은 술잔을 내려다보며 표정이 복잡해졌고 그가 선뜻 마시지 않는 걸 보며 윤하경은 확신했다.‘이 술에 분명히 뭔가 있네.’강현우가 데려온 사람은 몇 명 안 되고 지금 상황상 이곳엔 이명한 쪽 사람들이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무턱대고 맞서봤자 당해낼 수 없다는 걸 윤하경은 직감했기에 정면충돌보다는 머리를 써야 했다.잠깐 망설이던 윤하경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 고개를 돌려 강현우를 바라봤다.“현우 씨, 이명한 대표가 저를 싫어하시나 봐요. 첫 만남인데 술도 안 받아주시네요.”말은 투정처럼 했지만 목소리는 부드럽고 눈빛에는 진심인 듯 서운함이 묻어났다.이명한은 당황한 듯 강현우를 바라봤다. 뭔가 핑계를 대려던 찰나, 강현우가 희뿌연 시가 연기 사이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설마 이 대표님 제 여자 친구가 주는 술을 무시하겠다는 건 아니겠죠?”강현우의 말투는 느긋했지만 그 말 속엔 분명히 날이 서 있었고 표정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이명한은 속으로 이를 악물다가 결국 잔을 들긴 했지만 손이 떨리는지 술이 와르르 쏟아졌다.그는 일부러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이고 이게 나이 먹으니까 손도 말을 안 듣네. 몇 년 전에 다친 데가 요즘 다시 아파서 말이야. 강 대표, 내가 옷 좀 갈아입고 올게. 식사 끝나고 다시 이야기하지.”강현우는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7화

    회의실은 바로 한 층 아래에 있었다.멀지 않은 거리였고 이 두 층 전체가 사적인 구역이거나 VIP 전용 구역처럼 보였다.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아래층처럼 시끄럽지도 않아 조용했다.노한성이 윤하경을 데리고 회의실 앞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도 문 앞에 몇몇 경호원들이 버티고 있는 게 눈에 띄었고 딱 봐도 보통 상대는 아닌 분위기였다.윤하경은 순간 멈칫하며 회의실 쪽으로 향했지만 문에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다가와 그녀를 막아섰다.“여긴 출입 금지입니다. 당장 돌아가세요.”그의 말투도 거칠고 눈빛도 매서웠다.이때 입을 열려던 윤하경보다 먼저, 뒤에 서 있던 노한성이 앞으로 나섰다.“이분은 저희 강 대표님과 함께 오신 분입니다. 강 대표님을 뵈러 오셨어요.”평소 윤하경 앞에서는 어딘가 순해 보였던 노한성이었지만 외부인을 상대할 때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덩치도 크고 말투도 단호해서 꽤 위압감이 있었다.상대는 그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잠깐만요. 안에 가서 말씀드릴게요.”그러고는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나온 그는 윤하경에게 말했다.“강 대표님께서 들어오시라고 하셨어요.”노한성도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그 남자는 다시 팔을 벌려 그를 막아섰다.“당신은 안 됩니다. 밖에서 기다리세요.”윤하경은 다시 뒤를 돌아 노한성을 바라봤고 불길한 기운이 서서히 밀려왔다.저 사람들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면 강현우가 데리고 온 사람 수로는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었다.손끝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끼며 마음을 다잡고 윤하경은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회의실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소규모 접견실처럼 꾸며져 있었고 조명은 어둡고 창문도 없어 공간 전체가 은밀한 분위기를 풍겼다.강현우는 혼자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있었고 한 손에 시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마치 협상이나 회의보다는 여유롭게 담배를 즐기는 한가한 사람처럼 보였다.윤하경이 들어서자 강현우는 시선을 들며 손짓했다.“이리 와봐.”윤하경은 그의 옆으로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6화

    “조금만 더 빨리 걸어주세요.” 노한성은 무표정하게 말했지만 그 모습이 꽤 무섭게 느껴졌다.“네.”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장실을 향해 가는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던 중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이 사장님,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걱정하지 마세요. 이전에 강현우가 약속한 것에다 30%를 더 드릴게요.”“하하... 너희 형제끼리의 일이니까 내가 뭐라 할 수 있겠냐? 사람은 내가 데려왔으니 그 후 일은 내가 관여하지 않겠지만 만약 약속한 만큼 주지 않으면 현석 씨가 이 배에서 어떻게 내려야 할지 잘 생각해 봐.”강현석의 이름을 듣자, 윤하경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그림자 속에 숨어서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사실 그녀는 갑판에서 강현석을 잠깐 봤었지만 자신이 착각했겠거니 생각했었다.그는 강현우와 항상 사이가 좋지 않았고 강현우이 다니는 이 지역에 그가 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여기 왔고 이명한과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다.윤하경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두 사람이 강현우에게 나쁜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강현우가 별로 마음에 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윤하경은 그가 위험에 처하면 자신도 다치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여기서 무슨 일이 생기면 정말로 바다에 던져서 상어 밥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대화는 점점 멀어져서 윤하경은 조용히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밖에서 노한성의 목소리가 들렸다.“하경 씨, 어디 계세요?”“쉿!” 윤하경은 화가 나서 빠르게 나가면서 그의 얼굴을 노려보았다.그녀는 화장실 쪽을 살펴보며 그쪽에도 갑판으로 통하는 통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노한성은 윤하경이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화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제 나오자마자 변했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그는 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윤하경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 것을 봤다.“돌아가세요. 강 대표님께 할 말이 있어요.”두 사람은 방에 들어갔지만 강현석은 없었다.“사람은요?”노한성은 입술을 꽉 다물고 대답했다.“아마 이명한 대표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5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윤하경은 강현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매우 진지했고 윤하경은 그가 장난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알았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강현우 옆에 가만히 서 있었다.이때 이명한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강 대표, 긴 여행에 피곤할 텐데 데 우선 방에서 좀 쉬어. 나중에 회의실에서 자세히 이야기해.”강현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대답했다.“네.”그 말이 끝나자 강현우는 윤하경의 어깨를 감싸며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엘리베이터는 결국 꼭대기 층에서 멈췄고 방에 들어가자 강현우는 손으로 넥타이를 풀며 욕실로 들어갔다.윤하경은 거대한 창문 앞에 앉아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강현우가 나오자, 그녀는 마치 작은 고양이처럼 창문 앞에 웅크리고 있었다.“뭐 보고 있었어?”윤하경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방금 샤워를 마친 듯, 머리가 젖은 채로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이마에 흘러내려 있었다.평소의 차가운 모습과는 달리, 조금 더 부드러워 보였고 윤하경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물었다.“왜 나를 여기 데려온 거예요?”강현우는 위에서 아래로 윤하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작고 앙증맞은 그녀가 고개를 쳐들고 그를 바라볼 때,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바다처럼 파랗게 빛났다.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대답했다.“여기 데려온 이유? 너를 바다에 던져서 상어에게 먹히게 하려고.”“...”강현우는 처음에 자신이 윤하경을 데려온 이유는 힐링을 위한 여행이라고 말했지만 윤하경은 그가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그런 걸 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냥 자신을 여기 데려온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윤하경은 이제는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윤하경은 아무 말도 없이 대신 창밖을 바라보며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고래 떼를 보았다.때때로 한 마리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기도 했고 그 모습은 정말로 장관이었다.윤하경은 고래를 다시 한번 강현우에게 보여주려고 돌아섰지만 그가 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4화

    윤하경은 강현우의 말을 듣고 바로 그의 손을 놓았다.“아니요.”강현우는 그녀가 마치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움찔하는 모습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잠깐 나갔다 올게. 조금만 기다려.”윤하경은 침대에 파묻혀 이불을 꼭 쥐고 몸을 웅크리며 말했다.“저한테 보고할 필요 없어요.”윤하경은 그 말이 끝나자 이불로 얼굴을 감싸버렸다.그리고 강현우가 나가는 발소리를 들으면서 그녀는 이불 속에서 한 번 문 쪽을 힐끗 바라봤다.이제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방금 전 강현우에게 정신적으로 피곤해지기도 했기에, 사실 자고 싶었지만 눈을 감으려 해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바다에서 놀아본 적이 있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도 요트 위에서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배는 거세게 흔들리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드디어 잠이 들었다.얼마 후, 누군가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며 깨웠다.윤하경은 흐릿하게 눈을 뜬 뒤, 속이 불편해 몸을 숙여 몇 번 토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이럴 거면 좀 더 버텼으면 좋았을 텐데.” 강현우는 혀를 찬 소리와 함께 말했지만 불쾌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윤하경은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다 현우 씨 때문이에요. 제가 멀미약을 안 챙겼잖아요. 미리 말해주지 않으셨고.”지금 윤하경은 피곤하고 약간 힘이 빠져서 목소리도 아주 부드럽고 약하게 나왔다.그렇게 강현우와 오랜 시간 지내온 만큼, 그녀는 강현우의 경계를 잘 알고 있었다.자신이 그의 선을 넘지 않으면 강현우는 그래도 꽤 참을성을 갖고 있었고 오히려 그런 모습을 즐기는 듯 보였다.강현우는 윤하경을 보며 손끝으로 그녀의 턱을 가볍게 쥐고 웃었다.“입은 살아있네.”강현우는 말을 마치고 일어서더니 몇 분 후, 그는 작은 약병을 들고 돌아왔다.“이 약 먹어.” 그는 물 한 컵을 건네며 윤하경에게 약을 주자 그녀는 잠시 놀랐다. 늘 차갑던 강현우가 이렇게 윤하경을 배려하다니.‘웬일이야.’강현우는 윤하경이 약을 안 먹고 있는 것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63화

    윤하경은 잠시 멈칫하고 침대에서 고개를 돌려 이불 속에서 두 눈만 살짝 비췄다.강현우가 말을 시작하자, 윤하경은 급하게 이불을 꼭 쥐고 말했다.“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강현우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일어나서 더러워진 셔츠를 벗더니 윤하경의 침대 앞에 다가가 이불을 걷어냈다.윤하경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넓게 펼쳐진 머리카락이 하얀 베개 위에 흩어져 있어 그녀의 작은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강현우는 몸을 기울여 윤하경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턱을 가볍게 쥐며 물었다.“이렇게 오랫동안 구경만 했으니 나한테 입장료를 좀 내는 게 낫지 않겠어?”윤하경은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저랑은 무슨 관계가 있죠?” 그녀는 억울한 듯 얼굴에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그 여자한테 현우 씨를 유혹하라고 명령한 건 아니잖아요.”사실 윤하경은 처음에는 정말로 그 장면을 직접 보고 무슨 리얼리티 쇼라도 볼 것처럼 기대했었다.얼굴이 참 작고 귀여웠고 그 여자의 부드럽고 매혹적인 목소리 또한 매력적이었다.강현우를 포함한 모든 남자가 유혹에 넘어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후반부의 전개는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강현우는 윤하경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정말 상관없어?”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도대체 상관없는지 있는지 알려줄게.”그 말이 끝나자, 강현우는 침대에 가까이 다가가 그녀에게 덮쳤다.윤하경은 당황스럽게 생각하며 뭐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 전에 강현우의 입술이 이미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비행기 내부는 널찍했지만 윤하경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기내 문밖에는 두 명의 경호원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강현우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애썼다....비행기에서 씻고 나온 후, 윤하경은 강현우를 따라 비행기에서 내려갔다.비행기 안의 침대는 집처럼 편안하지 않았고 격렬한 ‘운동’ 탓에 허리가 너무 아팠다.하지만 강현우는 전혀 피곤하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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