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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Penulis: 수박빙수
윤하경은 강현우 품에 꼭 안긴 채 병원으로 들어갔다.

얼굴은 끝까지 그의 가슴팍에 파묻은 채 혹시라도 누가 알아볼까 하는 듯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한 번 훑어보더니 살짝 비웃듯 말했다.

“왜, 내가 안고 있는 게 그렇게 창피해?”

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런 건 아니고... 혹시 폐 끼칠까 봐. 누가 사진이라도 찍으면 내일 당장 기사 나겠죠. 이런 모습 찍히면 나중에 여동생이라고 해명이라도 하셔야 할지도 몰라서요.”

나름 배려심 가득한 말투였지만 강현우의 반응은 딱히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현우의 턱선이 딱 굳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이런 말 하는 걸 보니 입은 아직 덜 다친 모양이지.”

말투는 가볍지만 묘하게 날카로웠다.

윤하경은 그제야 입을 닫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굳이 그와 말싸움할 기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몇 분 뒤 강현우는 그녀를 진료실 앞에 조심히 내려놓았고 의사가 간단히 살펴본 후 말했다.

“다른 데는 문제 없고 발목이 삐었네요. 며칠은 푹 쉬셔야겠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던 강현우를 돌아보며 웃었다.

“여자 친구분 잘 챙기셔야겠어요.”

윤하경은 순간 손을 들어 해명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강현우가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의할 점은요?”

의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둘을 한 번씩 보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간은 격한 활동은 삼가셔야 해요. 잠자리도 포함해서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해요.”

윤하경은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으나 강현우는 여전히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근데... 못 참으면?”

“...”

그 순간 윤하경은 진심으로 땅속에 숨고 싶었다.

‘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이야.’

의사 역시 말을 잃고 안경을 고쳐 썼다.

“참으셔야죠. 반드시요.”

강현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윤하경을 돌아보았다.

“들었지? 못 참아도 참으래.”

의사의 이상한 시선이 곧장 윤하경에게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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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e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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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숙
멏회 이며 매일 보내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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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숙
재미있는데 몇부작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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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우가 비웃듯 배지훈을 흘겨봤고 눈빛에선 대놓고 웃기고 있네라는 말이 들릴 정도였다.배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레 말했다.“아, 맞다. 너 이제 윤하경 있잖아. 딴 여잔 눈에도 안 들어오겠지?”강현우는 대답 대신 다시 술잔을 들이켰다. 평소에도 술을 잘 마시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빠른 페이스였다.몇 잔이 순식간에 그의 목을 타고 넘어가자, 평소 차가운 이목구비에 붉은 기운이 은근히 스며들었다.그때, 옆에 앉아 있던 배지훈이 갑자기 소리쳤다.“야, 이게 무슨 타이밍이냐. 딱 얘기만 하면 등장하네?”그는 시선을 한쪽으로 돌리며 말했다.“야, 저기 봐봐. 저 여자, 윤하경 아니야?”‘윤하경’이라는 이름에 강현우의 시선도 무의식적으로 따라갔다. 그리고 곧, 반대편 VIP석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하지만 그녀 옆에 앉아 있는 오건우도 함께 보였다. 그 장면에 강현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더니 전화를 걸었다.윤하경은 막 클럽 소파에 앉은 참이었고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잠깐 고민하다 핸드폰을 들고 조용한 곳을 찾아 나섰다.결국 도착한 곳은 화장실이었고 전화를 받자마자, 그 특유의 낮고 약간 잠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어디야?”윤하경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이 사람, 술 마신 건가? 목소리가 왜 이래...’한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입에서 자동으로 거짓말이 튀어나왔다.“방금 세수하고 이제 자려고요.”그가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이미 겪어본 터였다. 예전에 회식 자리에서 그녀를 데려갔던 일도 있었고 지금 클럽에 있다는 걸 말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너무 잘 알았다.잠시 침묵이 흘렀고 강현우는 짧게 흥미로운 듯 되물었다.“그래?”그 말투에 윤하경은 괜히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만 이미 거짓말은 해버린 상황이라 지금 와서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네.”윤하경의 목소리까지 괜히 더 작아졌다. 그러자 강현우는 아주 쿨하게 말했다.“그래, 그럼 푹 자.”그리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뭐야.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2화

    그 말에 윤하경은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고 창밖을 힐끔 보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우슬기가 눈치를 살폈는지 조용히 그녀 곁으로 다가와 속삭였다.“윤 대표님, 그냥 같이 가죠? 방금 계약도 마무리됐고 지금 빠지면 괜히 오 대표님 기분 상할 수도 있어요.”윤하경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냉랭하게 웃었다.“그러면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신 거 감사히 따를게요.”식사 자리에서 마무리하려 했던 자리가 오건우 쪽에서 조금 더 편하게 이야기 나누자며 2차를 제안했다.윤하경은 그 말이 탐탁지 않았지만 오건우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간 걸 보고는 어쩐지 거절하지 못했다.‘그냥 직장인들 회식일 뿐이야.’자꾸만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오건우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애썼다.“오 대표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안 갈 수 없죠.”오건우는 씩 웃으며 차 문을 열어주었다.“그럼 타시죠.”윤하경은 다 나은 건 아니지만 걸을 수는 있어도 아직 불편한 발목 때문에 차를 직접 몰지 않았고 잠깐 망설이다 차에 올랐다.다행히 이동 중 오건우는 별말 없이 핸드폰으로 뭔가를 처리하느라 조용했다.그 짧은 평화는 도착한 클럽에서 깨졌다.자리를 막 잡고 앉았을 무렵 윤하경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짐 빼갔네.]윤하경은 화면을 가만히 바라봤다. 아침에 보낸 메시지는 이미 무시당한 지 오래고 이제야 답장을 보내온 강현우였다‘고맙다는 말 하나 없이... 딱 저런 말만 하는 거야? 그래, 원래 저런 사람이었지.’윤하경은 간단히 답장을 보냈다.[네, 그동안 신세 졌어요. 고마워요.]한편, 클럽 한쪽.강현우는 조용히 휴대폰을 내려놓고 술을 들이켰다. 옆에 있던 배지훈이 슬쩍 그의 핸드폰 화면을 엿보다 말고 웃으며 물었다.“누구야? 연락 기다리는 여자라도 있어?”강현우는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시선조차 주지 않고 그저 술잔만 비웠다.배지훈은 그런 강현우를 보며 조용히 술잔을 채웠다.“야, 너 요즘 유럽에 사람까지 보내서 찾고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1화

    [윤 대표님, 내일 오후에 뵙죠.]윤하경은 무심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전화번호는 낯선 번호였지만 마치 명령하듯 딱딱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녀는 별생각 없이 전화를 끊으려 했는데 그때 오건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잠깐 망설인 뒤 전화를 받자 익숙한 차가운 음성이 들려왔다.“윤 대표님, 설마 계약 하나 체결했다고 저를 잊으신 건가요?”“무슨 말씀이세요. 요즘 일정이 좀 빠듯했을 뿐입니다.”갑인 입장에서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상대가 갑이면 결국 공손하게 모셔야 했다.오건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오늘 오후 시간 어떠세요? 마침 저도 여유가 좀 생겨서요.”윤하경도 남은 계약 조항들을 마무리해야 하루라도 빨리 편해질 테니까 굳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오후에 귀사로 찾아뵙겠습니다.”점심 식사를 마치고 윤하경은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팀원들과 함께 오건우의 회사로 향했고 대략 다섯, 여섯 명 정도 되는 규모였다.회사를 나서기 전 유리로 된 이사실 벽 너머로 윤수철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는 무표정하게 윤하경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입술을 다물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아무리 부녀 사이라 해도 지금의 눈빛은 그저 적대 그 자체였다.오건우의 회사 회의실.윤하경이 도착하자 오건우는 이미 회의실에 앉아 있었고 그녀를 보며 눈썹을 들어 올렸다.“윤 대표님, 정말 바쁘신가 봅니다. 제가 갑인데 이렇게 직접 재촉한 건 처음이네요.”차가운 말투였지만 어딘가 농담처럼도 들렸다. 오건우의 눈매는 매서우면서도 어딘가 매력적이었고 살짝 올라간 눈꼬리가 그녀를 집요하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러자 윤하경은 조금 민망해졌다.“요즘 일이 많다 보니 죄송합니다.”그녀는 준비해 온 자료를 오건우 앞에 건넸다.“여기 검토 부탁드립니다. 혹시 더 필요하신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오건우는 손을 뻗어 자료를 받아 들고 하나씩 훑어 내려갔다. 문서를 보던 중 그는 살짝 눈썹을 치켜세웠고 이어서 고개를 들어 윤하경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40화

    백정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슬기 씨가 그냥 윤 대표님 편 들어준 것뿐이에요. 회사엔 안 나오셨어도 업무는 다 제때 처리하셨다고요. 그런 말 한마디 했다고... 회장님이 바로 해고하셨어요.”백정연은 고개를 저었고 윤하경은 코웃음을 쳤다.윤수철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걸 대놓고 이마에 새겨놓은 수준이었다.이를 살짝 깨문 윤하경은 조용히 말했다.“슬기 씨한테 전화해서 다시 출근하라고 해요.”백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근데 회장님 쪽은 괜찮으시겠어요?”“그건 제가 말할게요.”윤하경이 막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윤수철이 저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진짜 말하면 꼭 나타나는 사람이었다.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는 조용히 몸을 돌려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윤수철도 따라 들어왔고 그의 얼굴은 침울하고 어두웠다.“그동안 어디 있었어? 부대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서야 되겠어?”목소리는 낮지만 압박이 가득했으나 윤하경은 그런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자에 당당히 앉았다.“백정연 팀장님한테 병가서 제출했는데 못 보셨어요?”윤수철은 병가 얘기에 순간 말이 막혔다.“그렇게 아팠으면 집에 가 있었어야지.”윤하경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집에요? 집에 가서 뭐 하게요? 아버지랑 주미나 씨가 짜놓은 판에 제대로 끼워서 절 팔아넘기게요?”그의 표정이 굳었다.“제가 모를 줄 알았어요?”윤하경은 코웃음을 치며 천천히 일어섰고 윤수철을 똑바로 바라봤다.“전 정말 가끔 궁금해요. 저랑 윤하연중에 누가 진짜 친딸인가요?”윤수철은 이를 악물었지만 금세 평정을 가장하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네가 네 아빠인 나도 못 믿으면 어쩌자는 거냐?”“아버지를 믿어요?”윤하경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웃었다.“아버지 말을 믿었으면 전 지금쯤 여덟 번은 팔려 나갔을걸요?”윤수철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지만 드러난 진실에 당황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9화

    윤하경은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져 짧게 대답하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그냥 거기 두세요.”“그럼 식사하신 뒤에 제가 다시 치우면 될까요?”“네.” 윤하경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심심한 마음에 휴대폰을 들고 이것저것 스크롤을 내렸다.그 순간, 알림창 하나가 튀어 올랐다.[속보! 강한 그룹 대표 열애설 폭로!]윤하경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강한 그룹 대표라면... 바로 강현우잖아? 열애설이라니? 혹시 강현우랑 박소희의 약혼 얘기라도 퍼진 건가?’무의식중에 알림을 눌렀고 기사 내용을 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사진 속 주인공은 박소희가 아니라 바로 자신과 강현우였다. 병원에 들어가던 그때 몰래 찍힌 사진이 그대로 기사에 실려 있었다.사진 속 강현우는 키가 크고 단정했으며 그녀를 인형처럼 안고 있는 모습이었고, 표정은 여유롭고 담담했다.다행히도 얼굴을 그의 가슴팍에 묻고 있었기에 정체가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그 장면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손가락으로 천천히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자 댓글 창엔 수만 개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헐, 강현우 저 체력 뭐야? 여자를 안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네.][그러니까요. 신이시여, 저 여자 대신 날 좀 안아주세요...][이 여자 누구죠? 강 대표가 누구 병원에 데려간 적 있었어요? 그것도 저렇게 포옹한 채로?][누군진 몰라도 감히 내 남편을 뺏다니... 정보 아시는 분 없나요?]그 아래엔 이미 누군가가 그녀의 정체를 추적 중이었다.윤하경은 얼굴을 살짝 찌푸린 채 페이지를 닫고 강현우와의 카카오톡 대화창을 열었다.지난번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녀는 한참 망설이다가 새로 메시지를 작성했다.하지만 막상 전송하려다 다시 손을 멈췄다.잠시 후 다시 기사 페이지를 열었는데 조금 전 그 기사는 감쪽같이 사라졌다.의아한 마음에 강현우의 이름을 직접 검색해봤지만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뜨지 않았다.분명히 강현우 쪽에서 언론 대응을 한 거였다. 움직임 하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8화

    남자는 그제야 눈치를 보며 서둘러 현금 가방을 들고 도망치듯 나갔다.우지원이 그를 문밖까지 배웅하고 돌아오자 손에 작은 쪽지 하나를 들고 있었다.“대표님, 이 자식이 남기고 간 주소입니다.”강현우는 대답 없이 손에 쥐고 있던 사진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지만 본인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눈치였다.우지원이 슬쩍 사진을 보려다 강현우가 단숨에 그것을 집어넣는 바람에 멈췄다.“이 주소대로 사람 보내. 반드시 찾아야 해.”“알겠습니다. 바로 움직이겠습니다.”그 말이 끝나자마자 강현우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우지원은 그의 등을 바라보며 짧게 혀를 찼다.“하... 또 저 눈빛이네.”그는 쪽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곤 별다른 말 없이 직원들을 불러 지시하러 나갔다....그 시각 강현우가 집에 돌아왔을 땐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윤하경은 침대 위에서 곤히 잠든 상태였다.아마도 다친 발목 때문인지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채 그대로 누워 잠든 듯했다.그녀의 침대 옆에 조용히 서서 잠든 얼굴을 내려다보던 강현우의 눈빛은 깊고 차가웠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묘한 연민이 스며 있었다.윤하경의 잠은 고요하지 않았고 작은 몸이 자꾸 뒤척였고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악몽을 꾸고 있는 듯했다.그녀의 입술이 떨리며 무의식중에 속삭였다.“오지 마... 날 건드리지 마...”강현우가 조금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가까이서 들으려는 순간 윤하경이 갑자기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강현우는 피할 틈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자기의 뺨에 꽝 하고 부딪혔다.전혀 계산되지 않은 사고였지만 꽤 묵직한 키스였다.깜짝 놀란 윤하경이 심장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언제 온 거예요? 아무 소리도 안 났는데...”강현우는 흐릿한 조명 아래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여기 내 집이야. 기억 안 나?”그러고는 그녀를 노려보듯 쳐다보며 덧붙였다.“그리고 넌... 의사 말 잊었냐?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7화

    “도착했습니다.”우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강현우는 짧게 대답한 뒤 응접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문을 열자마자 그 안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남자는 강현우를 보자마자 웃으며 일어났다.“전 미리 알았죠. 강 대표님이 분명 절 만나줄 거라고.”강현우는 아무 표정 없이 그와 마주한 소파에 앉아서 긴 다리를 꼬고 손가락으로 반지 장식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그래서. 어디서 봤다는 거지?”남자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주 앉았다.“강 대표님, 너무 급하신 거 아닙니까. 제가 봤다면 진짜로 본 겁니다.”그러고는 가방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다만...”남자는 손가락 두 개를 비비며 웃었다.“이 먼 길 달려와 이렇게 뵈었는데... 차비 정도는 좀...”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현우가 손짓했다.곧 우지원이 서류 가방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탁자 위에 놓고 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두툼하게 쌓인 현금이 가득했다.남자는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눈빛이 탐욕으로 붉게 번졌다.강현우는 천천히 말했다.“여기, 4억.”남자는 입맛을 다시며 가방을 힐끔 보더니 억지로 욕심을 누르고 다시 앉았다.“이 돈은 확실히 적진 않죠. 하지만 제가 알기론... 그 사람은 강 대표님한테 꽤 중요한 존재 아닌가요? 4억으론 좀 부족하지 않겠어요?”강현우의 눈매가 얕게 휘어졌고 비웃는 듯한 눈길을 우지원에게 던지자 우지원이 바로 앞으로 나서서 남자의 머리를 탁자에 꾹 눌러 박았다.“좋게 말할 때 얌전히 해. 우리가 재롱이라도 구경하러 온 줄 알아?”우지원은 강현우와는 다른 위압감이 있었다.강현우는 절제된 고압감이라면 우지원은 진짜 거칠고 날 것 그대로였다.“으악! 아아... 알았어요 알았어. 말할게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껄렁대던 남자는 순식간에 꼬리를 내렸다.이 바닥에서 우지원한테 한 번 걸리면 어디가 남아날지 모른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우지원은 다시 한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6화

    윤하경은 강현우 품에 꼭 안긴 채 병원으로 들어갔다.얼굴은 끝까지 그의 가슴팍에 파묻은 채 혹시라도 누가 알아볼까 하는 듯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다.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아래로 내려다보며 한 번 훑어보더니 살짝 비웃듯 말했다.“왜, 내가 안고 있는 게 그렇게 창피해?”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작게 중얼거렸다.“그런 건 아니고... 혹시 폐 끼칠까 봐. 누가 사진이라도 찍으면 내일 당장 기사 나겠죠. 이런 모습 찍히면 나중에 여동생이라고 해명이라도 하셔야 할지도 몰라서요.”나름 배려심 가득한 말투였지만 강현우의 반응은 딱히 호의적이지 않았다.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현우의 턱선이 딱 굳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이런 말 하는 걸 보니 입은 아직 덜 다친 모양이지.”말투는 가볍지만 묘하게 날카로웠다.윤하경은 그제야 입을 닫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 굳이 그와 말싸움할 기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몇 분 뒤 강현우는 그녀를 진료실 앞에 조심히 내려놓았고 의사가 간단히 살펴본 후 말했다.“다른 데는 문제 없고 발목이 삐었네요. 며칠은 푹 쉬셔야겠습니다.”그리고 곁에 있던 강현우를 돌아보며 웃었다.“여자 친구분 잘 챙기셔야겠어요.”윤하경은 순간 손을 들어 해명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강현우가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주의할 점은요?”의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둘을 한 번씩 보고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며칠 간은 격한 활동은 삼가셔야 해요. 잠자리도 포함해서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해요.”윤하경은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으나 강현우는 여전히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근데... 못 참으면?”“...”그 순간 윤하경은 진심으로 땅속에 숨고 싶었다.‘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이야.’의사 역시 말을 잃고 안경을 고쳐 썼다.“참으셔야죠. 반드시요.”강현우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윤하경을 돌아보았다.“들었지? 못 참아도 참으래.”의사의 이상한 시선이 곧장 윤하경에게로 향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435화

    윤하경은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겨우 떠오른 사람처럼 붙잡은 나무토막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강현우를 꼭 껴안았다.강현우는 잔뜩 찌푸린 눈썹 아래로 날카로운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이를 꽉 깨물고는 윤하경을 조심스레 안아 올렸다.뒤쪽을 돌아보니 민진혁이 그녀를 덮치려 했던 남자의 목을 발로 밟고 있었다.“사장님, 놈은 제압했습니다. 어떻게 처리할까요?”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 남자를 노려봤다.그 눈빛에 담긴 살기는 말없이도 민진혁이 단번에 이해할 정도로 깊었다.“숨은 붙여놔. 그리고 경찰서로 넘겨.”“예. 일단 헤븐으로 데려가죠.”헤븐에 한 번 끌려간 자 중 멀쩡히 돌아온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구지호 같은 인물도 예외는 아니었으니 이따위 놈이 무사히 나올 리가 없었다.민진혁은 어이없다는 듯 남자를 내려다보며 혀를 찼고 바로 우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한 건 들어왔어. 바로 처리해.”한편 강현우는 더 이상의 말도 없이 윤하경을 조심스레 차량 뒷좌석에 앉혔다.몸은 이미 안정을 되찾은 듯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떨고 있었고 그의 손끝에도 그녀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강현우도 따라 뒷좌석으로 올라탔고 갑자기 윤하경의 옷을 풀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예요?”놀란 윤하경이 가슴을 감싸안으며 뒤로 물러났다. 강현우는 짧게 숨을 내쉬었으나 불쾌한 눈빛은 없었다.“다친 데 없나 보려고.”그제야 윤하경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손을 내렸고 긴장이 풀리자 금방 여기저기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강현우는 그녀의 몸을 살폈고 무심코 발목을 건드렸다.“으악!”윤하경은 날카로운 통증에 숨을 들이켰고 강현우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녀의 오른쪽 발목이 벌겋게 부어 있었다.하얗고 곱던 발이 그만큼 부어오른 걸 보자 그의 이마에 또 주름이 졌다.강현우는 조심스레 샌들을 벗기고 손끝으로 부은 부위를 살짝 눌렀다.그러자 윤하경이 움찔하며 물러났다.“아파요.”그녀의 여린 목소리가 귀에 닿자 강현우는 순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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