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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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어쨌든, 예전에 구지호에게 강제로 유산을 당한 일 때문에 임수연은 그에 대한 인상이 몹시 안 좋았다. 그래서 그녀는 감히 말하지 못하고 결국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적당한 시기에 데려와서 보여드릴게요.” 윤하연은 그대로 차에 올라타 떠났고 임수연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남겨졌다. 한편. 윤하경은 옆을 돌아보며 배경빈을 향해 장난스럽게 말했다. “경빈 씨는 원래 이렇게 매너 없으세요? 여자가 말 거는데 대놓고 무시하시는 거예요?” 배경빈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 “매너도 상대를 가려가면서 베푸는 겁니다 굳이 싫어하는 사람한테까지 예의를 차릴 필요가 있을까요?” 윤하경은 가볍게 눈썹을 올리며 이 말에 공감했다. 예전에 구지호가 윤하연과 적당한 선을 지켰다면 아마 지금쯤 자기와 결혼했을 수도 있을 텐데. 뭐, 그렇다고 해서 원망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윤하연에게 고마웠다. 그 애가 아니었다면 구지호가 그렇게 형편없는 놈이라는 걸 알지 못했을 테니까. 어찌 보면 윤하연 덕분에 미리 손절할 수 있었던 셈이다. 문득 어젯밤 구지호와 윤하연이 몰래 만났던 장면이 떠올랐다. 윤하경은 머리를 가볍게 흔들어 그 찝찝한 기억을 털어냈다. 배지훈과 진해리의 약혼식은 배씨 저택의 장원에서 열렸다. 윤하경과 배경빈은 길에서 느긋하게 아침 차까지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도착했을 땐 이미 열한 시였고 현장에는 많은 하객들이 도착해 있었다. 배씨 가문은 서울 상류층에서도 정점에 있는 집안이라, 초대받은 이들 역시 대개 집안이 탄탄한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윤씨 가문 따위는 초대받을 자격도 없었다. 윤하경이 차에서 내려 입구로 향하려는 순간, 눈앞에 팔 하나가 툭 뻗어졌다. “뭐 하시는 거예요? 파트너라면 최소한 파트너답게 행동해야죠.” 배경빈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제가 돈 주고 모신 건데요? 조금은 성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하경은 입을 다물고 잠시 생각하더니 마지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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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윤하경의 시선이 강현우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흰색 미니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그의 잔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분위기는 몹시 화기애애했다. 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고 그냥 안 보는 게 속 편하다는 듯 시선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러다 마침 진해리와 마주쳤고 몇 번 본 적 있는 사이였기에 모른 척하기도 애매했다. 윤하경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해리 씨, 축하해요.” 그녀는 잔을 살짝 들어 올리며 축배를 건넸다. 진해리는 원래 털털한 성격이라 그녀 곁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현우 씨랑 같이 온 거예요?”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멈칫했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오늘은 배경빈 씨의 파트너로 왔어요.” “배경빈?” 진해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묘한 표정을 짓더니 돌직구를 날렸다. “강현우 씨랑 끝났어요?” 그 말에 윤하경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진해리는 뜻밖이라는 듯했다. 그러다 그녀의 뒤쪽을 슬쩍 보더니 다시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근데 좀 아쉽긴 하죠?”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쯧.” 진해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좀 특이하네요. 보통 그 사람 옆에 있던 여자들은 헤어질 때 다들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윤하경은 가볍게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울고불고 매달린다고 해서 강현우가 붙잡을 사람이었으면 아마 진작에 결혼했겠지. 지금까지도 혼자인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윤하경은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강현우의 외모도 마음에 들고 능력도 훌륭했지만 그와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것도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마음을 품었다 해도, 이미 단념한 지 오래였다. 그녀는 더 이상 강현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해리 씨한테 중요한 날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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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저…” 윤하경은 뭔가 해명하려 했지만 막상 입을 열자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강현우의 손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지만 강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듯 말했다. “며칠 못 봤다고 만족이 안 됐나 보네. 또 말을 안 듣기 시작하네.” 그의 가벼운 말투에 윤하경의 얼굴이 금세 붉어졌다. 그런데 다음 순간, 강현우가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윤하경은 당황하며 몸부림쳤다. “어디 가는 거예요?” 강현우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맞혀봐.” 그의 표정을 보니 결코 좋은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윤하경은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 “저... 오늘 경빈 씨와 같이 왔어요. 적어도 파티가 끝날 때까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녀가 말할수록 강현우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결국, 마지막 말은 속삭이는 수준으로 작아졌다. 그러자 강현우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배경빈을 꽤 신경 쓰는 모양인데?” 그의 표정은 평온해 보였지만 눈빛 속에는 알아채기 어려운 감정이 스며 있었다. 그는 눈을 반쯤 가늘게 뜬 채 윤하경을 내려다봤다. 마치 그녀가 자신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한마디라도 하면 바로 목을 조일 것처럼 말이다.그 시선에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겁이 났다. 그녀는 한 발짝 물러서며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요. 전혀요.” “그래?” 강현우는 눈썹을 살짝 올렸지만 그의 표정에는 뚜렷한 의심이 서려 있었다. 윤하경은 이 남자가 또 기분이 상했다는 걸 직감했다. 이전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엔 무작정 반항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자신이 어떻게 대하든, 강현우는 늘 자기 멋대로 행동했다.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강현우의 팔을 살짝 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우 씨가 가자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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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강현우에게 안긴 채로 있자니 윤하경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강현우가 그녀의 귀에 바짝 다가와 낮게 웃으며 속삭였다. “그렇지 않아?” “...” 반대편에 서 있던 여자의 시선이 윤하경을 꿰뚫을 듯 강렬했다고 윤하경은 당장이라도 숨고 싶었다. 그녀는 진해리의 사촌 동생이고 집안도 탄탄하고 성격도 안 좋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윤하경은 그녀를 무서워하지는 않았지만 그 애가 꽤 까다로운 상대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강현우가 자기 때문에 저 여자를 거절해 버렸다. ‘분명 어디선가 뒤끝을 남기겠지.’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며칠 못 본 사이, 강현우는 또 자기 삶이 너무 평온한 게 싫어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비켜줄래?” 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으며 윤하경을 끌고 파티장을 빠져나갔다. 진아린은 떠나는 두 사람을 보며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노려보았고 그녀의 두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강현우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녀가 속으로 울분을 삭이고 있는데 옆에서 듣기 좋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멀어졌는데 그만 봐.” 진아린은 고개를 돌려 진해리를 보며 말했다. “언니 현우 씨 눈은 왜 저렇게 낮아?윤하경이 뭐가 그렇게 좋아요? 예전에 구지호랑도 거의 약혼할 뻔했잖아.”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투덜거렸다. 윤하경 같은 사람을, 그녀는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오늘 강현우가 그녀를 위해 자신을 대놓고 거절했다. 진아린은 그걸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진해리는 그런 그녀를 한 번 내려다보고는 피식 웃었다. 윤하경이 외모든 성격이든, 뭐 하나 자기 사촌보다 부족한 게 없었지만 그녀는 우아한 미소를 유지한 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현우 같은 남자는 네가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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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강현우는 줄곧 도로를 주시하고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능숙하게 배경빈의 전화를 끊고는 핸드폰을 윤하경에게 던져주었다. 그의 일련의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전화 왜 끊었어요?” 그녀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차는 호텔 앞에 도착해 있었다.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제 곧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기에,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강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사실 오늘은 좀... 불편한 날이에요.” 그러자 강현우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 “그래?” 윤하경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네.” 며칠 만에 만났는데 첫 번째 일정이 바로 침대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강현우는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깊은 눈동자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고 시선은 그녀의 아랫배 아래쪽에 멈췄다. 그의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자,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심장이 빨라졌다. “그렇다면 확인해 볼까?”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여기서? 아니면 위에서?” 강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 윤하경은 평소 눈치 빠른 편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머릿속이 완전히 멈췄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현우는 이미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며 덤덤하게 말했다. “1분 줄게.” 그녀는 이 남자가 한 번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윤하경은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호텔 안으로 들어가니 예전과 같은 방이었고 강현우는 먼저 방에 들어가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두었다. 그녀가 따라 들어서자, 이미 그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상의는 단출하게 검은색 셔츠 하나뿐이었다. 더운지 셔츠의 단추를 세 개나 풀어 놓아, 탄탄한 가슴 근육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이 정도면 충분히 아찔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윤하경은 원래 외모를 중요하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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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분명 강현우의 표정은 평온해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윤하경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저랑 배경빈 씨는 그냥 친구 사이예요.” “그래?” 이건 이미 여러 번 했던 설명이지만 강현우는 여전히 믿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 남자의 소유욕은 정말 사람이 기가 막힐 정도였다. 강현우의 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했지만 그의 말투는 분명 그녀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당연하죠.” 강현우의 깊은 눈동자가 한동안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감싸고는 부드러운 입술을 덮쳤다. 너무나도 빠른 움직임에 윤하경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윤하경이 반응할 틈도 없이, 강현우는 마치 그녀가 숨을 쉴 수 있는 마지막 공기마저 빼앗겠다는 듯 그녀를 더욱 깊이 끌어안았다. 단 한 순간도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 거친 키스였다. 그의 입술이 한 치씩 내려가자, 강현우는 불만스러운 듯 그녀의 허벅지를 감싸 쥐었다. 그가 손에 힘을 주는 순간 그녀는 본능적으로 두 다리를 벌린 채 그의 무릎 위에 앉아버렸다. 오늘의 강현우는 유난히 거칠고 참을성이 없었다. 윤하경은 순간 겁이 났다. 입을 열어 ‘먼저 씻고 올게요’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녀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목덜미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는 깜짝 놀라 신음을 흘렸다. 그녀는 원래 작은 통증에도 예민한 편이었다. 금세 두 눈이 촉촉해지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현우를 올려다봤다. 마치‘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라고 눈으로 묻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강현우는 오히려 비웃듯 피식 웃더니 태연하게 그녀의 코끝을 잡아 장난스럽게 비틀었다. “그런 눈으로 날 보지 마. 그런다고 내가 봐줄 것 같아?” 그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뜻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이러면 오히려 더 힘들어질걸.” 윤하경은 코끝이 찡해지며 약간의 억울함이 밀려왔다. 그녀는 나지막하게 콧김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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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윤하경은 아직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배경빈의 다소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경 씨, 강현우 씨가 데려갔다고 들었어요. 괜찮아요?” 윤하경은 입을 열어 ‘괜찮다’라고 대답하려 했지만 그 순간, 강현우가 마치 장난이라도 치듯, 그것도 전보다 훨씬 더 강한 힘으로 이미 멈췄던 동작을 다시 시작했다.“아!” 그녀는 순간적으로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놀란 시선으로 강현우를 노려보자, 그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윤하경은 분노에 찬 눈빛을 보냈지만 그런 반응마저도 강현우는 꽤 즐기는 듯했다. 그는 오히려 더 거칠어졌고 윤하경은 이를 악물고 겨우 참아냈지만 전화기 너머의 배경빈은 이미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듯했다. “하경 씨, 정말 괜찮아요?” 윤하경은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답했다. “괜찮아요.” 그리고 아무렇게나 핑계를 댔다. “방금 실수로 발을 삐끗해서요.” ‘제발, 이 서투른 변명이 통하기를. 제발, 배경빈이 더 이상 물어보지 말기를.’그녀는 속으로 필사적으로 기도했다. “그렇군요.” 다행히도, 배경빈은 쉽게 믿는 듯했다. “하지만 강현우 씨 성격이 워낙 예측하기 어렵잖아요. 혹시라도 도움 필요하면 말하세요.” 그의 목소리는 크고 또렷했다. 당연히, 그 말을 강현우도 듣지 못할 리 없었다. 강현우는 낮게 웃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어두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강현우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에요, 강 대표님은 잘해 주세요. 지금은 바빠서요, 나중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조금이라도 더 늦었으면 강현우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다. 전화를 끊자마자, 강현우가 비웃듯 낮게 웃었다. “왜? 배경빈이 우리가 뭐 하고 있는지 아는 게 그렇게 두려워?” 솔직히 말하면 당연히 두려웠지만 상대가 강현우인 만큼, 그렇게 대놓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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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윤하경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이 남자, 정말 모시기 어렵다.’처음부터 강현우가 이렇게 까다로운 사람이란 걸 알았다면 그의 호텔 방 문을 두드리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었다. 윤하경은 속으로 깊이 한숨을 내쉬며 강현우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애써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현우 씨께서 워낙 바쁘시다 보니 제가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한 거죠.”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강현우는 더 이상 딴지를 걸지 않았다. 강현우는 마침내 그녀를 놓아주고 침대에서 내려가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그때야 윤하경은 그의 등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의 등에 남은 상처를 보고 그녀는 순간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좀 심한데?’ 이제껏 정신이 없어서 미처 보지 못했지만 지금 자세히 보니 그의 등은 상처투성이였고 거의 참혹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윤하경은 무심결에 손을 뻗어 그의 등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윤하경의 질문에 셔츠를 걸치려던 강현우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 눈빛이 어딘가 위압적이었다. 순간,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손을 거둬들이며 속으로 자신을 책망했다. ‘아차... 내가 괜한 걸 물었나?’ 하지만 강현우는 갑자기 몸을 숙이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그의 목소리는 낮고 나른했다. “그리고 다음엔 이런 질문하지 마.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면 해.” 그 말을 남긴 채, 그는 욕실로 사라졌고 곧 샤워기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윤하경은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너무 경솔했고 이런 남자는 동정받는 걸 싫어하며 설령 그녀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어도 그는 그것조차도 거부할 것이다. 자존심과 자부심이 그걸 용납하지 않겠지. 그럼 이 상처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걸까? 그녀는 의문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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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너무 잘해서 문제지.’“아까 볼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얼른 가요.” 이대로 더 얘기했다간, 오늘 안에 이 방을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강현우는 낮게 웃었지만 별다른 말 없이 그대로 문을 나섰다. 30분 후 강현우는 그녀를 데리고 한 고풍스러운 찻집에 도착했다. 찻집은 언뜻 보기에는 소박한 느낌이었지만 조금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 봐도 평범한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곳 인테리어에는 상당한 정성이 들어간 듯했다. 겉과 속 모두 세속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난, 묘한 고요함이 감돌았다. 윤하경은 옆에 서 있는 강현우를 슬쩍 바라보았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그녀가 궁금한 듯 쳐다보았지만 강현우는 그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앞장서 걸었다. “가자.” 그는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들어갔고 한 프라이빗 룸 앞에서 멈춰, 그녀에게 자리를 권했다. “설마, 저를 여기 데려온 게 그냥 차 마시자고요?” 윤하경은 예상외의 장소에 다소 놀랐다. 강현우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살짝 짜증 섞인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곧바로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가 차를 우려내려는 순간 옆방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수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안심하세요. 한빛 그룹만 다시 숨통이 트이면 대표님이 보유한 주식은 엄청나게 상승할 겁니다. 그냥 앉아서 돈을 받기만 하면 됩니다.”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 옆방을 바라보았다. 며칠 전, 윤수철이 집에서 한빛 그룹을 살려줄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주식을 파는 거였나? 그녀의 속에서 울컥 화가 치밀어 올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옆방으로 향하려 했다. 그러나 막 일어서려는 순간 강현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겼고 그녀는 중심을 잃고 그만 그의 품으로 그대로 떨어졌다. 윤하경을 내려다보는 강현우의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갔다. “뭐가 그렇게 급한데?” 윤하경은 이를 악물며 몸을 빼내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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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기현수는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문 앞에 서 있었다. 윤하경은 누군가 들어오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강현우의 팔을 놓았다. 기현수는 괜히 강현우가 윤하경에게 물려 다치는 건 아닌가 걱정될 정도였다. 그는 앞으로 나와 계약서를 강현우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대표님, 원하셨던 계약입니다. 이미 모든 서명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래.” 하지만 윤하경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 사람이 아까 윤수철과 계약을 맺은 사람이라고?’ 순간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지듯 이해가 되더니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강현우는 그녀를 무시한 채, 기현수를 향해 말했다. “남은 일은 신경 쓰지 마.” “네.” 기현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면서도 슬쩍 윤하경을 몇 번이나 힐끗 보았다. 속으로 그녀의 대담함에 감탄하며 동시에 그녀의 운도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제껏 강현우 앞에서 이렇게 제멋대로 굴고도 멀쩡히 살아남은 여자는 없었다. 그의 시선을 느낀 강현우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앉아서 차라도 한잔할래?” 그제야 기현수는 자신이 너무 오래 서 있었음을 깨닫고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닙니다. 회사 일이 많아서 이만...!” 그러고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을 빠져나갔다. 문을 나선 후, 그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하아...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윤하경은 계약서를 한 번 보고 강현우를 한 번 보고 아직도 멍한 상태였다.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동안 정적이 흐른 후, 강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갖고 싶다면서? 안 볼 거야?” 그제야 윤하경은 정신을 차리고 계약서를 들여다보았다. 내용을 확인한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강현우가 한빛 그룹의 40% 지분을 그것도 아주 공정한 가격에 매입했다. 이 정도면 한빛 그룹의 위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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