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을 목격하고 나니 윤하경도 조금은 어색해졌다. 하지만 법적으로 부부인 두 사람이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었다. 보아하니 오늘 윤수철의 기분이 아주 좋은 모양이었다. 윤하경은 가볍게 눈썹을 올리며 씩 웃었다. “월요일에 한빛 그룹에서 날 보면 그래도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그녀는 속으로 비웃으며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문을 쿵 하고 세게 닫아버렸다. 너무 강하게 닫힌 탓에, 아마 아래층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서재 안에서 몸을 움직이던 윤수철은 순간 움찔하며 멈췄고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지만 임수연은 방금 문을 닫고 들어간 사람이 윤하경이라는 걸 알면서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윤수철의 목에 매달려 애교를 부렸다. “여보, 이제 한빛 그룹 문제도 해결됐으니 전에 약속한 거 지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약속?“ 윤수철은 순간 무슨 말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듯했고 흥이 다 식은 듯한 얼굴로 하나씩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그러자 임수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그의 손을 다시 붙잡고 옷을 벗기려 들었다. “그거요! 전에 말씀하셨잖아요, 그 집을 하경이 명의로 넘기고 하연이한테는 새집을 사주겠다고요. 하경이는 이미 집이 있는데 하연이는 없잖아요. 그렇게 불공평하면 안 되죠?“ 그녀는 마치 윤하연이가 윤하경과 같은 걸 가지지 못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라도 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연기를 윤수철은 너무나도 잘 먹혔다. 그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그동안 너랑 하연이 고생 많았지.” 임수연은 곧바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목에 달라붙어 뽀뽀를 퍼부었다. “그럼 집 사주는 거 맞죠?“ “그래, 사줄게.” 그 말이 떨어지자, 임수연은 입꼬리를 더욱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는 윤수철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며 조금 더 욕심을 부렸다. “그리고 말이에요, 하연이가 지금 그 자리에서 일한 지도 꽤 오래됐잖아요? 슬슬 자리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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