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66화

Author: 수박빙수
이곳은 윤하경에게도 썩 좋은 기억이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혹시라도 길을 잘못 들어 이상한 사람을 만날까 봐 조심스럽게 우지원의 뒤를 따라갔다.

우지원은 그녀를 데리고 한 서재로 들어갔다.

그는 책상 앞에서 무언가를 누르더니 벽에 있던 책장이 천천히 움직였고 그 뒤로는 어두운 문이 하나 드러났다.

윤하경은 놀란 눈으로 우지원을 쳐다봤다. 이런 장면은 TV에서나 보던 것이었는데 설마 강현우가 이런 공간까지 마련해 두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장소를 자신이 알게 되었다는 건 혹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건 아닐까?

언젠가 강현우와의 관계가 정리되었을 때, 그가 자신의 입을 막으려 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윤하경은 점점 불안해졌다.

“윤하경 씨, 안 들어오세요?“

우지원이 그녀를 돌아보며 불렀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마치 사형장으로 걸어가는 사람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좁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자 시야가 확 트였다.

이곳은 꽤 넓었고 윤하경은 몇 개의 문이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우지원은 그중 하나를 열며 말했다.

“하경 씨, 대표님께서 안에 계십니다. 지금 부상이 심하신데 누구도 가까이 못 가게 하고 있어서요. 혹시라도 하경 씨라면 방법이 있을까 싶어서 모셨습니다.”

“부상이요?“

윤하경은 깜짝 놀랐다.

강현우가 다쳤다니. 도대체 누가 강현우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란 말인가.

우지원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둘러 주세요. 의료진도 준비되어 있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윤하경은 그 말에 더 이상 망설이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완전히 수술실처럼 꾸며진 방이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몇 명의 의료진이 서 있었고 한쪽 침대에는 강현우가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다.

그녀는 빠르게 의료진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상황이 어떤가요?“

의료진 중 한 명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윤하경 씨 맞으시죠? 강 대표님께서 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67화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멈춰 섰다.원래는 우지원이 불러서 왔다고 말하려 했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달랐다.“제가 걱정돼서 왔어요.”강현우는 피곤한 듯 낮게 웃었다.“이리 와봐.”윤하경은 순간 겁이 났지만 이럴 때일수록 이성이 감정을 이겨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현우 씨, 지금 많이 다쳤어요. 움직이지 마시고 의사분들께 치료를 맡기세요, 네?”강현우는 시선을 내리깔고 있었지만 창백한 얼굴과 온몸에 흐르는 피는 그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번에 보여주고 있었다. 하얀 조명 아래서 그는 마치 지옥에서 갓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어서 그런지 윤하경은 더더욱 긴장했다.강현우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걱정으로 가득 찰 때쯤, 강현우가 천천히 손짓했다.“진심으로 내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윤하경은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녀의 대답에 강현우는 살짝 미소를 지었고 어딘가 위험한 느낌이 드는 웃음이었다.“좋아. 그럼 네가 해.”윤하경은 순간 멍해졌다.“네?”하지만 바로 그가 무슨 뜻으로 말했는지 깨닫고는 손사래를 쳤다.“저는 할 수 없어요. 의학 지식도 없고 그런 건 전문가가 해야죠!”그러나 강현우는 듣지 않았고 아직 남아 있는 힘을 다해 그녀를 끌어당겼다.차가운 입술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고 따뜻한 숨결이 닿았지만 그 안에는 살벌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겁내지 마. 그냥 칼을 넣고 총알을 찾아서 핀셋으로 빼내면 돼. 간단하지?”그는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지만 윤하경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저...”그러나 강현우는 그녀의 귀에 다시 속삭였다.“거절하면 네 목을 꺾어버릴 수도 있어.”그녀는 절망적인 시선으로 의료진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들조차도 강현우의 성격을 아는지,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하경 씨, 강 대표님의 상처는 깊지 않습니다. 총알만 제거하고 지혈하면 됩니다. 저희가 옆에서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68화

    윤하경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강현우는 농담할 여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녀는 맞장구치듯 가볍게 대답했다. “그러니 끝까지 버텨야 해요. 만약 돌아가시면 제 목숨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강현우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그러더니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옆에 있는 의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마취를 안 했어?” 의사는 살짝 멈칫하다가 답했다. “대표님께서는 마취약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사용이 어렵습니다.” 윤하경은 순간 말을 잃었다. ‘설상가상이 따로 없네.’강현우의 상처는 등이었기 때문에, 그는 상체를 앞으로 기댄 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윤하경은 최대한 집중하며 상처 부위를 정리한 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조심스럽게 피부를 절개했다. 이미 피로 흥건한 상처 위로 메스를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조여드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날카로운 금속이 살을 가르는 소리가 귓가를 스칠 때마다 손이 덜덜 떨릴 것만 같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이를 악물었다. 칼끝이 단단한 이물질에 닿는 느낌이 들자, 드디어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총알은 깊이 박혀 있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핀셋을 들어 조심스럽게 총알을 잡아당겼다. 드디어, 금속성의 작은 탄환이 상처에서 빠져나오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빨리 지혈하세요!” 의사가 재빨리 외쳤다. 이제 더 이상 그녀가 할 일은 없었다. 긴장이 풀리는 순간, 윤하경은 마치 온몸에 힘이 빠진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본 강현우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겁도 없는 줄 알았더니 아닌가 보네?” 윤하경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의 말을 듣자니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의 고통을 참아내면서도 단 한 마디의 신음조차 내뱉지 않는다니. 그가 강씨 가문의 후계자로 자리 잡은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녀는 최대한 힘을 내어 희미하게 웃으며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69화

    “네?”우지원이 고개를 돌려 윤하경을 바라봤다.“왜 꼭 제가 있어야 하는 건가요?”윤하경이 묻자 우지원은 가볍게 웃었다. 얼굴에 남아 있던 핏자국이 그의 미소를 더욱 날카롭게 보이게 했다.“아마도, 강 대표님께는 윤하경 씨가 특별한 존재여서 그런 거겠죠.”그는 말을 끝내지 않았다. 강현우에게는 오래전부터 깊은 트라우마가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함부로 꺼냈다간, 그가 깨어난 후 자신부터 처참한 꼴을 당할 게 분명했다.“사실, 처음에 연락했을 땐 별 기대도 안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대단하시네요. 이번 일은 제가 신세를 졌습니다.”윤하경은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우지원은 이미 등을 돌려 걸어가고 있었다.그녀는 조용히 방문을 닫았고 온몸의 힘이 빠진 듯, 침대 옆에 기대어 깊은숨을 내쉬었다.조금 전까지 봤던 피투성이의 광경이 여전히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고 두근거리던 심장이 아직도 진정되지 않았다.그녀는 천천히 손을 내려다봤다. 손바닥에 남아 있는 따뜻한 피가 강현우의 체온을 떠올리게 했다.멍하니 손을 바라보던 그녀는 문득 우지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강 대표님에게 윤하경 씨는 특별한 존재니까요.”‘정말 내가... 특별한 존재일까?’윤하경은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다잡았다.“윤하경,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 헛된 기대는 할 필요 없어.”어두운 방 안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그렇게 경고했다. 그러고 나서 정신을 가다듬고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뜨거운 물을 맞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한 뒤 깨끗이 씻긴 머리카락을 말리며 침대로 돌아왔다.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침대에 몸을 눕히는 순간 정신을 잃을 듯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그녀가 얼마나 잠들었을까. 어느 순간, 따뜻한 기운이 이불 속으로 스며들었다.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러나 깊이 잠든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곁에 누운 남자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낮게 웃었다.“이렇게 깊이 자면... 사냥감이 사냥꾼에게 먹히기 쉬운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70화

    우지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 너무 마음이 약하십니다. 강현석 같은 인간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인데 그냥 싹을 잘라버리는 게 맞지 않습니까?” 강현우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 “가서 주기석에게 전해. 가격을 3% 더 올려서 배상하는 걸로 하겠다고. 그리고...”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 “강현석이 지금 어디 있는지 당장 찾아.” 우지원은 그제야 얼굴에 미소를 띠며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고 돌아왔다. “대표님, 강현석은 지금 본가에 있습니다.” 강현우는 비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좋은 장소를 골랐군.” 그는 ‘겁쟁이’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진 않았지만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드러났다. 문제를 일으켜 놓고도 살고 싶어 본가로 도망쳤다는 사실이 가소로웠다. 그렇다고 해서 본가에 있으면 자신이 손도 못 댈 거라고 착각한 건가? 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명령했다. “차 가져와. 본가로 간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강현우는 여전히 곧은 자세로 본가 거실에 들어섰다. 거실에서는 한 노인이 차를 홀짝이며 앉아 있었고 그는 강현우를 보자마자 비웃음을 지었다. “오호, 이제야 돌아올 마음이 들었나 보지?” 강현우는 그의 냉소를 못 본 척하며 담담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할아버지.” 노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강현우는 손주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녀석이었으나, 유독 이놈에게는 따뜻한 시선을 준 적이 없었다. “지난번에 당한 상처는 다 나았느냐?” “네.” “네 놈, 목숨 하나는 질기군.” “그래, 이제라도 네가 잘못을 깨달았느냐?” “아닙니다.” 그의 뻔뻔한 태도에 노인은 이를 악물고 손에 쥐고 있던 찻잔을 탁자 위에 거칠게 내려놨고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좁혀졌다. “당장 가서 사당 앞에 무릎 꿇고 있어라.” “알겠습니다.” 강현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71화

    강현석은 이를 악물고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자, 두 여자가 겁에 질린 채 우왕좌왕하고 있었고 그는 대충 욕실에 걸려 있던 가운을 걸치고 창문 너머를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아래에서 여유롭게 앉아 있는 강현우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며 태연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강현석이 고개를 내미는 것을 보자, 강현우는 손가락 마디가 도드라진 손을 흔들며 가볍게 인사했다. “형, 참 우연이네.” “강현우, 미쳤어? 여기가 어디인 줄 알아? 여긴 본가야!” 강현석은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러나 강현우는 고개를 살짝 들어 태양 빛을 받은 목선을 드러내며 그저 느긋하게 웃었다. “그래서?” 그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형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강현석은 이를 갈며 대문 앞을 지키고 있는 우지원을 보았다. 그제야 그는 오늘은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뒤에서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길이 점점 번지고 있어요!” 강현석은 이를 악물고 순간적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죽느니 차라리 다치는 게 낫겠지.’ 그는 이를 꽉 깨물고 망설임 없이 2층에서 몸을 던졌다. “쾅!” “으악!” 2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의 몸은 강현우처럼 단련된 것이 아니었기에 착지와 동시에 다리뼈가 부러졌다. 바닥에 쓰러진 그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지만 강현우를 향해 이를 악물고 독하게 노려보았다. “두고 봐, 할아버지가 오시면 넌 끝장이야.” 그러나 강현우는 그 말을 듣고도 조용히 웃으며 우아한 몸짓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천천히 걸어와 강현석의 부러진 다리를 아무렇지 않게 발로 짓눌렀다. “으악!” 강현석은 극심한 고통에 식은땀을 흘리며 비명을 질렀다. “강현우, 미쳤어?” 그는 고통 속에서도 소리쳤다. 그러나 강현우는 얼굴에 냉소를 띠며 조용한 목소리로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72화

    강현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등을 곧게 편 채로 조용히 돌아섰다. 그의 걸음걸이는 마치 벌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상을 받으러 가는 듯했다. 뒤에서는 강현석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끊이지 않았지만 강현우는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담담한 얼굴이었다. 우지원은 그런 강현우를 따라가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형, 그냥 바로 끝내면 되잖아. 이렇게 본가에서 일을 벌이면 할아버지가...” 그는 말을 잠시 멈추더니 다시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형, 내가 대신 맞을게. 형 몸도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게 아니잖아.” “넌 ‘헤븐’으로 돌아가.” 강현우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우지원은 잠시 멍해졌다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안 돼. 난 못 가.” 강현우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고 그 표정을 본 우지원은 그가 화를 내기 직전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얼마 전 강현우가 반쯤 죽은 상태로 돌아온 모습을 떠올리자 도저히 등을 돌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현우가 내린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결국 우지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하지만 형, 조심해.” 그는 세 번이나 뒤돌아보며 아쉬운 듯 본가를 떠났다. 강현우가 사당에 도착하자, 그곳을 청소하던 하인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놀라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익숙하다는 듯, 잠시 눈을 내리깔고는 조용히 사당을 빠져나갔다. 강현우는 사당 안을 가득 채운 조상들의 위패를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깊은 경멸이 담겨 있었으나,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 불효자 놈, 무릎 꿇지 못해?” 강호석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현우는 천천히 돌아서더니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묵묵히 무릎을 꿇었다. “사람을 불러, 집안 규율대로 처벌하겠어.” 강호석이 기세등등하게 외치자 한 하인이 두꺼운 회초리를 들고 앞으로 다가왔다. 어린아이 팔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73화

    강현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조용히 등을 돌렸다.그의 걸음걸이는 마치 벌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상을 받으러 가는 듯했다.그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강현석의 고통스러운 비명은 더욱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하지만 강현우는 이를 완전히 무시한 채 태연하게 발걸음을 옮겼다.그러나 사당 입구에 다다르기도 전에, 다급히 달려온 한선아가 강현우의 앞을 막아섰다.“아버지, 현우는 방금까지도 큰 부상을 입고 있었어요. 이렇게 벌을 받게 하시면 안 됩니다.”“어머니.”강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을 살짝 가라앉혔다.“여기까지 왜 오셨어요?”한선아는 강현우의 몸 상태를 살피듯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네가 ‘옥제당’를 불태웠다는 말을 듣고...”강현우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시 무표정해졌다.“저는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그는 단호하게 말을 남기고는 그녀와 강호석을 뒤로한 채 사당을 떠났다.“저게 네가 그렇게 아끼는 아들이냐!”강호석은 수염을 흩날리며 노기를 터뜨렸다.그는 강현우에게 화를 낼 수 없는 대신, 곁에 남아 있던 강현우의 어머니에게 모든 화풀이를 쏟아냈다.“아버지, ‘옥제당’의 손실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그녀는 억울함을 삼키며 공손히 대답했다. 그러나 강호석은 불만스러운 듯 코웃음을 치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사당에서 나온 강현우는 한쪽에서 몰래 기다리고 있던 우지원을 발견했다.우지원은 강현우가 온전한 모습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강현우는 그의 존재를 전혀 놀라워하지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어머니는 네가 부른 거야?”우지원은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변명을 늘어놓았다.“아니 대표님이 괜히 심하게 맞을까 봐... 그냥 혹시 몰라서.”강현우는 조용히 차 문을 열고 올라탄 뒤,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그의 목소리에 담긴 냉기가 우지원의 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알겠어요.”우지원은 짧게 대답한 뒤 입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74화

    아무리 생각해도 강현우가 자기 침대에서 죽기라도 하면 강씨 집안에서 자기를 가만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녀가 혼자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리 와.” 그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고 유심히 들으면 약간 허스키까지 했다.윤하경은 입술을 꾹 다물고 조심스레 그의 옆으로 다가가자 강현우의 등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다. 어젯밤, 그녀가 직접 절개했던 상처가 아직도 선명하게 피를 흘리고 있었고 꽤 끔찍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잘 다듬어진 근육과 함께 보니 오히려 강렬한 야성미가 느껴졌다. 윤하경이 아무런 움직임 없이 뒷짐 지고 바라만 보고 있자, 강현우가 미세하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흘깃 봤다. “다 봤어?” “아, 네?” 그녀는 당황해 얼버무리다, 결국 말을 꺼냈다. “현우 씨, 등에 난 상처가 생각보다 심한데요. 다른 일들은 좀 미루시면 안 될까요?” 나름 조심스럽게 돌려 말했지만 강현우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오? 다른 일이라면 어떤 일인데?” 윤하경은 할 말을 잃었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어떤 말을 해도 저 사람이 비꼬면서 받아칠 게 뻔했다. 그녀가 입을 꾹 다물자, 강현우는 갑자기 팔을 뻗어 그녀를 끌어당겼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당겨지자, 그녀는 그대로 소파로 넘어지려 했다. 그러나 강현우가 그녀를 가볍게 붙잡아 균형을 잡아주더니 그대로 품에 가둬버렸다. “뭐야, 나 무서워?” “아, 아니요.” 윤하경은 그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몸을 빼내려고 하자, 강현우는 더욱 강하게 팔을 조였다. “저, 저 좀 놔주세요. 그렇게 급해요? 몸도 다 낫지 않았는데?” “내가? 급하다고?” 강현우는 천천히 고개를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윤하경을 놀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그일 말이에요.” 윤하경은 숨이 턱 막혔다. 이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 뭘

Latest chapter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01화

    윤하경의 손이 잠시 멈추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런 거 없어요.” “그래?” 강현우는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이 여자가 자기한테 이렇게까지 친절할 때는 항상 뭔가 속셈이 있었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부러 음식을 챙겨서 찾아왔다? 그런데 아무 이유 없이 온 거라고?’윤하경도 그제야 깨달았는지 얼굴이 붉어졌다.“혹시... 변명하러 온 거야?”“뭘요?”강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손등에 묻은 핏자국을 문질렀다. “이 피가 누구 건지 맞혀볼래?” 윤하경은 그의 손을 흘끗 보았지만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모르겠는데요.” “그럼 직접 가서 확인할래?” 강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의 목덜미를 가볍게 잡아끌었다. 그의 거친 손끝이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에 닿자, 윤하경은 간지러운 듯 몸을 움찔하며 반사적으로 피하려 했다.하지만 강현우는 오히려 더 힘을 주어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는 이끌려 복도 끝 방으로 끌려갔다. 그곳에는 단방향 거울이 설치되어 있어, 바깥에서는 안이 훤히 보였지만 안에서는 바깥을 볼 수 없는 구조였다. 바닥에는 몇몇 남자들이 손발이 묶인 채 널브러져 있었고 그중 한 명은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익숙한 실루엣을 본 순간 윤하경의 눈이 본능적으로 흔들렸다. 그 미세한 변화를 강현우가 놓칠 리 없었고 그는 비웃듯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무서워?”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전혀요.” 입술을 힘줘 올렸지만 마음은 복잡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아침에 민진혁이 말했던 게... 이거였구나.’ 천장에 매달린 사람은 바로 구지호였다. 강현우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옛 남자 친구가 이렇게 당하는 걸 보니까 마음이 좀 안 좋지?” 그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이 자리에서 그녀가 단 한 마디라도 구지호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300화

    강현우는 입이 짧은 사람이었다.그녀는 요리할 줄 모르지만 성의는 표시할 수 있었다.어제 강현우가 그렇게 큰 도움을 주었으니 잘 보답해야 했다.그녀는 포레스트에 가서 강현우가 좋아하는 요리 몇 가지와 위장에 좋은 죽을 주문하고 나왔다.민진혁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포레스트에 전화해서 보내 달라고 하셔도 돼요.”윤하경은 가볍게 웃었다.“그럼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이잖아요?”“그건 그렇죠.”‘이렇게 사람 마음을 잘 아니 대표님이 좋아하시지.’그는 속으로 강현우가 부드러운 여자의 매력에 빠졌다고 탄식하며 윤하경에게 차 문을 열어줬다.차는 헤븐에 도착해서야 멈췄다.윤하경은 차에서 내려 입구에 서서 눈앞에 있는 별장을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처음 왔을 때 겪었던 일로 인해 그녀는 헤븐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다.저도 모르게 겁이 났다.민진혁은 그녀의 두려움을 알아차린 듯 걸어갔다.“안심하세요. 오늘은 아무도 감히 아가씨를 건드리지 못해요.”윤하경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고 고개를 끄덕였다.“들어가죠.”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윤하경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민진혁을 바라보았다.“혹시 포레스트도 강현우의 산업이에요?”민진혁은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윤하경을 향해 웃었다.“이제 아셨어요?”“왜 진작 말하지 않으셨어요?”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이 들고 있는 도시락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강현우의 물건을 들고 강현우의 비위를 맞추는 꼴이었다.그녀는 이마를 짚었다.띵동 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민진혁이 말했다.“가시죠.”윤하경은 대답하고는 그의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교훈으로 그녀는 헤븐에서 감히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민진혁의 안내가 있으니 비로소 안정감을 느꼈다.그런데 민진혁이 방에 데려다줬을 때 강현우는 없었다.“잠시만요. 대표님은 옆 방에서 바쁘실 겁니다.”“네.”그녀는 능숙하게 접시를 식탁에 놓고 민진혁이 강현우를 데려올 때까지 기다렸다.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강현우가 들어왔다.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9화

    민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데리고 갔습니다.”강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윤하경의 방 쪽을 돌아보았다.“여기서 지키고 있다가 깨어나면 알려줘.”민진혁은 움찔 놀랐다.“가시려고요? 의사를 불러 대표님의 상처를 보라고 할까요?”방금 안에서 그렇게 큰 움직임이 있었으니 그는 정말 강현우의 상처가 터질까 봐 두려웠다.강현우가 그를 힐끗 바라보자 그는 멋쩍게 입을 다물고 고개를 떨구었다.“알겠습니다.”강현우의 옆에 오랫동안 있은 그는 항상 언제 입을 다물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강현우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강현우가 말했다.“약상자나 가져와.”민진혁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뒤에서 약상자를 꺼내 강현우를 향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방금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는 이미 예상하고 사람을 시켜 약상자를 준비했다.강현우는 코웃음을 치더니 돌아서서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민진혁은 강현우의 등 뒤에 난 상처를 보고 참지 못하고 숨을 들이마셨다.상처가 찢어졌으니 방금 강현우가 얼마나 힘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그는 침대에 누워 있는 윤하경을 노려보고 싶었지만 못 볼 것을 볼까 봐 감히 시선을돌리지 못했다.그저 묵묵히 강현우에게 약을 발라줄 수밖에 없었다.“윤하경 잘 지켜보고 있어.”“네.”민진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밖에 똑바로 서서 강현우를 배웅했다.이번 잠자리로 윤하경은 완전히 기운이 없어졌고 다음 날 아침까지 잠을 자다가 겨우 깨어났다.깨어났을 때 머릿속은 온통 어젯밤의 화면뿐이었다.부끄러워서 죽을 지경이었다.강현우에게 이런저런 부탁을 하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는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하느님, 차라리 이 침대에서 죽게 해주세요.”그녀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싸고 다시 이불 속에 머리를 파묻었다.“똑똑.”그녀는 깜짝 놀라 머리를 쳐들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누구세요?”“아가씨, 접니다.”민진혁의 목소리에 윤하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일어나 가운을 몸에 두르고 방문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8화

    하지만 다운된 뇌는 그녀가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이 말을 듣고 억울해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싫어요. 나 무섭단 말이에요.”그녀는 입을 오므리고 강현우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 같았다.결국 말을 마치자마자 몸에서 억눌려 있던 약효가 다시 밀려왔다.“음...”그녀는 괴로운 듯 소리를 내고 돌아서서 다시 샤워기를 켜려 했다.그러나 강현우가 제지했다.“원해?”강현우는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입꼬리가 약간 올라간 것이 기분이 좋아 보였다.윤하경은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온몸이 점점 더 건조해지고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강현우의 말을 들은 그녀는 손을 뻗어 강현우의 목을 걸고 그에게 키스하려고 했다.그러나 남자는 잽싸게 피했다.윤하경은 멍해졌고 얼굴에는 속상한 기색이 역력했다.“나한테 빌어.”강현우는 윤하경의 귀에 대고 말했다.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는 따뜻한 기운과 함께 윤하경의 귀를 때렸다.너무 가려웠다.아직 이성이 남아있는 윤하경은 차마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또 수도꼭지를 주우러 갔다.강현우는 약간 화가 났다. ‘내가 샤워기 하나를 못 이긴다고?’그는 샤워기를 홱 던지고 윤하경을 품으로 끌어당겼다.큰 손은 거리낌 없이 윤하경의 은밀한 영역을 덮었고 손끝으로 그 부드러운 살을 살짝 비틀었다.이 방면에서 윤하경은 결코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약 기운까지 더해진 윤하경은 완전히 함락되어 강현우를 꼭 껴안았고 작은 몸은 약간 전율하고 있었다.애써 입술을 깨물고 나서야 낯 뜨거운 숨소리를 내지 않았다.강현우는 자신의 걸작에 만족한 듯 그녀를 흥미롭게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빌어.”말하는 동안 그의 손은 점점 더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했고 윤하경은 사막을 걷고 있는 것 같았다.그저 빗물의 촉촉함을 더 느끼고 싶었다.이 정도로는 턱도 없이 부족했다.그녀는 더 많은 것을 원했다.결국 완전히 이성을 잃고 강현우의 품에서 떨면서 말했다.“내가 빌게요.”그녀는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7화

    말을 마친 후 다시 강현우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처리할까요?”강현우는 차가운 눈으로 구지호를 힐끗 쳐다보았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구지호가 먼저 울부짖었다.“강현우, 내가 널 무서워할 것 같아? 우리 가문은 절대 강씨 가문에 의지하지 않아. 감히 날 건드린다면...”“닥쳐!”우지원은 시끄러운 것 같아 테이블에서 더러운 천 조각을 가져와 구지호의 입에 쑤셔 넣었다.구지호는 화가 치밀어 꽥꽥 소리를 질렀다.호강하며 자란 그는 우지원처럼 더러운 일에 익숙한 사람과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우지원은 강현우를 돌아보고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윤하경을 똑바로 바라봤다.그녀는 이불 속으로 움츠러들었지만 이불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그는 실눈을 뜨고 다가가 윤하경의 이불을 들추었다.“왜? 일어나기가 아쉬워? 진짜 내가 오지 말았어야 했나?”윤하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에요.”윤하경은 울고 싶어졌다.강현우 앞에서 긴장을 푸니 목소리도 애교가 넘쳤다.강현우는 코웃음을 쳤다.“둘이 아주 잘 놀고 있네.”윤하경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난... 음... 의사 좀 불러 줄래요?”그러자 강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그제야 그녀가 무섭게 뜨겁다는 것을 알았다.구지호가 약을 쓴 것 같았다. 그의 눈 밑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매서움이 스쳐 지나갔다.“의사를 부르면 늦을 거야.”그는 윤하경에게 바짝 다가갔다.“이런 일은 내가 전문이야.”윤하경의 얼굴이 순간 달아올랐다.남자의 뜻이 무엇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강현우는 몸에 상처가 있고 열도 났으니 몸이 견디지 못할 것이다.비록 그녀의 몸이 불타오르고 강현우가 무언가를 하길 바랐지만 약간의 이성이 남아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괜찮아요. 대표님, 의사 좀 불러 주세요.”강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그녀를 바라봤다.그리고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장난처럼 윤하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6화

    구지호는 옷을 벗어 던지고 꽤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내며 윤하경에게 다가갔다.윤하경은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며 뒤로 피했다.“네가 강현우와 침대에 올라간 걸 알지만 괜찮아. 난 아주 궁금하거든. 강현우처럼 오만한 사람이 네가 나와 잤다는 걸 알면 그때도 널 원할까?”그렇다. 강현우처럼 오만한 사람이 만약 오늘 그녀가 구지호와 잤다는 걸 알면 반드시 그녀를 버릴 것이다.그는 절대 자기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더럽혀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지호야, 나 좀 놓아줘.”그녀의 목소리가 누그러졌다.신체의 정상적인 반응과 약물의 반응이 그녀의 행동과 말이 반대 방향으로 가도록 했다.그녀는 심지어 손을 뻗어 구지호를 만지고 싶었다.하지만 그 전에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손을 거두었다.“널 놓아달라고?”구지호는 웃으며 말했다.“난 이미 충분히 널 배려했어. 그거 알아? 윤하연은 네가 여러 명에게 성폭행당하는 걸 영상으로 찍어서 협박하라고 했어.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았잖아.”구지호는 웃으며 손을 뻗어 윤하경을 얼굴을 만졌다.윤하경은 눈을 질끈 감았다.혀를 이빨 사이에 대고 마지막 힘을 다해 깨물었다.그녀는 구지호의 말에 분노했다.오늘 윤하연의 속셈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윤하연이 어린 나이에 이렇게 악랄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구지호를 향해 웃었다.“이리 와봐.”구지호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그러자 윤하경이 그의 어깨를 물었다.그녀는 온 힘을 다해 깨물었다.구지호는 아파서 그녀를 확 당겨 침대에 내동댕이쳤다.“윤하경! 난 할 만큼 했어!”“구지호, 넌 참 역겨워.”윤하경은 냉소를 지으며 구지호를 보는 눈빛에 경멸이 가득했다.구지호는 그런 시선을 받으며 피식 웃었다.“그래! 아주 좋아.”그는 약효가 완전히 발작했을 때 윤하경이 이렇게 나올 수 있는지 보려 했다.아마 그때가 되면 그에게 더 힘을 주라고 애원할 것이다.그는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고개를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5화

    “그런데 하경아, 난 정말 널 사랑해. 어떻게 하면 다시 널 얻을 수 있을까 매일 생각하고 있어.”“어쩌면 오늘 밤이 지나면 우리는 다시 사이가 좋아질 거야.”윤하경은 그의 손길에 진저리가 났다.손을 들어 뿌리치고 싶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대체 나한테 무슨 약을 먹인 거야?”“곧 알게 될 거야.”구지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손가락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 위로 미끄러져 내려와 윤하경의 부드러운 피부를 만졌다.그는 만족스럽게 한숨을 쉬었다.윤하경은 너무 징그러워 얼굴을 한쪽으로 돌렸다.“구지호. 그만해.”“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 서로 각자의 삶을 잘 사면 되는 거야.”구지호는 듣자마자 무슨 대역무도한 말을 들은 듯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끝났다고? 네가 끝났다고 하면 끝난 거야? 분명 네가 먼저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네가 뭔데 우리 사이를 끝내?”그는 윤하경의 부드러운 목덜미를 움켜쥐고 두 눈이 벌겋게 변했다.“윤하경, 난 절대 못 끝내.”윤하경은 숨을 쉴 수 없었지만 소리를 내려고 했다.“구지호, 네가... 먼저... 배신했어...”“닥쳐!”구지호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난 단지 세상 남자들이 다 저지르는 실수를 했을 뿐인데 넌 왜 날 용서 못 하는 거야. 대체 왜!”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얻을 수 없는 걸 갈망하는 법이다.예전에 구지호는 자신이 윤하경과 사귀는 이유가 윤하경의 얼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윤하경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자 마음이 점점 불편해졌다.그는 점점 더 그녀를 갖고 싶었다.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망가뜨려야 했다.마치 원래 자기 소유이던 희귀한 보물이 실수로 남의 것이 된 기분이었다.그렇게 점점 마음에 병이 들었다.윤하경은 숨이 차오르지 않아 구지호와 말다툼할 힘도 없었다.그녀의 작은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구지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순간 공기를 얻은 윤하경은 황급히 숨을 빨아들였다.그녀는 실크 나시만 입고 있었는데 심호흡을 할 때 상체 부위가 위아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4화

    우지원은 멍해졌다.“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우지원은 움찔 놀라더니 속으로 강현우가 여색에 빠져 친구를 경시한다고 욕했다.그리고 헤헤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가서 확인할게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회관으로 돌아갔고 십여 분 후, 강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큰일 났어요. 누군가 하경 씨를 데려갔어요.”“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 차 번호판이랑 차 행방을 알아보라고 했으니 조금 있으면 알 수 있을 거예요.”침대에 누운 강현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알아보는 대로 전화해.”“네.”우지원은 전화를 끊고 이마의 땀을 닦았다.“CCTV 확인하길 잘했네.”그는 CCTV를 돌아보고 윤하경을 데려간 차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대체 왜 우리 대표님 심기를 건드린 거야. 너희들은 이제 죽었다.”그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아 차의 행방을 알아냈다.링거를 맞고 있는 강현우도 주소를 보았고 손에 있는 주사바늘을 빼버렸다.줄곧 침대 옆에서 그를 돌보고 있던 민진혁은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대표님 아직 다 안 나으셨어요. 아가씨 일은 우지원에게 맡기시죠.”강현우는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훑어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매서운 눈매는 무시할 수 없었다.민진혁은 한숨을 쉬며 자신이 강현우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내려가서 차 대기 시키겠습니다.”다행히 강현우의 몸은 낮 동안 거의 다 나았다....윤하경은 깨어났을 때 자신이 어두운 방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방에는 침대 헤드라이트 하나만 켜져 있었다.그녀는 막 깨어나서 눈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방안에 반드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애써 진정하고 공기에 대고 말했다.“대체 누구야? 원하는 게 뭐야? 돈이라면 말만 해.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까.”윤하경은 이런 납치의 목적이 돈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말에 돌아오는 건 비웃음뿐이었다.“하. 윤하경도 두려워할 때

  •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제293화

    윤하경은 문을 나서 차에 오른 후 바로 떠나지 않았다.차 안에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오늘 일로 인해 그녀는 학교 다닐 때 기억이 떠올랐다.어렸을 때 겪었던 상처는 성인이 된 후에도 생각할 때마다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당시 임청하와 진다은의 배신으로 그녀는 한동안 헤어나올 수 없었다.구지호도 그때 그녀의 마음을 차지했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구지호에게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지금의 모든 것은 당시 윤하연이 그녀의 삶에 들어왔을 때 복선을 깔아놓은 것 같았다.그때 그녀의 어머니가 그렇게 착하지 않았다면.자신이 그렇게 나약하지 않았다면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을까?그녀는 자동차 뒷좌석에 기대어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연기가 네온사인 아래서 낭만적으로 보였고 그녀의 정교한 작은 얼굴에 아련한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그녀가 막 떠나려고 할 때,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갑자기 그녀의 차 앞에 멈췄다.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고 경적을 울렸다.그러나 그 차는 전혀 자리를 옮길 의사가 없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고개를 내밀어 앞차의 운전석을 향해 말했다.“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가야 해서 길 좀 비켜주시죠.”하지만 상대방 운전자는 귀가 먹은 듯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윤하경은 버럭 화가 났다.하이힐을 신고 차에서 내려 자동차 유리창을 두드렸다.“이보세요. 제가 가야 하니 길 좀 비켜주세요.”마침내 운전자는 고개를 돌려 윤하경을 향해 이상한 미소를 지었다.그 웃음은 정말 기괴해 보였다.어둠이 깔린 지금, 담이 작은 편이 아닌 윤하경도 깜짝 놀랐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다시 한번 좋게 말했다. “길 좀 비켜주세요.”말을 마치자마자 승합차의 뒷문이 갑자기 열렸다.윤하경이 반응하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차로 끌고 갔다.윤하경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오늘 뭔 일이 생길 줄 알았어.’어쩌면 윤하연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순식간에 온몸에 힘이 빠져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