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Kabanata 231 - Kabanata 240

325 Kabanata

제231화

윤하경은 지금 한 올의 옷도 걸치지 않은 채였고 피곤이 극에 달했는지, 이불조차 덮지 않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한눈에 보아도 시선을 뗄 수 없는 아찔한 광경이었다. 강현우는 방금 막 만족한 듯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귀 옆에 입을 가져갔다. “뭐야, 아직도 부족해? 만족이 안 됐으면 말해. 더 채워줄 수도 있는데 이렇게까지 날 유혹할 필요는 없잖아?” 몽롱한 상태였지만 윤하경은 강현우의 말을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며 화들짝 눈을 떴고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곤 황급히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감쌌다. 그러면서도 겁에 질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간절하게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저 진짜 너무 피곤해서 그래요.” 그녀는 마치 강현우가 또다시 덮쳐올까 봐 겁을 먹은 새끼 고양이처럼 몸을 최대한 이불 속으로 웅크리며 한없이 작아졌다. 윤하경이 완전히 기진맥진한 걸 알았는지, 강현우는 이번엔 그냥 장난이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몸을 일으켜 깔끔하게 셔츠를 여미고 재킷을 걸쳤다. “배고프면 방 안에 전화가 있으니까 룸서비스 시켜. 필요한 게 있으면 밖에 있는 사람한테 말하면 돼.” 그의 말투는 무심했지만 듣기에 따라선 마치 그녀를 신경 써주는 것 같기도 했다. 윤하경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 이제야 조금은 그가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 듯해서 그나마 긴장이 풀렸다. 강현우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한 박자 늦게 덧붙였다. “괜히 밖에서 돌아다니지 마. 내가 올 때까지 얌전히 있어.” 그의 말투에는 강요라기보다는, 묘한 관심이 섞여 있었다. 윤하경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너무도 잘 알았다. 강현우가 괜한 협박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기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태도가 꽤 만족스러웠는지, 강현우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코끝을 톡 건드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윤하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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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윤하경은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뭐야, 이게?” 순간적으로 몸이 반응하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주저 없이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섰다. 한편, 강현우의 사무실. 그는 느긋하게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책상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 대표님, 지분 15%라뇨. 너무 과하게 요구하시는 거 아닌가요? 동쪽 부지의 총가치는 수조 원에 달하는데 이 정도면 욕심이 좀 지나친 것 같은데요?” 그는 책상 위에 손가락을 가볍게 두드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10%.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반대편에 앉아 있는 주한석은 덩치가 크고 짧게 깎은 머리에, 촌스러운 꽃무늬 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 겉모습은 세련된 슈트를 차려입은 강현우와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듣고도 별로 개의치 않는 듯 히죽 웃었다. “강 대표님 말씀이 틀린 건 아니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줄 수 있다고 하던데요? 강 대표님이 그렇게 인색하게 굴 거면 저도 굳이 여기서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겠네요.”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강현우는 가볍게 이를 악물며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봤지만 붙잡지도 않았다. 그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그 순간 책상 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강현우는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단 한마디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한석은 당연히 그가 자신을 붙잡으려는 거라고 착각하고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뭐랬어요? 강 대표님이 이렇게 쉽게 포기할 리가 없죠. 그러니까 이번 계약은... 강 대표님, 어디 가세요?” 주한석은 뒤늦게야 강현우가 자신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해 나가는 것을 깨달았다. 강현우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제 조건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다시 생각해 보시고 연락하세요.” 그 말만 남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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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반면 윤하경이 당황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강현석은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길게 이어진 흉터가 있었고 웃을 때마다 그 상처가 더욱 도드라져 섬뜩한 느낌을 자아냈다. “하경 씨. 네 이름은 오래전부터 들었어. 다들 경성 최고의 미인이라고 하더군. 다만 집안이 좀 아쉽다 싶었지. 난 그런 거 따지지 않으니까, 우리 한번 즐겨볼까? 걱정하지 마. 나랑만 잘 지내면 돈 문제는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어.” 윤하경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관심 없어요.” 그녀의 빠른 대답에 강현석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가 웃음을 거두자, 방 안의 분위기까지 서늘해졌다. 어디선가 칼을 꺼내 들더니 장난스럽게 나무 테이블에 푹 찔렀다가 빼내기를 반복하다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눈치 없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강현석은 고개를 들어 윤하경을 바라보며 다시 웃었다. “한 번 더 말해봐. 관심 있어?” 그의 웃음은 강현우와 달랐다. 겉보기에는 부드러운 듯했지만 속에는 날 선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다. 윤하경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 “현석 씨, 저는...” “흥.”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현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걸음씩 다가왔다. “보아하니 아직 날 잘 모르나 본데.” 그는 키도 크고 덩치도 커서 가까이 다가오자 엄청난 위압감을 자아냈다.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물렸지만 피할 곳이 없었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뒤로 감추고 휴대폰 화면을 두드리면서도, 얼굴에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다들 현석 씨가 신사적이라고 하던데요. 설마 저 같은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시진 않겠죠?” “오?” 강현석은 흥미롭다는 듯 웃었다. “보아하니 너도 날 잘 모르나 보네.” 그는 칼을 들어 윤하경의 어깨끈에 대고 살짝 힘을 줬다. 쓱!그러자 가느다란 끈이 한순간에 두 동강 났고 윤하경은 황급히 손으로 옷을 붙잡았다. 순간 강현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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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강현우는 윤하경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의 시선은 오로지 강현석에게만 머물러 있었다.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보며 가볍게 웃음을 지은 그는 태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렇게 덜렁대서야... 형, 몸 관리 좀 잘하시지 그래?” 그러더니 천천히 손을 흔들며 우지원에게 지시했다. “의사 불러. 형 다치신 것 같은데 괜히 뇌라도 다쳤으면 큰일이잖아.” 윤하경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이 굳었다. 강현우의 말은 마치 걱정하는 듯 들리지만 속뜻을 모를 수없는 날카로운 경고였다. “네, 알겠습니다.” 우지원은 즉시 윤하경에게 눈짓을 했고 윤하경도 상황을 눈치챘다. 이 자리에 더 오래 남아 있는 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게 뻔했다. 그녀는 조용히 몸을 돌려 우지원을 따라가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강현석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튀어나왔다. “야, 윤하경! 어디 가려고? 날 다치게 해놓고 그냥 가겠다고?” 그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태세였지만 강현우가 태연하게 앞으로 나서며 그의 길을 막아섰다. 강현석은 강현우를 노려보며 비웃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넌 결국 이 여자를 감싸겠다는 거야?” 강현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지만 그 눈빛은 싸늘했다. “아버지가 지난번에 뭐라고 하셨더라? 밖에서 사고 치지 말고 제발 강씨 가문 망신 좀 시키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설마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형?” 강현우의 말투는 여전히 가볍고 여유로웠지만 그 안에 담긴 경고는 날카로웠다. 강현석의 얼굴이 굳어졌지만 이내 헛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하. 그래, 맞아! 우리 셋째 말이 맞지!” 그는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다시 한번 느긋하게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래, 좋아. 오늘은 그냥 넘어가 주지.”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그는 다시 입을 열며 날카로운 시선을 윤하경에게 돌렸다. “하지만 말이야, 이 여자, 날 다치게 한 건 맞잖아? 그럼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어?” 윤하경은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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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우지원은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윤하경 쪽으로 다가왔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절대 하경 씨 때문이 아니라 원래 강현석을 손봐줄 생각이었을 거니까요. 오늘 일부러 사람까지 몰고 와서 기세등등하게 등장한 거 보면 아마 애초에 판을 키울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대표님 앞에서 그 수가 통할 리 없죠.”그 말을 듣고서야 윤하경은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조금 풀었다.우지원은 그녀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가더니 준비된 차의 문을 열었다.“얼른 타요. 대표님이 집까지 바래다주라고 했어요.”윤하경은 차를 타려다 말고 망설이듯 머뭇거렸다.“정말 괜찮을까요? 강현우 씨, 다치진 않겠죠?”우지원은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설마요. 대표님이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에요? 여긴 원래 우리 대표님의 구역이에요.”윤하경은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차에 올랐다. 차가 출발하고도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계속 생각에 잠겼다.강현우와 강현석 둘이 싸우면 과연 누가 이길까? 강현석은 누구도 믿지 않는 잔혹한 성격의 인물이고 강현우는 한 번 움켜쥔 것을 절대 놓지 않는 사람이다.싸움이 붙으면 둘 다 쉽게 물러서지 않을 텐데....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회사에 도착고 차에서 내리며 윤하경은 우지원에게 가볍게 인사했다.“고마워요.”우지원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아이고 하경 씨, 그렇게 예의 차리면 대표님이 알면 난리 납니다. 다음부턴 편하게 대해줘요.”그러고는 손을 흔들며 차를 몰고 떠났다. 윤하경은 깊은숨을 내쉬며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책상과 서류들은 엉망이었고 사무실은 마치 도둑이 들었던 것처럼 난장판이었다.사무실에 남아 있는 건 소지연뿐이었고 책상에 앉아 머리를 괴고 있던 소지연은 윤하경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누가 이랬어?”윤하경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소지연은 미리 준비라도 한 듯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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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윤수철은 애초에 윤하경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그런데도 그녀가 소파에 앉아 자신을 추궁하는 모습에, 속에서부터 열불이 났다.“집에 돌아오면 먼저 어른께 인사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디서 감히 이런 태도로 나를 대하는 거지?”윤수철은 화를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 옆에서 임수연은 조용히 그의 가슴을 쓸어내리며 달래듯 말했다.“여보, 하경이가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괜히 화내지 말아요.”부드러운 목소리에, 한없이 자애로운 표정. 평소였다면 혹할 만한 모습이었겠지만 윤하경은 이미 수없이 속아온 터라 이제는 그 연기가 지겹기만 했다.연극을 보고 있느니 차라리 진짜 극장에 가서 연극을 보는 게 나을 지경이었다.그녀는 더 이상 지켜볼 가치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손에 들고 있던 서류 한 장을 임수연 앞으로 내밀었다.“이 차용증,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윤수철은 서류를 힐끗 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이게 뭐야?”임수연의 입술이 살짝 떨렸지만 윤하경은 그녀의 표정을 보자마자 임수연이 이 일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그녀는 억지로 웃으며 윤수철을 바라봤다.“여보, 나도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모른다고요?”윤하경은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다.살다 살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이었다.“검은 글씨로 선명하게 당신 이름이 적혀 있는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니면 남몰래 남자라도 하나 키우느라 이 돈을 빌린 거예요?”임수연의 얼굴이 순간 새하얗게 질렸다.윤수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입 좀 다물어! 그렇게 무례하게 굴 거면 당장 나가!”“나가도 상관없어요.”윤하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 전에, 이 돈은 갚고 가세요. 이미 저쪽에서 공사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요.”그러자 임수연은 깊은 한숨을 쉬며 애처롭게 윤수철을 바라봤다.“여보, 하경이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정말 급한 일이 있는 게 아닐까요?”“마침 제 손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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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윤하경이 비꼬듯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급해하시는 걸 보니 제가 제대로 찌른 모양이네요?” 윤수철은 이를 악물고 그녀를 노려보았고 분노로 얼굴 근육이 떨릴 정도였다. 하지만 윤하경은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우아한 자세로 다리를 꼬았다. “아줌마가 끝까지 아니라고 하신다면 뭐... 저야 상관없어요. 나중에 후회만 안 하시면 되겠네요.” 그녀는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을 던졌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임수연은 속으로 불안해졌다. 윤하경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정말 끝까지 발뺌하실 건가요?” 윤수철은 미간을 찌푸렸다. 윤하경이 이렇게까지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는 걸 보니 그녀가 허튼소리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불안해진 그는 곧바로 임수연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 순간, 임수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애써 평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순간적으로 피하는 듯한 시선이 그녀의 불안을 드러냈고 윤하경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아줌마,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나중에 문제 커져도 저한테 원망하지 마세요.” 그녀는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 문제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었고 굳이 나서서 해결해 줄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문을 향해 걸어가는 순간, 임수연의 손이 주먹 쥐듯이 살짝 떨렸다. 마침내 그녀는 참지 못하고 윤수철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여보, 먼저 올라가서 좀 쉬어요. 괜히 하경이한테 화내지 말고요.” “꼴 좀 봐. 딸이라는 애가 아버지한테 인사 한마디 없이 와서 윽박지르기나 하고 있잖아!” 윤수철은 그녀의 말에 다시금 화가 치밀어 올라 주먹을 꽉 쥐었다. “약혼도 내팽개치더니 이제는 부모한테 말도 제대로 못 붙이는 놈을 내가 왜 자식으로 둬야 하는 거지?”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격양되게 기침했다. 임수연은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옆에서 부축했다. 그러면서도 슬쩍 눈짓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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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임수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핸드폰을 힘껏 내던졌다. “엄마, 뭐 하는 거야?”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윤하연이 이 광경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임수연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곧장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연아, 너 지금 가진 돈 얼마나 돼?” “돈?” 윤하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으며 머리를 굴렸다. “한... 2억 정도 남아 있을 거야.” “전부 나한테 보내. 급하게 쓸 일이 있어.” 윤하연은 순간 멍해졌다. 그건 그녀가 가진 전 재산이었다. 그 돈을 모두 넘기면 한 달 용돈과 아버지가 가끔 주는 돈으로만 생활해야 한다. 단순한 부탁이 아니란 걸 직감한 그녀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엄마, 그동안 아빠한테 꽤 많이 받았잖아.” 별다른 감정 없이 던진 말이었지만 그것이 임수연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렸다. 그녀는 화가 난 듯 다가와 손가락으로 윤하연의 이마를 톡톡 찌르며 쏘아붙였다. “네가 그런 소리를 해? 집안 살림에 돈이 안 드는 줄 알아? 좋은 옷, 좋은 가방, 좋은 차까지 다 해 줬잖아. 그런데 고작 이 돈 가지고 엄마한테 따지는 거야?” 이어 그녀는 한층 더 비꼬듯 말했다. “윤하경 봐. 혼자서 사업도 잘하고 능력 있게 살잖아. 넌 대체 왜 걔보다 나은 게 없어?” 그 말에 윤하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던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차갑게 말했다. “그럴 거면 그냥 윤하경을 딸로 삼아.” 임수연은 그제야 자기가 실수했음을 깨닫고 다급히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아니야, 엄마가 말을 잘못했어. 그냥 홧김에 나온 말이야.” 그러나 윤하연은 비웃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윤하경, 두고 봐. 곧 네가 울 날이 올 테니까.” 그 말에 임수연의 눈이 반짝였다. “왜? 네가 뭔가 방법이 있어?” 하지만 윤하연은 그녀를 흘긋 쳐다보더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됐어. 돈은 이따가 보내 줄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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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윤하경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냥... 약한 여자 하나 건드려서 신나셨겠네요.” 전화기 너머에서 상대방이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오늘 회사에서 벌어진 일은 우리의 실수였습니다. 이 일을 수습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좋아요.” 윤하경은 일부러 생각하는 듯 잠시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었다. “내일 오후에는 시간이 날 것 같네요. 직접 찾아오세요.” 그렇게 단호하게 말한 후, 그녀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끝나자 그녀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 강현우의 이름을 빌려서 위세를 부렸는데 그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가만히 있을까? 오늘 그가 보였던 냉혹한 태도를 떠올리니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그때 문득, 낮에 강현우가 자신을 위해 강현석을 막아섰던 일이 떠올랐다. “아, 맞다!” 그녀는 스스로 머리를 한 대 쳤다. “기사님, 강한 그룹 대표님 댁으로 가 주세요.” 한 시간 뒤, 그녀는 초조한 마음으로 강현우의 저택 문 앞에 섰다. 노크를 하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집사가 문을 열었고 집사는 예상치 못한 방문객을 보며 순간 멈칫했다. 이 집을 스스로 찾아오는 여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기 때문이다. 윤하경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현우 씨 계시는가요? 오늘 도움을 많이 받아서 감사 인사드리러 왔어요.” 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대표님께 여쭤보고 오겠습니다.” 윤하경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불쾌한 기색 없이 조용히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사실, 낮의 일 이후로 강현우가 조금 무서워졌다. 심지어 침대에 누워서도 '이제 그와 거리를 두는 게 좋을까?' 고민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 일어난 일을 떠올리면 그럴 수 없었다. 강현석 같은 인간이 자신을 눈여겨봤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했다. 만약 강현우의 보호가 없다면 그 사람이 또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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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윤하경은 순간 말문이 막혔고 뭘 말해도 강현우한테는 다르게 해석될 게 뻔했다. 정말이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지금 몸이 녹초가 된 것처럼 힘이 빠져 있었고 더 이상 강현우와 실랑이를 벌일 힘도 없었다. 게다가 강현우는 이런 일에 있어서 끝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계속 이렇게 끌려다니다가는 정말 병원 신세를 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헤븐’에서 현우 씨가 좋아하시는 요리 몇 가지를 포장해 왔어요. 방금 만든 따끈따끈한 음식인데 내려가서 같이 드실래요?” 강현우가 흥미롭다는 듯 윤하경을 바라봤다. 눈앞의 여자는 분명 자신을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또 억지로라도 애교를 부려가며 자신을 달래려고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 재미있었다. “용감하네.” 툭 던진 말이었지만 윤하경은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오늘 낮 ‘헤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강현우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오늘 이후로 네가 도망갈 줄 알았는데 그래도 감히 다시 찾아올 줄은 몰랐네.” 그의 말에, 윤하경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눈을 찡긋했고 발끝을 들어 그의 목에 팔을 감으며 가볍게 속삭였다. “현우 씨 곁에 있으려면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와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어떻게 하면 강현우의 비위를 맞출 수 있는지 감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지금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었다. 회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아무리 도망가고 싶어도, 지금은 참아야 했다. 강현우는 묵묵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꽤 오랜 침묵이 흘렀고 그녀는 발끝을 세운 채 다리가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때야 강현우가 낮게 코웃음을 쳤다. “계속 그렇게 잘 버텨봐.”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몸을 돌려 드레스룸으로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예전처럼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먼저 내려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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