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Bab 211 - Bab 220

337 Bab

제211화

“저를요?” 윤하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 때문에요?” 전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상대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빚을 갚으라고 하네요.” “빚이요?” 윤하경은 당황해서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전 빚진 적 없는데요. 누군가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려는 거라면 경찰을 부르세요.” 그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확성기로 바꾼 듯, 여러 명의 목소리가 섞여 들렸고 이내 전화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이번엔 굵고 거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윤하경 맞지?” “들어둬, 네가 나한테 진 빚 6억 원. 당장 갚아. 안 갚으면 이 집, 네가 손댈 생각도 하지 마라. 들리는 말로는 리모델링하려고 한다던데? 그래, 한번 해보시지?” 남자의 말투는 건방지고 거칠었으며 노골적으로 협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구야?” “누군지는 직접 와서 보면 알겠지.” 남자는 비아냥거리듯 웃으며 덧붙였다. “알겠어. 기다려.” 통화를 끊은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 일이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 같았고 본능적으로 임수연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그녀가 해온 짓거리를 생각해 보면 이 일과도 무관할 리 없을 터였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딜 가요?” 배경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급한 일이 생겨서요.” 그녀는 가방을 챙기며 대답했다. 덜컥! 주차장에 도착해, 운전석에 앉으려던 순간 갑자기 조수석 문이 열렸다. 윤하경이 고개를 돌리자, 이미 안전벨트를 착용 중인 배경빈이 보였다. “저기... 급한 일이라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녀는 배경빈의 안전벨트를 힐끗 보며 말했지만 배경빈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까 전화하는 거 들었어요. 별장 쪽으로 가는 거 맞죠? 마침 저도 며칠 전에 체크 못 한 부분이 있어서 같이 가죠.”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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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허허!” 남자는 윤하경의 담담한 태도를 보며 코웃음을 치더니 주머니에서 구겨진 서류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거 좀 봐. 네 엄마가 이 집을 담보로 내 걸고 내게 4억을 빌린 계약서야. 이자까지 쳐서 이제 6억을 갚아야지.” 그는 가볍게 서류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계약서에 명확히 적혀 있거든? 지금 집 명의가 네 거라지만 우리 돈을 못 받으면 이 집은 내 거야. 그리고 너, 인테리어 공사한다고? 한번 해보라지.” 윤하경은 계약서에 적힌 선명한 검은 글씨와 서명을 보며 속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애써 삼켰다. ‘역시, 임수연. 너라는 인간은 끝까지 더럽고 치사하구나.’ 이 집을 양도받을 때 명확하게 법적 문제는 없다고 확인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런데 임수연이 집을 담보로 6억을 빌렸다는 사실을 숨겼다니? ‘이 집이 고작 6억짜리인 줄 아나?’ 이곳의 가치가 얼마인데 감히 이렇게 더러운 방법을 써서 자신을 옭아매려는 걸까. 윤하경은 분노를 삭이며 서류를 사진으로 찍었다. 잠시 침묵한 후, 윤하경은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한데. 이 집은 내 명의야. 그리고 계약을 맺은 건 임수연과 윤하연이지, 나랑은 전혀 관계없어. 돈을 받고 싶으면 그 두 사람한테 직접 가서 달라고 해.” 남자는 비웃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너희 한 가족 아니야? 지난번에도 걔가 담보 잡고 속여서 명의 이전까지 해놓고 이젠 쏙 빠지겠다고? 내가 그 속임수에 또 넘어갈 거 같아?” 그의 표정이 더욱 사납게 일그러졌다. 윤하경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리 가족이라고? 미친 소리하지 말고 꺼져.”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한순간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단단했다. 만약 평범한 여자였다면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벌써 겁을 먹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윤하경은 눈 하나 깜빡이지도 않았다. “누가 돈을 빌렸으면 그 사람한테 가서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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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남자의 주먹이 배경빈의 얼굴을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고 윤하경은 깜짝 놀라 배경빈의 손을 잡아당겼다. “경빈 씨, 싸우지 마세요!” 상대는 숫자가 많았고 괜히 개입했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그런데 배경빈은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주먹을 향해 전진했다. 윤하경의 우려와는 달리 배경빈은 생각보다 훨씬 능숙하게 싸움을 받아쳤다. 첫 번째 공격을 가볍게 흘리더니 상대의 팔을 잡아 그대로 비틀어버렸다. 남자는 고통에 신음을 내뱉으며 휘청거렸다. 배경빈은 단 한 번도 망설이지 않고 연속된 움직임으로 차례차례 상대방을 제압해 나갔다. 심지어, 움직임이 너무 빠르고 정확해서 윤하경조차도 그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상대가 숫자로 밀어붙이려 했지만 배경빈은 단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 결국, 넘어진 남자들은 겁을 먹고 더 이상 덤벼들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눈앞의 남자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뿐이었다. 싸움이 끝난 뒤, 배경빈은 넘어진 남자 위에 올라타 그를 꾹 눌렀다. 그러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어때? 이제 좀 얌전히 굴 생각이 들어?”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렸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우리 그냥 돈 받으러 온 것뿐이었어요!”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었다. 그때, 윤하경이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석양빛 아래, 배경빈이 가볍게 웃으며 상대를 내려다보는 모습에 잠시 멍해졌다. 그는 여전히 부드러운 인상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어딘가 위압적인 분위기가 있었고 마치 평소의 차분한 모습과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입니다! 여기서 불법 집회 및 소란이 있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모두가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윤하경이 빠르게 고개를 돌려 경찰을 향해 말했다. “경찰관님,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제 집을 불법으로 침입해 난동을 피웠습니다. 자세한 건 신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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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윤하경은 경찰서 대기석에서 배경빈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소독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입가에 난 상처는 더 부어올랐고 그녀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많이 아프세요?” 솜에 소독약을 묻혀 살살 문지르며 조심스레 물었다. 배경빈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시선은 계속 윤하경의 얼굴에 머물러 있었다. 그녀의 긴 속눈썹이 깜빡일 때마다, 그의 시선은 그 움직임을 따라 흔들리는 듯했다. 윤하경은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쳤다. “왜 그러세요? 많이 아파서 말도 못 하시는 건가요?” 배경빈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웃음을 흘렸고 윤하경은 그의 반응이 신경 쓰여서 미간을 좁혔다. “어디 불편하세요?” 그러자 배경빈이 입술을 가볍게 핥으며 조용히 물었다. “정말 저를 기억 못 하세요?” 윤하경의 손이 멈칫했다. “우리... 만난 적 있었나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그녀는 배경빈과 마주했던 기억이 없었다. 윤하경도 나름 괜찮은 집안 출신이었지만 배씨 가문 같은 명문가와는 접점이 거의 없었다. 서로 얼굴을 아는 정도야 가능했겠지만 이렇게까지 뚜렷한 기억이 없다면 아예 교류가 없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그녀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경빈은 살짝 웃으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윤하경이 들고 있던 소독약 솜을 쥐고 있는 손목을 가볍게 잡았다. 배경빈은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윤하경은 그가 마치 서운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변명이라도 해야 하나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배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 윤하경은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고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보자,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문 앞에 서 있는 강현우는 그녀의 손목을 예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차가운 얼음처럼 굳어 있었고 눈빛에는 어렴풋한 노기가 서려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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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윤하경은 오늘이 강현우와 약속한 날이라는 걸 깨달았고 원래라면 지금쯤 그와 함께 있어야 했을 시간이다.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혹시 강현우가 이 일 때문에 화가 난 건 아닌지 생각했다. 그녀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배경빈이 가까이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하경 씨, 저 기분이 아주 안 좋아요.” “네...?” 생각이 복잡했던 탓에, 윤하경은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왜요?” 배경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천천히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날 잊었다는 사실이요. 그게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그 순간, 강현우는 문기둥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의 시선은 배경빈과 윤하경이 가까이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고 표정에는 별다른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 눈빛은 깊고 차가웠다. 그때, 배지훈이 한 걸음 다가와 배경빈의 팔을 붙잡았다. 배경빈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그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배경빈이 반항해 봤자 소용없었다. 아무리 배지훈과 갈등이 있어도 그와 정면으로 맞설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배지훈이 배경빈을 끌고 나가자, 그 자리에는 강현우와 윤하경만 남았다. 강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백색 조명이 그의 얼굴을 더욱 차갑게 보이게 했다. 윤하경은 가볍게 목을 가다듬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현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여기서 밤이라도 새울 생각이야?” “그게 아니고...” 윤하경은 변명하려 했지만 강현우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들을 생각조차 없었고 그냥 몸을 돌려 바로 나가버렸다. 그러자 윤하경은 재빨리 그를 따라갔다. 그의 차는 바로 경찰서 앞에 세워져 있었고 말 한마디 없이 차에 올라탔다. 윤하경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그의 차에 함께 올라탔다. “현우 씨,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오늘은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그런데 그녀의 말을 강현우가 단칼에 끊었다.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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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한편, 배지훈은 배경빈을 돌아보며 그가 입은 상처를 확인한 뒤 얼굴을 굳혔다. “앞으로 윤하경이랑 멀리해.” 배경빈은 원래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 말을 듣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배지훈을 바라봤다. “그게 형이랑 무슨 상관인데?” 배지훈은 차갑게 대꾸했다. “나랑은 상관없어. 하지만 강현우랑은 상관있지. 너도 봤잖아. 강현우의 여자야.” 배경빈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뭐, 결혼이라도 했대?” 배지훈은 미간을 좁히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걸 떠나서 강현우가 윤하경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모르겠냐? 강현우가 언제 여자를 신경 쓴 적 있었어? 그런데 오늘 너랑 함께 있다는 소식에 직접 경찰서까지 따라왔다고. 너도 알잖아. 강현우 성격상 건드릴 사람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아. 괜히 엮이지 마라.” 그러나 배경빈은 그런 경고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입가의 상처를 손등으로 문질렀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배지훈은 더 깊게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윤하경한테 관심 있어?” 배경빈은 피식 웃었다. “그건 형이 맞혀봐.” 배지훈은 입술을 꾹 눌렀다. “배경빈, 함부로 하지 마.” 마침 차가 멈춰 섰고 배경빈은 문을 열며 차에서 내리기 직전 말했다. “형이 강현우를 두려워하는 건 알겠는데 난 별로 상관없어.” 배지훈은 그 말에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그는 차 안에서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다가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윤하경은 조심스럽게 강현우의 방에 들어섰다. 그는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있었고 그녀가 들어오자 한 손을 등받이에 올린 채 그녀를 바라봤다. “왜? 내가 직접 안아서 욕실에 데려다줘야 해?” 강현우는 넥타이를 살짝 풀어 헤쳤고 그 태도는 마치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이 없다는 듯 보였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직설적이었고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든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오늘 일은 그녀가 먼저 잘못한 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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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강현우는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며 입가를 살짝 올렸다. 마치 그녀의 반응이 꽤 흥미롭다는 듯, 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손을 들어 윤하경의 턱을 가볍게 잡았다. 그의 손은 크고 힘이 셌기에 윤하경의 작고 섬세한 얼굴이 그의 손아귀에 잡히면서 살짝 일그러졌다. 오늘 자신이 약속을 어긴 건 맞지만 강현우가 이렇게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강현우 같은 사람에게 반항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는 본래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걸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윤하경은 짧은 순간 고민했지만 무리하게 반항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가벼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 “현우 씨, 뭘 하고 싶으신데요?” 강현우는 차가운 웃음을 흘렸다. “당연히 너랑 침대에서...” 그의 직설적인 말에 보통이라면 얼굴이 빨개질 법도 했지만 윤하경은 이미 이런 말에 익숙했기에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려면 먼저 씻어야겠네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몸을 훑어보며 덧붙였다. “오늘 하루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몸이 좀 더럽네요.” 강현우가 깔끔한 성격이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면 그가 잠시나마 그녀를 놔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차갑게 웃으며 그녀를 가뿐히 들어 올려 욕실 앞 세면대 위에 올려놨다. 마치 가벼운 인형을 다루듯,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윤하경은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흔들렸고 반사적으로 강현우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아...” 당황한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작게 새어 나왔다. 그런데 강현우는 오히려 그런 반응이 마음에 든다는 듯 웃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내리며 말했다. “좋아. 방금 소리, 나쁘지 않은데? 이따가도 그렇게 해.” “...” 그날 밤, 그녀에게 선택권은 없었고 강현우는 평소보다 더 가차 없었다. 욕실에서 침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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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마치 윤하경이 거절하면 큰 잘못이라도 저지르는 것처럼 분위기가 흘렀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갈게요.”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준비를 마친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식탁에서는 강현우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어쩐지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강현우가 한가하게 앉아 있을 법했다.그녀가 내려오는 소리에 강현우가 고개를 들어 한 번 쳐다봤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윤하경은 그의 얼굴을 살펴보면서 기분이 어떤지 살폈지만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강현우는 언제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고 늘 평정심을 유지하며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윤하경은 짧게 숨을 들이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최대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현우 씨, 바쁘세요?”강현우는 커피잔을 손에 들고 있던 손을 멈추고 그녀를 한 번 흘깃 쳐다보았다.“할 말이 있으면 해.”그는 무심하게 말했지만 윤하경은 기분이 살짝 상했다.분명 밤새 그녀를 괴롭힌 건 강현우였는데 왜 아침이 되자마자 저렇게 여유롭고 멀쩡한 걸까?반면 그녀는 허리부터 온몸이 욱신거려서 걸을 때마다 뼈마디가 나사를 풀어놓은 것처럼 아팠다.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며 강현우 맞은편에 앉았다.‘부탁하려면 적당히 기분을 맞춰줘야지.’그녀는 억지로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현우 씨, 요즘 회사 운영은 잘 되고 있죠?”강현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고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의 반응이 예상됐던 터라, 윤하경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제 말은... 혹시 한빛 그룹과 협력할 생각 있으세요?”그러자 강현우는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지만 눈빛 속에는 은근한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지자, 그녀는 무심코 코끝을 문질렀다.“내 기억이 맞다면 넌 한빛 그룹에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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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강현우는 언제나 그렇듯 단도직입적이었다. 그의 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곡을 찌르는 동시에 상대에게는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윤하경은 그 말에 얼굴이 굳어질 뻔했지만 곧바로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그에게 다가가 장난스럽게 목에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 “현우 씨, 한빛 그룹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세울 만한 가치가 있는 건 남아 있어요.” 그것이 바로 윤수철이 회사를 절대 넘겨주지 않으려는 이유였다. “그래?” 강현우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그녀는 그의 품에서 살짝 몸을 비비며 최대한 애교스럽게 행동했지만 강현우의 시선에는 조소가 서려 있었다. 그는 긴 손가락으로 마치 장난스럽게 고양이를 다루듯이 그녀의 턱을 가볍게 문질렀다.“그럼 말해봐. 한빛 그룹에서 너 말고 내세울 만한 게 뭐가 있는데?” “...” 이건 칭찬이 아니었다. 윤하경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애초부터 강현우는 냉정한 사업가였고 그는 결코 손해 보는 거래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의 한빛 그룹은 투자 가치가 높은 기업이 아니었다. 윤하경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자신이 강현우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과대평가했던 걸까 걱정했다.강현우와 수없이 많은 밤을 함께 보냈으니 적어도 그에겐 어느 정도의 정이 생겼을 거라 생각했지만 강현우는 그런 감정에 휘둘릴 사람이 아니었다. 윤하경은 애써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너무 앞서갔네요.”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더는 방해하지 않을게요. 안녕히 계세요.” 그 말을 남기고 윤하경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 그녀가 떠나자, 강현우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방금 전까지 아양을 떨다가, 원하는 걸 얻지 못하자 바로 등을 돌리는 모습이 꽤 가관이었다. 조금만 더 애교를 부렸으면 강현우가 그녀의 부탁을 들어줬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는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하경 씨를 집까지 바래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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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민진혁은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한 시선으로 강현우를 바라보았다. 아까 윤하경이 강현우에게 요청했을 때, 그는 분명 차갑게 거절했지만 지금 자신의 명령은, 결국 그녀를 돕겠다는 뜻이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한참 고민하던 끝에, 결국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께서 도와주실 생각이었다면 아까 왜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거절하셨습니까? 하경 씨가 대표님이 도와줄 걸 알았다면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사실 민진혁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굳이 그렇게 냉정하게 대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었지만 감히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강현우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감정 따위에 신경 쓸 리 없었으니까. 그는 언제나 자기 뜻대로만 행동했다. 하지만 이미 최대한 조심스럽게 표현했음에도, 강현우는 고개를 들어 그를 날카롭게 쳐다봤고 그 눈빛만으로도 불쾌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민진혁은 순간 긴장하며 급히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윤하경은 급하게 배경빈의 집으로 이동했다.배씨 가문 역시 독립된 대저택을 소유하고 있었고 입구에는 하인들과 정원사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배경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그가 여유로운 걸음으로 별장에서 나왔다. 그는 차창에 팔을 걸친 채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경 씨, 조금 늦었네요?”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어제보다 더 선명해진 그의 입술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태연한 척 말했다. “미안해요. 일이 좀 있어서 늦었어요. 얼른 타요. 병원 데려다줄게요.”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날씨는 맑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차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갑자기 물었다. “아직도 기억 안 나요?” 그녀는 순간 멈칫했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요. 정말 아무런 기억도 안 나요.”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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