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231 - Chapter 240

263 Chapters

제231화

임학이 깜짝 놀랐다.다급하게 거지 앞으로 달려갔다.그리고 거지의 옷깃을 잡아들었다.“누구한테 잡혀 간 거야? 어디로 잡혀갔지?”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거지가 놀랐다.두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임학이 다시 한번 더 크게 소리쳤다.“피부 다 벗겨 버리기 전에 얼른 답하거라!”거지는 그제야 전전긍긍하며 답했다.“거, 거지들한테 잡혀서 한양 밖으로 나갔다 하옵니다.”임학은 손을 놓았다.그리고 서둘러 밖으로 달려 나갔다.거지는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김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김단도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거지를 위아래로 훑었다.그리고 그의 볼록한 가슴 위로 시선이 멈추었다.거지는 당황해하며 자신의 가슴을 가렸다.그의 눈빛마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쭈뼛쭈뼛 거렸다.곧이어 김단을 한번 더 보고 자리를 떠났다.김단은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그녀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하지만 임원의 생사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지금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은 정암의 안위다.다행히도 군대의 의원은 외상을 치료하는 것이 능숙했다.소한은 서둘러 정암을 데리고 군의를 찾아갔다.김단은 정암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면 스스로를 다독였다.곧이어 쓰러진 부잣집 도련님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러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오늘 연회는 모두 진산군 댁에서 초래 한 일이오, 치료비나 약값을 청구하려든 진산군 댁으로 나를 찾아 오시오. 또한 정암은 소한 장군의 사람이오. 다음번에 때리기 전에는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소, 소 장군의 사람은 자네들이 감히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오!”말을 끝내고 서둘러 취향각을 빠져나갔다.오늘 정암의 행동은 결국 그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 뻔하다.더하여 정암의 신분은 결코 그들과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김단은 자신의 말로 하여금 경고를 주고 싶었다.정암의 뒤에는 소한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김단이 병영에 도착했을 때,정암은 이미 깨어 있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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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김단은 정암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의 미소를 보자 취향각에서 자신을 보호하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때 정암이 손님에게 했던 말이 있다.그녀를 욕하면 각오하라는 말이었다.또한 위험에 천했을 때는 그녀를 옆으로 대기시켰다.정작 제일 중요할 때에는 자신의 몸으로 김단을 보호하기 바빴다.갑자기 얼굴 반이 피로 덮였을 때의 모습이 떠올라,피가 묻은 옷에 시선이 갔다.정암은 김단의 눈빛을 알아챘다.그는 서둘러 자신의 옷을 정리했다.다급하게 혈흔을 숨기기 바빴다.이때, 김단이 그에게 다가갔다.뜨거운 눈물이 고인 두 눈동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곧이어 작은 손이 머리의 붕대 위로 올려졌다.혹여 아플까 봐 살살 쓰다듬었다.정암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그녀의 동작 하나하나가 그를 어쩔 줄 모르게 했다.심지어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김단이 입을 열었다.목소리가 마치 부서질 것 같았다.“아프십니까?”정암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김단을 바라보았다.고운 얼굴에 뺨 옆으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마치 그의 심장에 떨어지는 것 같았다.김단의 우는 모습에 정암도 마음이 아팠다.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굳은살이 잔뜩 박힌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았다.입가에는 여전히 해맑은 미소가 걸려있다.“괜찮사옵니다.”하지만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그는 두골이 깨질 뻔했다.더하여 바닥에 피가 흥건할 정도로 다쳤다.정암은 김단을 안심시키려 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다 눈치를 챘다.그가 그럴수록 마음이 더 아팠다.눈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정암은 당황하면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몸이 큰 탓에 무릎을 꿇고 앉아도 서있는 김단보다 컸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정암을 바라보았다.여전히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정암은 두 손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았다.“전장에 나서면 이보다 깊은 상처도 수없이 당하옵니다. 그러하오니 낭자, 부디 눈물을 거두시옵소서. 낭자의 슬픔을 보고 있자니, 소인의 가슴 또한 찢어질 듯 아프옵니다.”그는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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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정암이 자리에 얼어 붙었다.자신이 김단에게 산사를 준 사실도 순식간에 잊어버렸다,그녀의 눈물을 닦아준 사실도 잊어버렸다.심지어 방금 김단이 한 말까지 잊어버리고 말았다.그가 쥐고 있던 산사도 어느새 석상처럼 굳어 버렸다.정암의 모습을 보고 김단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곧이어 산사를 건네 들고 입안으로 넣었다.볼이 볼록볼록하게 올라왔다.이때, 그녀가 다시 물었다.“저와 혼인하기 싫으신 겁니까?”정암은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하고 싶사옵니다!”혹여 몰라 서둘러 대답했다.그 탓에 소리를 조절하지 못했다.그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울렸다.하지만 금방 침착함을 되찾았다.“허나 소인은 권력도 세력도 없는 자로서, 낭자와는 하늘과 땅의 차이 같사옵니다. 소인은 낭자와 어울리는 사내가 아니 옵니다.”그는 힘이 풀린 듯 고개를 숙였다.또한 정암은 숙희가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그는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그저 멀리서 그녀를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그저 능력이 닿는 대로 그녀를 지켜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이때, 김단이 양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았다.부드러운 감촉에 정암이 다시 얼어 붙었다.놀란 표정을 하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눈물 자국이 가득한 작은 얼굴에는 장난기라고는 없었다.“저와 혼인을 하실 의사가 있으신지만 알려 주십시오.”만약 혼인을 한다면 두 사람은 진산군 관저라는 큰 장애물을 넘어야만 한다.곧 무엇이든 같이 해야만 한다.정암은 그제야 김단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두 사람 사이에는 큰 벽이 있다.하지만 김단이 먼저 용기를 갖고 한 발자국 다가갔다.이런 그녀를 어떻게 실망시킬 수 있을까.정암이 맹세한다는 모습을 취했다.“나 정암은 김 낭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김 낭자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한다. 이를 어길 시, 하늘의 벌을 받겠나이다.”김단의 웃음이 점점 짙어졌다.그리고 얼굴을 잡고 있던 손으로 볼을 잡아당겼다.“왜 김 낭자라고 부르십니까?”정암이 멈칫했다.순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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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소한은 거부하고 싶었다.무사히 돌아왔다면 결코 심각한 일은 아닐 것이다.또한 임원은 눈물이 많다.그는 이 일이 군영에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소한은 더 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그는 김단을 한번 보고 걸음을 옮겼다.김단은 가만히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다.이때, 정암이 물었다.“같이 따라가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김단의 눈빛이 차가웠다.“예, 임원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야겠습니다.”그녀의 말에 정암이 미간을 찌푸렸다.“짓이라니요? 짚이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김단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취향각에서 본 거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정암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보아하니, 무언가 있는 모양입니다.하지만 아씨가 왜 그런 짓을 꾸몄는 지요?”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임원은 그녀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것이다.곧이어 정암을 향해 몸을 돌렸다.“한번 가보겠나이다. 종사관님은 얼른 들어가 휴식을 취하시지요,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정암이 고개를 끄덕였다.찌푸린 미간 사이로 걱정이 가득했다.“조심 하셔야 합니다.”“예.”김단은 짧게 대답하고 자리를 떴다.그녀는 말을 타고 왔었다.갈 때도 말을 타서 관저로 돌아갔다.잠시 뒤, 관저에 도착했다.곧이어 숙희가 그녀를 맞이했다.“아씨! 드디어 돌아오셨나이다!”숙희는 다급한 표정이었다.김단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 있는 게야?”숙희는 항상 별당에서 그녀를 맞이한다.하지만 밖에서 김단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결코 일이 작지 않다는 뜻이다.숙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작은 아씨 께서 깨자마자 울고 불고 난리 입니다. 노비가 듣기로 그러는 이유가 다 아씨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서 아씨를 기다린 겁니다.아씨, 지금 대감 마님과 도련님께서 많이 노하셨습니다. 방금 전만 해도 도련님께서 아씨 입을 찢어 놓겠다고 하셨습니다. 꼭 조심 하셔야 합니다!”김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결국 임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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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김단의 말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사실이기 때문이다.그들도 소한의 주량이 얼마나 강한 지 알고 있다.소한은 결코 취하지 않았으며,사람을 착각 할 일도 없다.임학이 아니라 소한도 어떠한 변명조차 없었다.진산군은 소한을 꾸짖고 싶었지만 참았었다.하지만 김단의 말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소 장군, 장군의 소 씨 가문과 우리 임 씨 가문은 혼인을 약조한 사이입니다. 허나 18년 전 여식이 바뀌는 바람에 혼동이 있었지요, 그래도 소 씨 가문과 혼인하는 사람은 여식 하나입니다. 오늘 일은 소 장군께서 제대로 말씀해 주셔야겠습니다, 그리하지 못하면 두 가문의 혼사는 없던 것이 되겠지요.”“아버지!”임원이 울면서 소리 질렀다. 그녀는 혼인을 풀고 싶지 않았다.그저 모두에게 김단이 자신의 혼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그리하면 양 쪽 부모들이 서둘러 혼인을 진행 시킬지도 모른다.그녀의 고함소리에 진산군의 기세가 약해졌다.진산군이 미간을 찌푸린 채 임원을 꾸짖었다.이때, 소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오늘 일은 제 과오이옵니다.”“당연히 자네의 잘못이네!”임학이 화를 냈다.그리고 김단을 가리켰다.“하지만 저 계집이 아무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네.”그는 김단을 노려 보았다.분노가 같이 터져 나왔다.“소한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원이한테 알려 줘야만 했느냐? 소한이 너를 마음에 품고 있다고 알려주고, 원이를 괴롭히고 싶었느냐?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그 거지들한테…”임학은 말을 하다가 끊었다.김단은 눈살을 찌푸렸다.“거지들이 무엇을 했단 말입니까?”임원은 김단의 눈을 마주치기 두려웠다.그녀의 눈은 송곳마냥 예리하다.금방이라도 자신의 속셈을 들킬 것만 같았다.김단의 질문에도 임원은 임 씨 부인의 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그녀가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고 임 씨 부인이 입을 열었다.“원이가 연약하고, 외모가 뛰어나지 않느냐. 그들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짐작도 못하는 것이냐? 그리고 네 오라버니 말이 맞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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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임학은 김단이 사건의 발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다시 한 번 김단을 향해 손을 휘두르려 했다.“지금 뭐라고 했느냐! 네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는것이냐?!”숙희는 이를 보고 다급히 달려 들어 김단을 보호하려고 했다.하지만 이번에는 소한이 한 발 빨랐다.소한은 임학이 내리치려던 주먹을 붙잡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이번 일에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 같소.”이는 소한이 스스로 판단한 것이었다. 임원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를 보아 이번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소한이 김단 앞을 가로막자, 진산군은 곧바로 화를 내며 소리쳤다. “소 장군, 자네 지금 제정신인 것이오?”그에게 딸은 둘뿐이었고, 소한에 의해 이들이 휘둘리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바로 그때, 밖에서 작은 하인이 허겁지겁 달려와 외쳤다. “대감마님, 정 종사관 나리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이 말을 들은 김단은 가슴이 조여들었다.정암은 아까 부상을 입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일까?진산군은 취향각에서 일어난 일을 아직 몰랐기에, 정암이 소한을 찾아와 중요한 군사 문제를 얘기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저 없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라 하게!”얼마 지나지 않아 정암이 들어왔고, 그의 뒤로 어린 거지가 따라왔다.바로 며칠 전 임학에게 소식을 전했던 그 거지 아이였다.이 상황에 임학마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임원을 바라보았다.임원은 임학이 왜 그런지 알지 못했지만, 임학의 눈빛이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정암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문 앞에서 예를 갖추었다.소한이 정암에게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이냐?”정암이 말했다. “신이 둘째 아가씨 일을 듣고 미심쩍게 여겨 이 아이를 찾았는데, 어쩌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여기까지 말하고, 정암은 김단을 바라보며 안심하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김단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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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어린 거지의 울음소리가 유난히 애처로워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방 안, 임원은 어린 거지의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너무 심하게 떤 나머지, 임씨 부인까지 그 모습을 보고 무언가를 눈치채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반면, 진산군이 물었다. “네가 말하는 누님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냐? 저기, 저 아이를 가리키는 게냐?”진산군은 손을 들어 김단을 가리켰다.김단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진산군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범인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심지어 그녀는 진산군의 물음에 약간의 확신이 담겨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는 진산군이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기를 바라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진산군은 가차 없이 그녀를 꾸짖으며 엄중한 벌을 내릴 것이고, 그녀가 상처투성이가 되어 무릎 꿇고 용서를 빌기를 바랄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진산군과 그의 부인이 만족할 것이다.김단은 이미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어쩌면 그녀는 이미 진산군의 딸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진산군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중요하지 않은 존재이고, 그저 이용할 가치가 있는 낯선 사람일 뿐인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진산군이 자신을 가리키는 것을 보자, 그녀의 마음은 주체할 수없이 아파왔다.예전에는 그녀를 가장 예쁘고 착한 딸이라고 칭찬했던 아버지였다.하지만 지금은 그녀를 못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어린 거지는 진산군이 가리키는 곳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그럼 누구냐?”진산군은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그리고는 하인에게 명령했다. “어서 아이를 데리고 화공을 찾아가라! 그 여자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예!”하인이 곧바로 명령을 받들고 앞으로 나섰다.어린 거지는 깜짝 놀라 정암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그 모습을 본 김단은 입을 열었다. “그럼 저 아이를 데리고 임 씨 낭자에게 가 보는 건 어떠실지요?”그 말을 들은 진산군은 순간 당황하더니 이내 김단의 의도를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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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김단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임씨 낭자, 변명이 있으면 해 보시지 그러시오?”그녀의 말에 임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임원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진산군과 임학에게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아버지, 오라버니, 제발 믿어주세요! 일부러 그런 일을 저지른 게 아닙니다!”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임학은 전혀 가슴 아파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녀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너는 우리가 그들을 죽이도록 방관하고 있었단 말이냐?”그녀는 그들을 돈 주고 고용했으면서, 그가 그들을 향해 칼을 뽑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 거지들이 그녀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면, 그가 그들을 죽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그는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가 평소에 성급한 면이 있긴 해도, 무고한 사람을 죽인 적은 결코 없다!하지만 오늘, 임원 때문에 그의 손이 피로 물들었다…임원은 당황하여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아닙니다. 제가 돈을 주긴 했지만, 그자들은 정말 저에게 해를 가하려고 했습니다! 오라버니가 직접 보시지 않았습니까? 만약 오라버니가 나타나지 않으셨다면, 저는 정말 큰일을 당했을 거예요!”하지만 지금의 임학은 더 이상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직접 본 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임원이 은을 써서 거짓말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진산군은 딸의 비참한 모습에 가슴 아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냐!”임원은 계속 울면서 말했다. “저는... 저는 소 장군님께서 김씨 낭자를 좋아하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장군님께서 저와의 혼인을 원치 않으실까 걱정됐고요… 저와 명희는 오랫동안 함께해 왔지만, 김씨 낭자가 돌아오자마자 명희는 집에서 쫓겨나지 않았습니까? 저도... 언젠가 명희처럼 버려질까 봐 두려웠습니다...”“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더 이상 저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오라버니께서 더 이상 저를 아껴주시지 않을까 봐, 모두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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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진산군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정암에게 제대로 인사를 올렸다. “우리 집안에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니, 정 종사관을 붙잡아 둘 수 없소.”이것은 분명 그를 내쫓으려는 의도였다.하지만 정암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미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김단과 함께 하려면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다만, 김단이 걱정되었다. 자신이 떠나면 김단이 혼자 남아 진산군 댁 사람들에게 시달릴까 봐 걱정되었다.정암이 김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많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김단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라는 신호였다.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진산군 댁에 살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었고, 그 모든 시련에 단련이 되어 있었기에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하지만 정암은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그렇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이었다.집의 주인이 떠나라고 했는데 억지로 남아 있다가는 오히려 김단에게 해가 될 수 있었다.고민 끝에 그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정암이 멀리 가기 전에 진산군은 김단에게 소리쳤다. “네놈이 정신이 나간 것이냐? 세상에 얼마나 훌륭한 청년들이 많은데, 왜 굳이 저런 낮은 신분의 종사관을 택하는 게냐?!”김단은 무의식적으로 멀리서 걸음을 멈춘 정암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산군이 일부러 정암이 멀리 가지 않았을 때 그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소리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정암이 그들의 논쟁을 듣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진산군의 언행은 더 과격해질 것이기 때문이다.정암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정암의 뒷모습이 문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 김단은 인상을 쓰고 진산군을 바라보며 말했다. “훌륭한 청년이라 하셨습니까? 진산군 대감마님께서는 오늘 도련님께서 저를 위해 마련한 선 자리가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르시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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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김단의 말 한 마디가 마치 칼날처럼 진산군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다.진산군은 자신을 변명하려는 듯 말했다. “아니다. 너를 세답방에 보낸 것은 내가 아니라 중전 마마의 명령이었고, 나도 어쩔 수 없었다.”여기까지 말한 진산군은 가슴이 너무 아파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는 몇 번이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쉰 후에야 간신히 힘을 내어 말을 이었다. “아비가 너를 아예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주상 전하께서 우리 집안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실수하여 주상 전하에게 빌미를 제공할까 봐 두려웠다. 아비는 그저 우리 집안이 이 아비의 손에 의해 망가질까 봐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너를 버릴 수밖에 없었단다.”김단이 진산군이 하지 못한 말을 대신하여 나즈막이 말했다.그녀는 진산군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수백 명의 식솔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을 이해했다.그녀는 진산군의 어려운 처지와 선택을 이해했다.하지만 그녀는 3년 전에 임원이 유리그릇을 깨뜨린 것을 진산군이 분명 보았음에도 그녀가 누명을 쓰는 것을 보고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3년의 세월동안, 그저 간단한 안부를 묻는 말 한마디가 어떻게 온 집안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도저히 안된다면 사람을 보내 안부를 물어봐도 되지 않는가?“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울까?그녀는 진산군 집안이 자신을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그저 한 마디 말뿐이었다!그녀가 그들에게서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말 한마디. 그것뿐이었다.단 한 마디만 있었어도 그녀는 수많은 날들을 견디며 자신에게 아직 가족이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버려진 것이 진산군 집안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진산군 집안과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기꺼이 그랬을 것이다!단 한 마디만 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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