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36화

작가: 적매화
임학은 김단이 사건의 발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다시 한 번 김단을 향해 손을 휘두르려 했다.

“지금 뭐라고 했느냐! 네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는것이냐?!”

숙희는 이를 보고 다급히 달려 들어 김단을 보호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한이 한 발 빨랐다.

소한은 임학이 내리치려던 주먹을 붙잡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이번 일에는 다른 사정이 있는 것 같소.”

이는 소한이 스스로 판단한 것이었다. 임원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를 보아 이번 일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한이 김단 앞을 가로막자, 진산군은 곧바로 화를 내며 소리쳤다.

“소 장군, 자네 지금 제정신인 것이오?”

그에게 딸은 둘뿐이었고, 소한에 의해 이들이 휘둘리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바로 그때, 밖에서 작은 하인이 허겁지겁 달려와 외쳤다.

“대감마님, 정 종사관 나리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이 말을 들은 김단은 가슴이 조여들었다.

정암은 아까 부상을 입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일까?

진산군은 취향각에서 일어난 일을 아직 몰랐기에, 정암이 소한을 찾아와 중요한 군사 문제를 얘기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저 없이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라 하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암이 들어왔고, 그의 뒤로 어린 거지가 따라왔다.

바로 며칠 전 임학에게 소식을 전했던 그 거지 아이였다.

이 상황에 임학마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임원을 바라보았다.

임원은 임학이 왜 그런지 알지 못했지만, 임학의 눈빛이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정암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문 앞에서 예를 갖추었다.

소한이 정암에게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이냐?”

정암이 말했다.

“신이 둘째 아가씨 일을 듣고 미심쩍게 여겨 이 아이를 찾았는데, 어쩌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정암은 김단을 바라보며 안심하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김단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37화

    어린 거지의 울음소리가 유난히 애처로워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방 안, 임원은 어린 거지의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너무 심하게 떤 나머지, 임씨 부인까지 그 모습을 보고 무언가를 눈치채고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반면, 진산군이 물었다. “네가 말하는 누님이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냐? 저기, 저 아이를 가리키는 게냐?”진산군은 손을 들어 김단을 가리켰다.김단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진산군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범인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심지어 그녀는 진산군의 물음에 약간의 확신이 담겨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는 진산군이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기를 바라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진산군은 가차 없이 그녀를 꾸짖으며 엄중한 벌을 내릴 것이고, 그녀가 상처투성이가 되어 무릎 꿇고 용서를 빌기를 바랄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진산군과 그의 부인이 만족할 것이다.김단은 이미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어쩌면 그녀는 이미 진산군의 딸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진산군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중요하지 않은 존재이고, 그저 이용할 가치가 있는 낯선 사람일 뿐인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진산군이 자신을 가리키는 것을 보자, 그녀의 마음은 주체할 수없이 아파왔다.예전에는 그녀를 가장 예쁘고 착한 딸이라고 칭찬했던 아버지였다.하지만 지금은 그녀를 못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어린 거지는 진산군이 가리키는 곳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그럼 누구냐?”진산군은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그리고는 하인에게 명령했다. “어서 아이를 데리고 화공을 찾아가라! 그 여자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예!”하인이 곧바로 명령을 받들고 앞으로 나섰다.어린 거지는 깜짝 놀라 정암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그 모습을 본 김단은 입을 열었다. “그럼 저 아이를 데리고 임 씨 낭자에게 가 보는 건 어떠실지요?”그 말을 들은 진산군은 순간 당황하더니 이내 김단의 의도를 깨달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38화

    김단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임씨 낭자, 변명이 있으면 해 보시지 그러시오?”그녀의 말에 임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임원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진산군과 임학에게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다. “아버지, 오라버니, 제발 믿어주세요! 일부러 그런 일을 저지른 게 아닙니다!”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임학은 전혀 가슴 아파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녀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너는 우리가 그들을 죽이도록 방관하고 있었단 말이냐?”그녀는 그들을 돈 주고 고용했으면서, 그가 그들을 향해 칼을 뽑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 거지들이 그녀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면, 그가 그들을 죽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그는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가 평소에 성급한 면이 있긴 해도, 무고한 사람을 죽인 적은 결코 없다!하지만 오늘, 임원 때문에 그의 손이 피로 물들었다…임원은 당황하여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아닙니다. 제가 돈을 주긴 했지만, 그자들은 정말 저에게 해를 가하려고 했습니다! 오라버니가 직접 보시지 않았습니까? 만약 오라버니가 나타나지 않으셨다면, 저는 정말 큰일을 당했을 거예요!”하지만 지금의 임학은 더 이상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다.그는 자신이 직접 본 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임원이 은을 써서 거짓말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진산군은 딸의 비참한 모습에 가슴 아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냐!”임원은 계속 울면서 말했다. “저는... 저는 소 장군님께서 김씨 낭자를 좋아하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장군님께서 저와의 혼인을 원치 않으실까 걱정됐고요… 저와 명희는 오랫동안 함께해 왔지만, 김씨 낭자가 돌아오자마자 명희는 집에서 쫓겨나지 않았습니까? 저도... 언젠가 명희처럼 버려질까 봐 두려웠습니다...”“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더 이상 저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오라버니께서 더 이상 저를 아껴주시지 않을까 봐, 모두 저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39화

    진산군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정암에게 제대로 인사를 올렸다. “우리 집안에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니, 정 종사관을 붙잡아 둘 수 없소.”이것은 분명 그를 내쫓으려는 의도였다.하지만 정암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미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김단과 함께 하려면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었다.다만, 김단이 걱정되었다. 자신이 떠나면 김단이 혼자 남아 진산군 댁 사람들에게 시달릴까 봐 걱정되었다.정암이 김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많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김단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말라는 신호였다.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진산군 댁에 살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었고, 그 모든 시련에 단련이 되어 있었기에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하지만 정암은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그렇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이었다.집의 주인이 떠나라고 했는데 억지로 남아 있다가는 오히려 김단에게 해가 될 수 있었다.고민 끝에 그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정암이 멀리 가기 전에 진산군은 김단에게 소리쳤다. “네놈이 정신이 나간 것이냐? 세상에 얼마나 훌륭한 청년들이 많은데, 왜 굳이 저런 낮은 신분의 종사관을 택하는 게냐?!”김단은 무의식적으로 멀리서 걸음을 멈춘 정암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산군이 일부러 정암이 멀리 가지 않았을 때 그가 들을 수 있도록 크게 소리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정암이 그들의 논쟁을 듣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진산군의 언행은 더 과격해질 것이기 때문이다.정암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정암의 뒷모습이 문 밖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 김단은 인상을 쓰고 진산군을 바라보며 말했다. “훌륭한 청년이라 하셨습니까? 진산군 대감마님께서는 오늘 도련님께서 저를 위해 마련한 선 자리가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르시는 것 같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40화

    김단의 말 한 마디가 마치 칼날처럼 진산군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다.진산군은 자신을 변명하려는 듯 말했다. “아니다. 너를 세답방에 보낸 것은 내가 아니라 중전 마마의 명령이었고, 나도 어쩔 수 없었다.”여기까지 말한 진산군은 가슴이 너무 아파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는 몇 번이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쉰 후에야 간신히 힘을 내어 말을 이었다. “아비가 너를 아예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주상 전하께서 우리 집안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실수하여 주상 전하에게 빌미를 제공할까 봐 두려웠다. 아비는 그저 우리 집안이 이 아비의 손에 의해 망가질까 봐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너를 버릴 수밖에 없었단다.”김단이 진산군이 하지 못한 말을 대신하여 나즈막이 말했다.그녀는 진산군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수백 명의 식솔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을 이해했다.그녀는 진산군의 어려운 처지와 선택을 이해했다.하지만 그녀는 3년 전에 임원이 유리그릇을 깨뜨린 것을 진산군이 분명 보았음에도 그녀가 누명을 쓰는 것을 보고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3년의 세월동안, 그저 간단한 안부를 묻는 말 한마디가 어떻게 온 집안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도저히 안된다면 사람을 보내 안부를 물어봐도 되지 않는가?“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울까?그녀는 진산군 집안이 자신을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그저 한 마디 말뿐이었다!그녀가 그들에게서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말 한마디. 그것뿐이었다.단 한 마디만 있었어도 그녀는 수많은 날들을 견디며 자신에게 아직 가족이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버려진 것이 진산군 집안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진산군 집안과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을 것이다!그녀는 기꺼이 그랬을 것이다!단 한 마디만 있었어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41화

    그는 얼굴을 찌푸렸고, 매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알고 있다. 오늘 일은 내가 잘못했다. 하지만 네 혼인 상대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내 반드시 그리 할 것이다. 네가 나를 오라버니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널 줄곧 누이동생처럼 여겨왔다. 절대 너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무력한 남자에게 시집보낼 수 없어!”임학의 말을 들은 김단은 몇 번이나 웃음이 터질 뻔했다.그가 항상 그녀를 누이동생처럼 여겼다고?하지만 그가 한 행동들을 보면 어느 하나 오라버니로써 누이에게 해줘야 했던 것이 없지 않나?하지만 김단은 비슷한 말을 이미 많이 해왔기에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말한다 해도 임학의 성격상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오늘 그 분께서는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분이 없었다면 지금쯤 저는 관 속에 있었을 것입니다.”정암이 치명적인 공격을 대신 맞아주지 않았다면, 그녀가 지금 여기에 서 있을 수 있었을까?하지만 임학은 정암이 그다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한과 나는 2층에서 뛰어내렸어! 오늘 정암이 없었더라도, 서씨 그 자식은 너에게 아무것도 못했을 것이다!”임학은 더욱 화를 내며 말했다. “게다가 오늘 그놈이 너를 구했다고 한들 어쩌라는 것이냐? 그놈이 다치게 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특히 구서는 정암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쯤 식은 죽 먹이란 말이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정암은 감옥에 갇혀 참형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아직도 그런 남자와 혼인을 하고 싶은 것이냐? 꿈 깨거라!”김단은 그 말을 듣고 놀라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그 분은 단지 상해를 입힌 것일 뿐인데, 어찌 그 분을 참형시키려고 하시는 겁니까!”이렇게 초조하고 걱정하는 모습은 앞서 보여주었던 차분하고 냉정한 모습과는 극명하게 대조되었다.소한의 아래를 향하고 있던 시선이 순간 김단에게 향했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으려는 듯했다.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어 깨져버릴 듯했다.그녀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42화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것을 말이다.마음이 없는 사람이 진심의 소중함을 어떻게 알겠나?김단이 아무 말이 없자, 옆에 있던 임씨 부인이 입을 열었다. “단아, 이 어미는 네가 예전 일 때문에 우리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네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정말 너를 위해서 한 일이란다! 정 종사관은 좋은 사람이야. 보통 집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좋은 신랑감이지. 하지만 너에게는 맞지 않단다. 네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단 말이다...”“그분이 저에게 주지 못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이 집안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는 것입니까?”김단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임씨 부인의 말을 끊었다.임학은 마음이 저릿하며 곧장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김단, 아버지와 어머니는 너를 걱정해서 그러시는 거다! 은혜 모르는 소리 하지 말거라!”걱정이라고?김단은 비웃으며 말했다. “제가 틀린 말 했습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그분에게 있고, 얼마든지 주실 수 있습니다.”그 말과 함께 김단은 임씨 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고는 조소 가득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그분에게 없지요.”그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권력, 그 두 글자였다.그들은 김단을 이 집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집안의 사람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했다.정암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비웃음을 알아차렸다.임씨 부인은 화가 나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진산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네 결혼은 내가 결정할 것이다! 너와 정암은 절대 결혼할 수 없어! 꿈도 꾸지 말거라!”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김단이 진산군보다 더 강경했다. “제가 방금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저 모두에게 알리러 온 것이지, 동의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대감 마님, 잊지 마십시오. 앞으로 저희는 연을 끊을 것입니다.”어차피 연을 끊는다면, 그녀의 혼사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43화

    임원은 계속해서 울면서 불쌍한 척을 했다. 아마도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는지, 임씨 부인은 마음이 약해져 결국 입을 열었다.“이 세상에 자신의 정절을 스스로 더럽히려는 여자가 어디 있겠느냐? 보아하니 원이가 억울하게 당한 것 같구나.”하지만 오히려 김단은 비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까 임씨 낭자께서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워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오늘 일이 사실이라면 임씨 가문 여러분은 분명 저를 비난하고 임씨 낭자를 옹호하며 소 장군님과의 혼인을 서둘렀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임씨낭자는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셈이겠지요.”김단은 이 말을 하며 시선을 임원에게 고정하였다.임원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하지만 김단은 비웃으며 가볍게 웃었다. “게다가 낭자는 이미 도련님께 사람을 보냈었습니다. 도련님이 곧 오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진짜로 변을 당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요.” “아니야!” 임원은 끝내 소리쳤다. 마치 김단의 말을 덮어버리기 위해 일부러 큰 소리를 낸 것 같았다.하지만, 어떻게 덮을 수 있겠는가?그녀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오라버니의 눈빛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흠칫 놀랐다.그녀는 가장 가까이 있던 임학의 다리를 붙잡고 애걸복절했다. “오라버니, 저를 믿어주세요. 김씨 낭자가 말한 것처럼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정말 아니에요…”하지만,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임학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그녀를 위해 사람을 죽이지 않았나!늘어져 있던 손에 주먹 꽉 쥐었다.만약 평소였다면 임학은 주저 없이 임원을 일으켜 세웠겠지만, 오늘만큼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내가 직접 조사해 보겠다.”과연 그 거지들이 악의를 품었던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이 임원의 계략이었는지, 그는 확실히 밝혀낼 것이다.진산군 역시 입을 열었다. “그럼 네 오라버니가 진상을 밝히기 전까지, 너는 매화당에 머물며 반성하도록 해라!”이 말을 들은 김단과 임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44화

    그녀의 말은 둘을 위해서라면 언제까지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는 뜻이었다.정암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동과 동시에 자격지심을 느꼈다.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그때 김단이 돌연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불렀다. “정암.”정암이 고개를 들자 김단은 인상을 찌푸린 채 정암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앞으로는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마세요. 나는 앞으로의 삶을 당신에게 의지할 겁니다. 당신이 자신을 잘 지켜야 나를 지킬 수 있어요.”정암은 깜짝 놀랐다. ‘앞으로의 삶을 당신에게 의지하겠다’라는 말이 그의 가슴에 무거운 짐처럼 내려앉았다.그가 머리를 다쳐서 그런지, 그는 김단이 그에게 청혼했을 때부터 모든 것이 모호하게 기억되며 꿈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이렇게 무거운 책임을 그의 어깨에 얹는 순간, 그는 비로소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김단은 계속해서 말했다. “종사관님이 저를 걱정하여 서둘러 어린 거지를 찾으러 나간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종사관님을 걱정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종사관님이 저 때문에 다치셨습니다. 만약 거지를 찾는 도중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정암은 거기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는 단지 그녀가 걱정되어서 그렇게 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 김단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의 행동이 정말 어리석었던 것 같았다.이에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다음에는 군의관을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 김단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고 그를 쳐다봤다. “아직도 농담할 기분이십니까?”정암은 그제야 웃다가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았습니다. 제가 잘 할겠습니다!”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가 자신을 잘 지켜야 그녀의 남은 생을 지킬 수 있었다.정암의 눈빛 속 진심을 본 김단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얼른 들어가서 쉬시지요?” “네, 지금 가겠습니다!” 정암은 호방하게 대답하며 돌아서려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다시 고개를 돌렸다.김단

최신 챕터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3화

    5일 후.김단은 허약해 보이는 안색을 숨기기 위해 가볍게 치장을 하고 외출하려 했다.그녀는 이미 십여 일 동안 조모께 문안드리지 않았다. 비록 수 나인께서 돌보고 계시지만, 조모는 틀림없이 그녀를 매우 걱정하실 것이다. 그녀는 조모께 안부를 드려야 한다.조모를 만난 후에 그녀는 정암을 찾아가려 한다.그녀는 정암도 틀림없이 자기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문을 나서자마자, 마당에 서 있는 임씨 부인을 보았다.김단을 보자 임씨 부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다가서려 했으나 김단이 밀어낼까 봐 걱정되어 그 자리에 서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김단은 살짝 한숨을 쉬고 나서야 임씨 부인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인사를 올렸다.“마님께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김단의 부드러운 말투를 듣자, 임씨 부인의 웃음은 그제야 어색하지 않았지만, 눈에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김단을 보고 말했다.“원이가 오늘 침대에서 내려온 것을 보고서야 너를 보러 왔다. 지금 네가 이렇게 잘 회복되는 것을 보니 나도 안심할 수 있다.”김단은 고개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분위기가 어색해하자, 임씨 부인은 다시 물었다.“이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외출하려는 것이냐?”김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네, 정암한테 가려고 합니다.”“뭐?”임씨 부인은 좀 놀랐고,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단이야, 잘 생각했어? 정말 정암과 함께 할 셈이야?”김단은 대답은 하지 않고 단지 조용히 임씨 부인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임씨 부인은 그녀 눈에 담겨있는 확고함을 똑똑히 보았다.이 상황을 본 임씨 부인의 마음은 매우 아팠다.“나는 네 결심을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정암의 아버지께 일이 생기고, 그럼 다음은? 앞으로 정암의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면 너는 계속 이렇게 너와 원이의 몸을 망가트릴 것이냐?”이 말을 듣고서야 김단은 참지 못하고 비웃었다.임씨 부인이 걱정하는 것은 자기가 아니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2화

    정암은 진산군댁에 들어서자마자, 별당으로 곧장 달려갔지만, 김단을 만나지 못했다.숙희가 방문 밖에 서서 정암을 향해 인사하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정암 종사관님의 아버지께서 괜찮으시다니 첨만 다행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아씨께서 휴침 중이시라 아마도 종사관님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오시지요!” 정암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혹시 아씨께서 날 만나고 싶지 않은 건지?”숙희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가 다시 말했다.“종사관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씨께서는 최근 며칠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종사관님 아버님께서 풀려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겨우 안심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정암은 심장이 갑자기 쪼여지더니, 바삐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방해하지 말고, 푹 쉬게 해야지. 그럼, 그럼 내일 다시 오겠네.”그는 말하고는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숙희가 급하게 그를 불렀다.“종사관님!”정암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보았다.숙희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미간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아씨는 종사관님 아버지께서 감옥에서 고생하셨을 거라 생각하셨고, 종사관님께서 요 며칠 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시며 아버님의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며칠 지나서 저희 아씨께서 종사관님을 보러 갈 것입니다.”며칠 지나서 김단이 그를 보러 갈 테니, 그는 다시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정암은 여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알고 있다. 잘 알고 있다.그녀는 며칠 동안 단식을 했으니, 지금은 분명히 매우 허약할 것이다. 자신이 이렇게 허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그가 걱정하고 자책할까 봐, 그녀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다만,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파서 그의 두 눈마저 시뻘게졌다.그는 무능한 자신이 너무 밉다.숙희는 정암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바삐 입을 열었다.“종사과님, 아씨의 마음속에는 종사관님이 있어요.”이 말을 듣고 정암이 멍하니 있다가, 계속 고개만 끄덕였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1화

    정암은 멍해졌다.단식? 찌꺼기를 먹는다고?요즘, 그는 아버지의 일 때문에 바쁘게 뛰어다녔고, 가끔 한가해질 때면 항상 그녀를 그리워했다.그는 그녀가 자기 아버지가 걱정되어 먹지 못하고 잠도 잘 이루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쉬지 않고 달려왔다.진산군댁의 호위가 그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 하지만 그도 감히 담을 넘지 못한다. 자신의 경솔한 행동이 그녀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할까 봐 걱정했다.그러나 그는 그녀가 이렇게 큰 희생을 할 줄 몰랐다.그는 그가 찾은 증거가 충분해서 아버지가 석방된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아버지가 경조부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단식하고, 찌꺼기까지 먹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가슴이 무언가에 찢기는 것 같았다. 정암은 지금처럼 자신을 미워한 적이 없다.무능한 자신이 너무 미웠고, 그녀를 보호해 주겠다고 해놓고, 결국 그녀는 자신을 위해 이 지경까지 괴롭힘을 당했다!임학은 이 틈을 타서 정암의 제한 속에서 벗어났고 정암의 얼굴을 향해 두 주먹을 날렸다.“너 때문이야! 이 썩을 놈아! 네가 뭔데 내 여동생이라 혼인하겠다는 거야!”정암은 비틀거리며 두 발짝 뒤로 물러섰지만, 정신을 차리고 갑자기 임학을 향해 돌진했다. 주먹이 사정없이 임학의 얼굴로 향했다.“당신들은 왜 계속 그녀를 괴롭힙니까? 그녀는 진산군댁의 친딸이 아니더라도 당신 집에서 15년 동안 키운 딸이지 않습니까?”임학은 몇 대 맞고 피를 토했지만,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정암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네가 분수도 모르고 나대지만 않았어도 단이는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정암은 피하지 않았고, 피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는 자신이 맞아도 싸다고 느꼈다.자신의 무능함에 주는 벌이라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임학이 자기보다 더 못났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다시 주먹을 휘두르고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신들이 그녀의 살갗을 벗기고 피를 마시고 있습니다!”임학은 쓰러지더니, 발버둥 치며 일어나 바닥에 앉아 거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0화

    진산군은 몸을 돌려 시녀들을 향해 화냈다.“다들 멍청이느냐? 빨리 의원을 불러 큰 아씨한테 오라고 해! 어서 제비집 죽 가져와!”이렇게 소리쳤지만 몸을 돌려 김단을 쳐다보지는 못했다.숙희도 그제야 김단 곁으로 다가가 손수건을 꺼내 그의 다른 손을 살며시 닦아주었다. 하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내렸다.“아씨, 흑흑흑, 방에 들어가요...”그러나 김단은 그저 평온하게 임학을 바라보며 목이 멘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도련님께서는 말한 대로 하시기를 바랍니다.”오늘 이후로, 진산군댁은 더 이상 정암 가족을 괴롭히지 못한다!이 말은 마침내 임학을 자극했다.임학은 김단을 보고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정암이 그렇게 좋아?”얼마나 좋았으면, 정암을 위해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한 통의 찌꺼기를 다 먹을 수 있겠어?정암이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어서 그녀를 이 지경까지 만드는 건가?김단은 그를 상대하지 않고 숙희랑 방 안으로 걸어갔다.그녀는 과연 정암을 그렇게 많이 좋아하나?그녀도 잘 모른다.그녀의 진산군댁 생활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때면,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대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러나 정암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쪽배처럼 그녀가 익사할 때 나타나 그녀를 배에 태워서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모든 사람이 정암은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고 한다. 작은 쪽배도 바다 위에서는 물결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거센 파도가 밀려올 때면 쪽배도 부서지고 새고 결국 그녀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을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이 쪽배가 그녀의 생명을 구했었다는 것을 모른다.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정암이 그녀를 버리지 않는 한 그녀는 정암을 포기할 수 없다!임씨 부인은 눈물을 훔치며 김단을 따라 방에 들어가려 했지만, 방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김단이 막았다.“숙희만 있으면 돼요, 마님은 돌아가세요!”말이 떨어지자, 김단은 방에 들어가 담담하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9화

    임학은 김단을 노려보았다. 마치 김단이 먹지 않을까 봐 걱정된 듯 또 입을 열었다.“만약 네가 이 통 안의 것을 먹는다면 진산군댁에서 더는 정암을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마.”임학의 말을 듣고, 임씨 부인은 마음이 쪼여졌다.“학아, 네가 어떻게 단이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느냐? 단이는 벌써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네가 어떻게 단이에게 찌꺼기를 먹이느냐?”임학은 몸을 돌려 임씨 부인을 바라보았다.“어머님! 제가 독한 것이 아니라, 정말 김단이 너무 교활해서 그래요! 이번에 원이를 단식하게 하고, 다음에 또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 두 분은 정말 더 이상 김단을 믿어서는 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방에서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임학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임원마저 삼키는 동작을 멈추고 모든 사람과 함께 놀라서 그의 뒤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그제야 임학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온몸이 뻣뻣해져 천천히 몸을 돌렸다.김단은 어느새 찌꺼기 통 옆에 엎드려 두 손을 통에 넣고 통 안의 물건을 잡고 먹고 있었다.임원처럼 게걸스럽게 먹는 것과 달리, 그녀는 천천히 먹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조용히 먹고 있었다.마치 평범한 음식을 먹는 것 같았다.그런데, 그것은 어젯밤에 남겨진 찌꺼기다!모든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이다!먹기는커녕, 한쪽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는 찌꺼기 통에서 가끔 풍기는 이상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냄새만 맡아도 속이 쓰리다.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지?임원의 눈이 심하게 떨고 있었다.3년 전에 그녀가 김단을 해쳤지만, 그녀가 도대체 김단을 어느 지경까지 만들었는지 잘 몰랐다.지금, 이 순간, 한때 구슬처럼 눈부시게 빛났던 사람이 지금에 와서 길가의 거지처럼 찌꺼기 통을 안고 먹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마침내 자기가 도대체 김단을 어느 지경까지 헤쳤는지 깨달았다!이렇게 생각하자,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려 무의식적으로 진산군과 임씨 부인을 바라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8화

    김단의 움푹 들어간 검은 눈언저리를 본 숙희는 마음이 깨질 것만 같았다.김단이 힘없이 입을 여는 것을 보았다.“사람을 보내서 경조부에 가서 확인해 봐.”숙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제가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말을 마치자, 숙희는 즉시 사람을 경조부로 보냈다.진산군은 조급했다.“너도 사람을 보냈으니, 내가 속일 수는 없지 않느냐? 빨리 네 여동생에게 좀 먹어라 해!”말하는 사이에 임씨 부인도 왔다. 그녀의 뒤를 바짝 따르던 시녀 두 명이 제비집을 넣고 끓인 죽을 한 그릇씩 들고 있었다.김단과 임원을 보고 임씨 부인은 마음이 아팠고 바삐 시녀에게 말했다.“빨리 두 아씨에게 죽을 먹여라!”그러자 두 시녀는 김단과 임원 앞에 무릎을 꿇고 제비집 죽 한 숟가락을 떠서 두 사람의 입으로 떠넣었다.그러나 김단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김단은 위협하는 눈빛으로 임원을 바라보았다.김단의 시선을 감지한 임원은 가슴이 조여와, 이미 벌린 입을 재빨리 다물고 다시 누웠다.임원은 눈을 감고 어깨를 계속 떨며 우는 것 같았다.그러나 5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서, 그녀는 지금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못했다.이 장면을 보고 진산군과 임학은 분노했다.임학은 심지어 욕설을 퍼부었다.“양심 없는 년! 아버지께서 이미 사람을 풀어주셨는데, 또 뭐 어쩌려고? 정말 원이를 죽게 만들 셈이야? 정암 때문에 네 눈에는 네 여동생의 목숨도 보이지 않니?”임학은 화가 나서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았다.그러나 김단은 천천히 눈을 감고 그를 보지 않았다.5일 동안 먹고 마시지 않았는데, 그녀는 지금 정말 그와 다툴 힘도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꼭 한마디 했을 것이다. 임원은 자기의 여동생이 아니라고!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숙희가 보낸 머슴애가 황급히 돌아왔다.이 머슴애는 별당 사람이다. 김단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떨려 말하는 소리에는 슬픔이 묻어났다. “아씨, 소인은 정암 종사관이 그의 아버지를 데리고 가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7화

    예전에 김단을 위해 별도 달도 따다 주겠다는 사람이 지금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참!김단은 소리 내며 웃더니, 몸을 돌려 계속 풀을 뽑았다. 땅을 바라보는 눈빛 속에는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슬픔이 숨어 있었다.“대감마님께서 정말 임 낭자를 아끼신다면 빨리 무고한 사람들을 풀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임 낭자는 굶어 죽어도 전 계속 살아 있을 것입니다.”이렇게 말하자, 김단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어 진산군을 바라보았다.눈빛에 담긴 슬픔은 이미 사라졌고, 오직 비웃음만이 남아 있었다. “임 낭자는 대감마님의 유일한 딸이십니다. 그녀를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진산군은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김단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고, 마음속의 분노는 더욱 솟구쳤다.“좋아! 좋아! 정말 이것으로 나를 쥐락펴락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니? 너는 정말 이 아버지를 우습게 보는구나! 내가 전쟁터에 나갔을 때, 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진산군은 김단에게 자기도 고집불통이라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알려주고 싶었다.그러나 김단은 가볍게 말을 내뱉었다. “제 아버지의 성은 김씨 입니다. 벌써 죽었다고 들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진산군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손가락으로 김단을 가리키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소매를 뿌리치고 가버렸다.커다란 별당이 다시 썰렁해졌다.김단은 그제야 동작을 멈추고 다시 굳게 닫힌 정원 문을 보면서 오랫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정원 문이 다시 열릴 때는 3일 후였다.이때 김단은 정원의 흔들의자에 누워 힘이 조금도 없었다.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입구를 바라보니 진산군이 한 무리의 사람을 이끌고 화내며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배고픔이 극에 달했는지, 김단은 눈앞이 흐릿해져도 진산군이 오는 쪽을 힘겹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진산군의 뒤를 따르는 임학과, 뒤에서 누군가에게 이끌려 오는 임원의 모습을 뚜렷이 알아보았다.그녀는 그제야 입꼬리를 올렸다.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6화

    김단은 정원 문 뒤에 서서 어두운 밤 속에 가려진 연못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연못 물은 맞은편에 있는 초롱의 빛을 거꾸로 비추고 있었다. 약한 빛은 마치 언제든지 어둠에 삼켜 버릴 것만 같아 연못의 돌다리조차도 똑똑히 비추지 못했다.김단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돌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귀밑의 살쩍을 불었지만,연못은 미동도 없었다.김단은 자기가 마치 초롱의 빛이고, 부드러운 바람이라 생각했다.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망가지든 옛 가족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고 느꼈다.이렇게 생각하자, 김단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씁쓸하게 웃었다.이 순간, 그녀는 오히려 임원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임원이 정말 마시지 않고 먹지 않는 한 진산군은 반드시 마음이 아플 것이다!김단의 짐작이 맞았다.이틀이 지나자, 진산군은 노기등등하여 별당으로 왔는데, 마침, 김단은 정원에서 김매고 있었다.초봄이 되어 화단의 잡초가 매우 빨리 자라서 제때 뽑지 않으면 며칠이 지나지 않아 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진산군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걸 본 김단은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진흙으로 더럽혀진 두 손을 진산군을 향해 내보이며서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대감마님께서 오늘 오실 줄 몰랐습니다.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망할 년!”진산군은 노발대발하더니 손을 휘젓더니 엄하게 명령했다.“뒤져라!”갑자기 두 팀의 호위가 좌우로 나뉘어 줄지어 들어왔다.김단은 그제야 눈살을 찌푸렸다.“대감마님께서 무슨 뜻입니까?”진산군은 대답 없이 김단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팀의 호위는 또 모두 나왔다.“대감마님, 어떤 음식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대감마님, 저희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그녀가 음식을 숨겨서 먹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김단은 자기도 모르게 콧방귀를 꼈다.진산군이 차갑게 소리치며 물었다.“너는 도대체 먹을 것을 어디에 숨겼느냐!”이틀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서 임원은 침대에서 내려올 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5화

    진산군은 이 일을 알고 매우 화가 났다.김단이 별당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산군댁의 호위들은 벌써 별당을 포위했다.호위장은 때마침 돌아온 김단에게 인사를 올리고 나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대감마님께서 오늘부터 큰 아씨를 별당에 연금하여 외출을 금지하라는 명을 내렸습니다.”김단은 이미 예상해서 놀라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별당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그러자, 호위장은 또 김단을 막고,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큰 아씨께서 단식하는 것을 좋아하시니 오늘부터 잘못을 뉘우칠 때까지 마시지 말고, 먹지도 말라고 명하셨습니다.”김단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는 여전히 담담한 모습으로 말했다.“알겠으니, 이제 들어가도 되겠소?”김단이 이렇게 차분한 것을 보자, 호위장은 의아했다. 김단이 무슨 방법이 있어 연금에서 빠져나갈까 봐 작은 소리로 알려줬다.“대감마님께서 우리더러 별당을 엄격히 지키라 하셨습니다. 이 기간에 별당에는 아무도 드나들지 못합니다. 명을 거역하는 자는 당장 죽이라고 하셨습니다.”이 말은 김단이 이 문을 들어서는 순간, 밖의 사람과 연락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예를 들면, 전에 몰래 그녀를 보러 왔던 정암을 말한다.하지만 지금, 김단이 걱정되는 사람은 정암이 아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대감마님께서 벌을 내린 사람은 나뿐이오. 내 마당의 하인과는 무관하오. 나를 가둬두기 전에 내 마당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나오라 해도 되겠소?”이 말을 듣자, 호위장도 난감했다.“이러면...”“모두 살자고 일하는 것인데, 그들도 집에 살려 먹여야 할 사람이 있는데, 주인인 내가 잘못했다고 그들까지 연루해야 하오?”김단은 말하면서 머리에서 비녀 하나를 뽑아서 호위장 손에 넣어 줬다.“좀 봐주시죠.”이 비녀는 전에 궐에서 하사한 것이다. 비녀 위에 있는 진주만이라도 가치가 어마어마해서 호위장은 바로 마음이 움직였다. 생각해 보면 김단의 말도 도리가 있다.더군다나, 진산군은 큰 아씨를 연금하라 했지, 미리 별당 사람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