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은 눈썹을 치켜들었다.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임학을 바라보았다.방금 전 일은 누가 보아도 김단이 수동적이었다.하지만 임 씨 가문의 남매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이때, 소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내 잘못이오, 김 낭자와는 상관이 없소.”그는 모든 잘못을 자신이 떠안으려 하는 태도를 보였다.임원의 눈물이 더욱 거세졌다.“장,장군님..”그녀는 모두 김단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김단이 소한을 유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소한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잘못이라 인정하고 말았다.임원은 마음이 칼로 도난질 당하는 것처럼 아팠다.계속 훌쩍거리며 눈물을 훔쳤다.“장군께서 누이를 연모하신다면 어찌 말씀을 아니하셨사옵니까? 이 혼인은 본디 누이의 것이옵니다. 소녀가 누이의 혼인을 빼앗았으나, 다시 돌려드릴 수 있사옵니다. 헌데 왜 말을 안하시고, 왜...흑흑흑...”임학은 마음이 아파왔다.서둘러 그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그게 어찌 저 계집 것이야? 저 계집이 네 신분을 훔쳤던 것이야! 저 계집의 모친이 생각이 똑바르고, 너와 바꾸지만 않았다면 시골에서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을 거야! 15년 동안 가족한테 사랑받아야 할 사람은 너였다. 소한의 죽마고우 또한 너여야 했다! 그 혼인도 본디 네 것이 아니더냐, 누구한테 다시 돌려준다는 것이야? 은혜도 모르고, 양심도 없는 계집한테 다시 돌려주려고 하는 것이야?”곧이어 다정한 말투로 임원을 달랬다.“뚝,그만 울거라. 이 오라버니가 네 옆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거라.”익숙한 말이다.김단은 뇌리에 수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매 장면이 현재 임학의 모습과 완벽하게 겹쳤다.그는 동생을 달랠 때, 항상 그러했다.다정한 말투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또한 동생이 울면 눈물을 닦아주고, 웃긴 표정으로 달래주었다.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임학은 여전했다.그때와 다른 점은 자신이 더 이상 그의 여동생이 아니라는 것이다.사실 임학의 말이 옳다.김단의 15년은 본디 임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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