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22화

Author: 적매화
김단은 눈썹을 치켜들었다.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임학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일은 누가 보아도 김단이 수동적이었다.

하지만 임 씨 가문의 남매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소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잘못이오, 김 낭자와는 상관이 없소.”

그는 모든 잘못을 자신이 떠안으려 하는 태도를 보였다.

임원의 눈물이 더욱 거세졌다.

“장,장군님..”

그녀는 모두 김단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단이 소한을 유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한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잘못이라 인정하고 말았다.

임원은 마음이 칼로 도난질 당하는 것처럼 아팠다.

계속 훌쩍거리며 눈물을 훔쳤다.

“장군께서 누이를 연모하신다면 어찌 말씀을 아니하셨사옵니까? 이 혼인은 본디 누이의 것이옵니다. 소녀가 누이의 혼인을 빼앗았으나, 다시 돌려드릴 수 있사옵니다. 헌데 왜 말을 안하시고, 왜...흑흑흑...”

임학은 마음이 아파왔다.

서둘러 그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게 어찌 저 계집 것이야? 저 계집이 네 신분을 훔쳤던 것이야! 저 계집의 모친이 생각이 똑바르고, 너와 바꾸지만 않았다면 시골에서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을 거야! 15년 동안 가족한테 사랑받아야 할 사람은 너였다. 소한의 죽마고우 또한 너여야 했다! 그 혼인도 본디 네 것이 아니더냐, 누구한테 다시 돌려준다는 것이야? 은혜도 모르고, 양심도 없는 계집한테 다시 돌려주려고 하는 것이야?”

곧이어 다정한 말투로 임원을 달랬다.

“뚝,그만 울거라. 이 오라버니가 네 옆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익숙한 말이다.

김단은 뇌리에 수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매 장면이 현재 임학의 모습과 완벽하게 겹쳤다.

그는 동생을 달랠 때, 항상 그러했다.

다정한 말투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동생이 울면 눈물을 닦아주고, 웃긴 표정으로 달래주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임학은 여전했다.

그때와 다른 점은 자신이 더 이상 그의 여동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임학의 말이 옳다.

김단의 15년은 본디 임원의 것이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3화

    '사람을 착각 했다.'임학이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임원이 그 말에 바로 울음을 멈추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한을 바라보았다.“장군님께서는 누이를 누,누구로 착각 하셨사옵니까?”소한의 눈가가 저절로 찌푸려졌다.알아들을 법한 말을 그녀가 짚어서 따질 줄은 몰랐다.하지만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목격한 임원에게는 확실한 대답이 필요했다.소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 안의 분위기가 다시 굳어지는 듯했다.이때, 임학이 입을 열었다.“당연히 너라고 착각한 거야! 술에 취해서 몽롱하고, 진산군 댁에서 아씨가 왔다고 하니 김단을 너로 착각 한 것이야!”그는 상 밑으로 소한을 발로 계속 찼다.그리고 표정으로 그에게 눈치를 주었다.“내 말이 맞소?”소한은 임학을 한번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응.'이라고 대답했다.하지만 그는 장군이다.군의 사람들과 자주 술을 마신 덕에 임학보다 주량이 많기 마련이다.오늘 그가 마신 주량은 몽롱해질 수는 있으나, 사람을 착각 할 정도는 아니었다.어쩌면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운 것 일 수도 있다.소한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사실 그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초반에는 참을 수 있었다.하지만 김단이 정암과 혼인을 한다고 하자, 가슴속에 맺힌 떨떠름한 분노는 참을 수 없었다.그는 김단에게 자신을 연모했으면서 왜 정암을 연모하는지 물었었다.그리 쉽게 마음이 변하는 것인가,생각하면 할수록 분노가 들끓어 상 위에 올려진 손을 꽉 쥐었다.임원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았다.방금 전의 비통함은 부끄러움으로 바뀌어 있었다.하지만 임학은 소한의 심정을 정확히 짚어냈다.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다.그리하여 임학이 소한의 심정을 모를리가 없다.자칫하면 임원에게 들킬 것만 같은 소한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소한, 나가서 손님 맞는 걸 도와주게나.”임학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임원이 의아해하며 그를 향해 물었다.“오라버니, 왜 장군님도 데려가시려 하옵니까?”연회 주최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4화

    그 말은 사람을 착각할 리 없다는 뜻이다.그러자 임원의 두 눈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김단은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곧이어 입을 삐죽 내밀고는 웃음을 터트렸다.“3년을 궁에서 지내고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임 씨 부인께서 서둘러 혼인을 준비하셨소. 도련님도 참 열정적으로 도와주셨지, 그래, 18살이면 다 큰 것과 다름없소. 하지만 낭자는 어떠하오? 소 장군과 오래전에 약혼을 했을 터인데, 왜 지금까지 혼인을 하지 않는 것이오? 3년 동안 좋은 날이 하나도 없던 것이 아닐텐데.”그녀는 임원의 정신을 흔들어 놓았다.두 사람이 혼인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임 씨 부인이 김단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그녀가 김단에게 의사를 물어보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소한이 임원을 고집했다면 임 씨 부인의 결정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오랜 시간 동안 혼인을 하지 못한 이유는 결국 소한의 의사 문제였다.임원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동시에 눈물도 같이 떨어졌다.하지만 두 사내가 있을 때 지은 불쌍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다.그리고 김단을 쳐다보았다.마치 흥분한 짐승을 연상케 했다.“그게 무슨 뜻이오? 누이의 말은 장군님께서 누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뜻이오? 하지만 잊지 마시오. 3년 전, 혼인 문제로 친히 장군님을 찾아뵈었을 때, 장군님은 누이를 버렸소.”김단이 눈살을 찌푸렸다.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낭자의 말이 맞소.”두 사람의 일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었다.자신의 두 발로 소한에게 찾아간 것도 맞고,소한이 그녀를 내친 것도 맞다.하지만 김단에게 전혀 타격이 되지 않았다.그녀는 임원을 향해 코웃음을 쳤다.“하지만 낭자도 잊지 마셔야 할 것이 있소. 얻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언제나 좋은 것이오.”이전에 궁녀들의 대화에서 들은 말이다.오늘날에 임원의 화를 돋우기 위해 아주 적절한 내용이었다.임원은 그녀의 혼인에 관여하기를 좋아하지 않는가,이제는 자신의 혼인이 물 건너 갈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김단의 당당한 미소에 그녀는 참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5화

    30분 뒤, 임학과 소한이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하지만 방 안에는 김단 혼자 앉아 있었다.임학이 당황하며 물었다.“원이는?”김단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찻잔에 차를 부었다.“갔습니다.”“어디를 간 것이야?”임학이 물었다.하지만 김단은 어깨를 들썩거릴 뿐이었다.“제가 임 낭자 뱃속에 사는 회충도 아닌데,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네 이년!”김단의 태도에 임학은 화가 났다.하지만 오늘 연회의 목적은 김단의 혼인이기 때문에 참을 수밖에 없다.“손님들 거의 다 도착했네, 연회도 곧 시작될 것이야. 할 일이 없거든 남아서 보고 가거라.”임학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서둘러 자리를 떴다.김단은 쥐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발걸음을 옮겼다.소한의 곁을 지나려 할 때, 그가 막아섰다.“무슨 말을 한 것 이오?”낮은 목소리에 그녀를 경계하는 것 같은 말투가 섞였다.방금 전 술에 취해 그녀를 대했던 태도와는 전혀 달랐다.김단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소한은 그녀가 임원에게 무슨 말을 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그는 김단을 잘 아는 것일까, 아니면 임원을 잘 아는 것일까.하지만 김단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맞춰 보시지요.”말을 끝내고 밖으로 향했다.밑 층에는 사람들이 꽉 찼다.그들은 명단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예상한대로 서자 또는 방탕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진정한 후계자 중, 몰락한 가문의 양녀와 혼인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임학은 이 사실을 알고 그들을 초대한 것이다.김단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사실 그녀도 명문세가의 공자와 혼인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리하여 대가족의 장남 또는 서자만 초대 했다면 그저 넘어갔을 것이다.하지만 초대받은 사람 중에 변절자도 많았다.임학은 김단에게 변절자가 어울린다고 생각한 모양이다.또한 도덕과 지식도 없어도 신분이 비슷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상대가 아무리 변절자 여도 상관없었다.김단은 설움을 억누르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6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이었다.이유가 무엇일까,소한은 알 수 없었다.한편, 옆에 있던 임학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다른 방법이 있었다.곧이어 밑 층의 모서리로 향해 시선을 옮겼다.그 모서리에는 한 사내가 앉아 계속 위층을 보고 있었다.임학과 눈이 마주치자 신호를 받은 것처럼 정암을 불렀다.“이봐, 이리 좀 와봐!”김단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곧이어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서화청이었다!그녀를 물에 빠뜨려 죽일 뻔한 사람이다.임학에게 뺨을 내려쳐 경고를 했던 터라, 그를 불러들일 줄은 몰랐다.김단은 눈살을 찌푸렸다.곧이어 임학을 노려 보았다. 그는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그저 밑 층을 바라보며 모른 척하기 바빴다.이때, 정암이 서화청에게 다가갔다.서화청이 갑자기 자신의 음식을 정암에게 끼얹었다.다행히도 정암의 반응이 빨라 옷에 조금 묻고 나머지는 바닥에 쏟아졌다.그 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이 정암에게 집중되었다.김단은 긴장하며 밑층을 바라보았다.“감히 피해?”서화청의 목소리가 들렸다.“심부름꾼 주제에 감히 피하려고 들어?!”소란스러운 소리에 관리자가 서둘러 다가갔다.미소를 지으며 서화청에게 계속 사과를 했다.“서 공자께서는 노여움을 푸시옵소서.방금 온 아이라 이곳의 법도를 다 알지 못한 탓이옵니다. 대인배이신 공자께서 오늘 회주를 보아 한 번쯤은 눈 감아 주심이 어떠하옵니까?”관리자는 연회의 회주를 특별히 언급했다.서화청이 체면을 구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하지만 그야말로 회주의 명을 받고 연기를 하는 사람이었다.서화청은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좋소, 그럼 바닥에 쏟은 음식 모두 주워 먹으시게.”정암을 향한 말이었다.하지만 정암은 종사관이다.전쟁에서 생과 사를 오가는 사람이 쉽게 굴복할리 없다.이때, 관리자가 대답했다.“예, 제가 하겠습니다.”그가 무릎을 꿇으려 하자 정암이 눈살을 찌푸렸다.서둘러 관리자를 들어 올렸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7화

    김단은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았다.정암을 저지하고는 자신이 직접 음식을 집어 들었다.그는 깜짝 놀랐다.서둘러 김단을 저지하려고 할 때,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김단이 집어 든 음식을 서화청의 입에 구겨 넣은 것이다.서화청은 깜짝 놀라 뒷걸음을 쳤다.하지만 이미 얼굴은 음식에 엉망진창이 되었다.호조판서네 서자인 그는 단 한 번도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서하청은 크게 분노했다.“감히 나에게 손을 대? 무엄하도다! ”“이제 네 고모할머니도 못 알아보는 거냐!”소리가 크지는 않았다.하지만 모두가 그녀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한양에서 서하청에게 고함을 지를 수 있는 여인은 많지 않다.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김단에게 집중되었다.예전이라면 서하청은 김단을 피해 달아났을 것이다.하지만 김단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서하청은 한참을 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진산군 관저의 아씨 아니십니까.”그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리고 정암을 한번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낭자, 잠시 말씀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임학에게서 정암을 혼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알려 주고 싶었다.그리하면 김단이 더 이상 끼어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김단은 그를 무시했다.“꺼지시오.”서하청은 멈칫했다.아무리 서자 신분이라 할지어도 이러한 태도로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어릴 때, 임학에게 맞지만 않았다면 그를 무서워하지도 않을 것이다.김단이 체면을 구기자 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하지만 좋게 그녀를 타일렀다.“김 낭자, 할 말이 있으면 좋게 하는 것이 어떻겠소.”하지만 김단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서하청이 아무런 연고도 없이 정암에게 시비를 걸리 없다.또한 정암이 연고도 없이 자신의 주선 연회 자리에 나타날 리 없었다.십중팔구 모두 임학과 소한이 저지른 짓이 분명했다.하지만 우연하게도 그녀는 서하청에게 오랜 원한을 품고 있었다.“공자 같은 사람과는 할 말이 없나이다.”서하청은 그녀의 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8화

    이때, 주위 사람들이 말을 더했다.“그러니까 말이오. 진산군 관저의 체면을 생각해서 온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올 생각도 안 했소이다!”“나도 어머니가 부추기는 바람에 온 것이오.”“사실 저런 계집은 내 취향이 아니오.다만 진산군 관저 때문에 참가 한 것이오.”“결국에는 양녀가 아닌가, 어머니도 반대하실 게 분명하지.”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김단을 손가락질했다.한편, 위층에 있던 임학과 소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임학은 난간을 꽉 잡았다.그는 김단의 눈빛을 보고 일을 망쳤다고 생각했다.정암은 분노가 들끓었다.김단 마저도 그의 팔이 딱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그가 충동적인 짓을 저지를 까봐 걱정이 되었다.서둘러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려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정암은 자리에 얼어붙었다.이런 상황에 자신에게 따스하게 미소를 지을 줄은 몰랐다.미소는 마치 부드러운 물을 연상케 했다.그의 분노도 사르르 녹아 버렸다.하지만 김단이 그럴수록 마음이 아파왔다.결코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하지만 왜 그녀가 모든 것을 참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정암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리고 살의에 가득한 눈빛으로 서하청을 노려 보았다.꽉 쥔 주먹은 딱딱,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하지만 김단은 담담하게 사람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곧이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들의 비난은 세답방 궁녀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나쁜 년', '진산군 관저가 버린 년','아무도 원하지 않는 년' 같은 말은 너무 많이 들어 귀가 간지러울 지경이다.처음에는 화가 나서 궐 사람들을 때리기도 했다.하지만 결국 나인에게 채찍질을 당하고 말았다.그리고 서서히 그들의 말이 사실처럼 느껴졌다.세답방에 들어간 후로 진산군 댁에서는 편지 한 통도 없었다.김단은 그제야 자신이 버림받은 양녀라는 것을 깨달았다.더 이상 자신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사실이기에 화를 낼 필요가 없다.서하청은 김단이 미소를 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29화

    밤낮 따지지 않고 술만 마셔대는 망나니들이 진정한 살의를 본 적이나 있을까,그들은 두려움에 얼어붙었다.피 흘리는 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사람도 없었다.위층의 임학과 소한도 눈살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하청도 마찬가지로 깜짝 놀랐다.하지만 자신에게 협박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결국 그는 체면이 구겨졌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그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 마냥 크게 소리 질렀다.“무엄하다! 네가 감히 사람을 해치다니?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모두 고귀하신 분들이시다.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내가 네놈을 관청에 고발하여,십팔 년 동안 갇혀 두겠다고 말이다!”“예, 그렇게 하시지요.”정암의 안색이 어두웠다.그는 죽일듯이 서하청을 바라 보았다.또한 목소리는 낮아서 무섭기 그지없다.“그렇게 되어도 개의치 않소이다.”정암은 서하청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서하청은 계속 뒷걸음을 치다가 의자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유난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정암은 차가운 눈빛으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눈빛이 두려워 하나둘씩 도망가는 사람이 생겼다.잠시 뒤, 취향각에는 사람이 몇 명 남지 않았다.남은 몇 사람들은 한양에서 나쁜 짓만 골라 하는 망나니들이었다.그들은 막강한 집안이 바쳐 주고 있었다.그리하여 정암을 두려워하지 않았다.특히 구태부의 손자, 구서가 눈에 띄었다.그는 자리에 앉아 반찬을 집어먹고 있을 뿐이다.정암과 눈을 마주치자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곧이어 젓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내가 종사관이라면, 저 자를 데리고 의관으로 향했을 것이야. 잘못해서 죽기라도 하면, 자네의 부모는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는가?”그의 말에 정암의 분노가 억눌렸다.다시 이성을 되찾은 듯 보였다.김단은 자신 때문에 그의 앞길을 망치기 싫었다.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지만,더 이상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할 수는 없다.김단은 정암의 소매를 끌어 당겼다.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30화

    김단은 서둘러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조심하라는 다정한 말투가 정암의 가슴에 박혔다.사람들에게 에워 싸여 있어도, 상황이 위험해져도, 정암의 입가에는 감출 수 없는 미소가 번졌다.하지만 상대에게는 그저 시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곧이어 구서가 외쳤다.“죽여라!”남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정암에게 달려 들었다.한편, 위 층에 있던 임학과 소한은 움직이지 않았다.정암은 빠르다.그는 소한과 함께 여러 전쟁을 겪었다.때로는 만 명이 넘는 적들을 상대하기도 했다.그는 귀하게 자란 도련님들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바닥에 쓰러졌다.다행히도 정암은 다친 곳이 없었다.김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곧이어 그가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얼굴에는 부끄러운 듯한 표정이 비쳤다.마치 무엇을 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이때, 서하청이 김단의 뒤에 나타났다.그는 의자를 들고 있었다.서하청은 김단을 매우 싫어한다.어렸을 때 임학에게 맞은 이유도 김단 때문이었다.지금까지 살면서 그녀를 피해 다니기 위해 받았던 비웃음은 셀 수 없다.오늘 체면이 구겨진 이유도 모두 김단 때문이다.그는 김단을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었다.위 층에 있던 소한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난간을 뛰어넘어 달려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의자가 김단의 뒷통수를 향했다.절체절명의 순간에 정암이 김단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그리고 몸을 돌려 자신의 품 안으로 안았다.거대한 몸은 마치 두터운 벽을 연상케 했다.김단은 벽 안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그저 펑펑,이라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결국 서하청이 내리친 의자가 정암의 머리에 맞았다.의자는 산산조각이 되어 바닥으로 흩어졌다.한편 서하청은 정암의 발차기로 인해 날아갔다.상처가 심해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정암이 그녀를 살린 것이었다!김단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렸다.만약 정암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미 서하청에게 죽었을 것이다.곧이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김단이 작게 정암을 불렀다.“정암

Latest chapter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3화

    5일 후.김단은 허약해 보이는 안색을 숨기기 위해 가볍게 치장을 하고 외출하려 했다.그녀는 이미 십여 일 동안 조모께 문안드리지 않았다. 비록 수 나인께서 돌보고 계시지만, 조모는 틀림없이 그녀를 매우 걱정하실 것이다. 그녀는 조모께 안부를 드려야 한다.조모를 만난 후에 그녀는 정암을 찾아가려 한다.그녀는 정암도 틀림없이 자기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문을 나서자마자, 마당에 서 있는 임씨 부인을 보았다.김단을 보자 임씨 부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다가서려 했으나 김단이 밀어낼까 봐 걱정되어 그 자리에 서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김단은 살짝 한숨을 쉬고 나서야 임씨 부인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인사를 올렸다.“마님께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김단의 부드러운 말투를 듣자, 임씨 부인의 웃음은 그제야 어색하지 않았지만, 눈에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김단을 보고 말했다.“원이가 오늘 침대에서 내려온 것을 보고서야 너를 보러 왔다. 지금 네가 이렇게 잘 회복되는 것을 보니 나도 안심할 수 있다.”김단은 고개를 숙이고 말하지 않았다.분위기가 어색해하자, 임씨 부인은 다시 물었다.“이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외출하려는 것이냐?”김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네, 정암한테 가려고 합니다.”“뭐?”임씨 부인은 좀 놀랐고,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단이야, 잘 생각했어? 정말 정암과 함께 할 셈이야?”김단은 대답은 하지 않고 단지 조용히 임씨 부인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임씨 부인은 그녀 눈에 담겨있는 확고함을 똑똑히 보았다.이 상황을 본 임씨 부인의 마음은 매우 아팠다.“나는 네 결심을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정암의 아버지께 일이 생기고, 그럼 다음은? 앞으로 정암의 가족에게 문제가 생기면 너는 계속 이렇게 너와 원이의 몸을 망가트릴 것이냐?”이 말을 듣고서야 김단은 참지 못하고 비웃었다.임씨 부인이 걱정하는 것은 자기가 아니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2화

    정암은 진산군댁에 들어서자마자, 별당으로 곧장 달려갔지만, 김단을 만나지 못했다.숙희가 방문 밖에 서서 정암을 향해 인사하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정암 종사관님의 아버지께서 괜찮으시다니 첨만 다행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아씨께서 휴침 중이시라 아마도 종사관님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오시지요!” 정암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혹시 아씨께서 날 만나고 싶지 않은 건지?”숙희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가 다시 말했다.“종사관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씨께서는 최근 며칠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종사관님 아버님께서 풀려나셨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겨우 안심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정암은 심장이 갑자기 쪼여지더니, 바삐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방해하지 말고, 푹 쉬게 해야지. 그럼, 그럼 내일 다시 오겠네.”그는 말하고는 돌아가려 했다그러나 숙희가 급하게 그를 불렀다.“종사관님!”정암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보았다.숙희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미간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아씨는 종사관님 아버지께서 감옥에서 고생하셨을 거라 생각하셨고, 종사관님께서 요 며칠 동안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시며 아버님의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며칠 지나서 저희 아씨께서 종사관님을 보러 갈 것입니다.”며칠 지나서 김단이 그를 보러 갈 테니, 그는 다시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정암은 여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알고 있다. 잘 알고 있다.그녀는 며칠 동안 단식을 했으니, 지금은 분명히 매우 허약할 것이다. 자신이 이렇게 허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그가 걱정하고 자책할까 봐, 그녀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다만,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파서 그의 두 눈마저 시뻘게졌다.그는 무능한 자신이 너무 밉다.숙희는 정암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바삐 입을 열었다.“종사과님, 아씨의 마음속에는 종사관님이 있어요.”이 말을 듣고 정암이 멍하니 있다가, 계속 고개만 끄덕였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1화

    정암은 멍해졌다.단식? 찌꺼기를 먹는다고?요즘, 그는 아버지의 일 때문에 바쁘게 뛰어다녔고, 가끔 한가해질 때면 항상 그녀를 그리워했다.그는 그녀가 자기 아버지가 걱정되어 먹지 못하고 잠도 잘 이루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쉬지 않고 달려왔다.진산군댁의 호위가 그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다. 하지만 그도 감히 담을 넘지 못한다. 자신의 경솔한 행동이 그녀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할까 봐 걱정했다.그러나 그는 그녀가 이렇게 큰 희생을 할 줄 몰랐다.그는 그가 찾은 증거가 충분해서 아버지가 석방된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아버지가 경조부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단식하고, 찌꺼기까지 먹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가슴이 무언가에 찢기는 것 같았다. 정암은 지금처럼 자신을 미워한 적이 없다.무능한 자신이 너무 미웠고, 그녀를 보호해 주겠다고 해놓고, 결국 그녀는 자신을 위해 이 지경까지 괴롭힘을 당했다!임학은 이 틈을 타서 정암의 제한 속에서 벗어났고 정암의 얼굴을 향해 두 주먹을 날렸다.“너 때문이야! 이 썩을 놈아! 네가 뭔데 내 여동생이라 혼인하겠다는 거야!”정암은 비틀거리며 두 발짝 뒤로 물러섰지만, 정신을 차리고 갑자기 임학을 향해 돌진했다. 주먹이 사정없이 임학의 얼굴로 향했다.“당신들은 왜 계속 그녀를 괴롭힙니까? 그녀는 진산군댁의 친딸이 아니더라도 당신 집에서 15년 동안 키운 딸이지 않습니까?”임학은 몇 대 맞고 피를 토했지만,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정암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네가 분수도 모르고 나대지만 않았어도 단이는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정암은 피하지 않았고, 피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는 자신이 맞아도 싸다고 느꼈다.자신의 무능함에 주는 벌이라 생각했다.그러나 그는 임학이 자기보다 더 못났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다시 주먹을 휘두르고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당신들이 그녀의 살갗을 벗기고 피를 마시고 있습니다!”임학은 쓰러지더니, 발버둥 치며 일어나 바닥에 앉아 거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60화

    진산군은 몸을 돌려 시녀들을 향해 화냈다.“다들 멍청이느냐? 빨리 의원을 불러 큰 아씨한테 오라고 해! 어서 제비집 죽 가져와!”이렇게 소리쳤지만 몸을 돌려 김단을 쳐다보지는 못했다.숙희도 그제야 김단 곁으로 다가가 손수건을 꺼내 그의 다른 손을 살며시 닦아주었다. 하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내렸다.“아씨, 흑흑흑, 방에 들어가요...”그러나 김단은 그저 평온하게 임학을 바라보며 목이 멘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도련님께서는 말한 대로 하시기를 바랍니다.”오늘 이후로, 진산군댁은 더 이상 정암 가족을 괴롭히지 못한다!이 말은 마침내 임학을 자극했다.임학은 김단을 보고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정암이 그렇게 좋아?”얼마나 좋았으면, 정암을 위해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한 통의 찌꺼기를 다 먹을 수 있겠어?정암이 도대체 무슨 능력이 있어서 그녀를 이 지경까지 만드는 건가?김단은 그를 상대하지 않고 숙희랑 방 안으로 걸어갔다.그녀는 과연 정암을 그렇게 많이 좋아하나?그녀도 잘 모른다.그녀의 진산군댁 생활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올 때면,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대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러나 정암은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쪽배처럼 그녀가 익사할 때 나타나 그녀를 배에 태워서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모든 사람이 정암은 자신을 보호할 수 없다고 한다. 작은 쪽배도 바다 위에서는 물결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거센 파도가 밀려올 때면 쪽배도 부서지고 새고 결국 그녀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을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이 쪽배가 그녀의 생명을 구했었다는 것을 모른다.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정암이 그녀를 버리지 않는 한 그녀는 정암을 포기할 수 없다!임씨 부인은 눈물을 훔치며 김단을 따라 방에 들어가려 했지만, 방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김단이 막았다.“숙희만 있으면 돼요, 마님은 돌아가세요!”말이 떨어지자, 김단은 방에 들어가 담담하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9화

    임학은 김단을 노려보았다. 마치 김단이 먹지 않을까 봐 걱정된 듯 또 입을 열었다.“만약 네가 이 통 안의 것을 먹는다면 진산군댁에서 더는 정암을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마.”임학의 말을 듣고, 임씨 부인은 마음이 쪼여졌다.“학아, 네가 어떻게 단이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느냐? 단이는 벌써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네가 어떻게 단이에게 찌꺼기를 먹이느냐?”임학은 몸을 돌려 임씨 부인을 바라보았다.“어머님! 제가 독한 것이 아니라, 정말 김단이 너무 교활해서 그래요! 이번에 원이를 단식하게 하고, 다음에 또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요? 두 분은 정말 더 이상 김단을 믿어서는 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방에서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임학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임원마저 삼키는 동작을 멈추고 모든 사람과 함께 놀라서 그의 뒤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그제야 임학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온몸이 뻣뻣해져 천천히 몸을 돌렸다.김단은 어느새 찌꺼기 통 옆에 엎드려 두 손을 통에 넣고 통 안의 물건을 잡고 먹고 있었다.임원처럼 게걸스럽게 먹는 것과 달리, 그녀는 천천히 먹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조용히 먹고 있었다.마치 평범한 음식을 먹는 것 같았다.그런데, 그것은 어젯밤에 남겨진 찌꺼기다!모든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이다!먹기는커녕, 한쪽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는 찌꺼기 통에서 가끔 풍기는 이상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냄새만 맡아도 속이 쓰리다.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지?임원의 눈이 심하게 떨고 있었다.3년 전에 그녀가 김단을 해쳤지만, 그녀가 도대체 김단을 어느 지경까지 만들었는지 잘 몰랐다.지금, 이 순간, 한때 구슬처럼 눈부시게 빛났던 사람이 지금에 와서 길가의 거지처럼 찌꺼기 통을 안고 먹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마침내 자기가 도대체 김단을 어느 지경까지 헤쳤는지 깨달았다!이렇게 생각하자,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려 무의식적으로 진산군과 임씨 부인을 바라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8화

    김단의 움푹 들어간 검은 눈언저리를 본 숙희는 마음이 깨질 것만 같았다.김단이 힘없이 입을 여는 것을 보았다.“사람을 보내서 경조부에 가서 확인해 봐.”숙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제가 바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말을 마치자, 숙희는 즉시 사람을 경조부로 보냈다.진산군은 조급했다.“너도 사람을 보냈으니, 내가 속일 수는 없지 않느냐? 빨리 네 여동생에게 좀 먹어라 해!”말하는 사이에 임씨 부인도 왔다. 그녀의 뒤를 바짝 따르던 시녀 두 명이 제비집을 넣고 끓인 죽을 한 그릇씩 들고 있었다.김단과 임원을 보고 임씨 부인은 마음이 아팠고 바삐 시녀에게 말했다.“빨리 두 아씨에게 죽을 먹여라!”그러자 두 시녀는 김단과 임원 앞에 무릎을 꿇고 제비집 죽 한 숟가락을 떠서 두 사람의 입으로 떠넣었다.그러나 김단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김단은 위협하는 눈빛으로 임원을 바라보았다.김단의 시선을 감지한 임원은 가슴이 조여와, 이미 벌린 입을 재빨리 다물고 다시 누웠다.임원은 눈을 감고 어깨를 계속 떨며 우는 것 같았다.그러나 5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서, 그녀는 지금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못했다.이 장면을 보고 진산군과 임학은 분노했다.임학은 심지어 욕설을 퍼부었다.“양심 없는 년! 아버지께서 이미 사람을 풀어주셨는데, 또 뭐 어쩌려고? 정말 원이를 죽게 만들 셈이야? 정암 때문에 네 눈에는 네 여동생의 목숨도 보이지 않니?”임학은 화가 나서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았다.그러나 김단은 천천히 눈을 감고 그를 보지 않았다.5일 동안 먹고 마시지 않았는데, 그녀는 지금 정말 그와 다툴 힘도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꼭 한마디 했을 것이다. 임원은 자기의 여동생이 아니라고!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숙희가 보낸 머슴애가 황급히 돌아왔다.이 머슴애는 별당 사람이다. 김단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떨려 말하는 소리에는 슬픔이 묻어났다. “아씨, 소인은 정암 종사관이 그의 아버지를 데리고 가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7화

    예전에 김단을 위해 별도 달도 따다 주겠다는 사람이 지금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참!김단은 소리 내며 웃더니, 몸을 돌려 계속 풀을 뽑았다. 땅을 바라보는 눈빛 속에는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슬픔이 숨어 있었다.“대감마님께서 정말 임 낭자를 아끼신다면 빨리 무고한 사람들을 풀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임 낭자는 굶어 죽어도 전 계속 살아 있을 것입니다.”이렇게 말하자, 김단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어 진산군을 바라보았다.눈빛에 담긴 슬픔은 이미 사라졌고, 오직 비웃음만이 남아 있었다. “임 낭자는 대감마님의 유일한 딸이십니다. 그녀를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진산군은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김단의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고, 마음속의 분노는 더욱 솟구쳤다.“좋아! 좋아! 정말 이것으로 나를 쥐락펴락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니? 너는 정말 이 아버지를 우습게 보는구나! 내가 전쟁터에 나갔을 때, 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진산군은 김단에게 자기도 고집불통이라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알려주고 싶었다.그러나 김단은 가볍게 말을 내뱉었다. “제 아버지의 성은 김씨 입니다. 벌써 죽었다고 들었습니다.”그 말을 들은 진산군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손가락으로 김단을 가리키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소매를 뿌리치고 가버렸다.커다란 별당이 다시 썰렁해졌다.김단은 그제야 동작을 멈추고 다시 굳게 닫힌 정원 문을 보면서 오랫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정원 문이 다시 열릴 때는 3일 후였다.이때 김단은 정원의 흔들의자에 누워 힘이 조금도 없었다.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입구를 바라보니 진산군이 한 무리의 사람을 이끌고 화내며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배고픔이 극에 달했는지, 김단은 눈앞이 흐릿해져도 진산군이 오는 쪽을 힘겹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진산군의 뒤를 따르는 임학과, 뒤에서 누군가에게 이끌려 오는 임원의 모습을 뚜렷이 알아보았다.그녀는 그제야 입꼬리를 올렸다.보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6화

    김단은 정원 문 뒤에 서서 어두운 밤 속에 가려진 연못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연못 물은 맞은편에 있는 초롱의 빛을 거꾸로 비추고 있었다. 약한 빛은 마치 언제든지 어둠에 삼켜 버릴 것만 같아 연못의 돌다리조차도 똑똑히 비추지 못했다.김단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돌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귀밑의 살쩍을 불었지만,연못은 미동도 없었다.김단은 자기가 마치 초롱의 빛이고, 부드러운 바람이라 생각했다.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망가지든 옛 가족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고 느꼈다.이렇게 생각하자, 김단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씁쓸하게 웃었다.이 순간, 그녀는 오히려 임원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임원이 정말 마시지 않고 먹지 않는 한 진산군은 반드시 마음이 아플 것이다!김단의 짐작이 맞았다.이틀이 지나자, 진산군은 노기등등하여 별당으로 왔는데, 마침, 김단은 정원에서 김매고 있었다.초봄이 되어 화단의 잡초가 매우 빨리 자라서 제때 뽑지 않으면 며칠이 지나지 않아 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진산군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걸 본 김단은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진흙으로 더럽혀진 두 손을 진산군을 향해 내보이며서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대감마님께서 오늘 오실 줄 몰랐습니다.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망할 년!”진산군은 노발대발하더니 손을 휘젓더니 엄하게 명령했다.“뒤져라!”갑자기 두 팀의 호위가 좌우로 나뉘어 줄지어 들어왔다.김단은 그제야 눈살을 찌푸렸다.“대감마님께서 무슨 뜻입니까?”진산군은 대답 없이 김단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팀의 호위는 또 모두 나왔다.“대감마님, 어떤 음식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대감마님, 저희도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그녀가 음식을 숨겨서 먹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김단은 자기도 모르게 콧방귀를 꼈다.진산군이 차갑게 소리치며 물었다.“너는 도대체 먹을 것을 어디에 숨겼느냐!”이틀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서 임원은 침대에서 내려올 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255화

    진산군은 이 일을 알고 매우 화가 났다.김단이 별당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산군댁의 호위들은 벌써 별당을 포위했다.호위장은 때마침 돌아온 김단에게 인사를 올리고 나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대감마님께서 오늘부터 큰 아씨를 별당에 연금하여 외출을 금지하라는 명을 내렸습니다.”김단은 이미 예상해서 놀라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별당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그러자, 호위장은 또 김단을 막고,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큰 아씨께서 단식하는 것을 좋아하시니 오늘부터 잘못을 뉘우칠 때까지 마시지 말고, 먹지도 말라고 명하셨습니다.”김단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는 여전히 담담한 모습으로 말했다.“알겠으니, 이제 들어가도 되겠소?”김단이 이렇게 차분한 것을 보자, 호위장은 의아했다. 김단이 무슨 방법이 있어 연금에서 빠져나갈까 봐 작은 소리로 알려줬다.“대감마님께서 우리더러 별당을 엄격히 지키라 하셨습니다. 이 기간에 별당에는 아무도 드나들지 못합니다. 명을 거역하는 자는 당장 죽이라고 하셨습니다.”이 말은 김단이 이 문을 들어서는 순간, 밖의 사람과 연락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예를 들면, 전에 몰래 그녀를 보러 왔던 정암을 말한다.하지만 지금, 김단이 걱정되는 사람은 정암이 아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대감마님께서 벌을 내린 사람은 나뿐이오. 내 마당의 하인과는 무관하오. 나를 가둬두기 전에 내 마당에 있는 모든 사람을 나오라 해도 되겠소?”이 말을 듣자, 호위장도 난감했다.“이러면...”“모두 살자고 일하는 것인데, 그들도 집에 살려 먹여야 할 사람이 있는데, 주인인 내가 잘못했다고 그들까지 연루해야 하오?”김단은 말하면서 머리에서 비녀 하나를 뽑아서 호위장 손에 넣어 줬다.“좀 봐주시죠.”이 비녀는 전에 궐에서 하사한 것이다. 비녀 위에 있는 진주만이라도 가치가 어마어마해서 호위장은 바로 마음이 움직였다. 생각해 보면 김단의 말도 도리가 있다.더군다나, 진산군은 큰 아씨를 연금하라 했지, 미리 별당 사람을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