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241 - Chapter 250

263 Chapters

제241화

그는 얼굴을 찌푸렸고, 매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알고 있다. 오늘 일은 내가 잘못했다. 하지만 네 혼인 상대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내 반드시 그리 할 것이다. 네가 나를 오라버니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널 줄곧 누이동생처럼 여겨왔다. 절대 너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무력한 남자에게 시집보낼 수 없어!”임학의 말을 들은 김단은 몇 번이나 웃음이 터질 뻔했다.그가 항상 그녀를 누이동생처럼 여겼다고?하지만 그가 한 행동들을 보면 어느 하나 오라버니로써 누이에게 해줘야 했던 것이 없지 않나?하지만 김단은 비슷한 말을 이미 많이 해왔기에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말한다 해도 임학의 성격상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오늘 그 분께서는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그분이 없었다면 지금쯤 저는 관 속에 있었을 것입니다.”정암이 치명적인 공격을 대신 맞아주지 않았다면, 그녀가 지금 여기에 서 있을 수 있었을까?하지만 임학은 정암이 그다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한과 나는 2층에서 뛰어내렸어! 오늘 정암이 없었더라도, 서씨 그 자식은 너에게 아무것도 못했을 것이다!”임학은 더욱 화를 내며 말했다. “게다가 오늘 그놈이 너를 구했다고 한들 어쩌라는 것이냐? 그놈이 다치게 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특히 구서는 정암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쯤 식은 죽 먹이란 말이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정암은 감옥에 갇혀 참형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아직도 그런 남자와 혼인을 하고 싶은 것이냐? 꿈 깨거라!”김단은 그 말을 듣고 놀라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그 분은 단지 상해를 입힌 것일 뿐인데, 어찌 그 분을 참형시키려고 하시는 겁니까!”이렇게 초조하고 걱정하는 모습은 앞서 보여주었던 차분하고 냉정한 모습과는 극명하게 대조되었다.소한의 아래를 향하고 있던 시선이 순간 김단에게 향했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으려는 듯했다.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어 깨져버릴 듯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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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것을 말이다.마음이 없는 사람이 진심의 소중함을 어떻게 알겠나?김단이 아무 말이 없자, 옆에 있던 임씨 부인이 입을 열었다. “단아, 이 어미는 네가 예전 일 때문에 우리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네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정말 너를 위해서 한 일이란다! 정 종사관은 좋은 사람이야. 보통 집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좋은 신랑감이지. 하지만 너에게는 맞지 않단다. 네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단 말이다...”“그분이 저에게 주지 못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이 집안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는 것입니까?”김단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임씨 부인의 말을 끊었다.임학은 마음이 저릿하며 곧장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김단, 아버지와 어머니는 너를 걱정해서 그러시는 거다! 은혜 모르는 소리 하지 말거라!”걱정이라고?김단은 비웃으며 말했다. “제가 틀린 말 했습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그분에게 있고, 얼마든지 주실 수 있습니다.”그 말과 함께 김단은 임씨 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고는 조소 가득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은 그분에게 없지요.”그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권력, 그 두 글자였다.그들은 김단을 이 집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집안의 사람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했다.정암 같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비웃음을 알아차렸다.임씨 부인은 화가 나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진산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네 결혼은 내가 결정할 것이다! 너와 정암은 절대 결혼할 수 없어! 꿈도 꾸지 말거라!”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김단이 진산군보다 더 강경했다. “제가 방금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저 모두에게 알리러 온 것이지, 동의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대감 마님, 잊지 마십시오. 앞으로 저희는 연을 끊을 것입니다.”어차피 연을 끊는다면, 그녀의 혼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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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임원은 계속해서 울면서 불쌍한 척을 했다. 아마도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는지, 임씨 부인은 마음이 약해져 결국 입을 열었다.“이 세상에 자신의 정절을 스스로 더럽히려는 여자가 어디 있겠느냐? 보아하니 원이가 억울하게 당한 것 같구나.”하지만 오히려 김단은 비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까 임씨 낭자께서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워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만약 오늘 일이 사실이라면 임씨 가문 여러분은 분명 저를 비난하고 임씨 낭자를 옹호하며 소 장군님과의 혼인을 서둘렀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임씨낭자는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셈이겠지요.”김단은 이 말을 하며 시선을 임원에게 고정하였다.임원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하지만 김단은 비웃으며 가볍게 웃었다. “게다가 낭자는 이미 도련님께 사람을 보냈었습니다. 도련님이 곧 오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진짜로 변을 당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요.” “아니야!” 임원은 끝내 소리쳤다. 마치 김단의 말을 덮어버리기 위해 일부러 큰 소리를 낸 것 같았다.하지만, 어떻게 덮을 수 있겠는가?그녀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오라버니의 눈빛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흠칫 놀랐다.그녀는 가장 가까이 있던 임학의 다리를 붙잡고 애걸복절했다. “오라버니, 저를 믿어주세요. 김씨 낭자가 말한 것처럼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정말 아니에요…”하지만,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임학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그녀를 위해 사람을 죽이지 않았나!늘어져 있던 손에 주먹 꽉 쥐었다.만약 평소였다면 임학은 주저 없이 임원을 일으켜 세웠겠지만, 오늘만큼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내가 직접 조사해 보겠다.”과연 그 거지들이 악의를 품었던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이 임원의 계략이었는지, 그는 확실히 밝혀낼 것이다.진산군 역시 입을 열었다. “그럼 네 오라버니가 진상을 밝히기 전까지, 너는 매화당에 머물며 반성하도록 해라!”이 말을 들은 김단과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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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그녀의 말은 둘을 위해서라면 언제까지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는 뜻이었다.정암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감동과 동시에 자격지심을 느꼈다.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그때 김단이 돌연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불렀다. “정암.”정암이 고개를 들자 김단은 인상을 찌푸린 채 정암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앞으로는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마세요. 나는 앞으로의 삶을 당신에게 의지할 겁니다. 당신이 자신을 잘 지켜야 나를 지킬 수 있어요.”정암은 깜짝 놀랐다. ‘앞으로의 삶을 당신에게 의지하겠다’라는 말이 그의 가슴에 무거운 짐처럼 내려앉았다.그가 머리를 다쳐서 그런지, 그는 김단이 그에게 청혼했을 때부터 모든 것이 모호하게 기억되며 꿈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이렇게 무거운 책임을 그의 어깨에 얹는 순간, 그는 비로소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김단은 계속해서 말했다. “종사관님이 저를 걱정하여 서둘러 어린 거지를 찾으러 나간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종사관님을 걱정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종사관님이 저 때문에 다치셨습니다. 만약 거지를 찾는 도중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정암은 거기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는 단지 그녀가 걱정되어서 그렇게 했던 것이다!하지만 지금 김단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의 행동이 정말 어리석었던 것 같았다.이에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다음에는 군의관을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 김단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고 그를 쳐다봤다. “아직도 농담할 기분이십니까?”정암은 그제야 웃다가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았습니다. 제가 잘 할겠습니다!”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가 자신을 잘 지켜야 그녀의 남은 생을 지킬 수 있었다.정암의 눈빛 속 진심을 본 김단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얼른 들어가서 쉬시지요?” “네, 지금 가겠습니다!” 정암은 호방하게 대답하며 돌아서려다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다시 고개를 돌렸다.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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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하지만 김단은 소한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별로 궁금해할 것 없습니다. 저는 그저 그분을 선택한 것뿐입니다. 소 장군님이 꼭 이유를 알고 싶으시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고, 그저 점점 깊어진 것이라고.”그 말을 들은 소한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졌다. 그의 눈에도 서리가 내린 듯했다.점점 깊어졌다고?정말 절절한 사랑이군!하지만 정말 그녀가 서서히 사랑에 빠진 것이라면, 지금처럼 갑자기 정암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래서 소한은 비웃으며 말했다. “김씨 낭자의 사랑은 정말 변덕스럽소!”그의 말투에는 조롱이 가득했다.김단은 그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굳혔다. “소 장군님에 대한 저의 마음은 어린 시절의 어리석은 감정이었습니다. 소 장군님은 예전부터 저를 마음에 두지 않으셨지 않습니까? 어째서 지금 이렇게까지 신경 쓰시는 겁니까?”김단이 그렇게 말하는데, 소한이 어찌 자신이 신경 쓰고 있다고 인정할 수 있겠는가?그는 이를 악물고 싸늘한 표정으로 비웃으며 말했다. “김씨 낭자, 농담하는 것이오? 나는 그저 김씨 낭자에게 좋은 충고를 해주고 싶어서 온 것이오. 이번 일은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오.”김단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제 일에 소 장군님이 왜 이렇게 신경을 쓰시는 겁니까? 소 장군님께서 그렇게 심심하신 거라면 임씨 낭자를 얼른 신부로 맞이해 또 누군가를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하시지요.”소한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김단을 흘긋 보고는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일은 비록 임씨 낭자가 잘못했지만, 그 거지들도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소.”소한은 임원이 돈을 주고 거지들에게 김단의 명예를 훼손하도록 시켰다기보다는, 거지들이 먼저 나쁜 마음을 먹었을 것이라고 믿었다.설령 거지들이 임학을 찾아갔다 해도, 임원은 임학이 언제 올지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런 위험한 일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원래 겁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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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그녀는 임학이 아가씨에게 해를 입힐까 봐 정말 두려웠다.김단은 가볍게 웃었다. “괜찮아!”하지만 갑자기 숙희가 놀라 소리쳤다. “아가씨, 다치셨잖아요!”김단은 당황하여 말했다. “아닌데?”임학이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쳤겠는가?하지만 숙희가 김단의 왼손을 들어 올리자, 왼쪽 소매에 피가 묻어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피가 많이 묻었어요?” 숙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누구 피예요?”자신의 소매에 묻은 붉은 피를 보며, 김단의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아려왔다. “소 장군님의 피야.”그 말과 함께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소한이 이렇게 유치할 줄이야, 그녀도 처음 알았다.그는 정암의 저택 밖에서부터 아주 조심스러웠고, 심지어 임원의 방 안에서는 손을 등 뒤에 숨긴 채 상처를 감추려고 했었다.그런데 방금 전에는 일부러 그녀 앞에서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일부러 옷에 피를 묻히려고 했다. 마치 그녀가 자신의 상처를 발견하지 못할까 봐 걱정한 것처럼 말이다.그는 그녀가 그의 부상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예전에 그녀는 그가 다치기만 하면 너무나 안타까워하며 마치 자신이 다친 것처럼 울곤 했다.그녀는 정암의 방에서 나올 때 깨진 약병과 피 묻은 자국을 발견했었다.게다가 오늘 그는 옅은 색 옷을 입었는데, 그 붉은 피가 소매에 선명하게 묻어 있으니, 어떻게 못 볼 수 있겠는가?그녀는 더 이상 그를 안타까워하지 않을 것이다.소한을 안타까워하던 사람은 임단이다.임단은 이미 죽었다.깊게 숨을 들이쉰 김단은 방 안으로 들어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피 묻은 옷을 숙희에게 던지며 말했다. “버리거라.”이 말을 듣고 숙희는 놀라서 소리쳤다. “버리라고요? 아가씨, 이정도 피는 쉽게 지워지는데요.”이렇게 좋은 옷을 버리다니?하지만 김단은 입꼬리를 올리며 경멸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더러워졌어. 빨아도 깨끗해질 수 없을 거다. 그냥 버려!”그녀는 한번 더러워진 것은 다시 사용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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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큰 마님은 잠시 깨어났다가 금세 피곤해하며 다시 잠에 들었다.김단은 조모의 이불을 정리해 드리고 나서 수 나인과 함께 방을 나섰다.방문이 닫히자, 김단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할머니의 몸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구나.”수 나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의원님이 말씀하시길, 큰 마님께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소 장군님께서 매달 보내주시는 귀한 약 덕분에 버티고 계신 거였습니다.”그 점에 대해서만큼은 김단 역시 마음속으로 소한에게 감사를 표했다.주상이 소한에게 하사한 귀한 약재의 절반은 모두 진산군 댁으로 들어왔다.만약 그 약재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위태로운 진산군 댁에서 큰 마님을 이렇게 오래 모실 수 없었을 것이다.김단이 아무 말이 없자, 수 나인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가씨, 소인이 듣기로는 마음에 드시는 분을 찾으셨다고 하던데요?”조모를 걱정하느라 마음이 무거웠던 김단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수 나인은 말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아가씨께서 빨리 혼인하셨으면 좋겠어요. 큰 마님의 가장 큰 소원은 아가씨께서 혼례복을 입는 모습을 보는 것이랍니다. 아가씨께서 결혼을 미루시면...” 여기까지 말하고 수 나인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그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숙였다.김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둘 다 그녀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와 정암의 일이 그리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순간 김단은 조모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밀려오는 강한 죄책감에 숨쉬는 것조차 힘들었다.김단의 모습을 본 수 나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소 장군님은...”말을 하다 말며 수 나인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그녀는 자신이 단지 하녀일 뿐, 주인들의 일에 간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소 장군이 큰 마님에게 특별히 당부하기를, 큰 아가씨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 큰 마님도 말씀하지 않으시는데, 그녀가 어떻게 감히 입을 열 수 있겠는가?이에 그저 크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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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숙희는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만약 안 계신다면요?”만약 그가 없다면 진산군이 이미 정암에게 해를 입힌 것이라는 뜻이다!하지만 김단은 숙희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숙희도 걱정할까 봐 그저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숙희는 돌아오자마자 재빨리 사람을 시켜 목전촌으로 보냈다.그동안 김단은 쭉 집에서 기다리며 마음을 편히 놓지 못했다.저녁때가 되어서야 목전촌에 다녀온 하인이 먼지투성이가 되어 돌아왔다.김단이 서둘러 물었다. “어떻게 되었느냐? 정 종사관님을 만났느냐?”하인은 고개를 저으며 약을 그대로 가져다주며 말했다. “목전촌에서는 정 종사관님을 찾지 못했고, 심지어 정 종사관님의 가족분들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 말로는 어젯밤 경조부 사람들이 와서 정 종사관님의 아버지를 데려갔고, 어머니와 여동생은 정 종사관님을 찾으러 한양으로 갔다고 합니다.”역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김단은 주먹을 꽉 쥐고 물었다. “경조부 사람들이 정 종사관님의 아버지가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했느냐?”“살인을 저질렀다고 하였습니다.”하인의 말에 김단은 깜짝 놀랐다!살인이라니?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큰 죄였다!진산군이 그녀를 굴복시키기 위해 이리 아무렇지 않게 사람까지 죽였단 말인가!김단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숙희가 허둥지둥 따라오며 물었다. “아가씨, 어디 가시려고요?”“경조부.”김단이 경조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날이 어두워졌다.붉게 물든 노을이 경조부 밖에 서 있는 사람의 그림자를 비추고 있었고, 하얀 붕대 위 핏자국이 유난히 선명하게 보였다.김단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두 차례 깊이 숨을 들이쉬고 감정을 다스린 후, 그제야 그의 앞에 섰다. “정 종사관님.”부드러운 목소리에 정암의 몸이 굳어버렸다.정암은 놀란 표정으로 김단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찌 여기 계십니까?”김단은 정암에게 다가갔지만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정암에게 왜 이런 큰일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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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귀에 거슬리는 웃음소리에 정암은 순간 주먹을 꽉 쥐었다.김단은 서둘러 정암 앞을 가로막으며 그가 감정적으로 행동할까 봐 걱정했다.그리고 구서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가 한 짓이오?”만약 구서가 한 일이 아니라면, 어떻게 정암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와 비웃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김단은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구서는 구태부의 손자이긴 하지만 직계 손자가 아니고, 그다지 귀하게 여겨지지도 않았다. 경조부 사람들이 이렇게 건방진 놈 한 명 때문에 함부로 사람을 잡아갈 리가 없었다.그 말인 즉, 구태부가 나선 것이다.하지만 구태부의 권력이 아무리 막강해도, 단지 구서를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구서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입꼬리를 입가의 상처에까지 찢어 보이더니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말했다. “김씨 낭자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난 잘 모르겠소. 하지만 정 종사관에게 한 가지 충고를 해주겠소. 이 여자에게서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걸세. 그렇지 않으면 자네 가족의 관짝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니!”“이 자식이!” 정암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소리치며 구서에게 달려들 뻔했지만, 김단이 말렸다.구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태도를 보이며 몇 차례 크게 웃더니 마차의 막을 내리고 유유히 떠났다.정암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소리쳤다. “저 자식은 일부러 나를 비웃으려고 온 것입니다!”“정암 나리.”김단은 차분히 정암의 이름을 불렀다.정암은 고개를 숙여 자신 앞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의 가슴팍에 닿을 정도로 작았고, 평소라면 그를 올려다보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마치 겁에 질린 초식 동물처럼 보였다. “진산군 쪽에서 벌인 일입니다.”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경조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구서가 아니라 임씨 가문, 즉 진산군이었다!구서는 직접 개입했을 수도 있고, 그저 이 일에 대해 들었을지도 모른다.아까 구서는 정암에게 그녀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면 가족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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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둘은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었고, 끝내 정암이 뒤돌아섰다.김단은 그 자리에 서서 정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냉담함만이 남아 있었다.진산군 저택에 도착하니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문을 열자마자 하인이 진산군이 앞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알렸다.앞마당에는 진산군만이 홀로 있었다.김단을 보자마자 진산군은 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아무렇지 않은 듯 한 모금 마시고는 물었다. “이렇게 늦게 들어오다니, 어디 갔었던 것이냐?”“경조부에 다녀왔습니다.” 김단은 솔직하게 대답하며 정면을 응시할 뿐, 진산군을 보지 않았다.진산군은 김단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코웃음을 쳤다. “우리 집안 딸이 되어서 어디 그렇게 함부로 돌아다니다 밤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것이냐! 내일부터는 집에 머무르고 내 허락 없이는 밖에 나가지도 말거라!”“알겠습니다.”김단은 순순히 명을 따랐다.하지만 진산군은 오히려 놀랐다.진산군은 일부러 구실을 만들어 김단을 가둬두고 정암을 돕지 못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김단의 성격 상, 지금쯤 큰 소리로 대들어야 했다. 그는 오늘 크게 다툴 것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녀가 이리 순순히 나오는 것이 아닌가?그녀가 경조부에 다녀왔다고 했으니 분명 정암의 아버지 일 때문에 갔을 것이고, 이 일이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그런데 김단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고, 매우 평온해 보였다.정암의 신분이 낮아 자신과 도저히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포기한 것일까?하지만 이 아이는 결코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 아니지 않은가?진산군은 의문이 가득했지만 김단의 표정은 여전히 차분했다.진산군이 아무 말이 없자 김단은 차분하게 말했다. “대감 마님께서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그렇게 말하고는 공손히 인사하고 돌아섰다.진산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까지 따라가며 김단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이상하다. 정말 이상하다.저 아이는 대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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