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부윤이 잠시 멈칫했다.“불주산에 도착하려면 여기서 십 리나 떨어져 있소. 자정에 교대를 하려면 늦을 지도 모르오!”김단이 낮게 대답했다.“지금 가겠소. 서두르면 제시간에 도착 할 수 있나이다.”하지만 궁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이때, 숙희가 김단을 막아섰다.“아씨, 노비도 같이 동행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노비가 힘이 세서 위기의 순간에도 아씨를 지킬 수 있사옵니다.”그녀는 자신의 아씨를 혼자서 보낼 수 없었다.김단은 그녀의 행동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곧이어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그 산적들은 악행을 서슴지 않는 자들이야, 여인인 네가 그놈들의 손에 잡힌다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내말 듣고 가만히 관저에 있거라.”“하지만.. 아씨도 여인이 아니옵니까!”흐느끼는 숙희의 목소리는 도끼가 되어 진산군의 마음을 내리쳤다.김단도 여인이다,만약 그들의 손에 잡히게 된다면 무슨 결과를 맞이할지 모른다.이 일에 대해 진산군이 생각을 안 해볼리 없었다.하지만 그에게 있어 명정 대군의 안위가 더 중요했다.이때, 궁에서 사람들이 도착했다.총 다섯명의 내시가 그들 앞에 섰다.모두 몸집이 작았다.그들 중 몇몇은 김단보다 작고 말라 보였다.김단 마저도 그들이 명성 대군을 지킬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소한은 달랐다.그의 표정에서는 그들을 신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소한은 그들을 한번 쓱 훑고는 김단에게 말했다.“산적이 딱 한 사람만 허락하였으니,낭자가 고르시오.”김단은 다섯 명 중 어느 한 명도 믿지 못했다.결국 아무나 짚어 답했다.“이 분으로 하겠습니다.”뽑힌 내시가 서둘러 김단에게 절을 올렸다.“소신 녹자, 최선을 다해 명정 대군의 안위를 지키겠사옵니다.”곧 김단이 아니라 명정 대군만을 지킨다는 말처럼 들렸다.김단은 깊게 심호흡을 한 뒤, 재빠르게 말 위로 올라탔다.그녀의 행동에 진산군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곧 떠나갈 김단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그녀를 불렀다.“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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