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181 - Bab 190

263 Bab

제181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다시 이주가 지났다.보름 동안, 진산군 댁은 평화로웠다. 춘화연 초대장이 집으로 도착할 때까지는 말이다.춘화연은 중전이 개최하는 연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주가 주관했다. 매년 봄이 되면 공주는 날이 가장 따뜻한 날을 골라 각 집안의 젊은 남녀들을 궁으로 초대해 꽃을 감상하고 술을 마시며, 시를 읊도록 하였다.김단이 초대장을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자, 숙희가 이를 보고 물었다. “아가씨, 가시려고요?”말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김단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왜 안 가겠느냐?”숙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앞으로 다가왔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매년 춘화연 초대장이 왔을 때, 어르신들께서는 둘째 아가씨가 병에 걸렸다 거짓말하시고 가지 못하게 하셨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춘화연이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닌 것 같아요!”김단은 입꼬리를 올리고 옅게 웃었다.확실히 좋은 곳은 아니다. 예전에 그녀는 춘화연에서 벌을 받아 세답방에 가게 되었었다.다만 그녀는 진산군과 임씨 부인의 임원에 대한 편애가 이렇게나 눈에 띌 줄은 생각지 못했다. 집안의 하녀들조차 알아챌 정도였다.“그래서, 네 생각에는 임원이 올해도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숙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가지 못하게 할 거예요.”하지만 어찌할 수 있을까…공주가 직접 이름을 거론하며 임원에게 올해 춘화연에 꼭 참석해야 한다고 했는데!그러고 있는 와중, 밖에서 어린 하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가씨, 소 장군님께서 옷 한 벌을 보내셨어요!” “뭐? 소 장군님이?” 숙희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문밖으로 나가 다른 하녀에게 재차 확인하였다. 이후 그제야 그 옷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옷은 나무 책상 위에 놓였다. 옷 위에는 붉은 천이 덮여 있었다.숙희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가씨, 소 장군님께서 어째서 아무런 이유 없이 아가씨께 옷을 보내신 걸까요?”김단은 대답하지 않고, 일어나 숙희 앞으로 가서 붉은 천을 걷어 올렸다.안에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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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이 말을 듣자, 임원의 얼굴에 있던 수줍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되려 긴장하고 경계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김 낭자가 내가 연회에 가기를 바라는 것이냐?”숙희는 임원의 안색이 왜 이리 갑자기 변하는지 몰랐지만,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큰 아가씨께서 말씀하시길, 어쩌면 소 장군님께서 춘화연에서 둘째 아가씨와의 혼사를 발표하고 싶어 하시는 걸지도 모른다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째서 둘째 아가씨께 이렇게 귀한 옷을 보내시겠습니까?”혼사라는 두 글자가 마치 임원의 마음속 어딘가를 뜨겁게 했다.방금 전의 경계와 긴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얼굴에 붉은 기가 올라왔다. 심지어 전보다 훨씬 더 수줍어했다. “김 낭자가 정말 그렇게 말했느냐? 나, 낭자가 혹시 뭐 들은 것이라도 있는 것이냐?”숙희는 정색하며 말했다. “그것은 소인이 알지 못합니다. 다만 큰 아가씨께서 전에는 명정 대군님의 일로 둘째 아가씨와 소 장군님의 혼사가 미뤄질까 봐 조금 걱정하셨는데, 며칠 전부터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나머지는 임원이 알아서 추측하게 내버려두는 것이다!임원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점점 더 붉어졌다.숙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곧장 옷을 내려놓고 떠났다.그날 저녁, 김단은 대청으로 불려갔다.그녀가 도착했을 땐 임씨 집안사람들 모두가 모여 있었다.임원은 대청 중앙에 서 있었고, 눈시울이 붉었다.진산군과 임씨 부인은 상석에 앉아 있었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임학은 김단이 오는 것을 보고 성큼성큼 다가와 따지듯이 물었다. “자네가 원이를 꼬드겨 춘화연에 가라고 하셨소?”김단은 담담한 표정으로 임학을 흘끗 보았다. “꼬드기다니요? 춘화연은 중전 마마께서 베푸시는 연회이고, 연회에 초대를 받는 것은 저희의 영광입니다. 그런데 어찌 진산군 댁 사람의 입으로 마치 좋지 않은 일인 것처럼 말씀하시는 겁니까?”이 말을 들은 임학은 순간 멈칫했다.이어서 임씨 부인이 말했다. “단아, 3년 전 춘화연에서 무슨 일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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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그녀의 동의를 얻자, 임원은 속으로 몹시 기뻐하며 몸을 돌려 진산군의 옆으로 갔다.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진산군의 무릎에 베고 어리광을 부렸다. “아버지, 제발 가게 해 주세요! 원이는 나중에 소 오라버니께 시집갈 것이고, 조만간 궁에 들어가게 될 텐데, 그때 가서 아무것도 모르면 소 오라버니의 얼굴을 어떻게 보겠어요?”이 말을 들은 진산군과 임씨 부인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그렇다. 임원은 훗날 소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사람이다. 그들이 지금 그녀를 이렇게 과잉보호하는 것이, 어쩌면 오히려 그녀를 해치는 것일지도 모른다.임씨 부인은 여전히 걱정되었지만, 말투는 꽤나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럼 궁에 들어가거든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 네 오라버니를 꼭 따라다녀야 한다. 알겠느냐?”임원은 임씨 부인이 허락하자 몹시 기뻐하며 곧장 대답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이어서 다시 고개를 들어 진산군을 바라보았다. 조그마한 얼굴이 유난히 가련해 보였다. “아버지…” “됐다, 됐어, 네 마음대로 하거라!” 진산군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며 동시에 경고했다. “반드시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춘화연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임원은 기뻐하며 대답했고, 다시 일어나 김단 옆으로 가 김단의 손을 덥석 잡았다. “김 낭자를 잘 따라다니면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절대 사고 치지 않을 겁니다!”김단은 그녀가 손을 잡자 온몸이 굳는 것 같은 느낌을 느꼈지만, 끝내 뿌리치지는 않았다.이렇게 ‘기쁜’ 날에, 그녀는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임학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대청을 나서며, 그는 김단의 길을 막아섰다. “도대체 무슨 속셈이오?” 임학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김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마치 김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여자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한때 자신을 온갖 애정으로 감싸주었던 그 얼굴을 마주 보며, 김단은 낯섦을 느꼈다.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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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무슨 일이요?” 김단이 되물었다. “산적을 시켜 저를 납치하게 한 일인가요, 아니면 저에게 최음제를 먹여, 직접 다른 남자의 침상에 보내려 한 일인가요?”김단은 이 두 가지 터무니없는 일만으로도 임학이 입을 다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오히려 씩씩거리며 자신을 변호했다. “최음제를 쓴 것은 실수였소. 나는 그저 평범한 마취약인 줄 알고…”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까?” 김단은 임학을 노려보았다. “도련님께서는 심지어 간접적으로 제 약혼자까지 죽게 만드셨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러 놓으시고, 이제 와서 역으로 저에게 딴 속셈이 있다고 하시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지 않으십니까?”그 잘못들을 임학도 인정하였다.이에 그는 당장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심호흡을 두 번 하고 나서야 겨우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 “낭자가 나를 미워하는 것을 알고 있소.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원이와는 상관없지 않소? 낭자가 복수를 하고 싶다면, 나에게 하시오.”김단은 냉소를 지었다. “하지만 제가 오늘날 이렇게 된 것은, 모두 임원 때문입니다.”임학은 목소리를 낮추어 마치 타이르듯이 말했다. “그것은 그 아이의 하녀가 철이 없어서 그런 것이오. 원이는 낭자를 해한 적이 없소!”김단은 동의한 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하녀가 저를 해하였지요. 그럼 제가 세답방의 궁녀들에게 모욕당하고 구타당할 때, 그 하녀는 어떤 벌을 받았습니까?”임학은 김단이 억지를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저절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아이의 하녀는 낭자가 이미 내쫓지 않았소?” “맞습니다. 제가 내쫓은 것입니다!” 김단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자신이 행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그녀가 진산군 댁으로 돌아온 후에 한 일이다!그녀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3년 동안, 그녀가 모욕당하고 구타당했던 수많은 밤낮 동안, 그녀를 해한 그 하녀는 임원의 곁에서 호의호식했다!그들은 그녀를 해친 하녀 한 명조차 처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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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눈 깜짝할 사이, 춘화연 날이 되었다.어화원 안, 임원은 천잠사 저고리를 입고 임학이 어제 사 준 장신구를 하고 나타났다. 등장과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그녀를 알아보는 양반집 아가씨들은 곧바로 다가와 오늘 그녀의 차림새를 칭찬하기에 바빴다.그에 비해, 김단은 훨씬 수수한 차림이었다.게다가 그 자리에 있던 아가씨와 도련님들은 모두 김단이 진산군 댁의 양녀이고, 얼마 전에는 유일한 기둥이었던 명정 대군마저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그녀에게 말조차 걸려는 사람이 없었다.김단 또한 편안하고 자유로운 것이 좋았기에, 혼자 구석으로 가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가 다가왔다. “김 낭자.”소정원이었다.김단은 소정원이 자신에게 말을 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지난번에 소정원이 임원의 본모습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긴 했으나, 그녀들은 어릴 때부터 싸운 앙숙이었기 때문이다.이에 그녀는 눈썹 끝을 살짝 올리며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무슨 일이오?” “저 옷 말이오.” 소정원은 멀리 있는 임원을 힐끗 보고는 이어서 말했다. “저것은 오라버니가 김 낭자에게 사 준 것인데, 어째서 임 낭자가 입고 있는 것이오?”김단은 소정원이 이 일을 알고 있다는 것에 놀랐지만,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난 그저 소 장군님께서 잘못 보내신 줄 알고 임 낭자에게 돌려준 것뿐이요.”하지만 소정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일부러 그런 것이지 않소.”그녀들은 어릴 때부터 싸워 왔기 때문에, 김단의 생각을 소정원이 단번에 알아챈 것이다.김단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녀가 말했다. “지난 삼 년간 임 낭자는 궁에 와 연회에 참석한 적이 없었소. 오늘 온 것 역시 김 낭자가 부추긴 것이 아니오? 무슨 짓을 벌이려는 것이오?”말투에는 어딘가 적의가 느껴졌다.김단도 따라서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무엇을 할 거라고 생각하시오?” “임 낭자는 김 낭자를 해친 적이 없소!” 소정원은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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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들어 소한을 바라보았다. 얼굴의 붉은기는 채 가시지 않았고, 눈 주위마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 이것은 소 오라버니께서 보내 준 것이 아닙니까?”그가 보낸 것이라고?소한의 안색은 다시 어두워졌고, 곧바로 고개를 돌려 김단을 바라보았다.싸늘한 시선이 사람들 사이를 지나, 놀랍도록 정확하게 김단의 얼굴에 꽂혔다.김단은 흠칫 놀랐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그녀는 그들의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 자리에는 눈치 빠른 사람이 있었고, 단번에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 “어, 소 낭자 옆에 있는 분, 혹 진산군 댁의 큰 아가씨가 아니신가?”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김단에게로 향했다.김단은 이렇게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소 장군님 말씀의 뜻은, 혹 이 저고리가 저 큰 아가씨의 것이라는 뜻 아닌가?” “나는 아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네. 이렇게 예쁜 저고리에 소매 부분은 왜 이렇게 과하게 만들었는지, 마치 연극 의상 같지 않은가!”김단은 임원보다 키가 조금 더 컸고, 팔도 당연히 조금 더 길었다. 게다가 소한이 이 옷을 맞출 때 특별히 소매를 길게 해 달라고 하여, 김단의 손목 흉터를 가리도록 했다.그런데 이 저고리가 임원에게 입혀지니, 당연히 이상해 보였던 것이다.다른 사람들은 이유를 몰랐지만, 임원은 소매를 보고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니 단번에 알 수 있었다.이 저고리는, 소한이 김단에게 준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이에 대해 전혀 몰랐다. 심지어 이 옷을 입고 춘화연에 와 마치 광대처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칭찬을 받은 것이다…이전에는 없었던 수치심이 치솟았고, 임원의 두 눈에서는 맑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소한을 쏘아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소 오라버니, 이 저고리, 저에게 주신 것입니까?”이 순간, 그녀는 하나의 대답만을 필요로 했다.소한의 입에서 나오는, 긍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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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경악의 소리와 함께,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내관이 급히 달려와 임원의 곁에 다다르더니, 그녀를 부축하여 일으켰다.하지만, 이미 늦었다.화단은 이미 임원에게 짓밟혀 엉망진창이 되었고, 몇몇 가엾은 식물들은 흙 속에 파묻혀 원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어린 내관은 이 광경을 보고는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끝났다, 다 끝났어…”그러더니 어린 내관은 갑자기 무엇인가를 떠올린 듯, 옆에 있던 임원의 치맛자락을 붙잡았다. “자네가! 자네가 이 월하미인을 짓밟아 죽인 것이오! 이것은 공주 마마께서 비싼 값을 주고 청나라에서 들여온 것이오! 나와 상전 나리가 그 고생을 해서 이 두 그루를 살려 놓았단 말이오. 몇 달만 있으면 꽃을 피울 텐데, 다 와서 자네가 짓밟아 망쳐 놓다니! 배상하시오!”어린 내관은 소리치면서 울부짖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주위로 몰려들었다.임원의 옷은 화단에 넘어지는 바람에 흙투성이가 되어 있었다.또다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조롱받는 신세가 되자, 다시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치마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어, 어서 놓으시오!” “절대 못 놓소! 내 월하미인을 배상하시오!” 어린 내관은 오늘 임원에게 꼭 책임을 물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놓지 않을 작정이었다.이를 본 임학은 황급히 다가와 말했다. “일단 놓으시오, 이 일은 우리가 알아서 공주 마마께 말씀드릴 것이오.” “놓지 못하오! 으흐흑, 내 월하미인을 물어내시오!” 어린 내관은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임원은 지금 상황이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다. 어린 내관이 너무 꽉 잡고 있는 나머지, 치마가 거의 찢어질 지경에 이르자, 다급한 마음에 발을 들어 어린 내관의 가슴팍을 걷어찼다.늘 소심하고 유순했던 임원이 겨우 열 살 남짓한 어린 내관을 걷어찰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그 어린 내관이 매우 꽉 잡고 있어 발에 차여 땅에 넘어졌는데도 손을 놓지 않을 줄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찌지직’ 소리가 들려왔다.임원의 치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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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대화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자, 소한은 오늘 서원 공주가 쉽게 그들을 보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더 나아가, 옆에 있던 어린 내관이 무릎을 꿇은 채 공주 앞으로 나아가 울면서 고했다. “공주 마마, 저 자가 마마의 월하미인을 짓밟아 망가뜨렸습니다!”서원 공주는 어린 내관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고, 이내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겁도 없구나! 감히 이 공주가 가장 아끼는 월하미인을 망가트리다니! 임원! 자네는 이 월하미인이 얼마나 귀한지 알고 있는가!”임원은 소한의 품에 안겨 있다가 서원 공주의 호통에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임학이 손을 모으며 말했다. “공주 마마께 아뢰옵니다. 이 일은 우연한 사고였습니다. 원이는 공주 마마께서 아끼시는 물건을 훼파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모르는 자는 죄가 없다’ 하였으니, 부디 공주 마마께서 너그럽게 살펴주시옵소서.” “정말 대담하시군요!” 공주 곁의 상궁들조차 가만히 듣고 있을 수 없었다. “공주 마마가 아끼시는 물건을 훼파하셨으니 그 자체로 죄가 있는 것이고,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도련님의 말씀은 공주 마마께서 시비를 가리지 못한다고 질책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사옵니까?” “신은 감히 그러지 못하옵니다!” 임학은 서둘러 재차 예를 갖추었다. “하지만 원이는 정말 뜻하지 않게 넘어진 것이고, 이 사실은 모든 사람들이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서원 공주는 냉소를 보였다.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것이오? 예전에 김 낭자가 부주의로 유리 그릇을 깨뜨렸을 때도 자네들이 직접 보지 않았소?”이 말을 들은 임학과 소한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서원 공주가 말했다. “이 몇 그루의 월하미인의 가치는 그때의 유리 그릇보다 훨씬 더 높소. 이 공주가 인정이 없다고 하지 마시오. 예전에 김 낭자가 받았던 벌 그대로, 오늘 임 낭자가 똑같이 받게 될 것이니. 그래야 공평한 것 아니겠소.” 그 말인 즉, 임원도 삼 년 간 세답방으로 보내겠다는 뜻이었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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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옆에 있던 소정원은 김단의 얼굴에 드리운 씁쓸함을 보며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하지만 이내 오늘 임원이 겪은 모든 일이 김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금 나지막이 말했다.“우리야 어릴 때부터 싸우면서 서로를 눈엣가시처럼 여겨 왔지만, 자네 본성이 나쁘지 않다는 건 나도 알고있소. 어찌 되었든, 그 당시 일에 임 낭자는 죄가 없소. 자네가 이렇게 임 낭자를 괴롭히면, 결국에는 자네 자신을 해치게 될 수도 있는 것이오.”말을 마친 소정원은 옆으로 가 다른 친한 규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이따금 김단에게로 향했다.그녀는 김단이 어딘가 쓸쓸한 표정으로 구석에 가 화려하게 피지 않은 꽃 하나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조금의 생기도 없었다. 올해의 춘화연은 공주가 분노하여 떠난 탓에 금방 파장되었다. 소정원이 소씨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까지 날이 밝았다.소한도 이미 저택에 돌아와 있었다. 소정원이 그를 찾았을 때, 그는 자신의 안채 뜰에서 검술을 연마하고 있었다.이에 소정원은 옆에 서서 그를 지켜보며 방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소한이 검술을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하인에게서 물잔을 건네받아 그의 앞에 내밀었다. “오라버니, 물 드시지요.”소한은 대답 없이 그저 잔을 받아 마셨다.소정원이 물었다. “오늘 오라버니의 검법이 유난히 날카롭습니다. 마음에 분노를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소한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소정원을 한 번 보고는 빈 잔을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하거라. 그렇게 빙빙 돌려 말할 필요 없다.”소정원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오라버니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삼 년 전에 어째서 김 낭자를 데리고 가지 않으신 겁니까?”사실 오늘 일에 대해서는 김단 뿐만 아니라 소정원이 보기에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은 일인데, 어째서 김단과 임원의 대우가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 것일까!소한은 순간 멍해졌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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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이 말을 들은 소정원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며 물었다. “당시에 김 낭자가 정말로 임 낭자를 모함하려 했던 것입니까?”소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시 그가 도착했을 때, 유리 그릇은 이미 깨져 있었다.김단은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눈물을 글썽이며 임원을 가리키고 유리그릇은 임원이 깨뜨린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당시 임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보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녀를 모함할 수 있겠는가!그녀가 먼저 남을 해치려 했으니, 벌을 받는 것도 당연했다.다만 그는 그 벌이 삼 년이나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소정원은 코를 훌쩍였다. “오늘 일도 김 낭자가 먼저 임 낭자를 모함한 것입니다.” 말을 하며 소정원은 다시 소한을 탓했다. “하지만, 오라버니께서도 책임이 있으십니다. 애먼 사람에게 왜 저고리를 보내신 것이옵니까? 잊지 마십시오, 지금 오라버니의 약혼자는 임 낭자입니다!”소한은 이전에 소정원으로부터 설교를 들어 본 적 없었다. 이에 그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마치 위협하듯이 소정원을 바라보았다. “네가 가르칠 자격이 있느냐?”소정원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두 걸음 물러섰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말했다. “저는 오라버니께서 헷갈리실까 염려됩니다. 김 낭자가 그런 사람인 것을 아셨으니, 더더욱 낭자와 접촉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낭자가 다음에 누구를 모함할지 누가 알겠습니까?”이 말을 들은 소한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이번에는 정말 화가 난 것이다.소정원은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허둥지둥 변명하기 시작했다. “저, 제 말은 그 뜻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오라버니께서 먼저 건드리지 않으시면, 김 낭자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이번일도, 소한이 그 저고리를 보내지 않았다면 김단이 어떻게 임원을 해할 수 있었겠는가?소한은 곧장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마치 손이라도 들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이를 본 소정원은 뒤로 물러나 도망쳤고, 순식간에 사라졌다.소한은 그제야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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