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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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화들짝 놀란 두 사람은 이내 뺐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난 정암은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한편, 곁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숙희는 너무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난 김단도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있었고 그렇게 어색해진 분위기와 함께 두 사람은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정암이 먼저 말을 꺼냈다.“저기, 전, 전 군중에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서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정암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자 김단도 인사를 한 뒤, 떠나는 정암의 뒷모습을 말없이 쳐다보았다.이때, 숙희가 갑자기 김단에게 갑자기 다가가 씩 웃으며 말했다.“아씨, 종사관 나으리 귀를 보세요. 거의 익어가고 있습니다! 나으리는 아씨를 연모하고 계신 게 확실합니다!”김단과 그저 손이 살짝 닿았을 뿐인데 얼굴이 저렇게 터질 것처럼 빨개지다니.한편, 가볍게 미소를 짓던 김단은 숙희의 말에 표정이 확 굳어졌다.“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김단은 명정 대군과 혼약을 한 사이인데 유언비어 몇 마디로 정암이 목숨 걸고 쟁취해낸 종사관의 자리를 잃게 만들 수는 없다.숙희도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가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아 참, 아씨, 명희 걔는 어떻게 벌하실 거예요?”명희가 언급되자 김단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입을 찢어버리고 집안에서 쫓아내거라!”화들짝 놀란 숙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명희는 이제 아씨의 여동생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둘째 아씨가 알면 또 울면서 찾아오실 게 분명합니다.”숙희는 명희가 김단 아씨와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것을 절대 믿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단 아씨가 명희에게 이런 벌을 내린다면 사람들은 김단 아씨를 악독하고 잔인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다.더군다나 둘째 아씨가 매번 울면서 김단 아씨를 찾아와 징징거리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항상 김단 아씨였기에 숙희는 걱정이 되었다.하지만 김단은 그저 피식 코웃음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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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소리를 지르던 덕빈은 다시 한번 김단의 뺨을 때렸고 김단은 너무 큰 충격에 몸을 휘청거렸다.김단은 퉁퉁 부은 얼굴을 감싸 쥐고는 잔뜩 흥분한 덕빈을 보며 서러움과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지만 결국 순순히 덕빈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덕빈은 전혀 진정되지 않은 채 김단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넌 그저 잡종 배에서 태어난 천박한 년일 뿐이야! 난 네가 불쌍해서 우리 명정 대군과 혼인까지 허락해 줬는데 네가 감히 내 아들을 무시해? 네년이 아니었다면 내 아들은 갑자기 한양을 떠나 약왕곡에 찾아가지도 않았을 거야!”덕빈의 말에 김단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아마도 덕빈은 김단이 명정 대군을 협박한 일을 알게 된 것 같았다.하지만 김단은 명정 대군을 무시해서 그를 협박한 게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김단은 더 이상 명정 대군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면서 살 수 없었으며 또한 그가 다른 여자들을 함부로 때리는 것을 그저 두고 볼 수도 없었다.김단은 임학이 명정 대군에게 약왕곡에 절단된 다리가 다시 자라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거짓말을 할 줄은 몰랐으며 명정 대군이 약왕곡에 찾아갔다가 당우리의 산적들에게 잡혀가게 될 줄은 더더욱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지금 덕빈 마마에게 상황을 설명한다고 해도 그저 덕빈 마마의 화만 더욱 돋우게 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김단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김단이 전혀 반항을 하지 않자 덕빈은 그제야 조금 진정이 되는 듯했지만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었으며 눈물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덕빈에게는 아들이 명정 대군 한 명뿐이기에 만약 명정 대군에게 문제라도 생기면 덕빈도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것이다.이때, 곁에 서있던 궁녀가 얼른 다가가 덕빈을 부축했다.“마마, 노여움 푸십시오. 이러다가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명정 대군께서는 꼭 무사히 돌아오실 수 수 있을 겁니다.”궁녀는 덕빈이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따듯한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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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김단은 시종일관 한 마디 반박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아들의 생사도 확인이 되지 않는 모친의 마음이 얼마나 절망스러울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더군다나 덕빈 마마처럼 신분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일반 백성들의 목숨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며 그들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김단이 명정 대군에게 맞아 죽었다고 해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때문에 덕빈에게 있어서 아들의 목숨만 귀하고 김단이 그 귀한 아들에게 맞아 죽는다고 해도 감히 김단은 반항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김단은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치맛자락을 쳐다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왜 명정 대군의 목숨은 귀하고 그녀의 목숨은 천하단 말인가? 왜 그 여인들은 명정 대군에게 잔인한 괴롭힘을 당하다가 죽어도 전혀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분노가 점점 차오른 김단은 산적들이 명정 대군의 배를 갈라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정신을 번쩍 차렸다.명정 대군은 김단에게 있어서 진산군 관저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빠른 방법이기에 명정 대군은 아직 죽으면 안 된다. 죽는다고 해도 반드시 그녀와 혼인을 하고 나서 죽어야 한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렇게 김단은 주먹을 꽉 쥔 채 계속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해가 질 때까지 덕빈은 몇 번이나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가 진이 빠져서 옆 병풍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이때, 궁녀 한 명이 다가와 덕빈 앞에 고개를 숙인 채 보고를 올렸다.“마마, 소 장군과 임학 도련님께서 마마를 찾아오셨습니다.”소한과 임학이 찾아왔다는 말에 김단은 미간을 확 찌푸렸고 병풍에 기대어 쉬고 있던 덕빈도 힘겹게 몸을 일으켜 퉁퉁 부은 두 눈으로 김단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넌 참 실력도 좋아! 내 아들은 아직 생사도 모르는데 널 위해서 저렇게 남자 두 명이나 한꺼번에 찾아오고 말이야!”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궁녀를 힐끗 쳐다보며 언성을 높였다.“만나고 싶지 않으니 돌아가라고 전해!”“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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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덕빈은 수중에 가지고 있는 산업들도 많았고 친정도 부잣집이었기에 아들만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뭐든 내어줄 수 있었다.하지만 소한의 대답에 덕빈은 다시 한번 희망을 잃고 말았다.“그자들이 원하는 건 관청의 공문입니다. 그자들이 산속이 아닌 당우리 마을에 내려와서 살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한 마디로 산적들은 관청의 인정을 받아 당당하게 산을 차지할 뿐 아니라 대놓고 마을을 강탈하겠다는 뜻이다.하지만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이런 요구는 황제의 존엄을 발로 무참하게 짓밟는 거나 다름없기에 산적들이 명정 대군을 죽인다고 해도 황제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어차피 황제한테는 명정 대군 말고도 아들이 많으니까.이런저런 생각에 덕빈은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고 궁녀들은 재빨리 달려가 덕빈을 부축했다.“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내 아들을 어떻게 해야 구할 수 있단 말인가?”정녕 명정 대군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라는 건가? 하지만 이때, 임학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덕빈 마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상께서 소 장군에게 병사를 이끌고 명정 대군을 구해오라는 어명을 내리셨습니다. 소 장군은 무조건 명정 대군을 무사히 구할 수 있을 겁니다.”임학의 말에 덕빈은 그저 씁쓸하게 웃었다.“그럼 소 장군은 산적들이 어디에 숨어있는 알고 있는 것이오?”명정 대군을 잡아간 산적들은 현재 당우리에 있는 산적들이 아니었다.그들은 당우리에서 출발하여 명정 대군을 납치한 뒤 어딘가에 숨어있는 게 분명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은신처를 알아내지 못했다.덕빈의 실망한 말투에 임학은 다시 말을 꺼냈다.“소인과 소 장군은 오늘 이 일로 마마님께 찾아온 것입니다.”“그게 무슨 뜻인가?”덕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임학을 쳐다보자 임학은 서서히 고개를 김단에게 돌렸다.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김단은 임학의 시선이 느껴졌고 불안한 마음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명정 대군께서 서신에 쓴 내용에 의하면 산적들은 명정빈으로 명정 대군을 교환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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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덕빈도 김단의 손을 꼭 잡았다. 물론 조금 전에 김단의 뺨을 때리고 김단에게 욕설까지 퍼부었지만 덕빈은 김단이 명정 대군을 반드시 구해줄 거라고 확신했다.명정 대군은 김단의 유일한 구세주이니까.임학은 교환 시간이 오늘 밤 자정이라고 얘기했고 덕빈은 김단에게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더 전하고 나서 김단에게 얼른 돌아가서 쉬라고 했다.김단은 뜨거운 찻물에 데어 어깨가 여전히 욱신거렸지만 허리를 쫙 편 채 앞에서 뚜벅뚜벅 걸어갔고 뒤따라오는 소한과 임학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궁 밖으로 나서자 김단은 바로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진산군 관저 마차에 올라타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발을 내딛기도 전에 뒤에서 소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머슴으로 위장하여 낭자와 함께 갈 것이오.”소한은 자신이 뒤따를 것이니 김단에게 겁먹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김단은 그저 고개를 돌려 소한을 힐끗 쳐다보더니 비꼬듯이 말했다.“장군님은 저를 보호하려는 겁니까 아니면 명정 대군을 보호하려는 겁니까?”머슴으로 위장하여 김단과 함께 간다고 했는데 생사가 걸린 위급한 순간이 찾아오면 소한은 과연 김단을 보호할까 아니면 명정 대군을 보호할까?그 답은 너무도 명확했다. 소한은 김단을 위해 머슴으로 위장하는 게 아니라 황제의 어명을 받고 명정 대군을 안전하게 데리고 오려는 것뿐이다.때문에 김단은 소한이 조금 전에 했던 말이 너무도 어이없고 우스웠다.한편, 소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김단이 마차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고 곁에 서있던 임학이 소한의 어깨를 툭툭 치고 나서 김단이 탔던 마차에 타려고 했다.이때, 갑자기 마차 안에서 발 하나가 튀어나오더니 마차에 타려고 하는 임학을 뻥 차버렸다.뒷걸음질 치던 임학은 화가 난 듯 마차 안에 앉아있던 김단에게 소리를 질렀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오!”김단이 천을 살짝 거두더니 냉랭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좁은 마차에 함께 타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지금 미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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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임학이 말한 것처럼 김단이 뒤끝이 길고 반드시 복수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은 소한 때문에 생긴 것이지만 김단은 전혀 기억 못 할 것이다.김단에게 있어서 소한은 그저 자신을 다른 남자 방에 억지로 밀어 넣은 나쁜 놈일 뿐이니까.생각을 하다 보니 소한은 마취제마저 제대로 구하지 못해서 하마터면 큰 사고를 칠 뻔한 임학이 너무 짜증이 났다.소한은 고개를 돌려 임학을 힐끗 노려보고는 장군 관저의 마차에 올라탔고 어리둥절해 있던 임학은 떠난 진산군 관저 마차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소한이 탄 마차에 함께 올랐다.하지만 임학에 마차에 발을 대기도 전에 소한이 냉랭하게 말했다.“난 개인적으로 처리할 일이 있으니 임 장군과 함께 가지 못할 것 같소.”말을 마친 소한은 빠르게 떠났고 임학 혼자만 궁문 앞에 멍하니 서있었다. 한편, 김단이 별당으로 돌아오자 숙희가 한걸음에 달려와 잔뜩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아씨, 명희가 집안에서 쫓겨났습니다. 둘째 아씨도 이 일을 알게 됐고요. 소인이 보기엔 둘째 아씨가 몰래 명희를 보러 갈 것 같습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집안에서 가장 똘똘한 노비를 보내 명희를 확실하게 지켜보라고 시켰습니다.”말을 하던 숙희는 그제야 김단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으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아씨, 왜 그러세요? 덕빈 마마께서 뭐라고 하신 거예요?”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김단은 말없이 방으로 들어갔고 머릿속에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산적들은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았기에 명정 대군이 잡혀가고 나서 지금까지도 조정에서는 산적들이 숨어있는 위치를 알아내지 못했다.하지만 인질을 교환하면 산적들은 자신들의 위치와 신분이 노출되는 위험이 커지는 건데 명정 대군이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산적들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인질을 교환하려는 건지 김단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명정 대군과 아직 혼인을 치르지도 않은 명정빈이 명정 대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왜 굳이 김단으로 교환하려는 걸까?김단은 불안감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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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김단도 예전에 무술을 배운 적이 있지만 거리를 떠도는 저질스러운 놈들만 상대할 수 있을 뿐, 진정한 고수를 만나면 절대 승산이 없다.당우리 산적들은 전부 특수 훈련을 받은 고수들이기에 김단은 소한에게서 한두 가지 기술이라도 익혀야만 그자들을 상대로 목숨 정도는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김단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하지만 김단은 소한이 건넨 비수를 받지 않았고 소한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김단은 예전에 이 비수를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그럼 이건…”소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단은 자신의 머리 위에 꽂은 비녀를 빼더니 말했다.“비수를 몸에 지니고 있기엔 너무 티가 납니다. 산적들이 제 몸을 수색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전 이 비녀가 저에게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김단이 예전에 소한이 건넨 이 비수가 갖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필요 없었다.한편, 비수를 손에 꽉 쥐고 있던 소한은 이내 비수를 도로 거두더니 씁쓸한 말투로 대꾸했다.“낭자 말도 일리가 있소. 낭자한테는 비녀가 더 유용하게 쓰일 것 같소.”말을 하던 소한은 이내 김단을 데리고 저택 앞에 있는 빈 공간으로 향했다. 김단은 무술을 배운 적이 있기에 습득 능력도 빨랐다. 그렇게 소한은 한참 동안 김단에게 동작을 가르쳤고 두 사람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때, 소식을 들은 임씨 부인과 임원도 한걸음에 달려왔다. 임씨 부인은 무술을 연습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를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산적들은 왜 우리 단이로 교환하려는 겁니까?”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임원은 곁에 서서 임씨 부인을 위로했다.“어머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소 장군님께서 언니에게 호신술을 가르쳐 주고 있지 않습니까? 언니는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임씨 부인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김단을 쳐다보고 있었다.이때, 강도 높은 연습으로 다리에 힘이 풀린 김단이 갑자기 휘청거렸고 소한이 한발 빠르게 달려가 김단의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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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숙희의 눈물이 멈추지 않자 진산군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언성을 높였다.“뭘 그렇게 울고 있는 것이냐? 조정의 근심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건 우리 가문의 영광이고 단이한테도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러운 일이다!”말을 하던 진산군은 고개를 돌려 김단에게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똑똑히 기억하거라. 오늘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무조건 명정 대군을 지켜야 한다. 만약 명정 대군이 무사히 돌아올 수 없다면 단이 너도…”“대감!”임씨 부인은 언성을 높이며 진산군의 말을 끊었고 진산군은 바로 눈치를 보며 입을 꾹 다물었지만 김단은 진산군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잘 알고 있었다.만약 명정 대군이 무사히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녀도 돌아올 필요가 없다고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하긴, 김단이 세답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진산군 가문이 명정 대군과 혼약이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만약 명정 대군이 이대로 죽는다면 김단도 진산군 가문에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게 된다.김단을 친딸로 생각한다던 진산군은 결국 긴박한 상황에서 진심이 튀어나온 것이다.진산군을 씁쓸하게 쳐다보던 김단을 어릴 때 진산군 어깨 위에 올라가 하늘의 별을 세던 기억이 떠올랐고 마음이 더욱 착잡하고 씁쓸했다.김단은 더 이상 진산군 가문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기 싫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전 잠시 바람 좀 쐬고 오겠습니다.”김단은 진산군을 지나치던 순간, 진산군이 밖을 지키던 시녀들에게 몰래 눈짓을 하는 것을 곁눈질로 목격하게 되었다.‘내가 바람 쐬는 핑계로 도망갈까 봐 나한테 시녀를 붙이겠다는 건가?’김단은 말없이 마당으로 향했다. 별당 여기저기에 호위병들이 잔뜩 지키고 있었기에 김단은 걸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으며 그저 돌다리 위에서 맴돌았다.이때, 임원이 김단을 향해 걸어왔고 손에는 물 한 잔 들고 있었다.“언니, 조금 전에 많이 힘들었는데 물 한 모금 더 마셔요!”김단은 그저 담담하게 임원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편하게 해. 괜히 말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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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임원의 돌발 행동에 김단까지도 하마터면 연못에 빠질 뻔했지만 순간, 김단은 오른발로 돌다리에 설치된 울타리를 지탱하더니 몸을 뒤로 확 당겼다.등이 물에 닿은 임원은 그대로 김단에게 당겨져 돌다리 위로 올라왔고 다리에 힘이 풀린 임원은 김단 앞에 털썩 주저앉더니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김단은 임원의 손을 확 뿌리치고는 역겹다는 표정을 지은 채 뒤로 두어 걸음 물러섰다.오후에 덕빈 마마가 던진 뜨거운 찻물에 데인 상처가 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했고 참다못한 김단은 울고 있는 임원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내가 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얼마나 지었길래 이번 생에 네가 이렇게 귀신처럼 나한테 계속 달라붙는 거야! 임원, 내 말 똑똑히 새겨들어. 앞으로 나한테 친한 척하지도 말고 죽고 싶으면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서 죽어!”한편, 큰 소동에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몰려왔고 돌다리 위에서 펼쳐진 광경에 임씨 부인은 놀란 표정으로 재빨리 달려와 물었다.“왜 이러는 것이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원아…”“거기 서세요!”큰소리로 외친 김단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씨 부인을 노려보았고 화들짝 놀란 임씨 부인은 걸음을 멈춘 채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김단은 이내 고개를 돌려 임원을 쳐다보았으며 분노가 점점 치밀었다.“네가 나에게 약을 타서 먹인 일은 내가 아직 제대로 따지지도 않았어. 그런데 감히 네가 또 한번 나를 건드려? 임원! 내가 정말 널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진산군 가문 사람들이 전부 네 편을 들고 너를 옹호하고 있으니까 내가 널 어떻게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김단의 말에 임원은 더욱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언니, 전 정말 고의로 그런 게 아니에요. 언니가 믿든 안 믿든 전 단 한번도 언니를 해하려고 한 적 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언니가 내 15년 인생을 빼앗아간 건 사실이잖아요? 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귀하게 자랐지만 저는요? 전 가난한 마을에서 힘들게 살았어요! 전 언니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두려워요. 언니가 제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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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다음 순간, 갑자기 두 손으로 임원의 목덜미를 잡은 김단은 임원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를 확 들어올리더니 연못 안으로 밀어버렸다.“악!”비명소리와 함께 임원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김단에게 밀려 연못에 풍덩 빠졌고 다들 김단이 갑자기 이런 돌발 행동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미처 반응도 못한 채 임원이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고 김단은 서서히 고개를 돌려 소한을 쳐다보았다.소한은 여전히 자리에 가만히 서서 꿈쩍도 하지 않았으며 임원을 구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심지어 소한은 연못에 빠진 임원이 아닌 김단을 쳐다보고 있었다.김단은 예외라는 생각에 살짝 놀랐다가 이내 입꼬리를 씩 올리며 차갑게 웃고는 돌아서서 저택 안으로 향했다.그러다가 임씨 부인을 지나칠 때 김단은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얘기했다.“연못 물이 그리 깊지는 않지만 계속 저대로 두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임씨 부인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리고는 사람들에게 임원을 구하라고 명령했고 김단은 문 앞에 서있던 진산군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의자에 앉아 숙희가 건넨 따듯한 차를 한 모금 마시던 김단은 진산군이 방으로 들어오자 냉랭하게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어르신께서도 얼른 돌아가서 쉬십시오. 이곳은 호위병들이 지키고 있는 걸로 충분합니다.”임원 때문에 김단은 현재 임씨 가문 사람만 봐도 기분이 언짢았다.하지만 진산군은 김단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채 김단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고 밖에서는 기침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임원이 구조된 것이다.임씨 부인은 얼른 임원을 데리고 의원에게 찾아갔고 조금 뒤, 시끌벅적하던 바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한편, 김단을 차를 마시면서 태연하게 앉아있는 진산군을 힐끗 쳐다보았고 이내 의문이 들었다.평소에 임원이 눈물만 보여도 발을 동동 구르던 진산군이 지금은 왜 이렇게 태연하게 앉아있는 걸까?밖에 호위병도 잔뜩 지키고 있고 소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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