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놀란 두 사람은 이내 뺐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난 정암은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한편, 곁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숙희는 너무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난 김단도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있었고 그렇게 어색해진 분위기와 함께 두 사람은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정암이 먼저 말을 꺼냈다.“저기, 전, 전 군중에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서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정암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자 김단도 인사를 한 뒤, 떠나는 정암의 뒷모습을 말없이 쳐다보았다.이때, 숙희가 갑자기 김단에게 갑자기 다가가 씩 웃으며 말했다.“아씨, 종사관 나으리 귀를 보세요. 거의 익어가고 있습니다! 나으리는 아씨를 연모하고 계신 게 확실합니다!”김단과 그저 손이 살짝 닿았을 뿐인데 얼굴이 저렇게 터질 것처럼 빨개지다니.한편, 가볍게 미소를 짓던 김단은 숙희의 말에 표정이 확 굳어졌다.“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김단은 명정 대군과 혼약을 한 사이인데 유언비어 몇 마디로 정암이 목숨 걸고 쟁취해낸 종사관의 자리를 잃게 만들 수는 없다.숙희도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가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아 참, 아씨, 명희 걔는 어떻게 벌하실 거예요?”명희가 언급되자 김단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입을 찢어버리고 집안에서 쫓아내거라!”화들짝 놀란 숙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명희는 이제 아씨의 여동생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둘째 아씨가 알면 또 울면서 찾아오실 게 분명합니다.”숙희는 명희가 김단 아씨와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것을 절대 믿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단 아씨가 명희에게 이런 벌을 내린다면 사람들은 김단 아씨를 악독하고 잔인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다.더군다나 둘째 아씨가 매번 울면서 김단 아씨를 찾아와 징징거리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항상 김단 아씨였기에 숙희는 걱정이 되었다.하지만 김단은 그저 피식 코웃음을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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