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263 챕터

제131화

김단의 얼굴에서 한양 서쪽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도 없음을 본 명정대군은 마음속으로 김단이 도대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러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입가에 웃음을 지었으나 그 웃음 속에는 경멸이 가득했다.그는 김단이 그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자신의 부모가 직접 그의 앞에 보낸 사냥감이 어찌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다만 그는 김단이 그를 데리고 간 곳이 연래 차관일 줄은 몰랐다.바로 전에 그들이 약속했지만, 임학에게 서신을 바꿔치기해서 끝내 만나지 못했던 곳이다.차관은 모두 2층으로 되어 있었다. 1층의 대청 중앙에는 작은 무대가 하나 놓여 있었고, 그 위에서는 일 년 내내 가녀가 노래를 부르며, 마술을 부리는 것도 있었다.그러나 오늘날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은 이야기꾼이었다.이야기가 아주 재미있었는지 주위의 다객들은 모두 정신을 집중하여 듣고 있었다.김단과 명정대군은 찻집 심부름꾼의 안내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심부름꾼이 차를 올리자마자, 명정대군의 얼굴색은 변했다.그 이야기꾼이 한 얘기는 다른 사람이 아닌 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설령 이야기 속에 있는 인물의 이름은 그가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라 하더라도, 그는 그 이야기꾼의 입에서 과장되어 보태어 말한 '선천적으로 거세한 사람'이 바로 자기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즉시 노여움이 가슴에서 솟아오르자, 명정대군은 잔을 떨어뜨리고 탁자를 엎으려 했다.그러나 김단의 목소리가 천천히 들려왔다.“대군자가께서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셈입니다.”명정대군이 어리둥절하더니, 그제야 김단을 다시 바라보았다.그녀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고, 그 두 눈에도 온통 담담한 웃음기가 가득했다.경멸의 웃음기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담담하다!그는 마침내 깨달았다.“이 이야기꾼은 당신이 시킨 것이오?”어쩐지 그녀가 그를 이 차관으로 데리고 온다더니!김단은 부인하지 않고 멀지 않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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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만약 마지막에 모든 사람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명정대군은 진산군댁과 혼인하기는커녕 가장 권세 있는 영의정댁과 혼인하더라도 평생 다시 한양에 돌아올 생각을 하지 못한다!그때가 되면 명정대군이 한양에 돌아오든 말든지 중요하지 않다.중요한 것은 그의 체면이다. 남자의 존엄성이다!그의 신체가 불완전하다는 것은 절대로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 된다.명정대군은 온몸이 떨리고 있었는데, 그 분노는 그의 가슴속에 눌려 감히 조금도 폭발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당신은 어떻게 알았소?”그의 몸에 결함이 있는 일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김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명정대군은 곧 무엇을 떠올랐다.“세답방에서 어마마마궁으로 간 그 나인인가? 이름이 뭐였지, 유 나인?”그는 어마마마 주변의 사람들만이 그의 일을 알아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김단은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유 나인을 끌어들일 수 없다.김단은 무표정으로 말했다.“유 나인은 단지 청소하는 나인일 뿐입니다. 대군자가의 이런 사적인 일은 그녀가 알 능력이 없을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듣자, 명정대군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하찮은 나인까지 그의 일을 모두 알 수 있다면, 그의 일은 이미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지경이 되지 않았겠는가?그러나 유 나인이 아니라면 또 누구였을까?그가 그 당시 다친 비밀을 누가 알 수 있을까?명정대군의 머릿속에 또 한 사람이 떠올랐다.순간 모든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그는 눈썹꼬리를 살짝 치켜세우고 김단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소한인가?”김단은 명정대군이 소한을 상대하는 것이 유 나인을 상대하는 것보다 낫다고 느꼈다.그래서 대답하지 않고 명정대군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며 웃고는, 앞에 놓인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 이런 행동은 명정대군에게 묵인하는 것으로 비쳤다. 그리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슴은 극도의 분노로 심하게 일렁였다.주위에서 쏟아지는 이상한 눈빛에 그는 화를 참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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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임원의 말은 김단을 크게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임씨 부인도 깜짝 놀라게 했다.임씨 부인은 김단이 바로 '좋다'고 말할까 봐 걱정했다. 그럼, 나중에 정말 임원을 한양 서쪽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그리하여 김단이 입을 열기도 전에 임씨 부인은 당황하며 말했다.“단이야, 네 여동생이 한 말은 모두 헛소리이다. 절대 마음에 두지 마라. 원이는 단지 명희 그 계집애를 걱정할 뿐이다.”임씨 부인이 이렇게 조급하게 임원을 감싸고 있는 모습과 오늘 직접 자신을 명정대군에게 보내는 모습을 비교해보니, 참으로 우스꽝스러웠다. 김단의 마음속 한기는 점점 짙어졌지만, 입가에는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었다.“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명희는 지금 내 별당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소. 임 낭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이 말이 나오자, 임원은 더욱 조급해했다.“상처를 치료하다니오? 무슨 상처 말인지오? 명희가 멀쩡하면 왜 상처를 치료하는 거지오? 언니가 명희를 다치게 한 거 아닌지오?”말하는 사이에 콩알만 한 눈물이 흘러내렸다.김단은 보기 지겨워서, 말했다.“걱정이 되면 나를 따라 보러 가시지요!”말을 마치자, 그들 두 모녀는 더 이상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별당으로 갔다.숙희는 김단의 뒤에 따라오는 임원과 임씨 부인을 보고 놀랐다.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단이 묻는 것을 들었다.“명희는?”김단의 눈에는 이상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숙희는 곧 알아차리고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명희 낭자는 지금 그녀의 방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소인이 길을 안내하겠습니다.”말을 마치자, 먼저 앞서서 명희가 묵고 있는 방으로 걸어갔다.임원는 바삐 따라갔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계집애가 숙희보다 먼저 자리에 떤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명희의 방 앞에 도착했다.숙희와 김단은 서로를 한 번 보고서야 앞으로 나아가서 문을 두드리려 하는 척했다.그러나, 문을 두드리는 손이 아직 떨어지지 않았는데, 집 안에서 이미 소리가 전해졌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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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말이 끝나자, 임원은 단번에 임씨 부인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안 됩니다! 어머님! 명희를 쫓아내지 마십시오! 그녀는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김단은 한쪽에 서 이 상황이 매우 웃기게 느껴젔다.“임 낭자의 이 말은 무슨 뜻이오? 설마 내가 명희에게 그렇게 말하라고 가르쳤다는 것이오?”임원은 멍하니 있었다. 얼굴에는 이미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임씨 부인에게 간절히 애원했다.“아닙니다, 전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다만 명희가 아직 어려서 철이 없어서 잘못 말한 것입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나중에 반드시 그녀를 잘 관리하겠습니다! 어머님, 제발, 명희를 쫓아내지 마십시오...”옛날이었으면 임원이 울기만 하면 임씨 부인은 틀림없이 마음이 약해질 것이다.다만 오늘, 명희가 그녀의 마지막 한계를 간드렸는지 임씨 부인의 마음은 약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시하는 눈빛으로 임원을 자세히 살펴봤다.“단지 시녀일 뿐인데, 원이 네가 왜 이 지경까지 하는 거야?”임씨 부인은 처음으로 시녀 하나를 위해 임원이 너무 많은 것을 했다고 느꼈다.어느 집 주인이 걸핏하면 시녀 하나 때문에 무릎을 꿇고 굽신거리며 애걸복걸하는가?임원은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이 상황을 본 김단은 숙희를 보며 눈짓을 했다.숙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앞으로 나가 명희를 끌고 나가려 했다.“우리 진산군 댁은 너처럼 주인을 몰라보는 천박한 년을 용납할 수 없다!”명희도 갑자기 땅에 무릎을 꿇었다. 한 손은 숙희에게 끌려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오히려 임원에게 뻗었다.“아씨 살려주세요, 흑흑흑,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아씨 살려주세요!”임원은 명희의 손을 바삐 잡아당겼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숙희가 사람을 데려가는 것을 막았다.그래서 울 힘조차도 없었다.그녀는 흐느끼며 자신의 자태를 조금도 돌보지 않고 매우 보기 흉한 자세로 임씨 부인을 향해 말했다.“어머님, 제발, 명희를 구해주세요! 제가 명희를 잘 타이르겠습니다. 반드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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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친여동생?명희가?김단의 눈길은 명희의 몸에 떨어졌고, 임원의 말로 인해 혼란스러웠다.임씨 부인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눈빛에는 충격이 가득하였다.유독 숙희만 이 모든 것을 믿지 않고 크게 소리쳤다.“그럴 리가 없어요! 명희는 우리 아씨와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친자매일 수가 있습니까?”아마 정말 방관자가 더 냉정한 것 같다.숙희가 말하고 나서, 김단은 이제야 명희를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녀의 피부는 하얀데, 명희는 타고난 검은 피부이다.그녀는 큰 눈을 가지고 있지만, 명희는 표준적인 봉안이다.눈만 그런 게 아니다.코, 입, 귀 모양까지도 비슷한 곳이 없었다.임원이 바로 대답했다.“그것은 명희는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입니다! 명희는 아버지와 거의 똑 닮았고, 언니는...언니는 그녀의 어머니를 닮았습니다.”어머니?김단은 임원을 보고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어머니에 관해서는, 일찍이 임씨 부인을 도와 아이를 낳은 산파를 말하는 것인데, 김단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당시 임씨 부인은 외지에서 놀다가 부주의로 넘어져 조산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부근 마을에서 이미 배가 부른 산파를 급히 찾았다는 말을 들었다.임씨 부인도 그 산파를 본 적이 없없다.왜냐하면 산파가 왔을 때, 그녀는 이미 기절했기 때문이다. 듣자 하니 그 산파는 온 힘을 다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의 배를 힘껏 눌러서 아이를 받았다고 한다.산파도 그녀를 구하기 위해 태기를 건드려 그날 밤에 출산했다고 한다.이 일을 떠올리자 임씨 부인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엉켰다. 그 산파는 분명히 그녀의 생명을 구해 주었기에, 당시 임씨 부인은 크게 감격하여 많은 사례금을 남겼다. 그러나 그 산파가 바로 그녀와 친딸을 15년 동안이나 떨어지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다만, 그때 임씨 부인과 산파는 서로 몸을 풀고 있었기에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산파의 남편은 한 번 문발을 사이에 두고 그녀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피부가 거무스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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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임씨 부인은 일이 매우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임원은 오히려 울부짖기 시작했다.“모두 제 잘못입니다! 제가 부모님을 속였습니다. 어머님께서 벌을 내려주세요!”말을 마치자, 임씨 부인에게 절을 했다.그러나 아마도 임씨 부인이 여전히 혼란스러워서 그런지 평소처럼 임원을 부축하지 않았다.그리하여 임원은 계속 머리를 땅에 닿는 자세로 무릎을 꿇었고 몸은 너무 울어서 덜덜 떨었다.이 상황을 본 명희는 빨리 임원 곁으로 달려가 같이 무릎을 꿇었다.“마님, 아씨는 소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님을 속이는 것입니다. 마님께서 탓하려면 소인을 탓하십시오! 절대 아씨에게 화내지 마십시오!”이렇게 말하고는 절하기 시작했다.“모두 소인의 잘못입니다! 마님께서 아씨를 용서해 주십시오!”말 한마디마다 절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다친 이마에서 피가 났다.이 장면을 본 임씨 부인은 자신의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왠지 모르게 그녀는 천천히 김단을 바라보았다.김단은 곧바로 임씨 부인의 뜻을 알아차리고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천천히 말했다.“오늘 임 낭자가 한 말은 확실히 너무 믿기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임 낭자와 명희가 모두 다친 와중에 먼저 돌아가서 쉬는 게 낫지 않을까요?”임원도 명희를 위해 사정하는 바람에 이마에 피가 보였다.김단의 말을 듣고서야 임씨 부인은 비로소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마침내 앞으로 다가가 임원을 일으켜 세웠다.“일어나거라, 너도 고생이 많다. 난 네가 선량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됐다, 먼저 돌아가서 쉬거라.”임씨 부인의 태도는 예전보다 다소 차가워졌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럽고,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임원도 마음속으로 조금 불안했지만, 이 순간 더 이상 함부로 말해서 임씨 부인을 기분 나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 명희를 끌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런데 문앞에 도착하자마자, 김단이 갑자기 불렀다.“잠깐만!”그녀의 목소리는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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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이튿날 아침.김단은 한바탕 몸치장을 마친 후에서야 앉아서 아침밥을 먹었다.숙희가 김단을 모시러 다가오고는 시종일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그래서 김단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즐겁느냐?”“아닙니다!”숙희는 한사코 부인했지만, 밖에 서 있는 시녀들을 한번 보고 나서야 목소리를 낮추었다.“명희는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예상했던 대로다.김단은 눈썹 끝을 살짝 치켜세웠다.“네가 못 먹게 했느냐?”“그럴 리가요! 소인은 좋다는 물건은 다 명희에게 보냈습니다!”바로 숙희가 너무 좋은 것을 보냈기 때문에, 명희는 감히 먹지 못한 것이다!김단은 냉소하며 말을 받지 않았다.그러나 숙희는 오히려 얼굴을 가라앉혔다.“아씨는 정말 명희가 아씨의 친여동생이라고 생각하십니까?”어제 둘째 아씨가 말한 것에 대해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쩍었다.김단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상관없어. 이 일은 누군가가 반드시 조사할 것이다.”임씨 부인은 반드시 이 일을 밝혀낼 것이다.그러나 명희가 친여동생이 맞든 틀리든, 그녀는 명희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친여동생 신분만 있으면 무사할 줄 알았는가?그렇다면, 이 친여동생이 자기의 별당에서 하룻밤이라도 편안하게 잘 수 있는지 지켜보겠다!그러나, 김단의 대답을 듣고, 숙희는 오히려 약간 실망했다.“소인은 아씨가 오늘 이렇게 일찍 일어나, 바로 이 일을 조사하러 가려는 줄 알았습니다!”김단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오늘 다른 곳에 갈 예정이야.”김단은 오늘 덕빈마마께서 주신 가게를 검수하러 가려 한다.그곳은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기성복 가게로, 종종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양식과 옷감이 있었다.물론 가격도 엄청났다.김단은 오늘 첫째로 가게의 가게 관리자와 심부름꾼한테 그녀가 새 주인이란 것을 알리는 것이고, 둘째는 이 가게가 1년에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보려는 것이다.가끔, 돈이 있는 것도 일종의 저력이다.그런데, 때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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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김단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왜냐하면 눈앞의 여자는 다름이 아닌, 바로 그해에 그녀를 세답방에 보냈고, 또 세답방의 여러 나인에게 그녀를 꼬박 3년 동안 모욕하도록 명령한 장본인이다!서원 공주!하지만 서원 공주는 전혀 자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김단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그제야 물었다.“넌 지금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욕하는 거냐?”김단은 그녀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한 이상 자신도 그녀를 아는 척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리하여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아씨, 화를 내지 마십시오. 저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다만 저희 장사하는 사람들은 신용이 근본이라는 겁니다.”서원 공주는 여전히 눈썹을 치켜세우며 시큰둥한 눈빛으로 물었다. “넌 누구냐?”김단은 그제야 서원 공주를 향해 걸어갔다. 옷소매에서 어제 덕빈마마께서 주신 땅문서를 꺼내 가게 관리자에게 건네주었다.“저는 어제서야 이 가게를 접수했습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저는 이 가게의 주인입니다.”가게 관리자는 땅문서를 보고, 비록 왜 이 땅문서가 김단의 손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김단이 나선 이상, 그는 더 이상 나서지 않고 그저 연거푸 고개만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분이 바로 우리 주인이십니다!”“그럼 잘됐네!”서원 공주는 차가운 소리로 웃었다.“그 천잠사 치마를 꺼내거라!”김단이 가게 관리자를 한 번 보더니, 그는 바쁘게 말했다.“그 치마는 반년 전에 다른 사람에게 팔았습니다.”말하는 사이에, 옆에 있는 심부름꾼한테 장부 한 권을 건네주라 했다.김단이 장부를 열어보니, 사는 사람이 소한이었다.그녀는 눈빛이 어두워지자, 바로 장부를 닫았고, 그제야 서원 공주를 향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아씨, 이 옷은 확실히 이미 팔았습니다. 아씨가 여기서 우리랑 따져도 소용없습니다. 차라리 산 사람을 찾아가서 상의하고 이 치마를 아씨에게 양보하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서원 공주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산 사람이 누구인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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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서원 공주의 눈에는 악의가 가득 배어 있었다.그러나 김단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그녀는 예의 바르게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공주가 사복을 입고 사적으로 일을 치르는데, 소인도 감히 아는 척할 수 없었습니다. 공주께서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서원 공주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도 섣불리 들추어내지 못했다는 뜻이다.서원 공주는 경멸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서원 공주는 김단이 자기를 모른 척한 것에 개의치 않았으나, 김단이 자기를 이용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했다. 그래서 말투에 약간의 냉기가 섞였다.“난 그래도 네가 세답방에 들어간 지 3년이 되었으면, 어느 정도 규칙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지금처럼 그녀를 대할 때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인사하는 행동마저 자연스럽고 의젓해 보였다.다시 김단을 세답방에 보내 3년 동안 옷을 빨게 하고 싶을 정도였다..김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서원 공주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면 실수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생각한 대로 김단이 말하지 않자 서원 공주의 분노는 오히려 조금 풀렸다.그녀는 이렇게 큰 기성복 가게를 보고 냉소하며 말했다.“덕빈이 이렇게 통이 클 줄은 몰랐다. 결혼도 하기 전에 이 가게를 너에게 주다니. 그러나, 그래야 하는 것도 맞다. 어쨌든 그녀의 아들이..., 허허.”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원 공주는 피식 웃으며 비웃었다.그러고 나서 김단을 한 번 보더니, 의심 어린 눈빛을 보였다.“맞다, 내 오라버니가 오늘 아침 일찍 말을 타고 한양을 떠났는데, 너는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아느냐?”김단은 멍하니 있다가 서원 공주를 바라더니, 망연했다.명정대군이 한양에서 나갔다고?김단의 이런 모습을 보고, 서원 공주는 자기도 모르게 또 눈썹을 찌푸렸다.“됐다. 네가 뭘 알겠냐.”그녀에게 김단은 마음에 둘 존재가 어니였다.만약 명정대군이 폐인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김단을 왕비로 맞을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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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임원과 임학도 따라 들어갔다.김단이 거기에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임원이 다가가서 말했다.“이것들은 모두 오라버니가 준비한 것인데, 언니 마음에 드는지오?”김단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앞에 가득 찬 맛있는 음식들은 확실히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다.심지어 그녀는 어떤 것이 어느 술집의 것인지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임학은 이 한 상의 음식을 모으기 위해 아마 열 집 넘게 뛰어다녔을 것이다.15년 전처럼.임학은 그녀를 위해 항상 많은 시간과 정력을 아끼지 않았다.만약 예전이었다면, 김단은 벌써 아주 기뻐하고 감동했을 것이다.만약..., 그 3년이 없었다면...김단이 여전히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임원은 또 무슨 생각이 난 듯 말했다.“오라버니께서 언니를 위해 선물도 준비했소!”임원은 말하면서 임학에게 선물을 내놓으라고 재촉했다.임학은 쑥스러운 듯 꾸물거리며 소매에서 비녀 하나를 꺼냈다.“이것은 내가 직접 새긴 것이니. 받거라.”임학은 차갑게 말하며 그 비녀를 김단에게 주었다.김단은 그다지 정교하고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비녀를 보고는, 임학의 손가락에 난 흉터를 쳐다봤다.임학은 김단의 시선을 느끼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는 그녀가 여전히 오라버니인 자기를 관심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헛기침하며 말했다.“모두 작은 상처들이라, 괜찮으니, 네가 이 비녀만 좋아하면...”“싫습니다.”김단은 임학의 말을 끊고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주상과 덕빈마마께서 주신 장신구들이 많습니다. 제 창고에 있는 비녀들도 다 쓸 수 없습니다. 이 비녀는 임 낭자께 드리겠습니다!!”그녀의 냉담한 거절은 임학의 체면을 구겨놓았다.하지만 이것은 임학이 자초한 일이다.3년 전, 그는 원래 그녀에게 주어야 할 비녀를 임원에게 주었다. 그런데 3년 만에 또 하나의 비녀를 새겨서 자기에게 주는 것,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그녀가 신경 쓰는 것이 비녀 자체였나? 아니면 그는 아무 나무나 가져다주면 그녀가 최근 몇 년간 겪은 일을 모두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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