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의 표정은 덤덤했다. 술잔을 들어 술을 마시는 동작에는 어떠한 머뭇거림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왠지 모를 섬뜩함이 느껴졌다. “그 일은 온 가문을 멸하는 큰 죄이니, 농담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오.”이 말을 들은 임학은 반신반의하며 소한을 훑어보았다.이전 그의 추측은 정말 너무나도 극단적이었다. 만약 소한이 정말로 명정 대군을 죽인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소씨 가문 전체를 담보로 삼는 것과 같았다.하지만, 김단 한 명을 위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까?임학은 당연히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고, 또한 소한이 그렇게 큰 위험을 무릅쓸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다만 소한의 현재 모습이 너무나 심오하고 그 속 뜻을 헤아릴 수 없었기에, 그로 하여금 여러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는 소한이 마음속에 정말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고 해도, 소한이 자신에게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는 이상 영원히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그는 더 이상 그 생각에 매달리지 않고 그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호랑이를 산 밖으로 쫓아내는 것은 확실히 좋은 방법이오. 하지만 명정 대군과 단이 사이에는 임금의 뜻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오!”임금의 뜻이 있는 한, 명정 대군이 한양을 떠난다 해도 누가 감히 항명의 죄를 무릅쓰고 김단에게 장가들겠는가?그럼에도 소한의 마음속에는 이미 정해 놓은 사람이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는 술병을 들어 임학에게 한 잔 따라 주었다. 두 사람이 잔을 부딪쳐 술을 마신 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형님이 그럴 것이오.”임학의 입에 있던 술이 그대로 뿜어져 나왔고, 심지어 일부는 소한의 얼굴에까지 튀었다. “소한, 자네 미친 것이오?!” 임학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고, 소한을 쏘아보며 말했다. “자, 자네 형님은 명정 대군보다도 못하지 않소!”소한은 집안의 적자이긴 했지만, 적장자는 아니었다.소씨 가문의 장자는 소하라고 하며, 소한보다 다섯 살 많고, 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