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자마자 그들은 김단이 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임 씨 부인은 눈가가 붉어졌다.빠른 걸음으로 침상 옆으로 다가갔다.그녀는 글썽이는 표정으로 김단을 바라 보았다.“눈 떴느냐, 그래, 눈 떴다면 다행이니라...”임 씨 부인의 볼 양쪽으로 눈물이 흘렀다.임원도 마찬가지로 붉어진 눈가로 임 씨 부인에게 다가갔다.울먹거리며 김단에게 말했다.“누이, 깨셨소? 어머니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불경을 읽으셨소. 혹여 누이가 깨지 못하면 어머니가 울다가 눈이 망가질 것만 같았소.”임원의 말에 임 씨 부인은 더 격하게 흐느꼈다.반면 김단은 어두운 표정을 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음 속에는 그저 역겨움만 남았다.그녀는 그들의 가식적인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자신을 죽음 앞에 데려다 놓은 것도 그들이고, 울먹거리는 사람도 그들이다.만약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그들의 성품을 칭찬할지도 모른다.김단은 또다시 역겨움이 올라오자 고개를 돌렸다.그녀를 보고 임 씨 부인이 흐느끼며 침상 끝에 앉았다.“단아, 네가 화난 건 이해를 한다. 이 어미가 제대로 설명할테니, 무시는 하지 말아다오. 응?”“누이, 어머니께서…”임원의 목소리에 김단의 속이 더 들끓었다. 두 사람을 내쫓으려 입을 열자 숙희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숙희는 임 씨 부인과 임원을 일으켰다.“마님, 아씨께서 금방 눈을 뜨셨사옵니다. 안정을 취하셔야 하니, 그만 나가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그녀는 진산군 댁의 부인을 내쫓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하지만 김단은 숙희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다.옆에 있던 의원이 서둘러 말했다.“마님, 제가 아씨 옆에서 맥을 짚어 보겠습니다!”의원이 말에 임 씨 부인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방 안에서는 나가지 않았다.멀찍이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단을 바라 볼 뿐이다.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기 바빴다.의원이 김단의 맥을 짚어 보았다. 많이 다쳤다는 말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그의 말 덕분에 숙희의 행동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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