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263 챕터

제111화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김단이 깨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임 씨 부인은 눈가가 붉어졌다.빠른 걸음으로 침상 옆으로 다가갔다.그녀는 글썽이는 표정으로 김단을 바라 보았다.“눈 떴느냐, 그래, 눈 떴다면 다행이니라...”임 씨 부인의 볼 양쪽으로 눈물이 흘렀다.임원도 마찬가지로 붉어진 눈가로 임 씨 부인에게 다가갔다.울먹거리며 김단에게 말했다.“누이, 깨셨소? 어머니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불경을 읽으셨소. 혹여 누이가 깨지 못하면 어머니가 울다가 눈이 망가질 것만 같았소.”임원의 말에 임 씨 부인은 더 격하게 흐느꼈다.반면 김단은 어두운 표정을 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음 속에는 그저 역겨움만 남았다.그녀는 그들의 가식적인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자신을 죽음 앞에 데려다 놓은 것도 그들이고, 울먹거리는 사람도 그들이다.만약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그들의 성품을 칭찬할지도 모른다.김단은 또다시 역겨움이 올라오자 고개를 돌렸다.그녀를 보고 임 씨 부인이 흐느끼며 침상 끝에 앉았다.“단아, 네가 화난 건 이해를 한다. 이 어미가 제대로 설명할테니, 무시는 하지 말아다오. 응?”“누이, 어머니께서…”임원의 목소리에 김단의 속이 더 들끓었다. 두 사람을 내쫓으려 입을 열자 숙희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숙희는 임 씨 부인과 임원을 일으켰다.“마님, 아씨께서 금방 눈을 뜨셨사옵니다. 안정을 취하셔야 하니, 그만 나가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그녀는 진산군 댁의 부인을 내쫓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하지만 김단은 숙희의 행동이 마음에 들었다.옆에 있던 의원이 서둘러 말했다.“마님, 제가 아씨 옆에서 맥을 짚어 보겠습니다!”의원이 말에 임 씨 부인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방 안에서는 나가지 않았다.멀찍이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김단을 바라 볼 뿐이다.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기 바빴다.의원이 김단의 맥을 짚어 보았다. 많이 다쳤다는 말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그의 말 덕분에 숙희의 행동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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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내 하인을 누이가 가르칠 자격은 없소! 썩 꺼지시오!”김단이 누워서 고함을 질렀다.또한 베개를 던지는 바람에 등에 있던 상처가 찢기듯 아팠다.그녀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느껴졌다.김단의 꾸짖음에 임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누이, 이 계집이 무례 한 것이오. 저, 저는 모두 누이를 위해서…”“당장 꺼지시오!”김단이 낮은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나가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임원 뒤에 서 있는 임 씨 부인을 노려보았다.“임 씨 부인께서는 정녕 저를 죽일 생각이셨습니까?”임 씨 부인은 또 한번 더 눈물을 쏟았다. 동시에 손을 허공에 저으며 부인했다.“아, 아니다. 나는 네 어미다. 어미가 어떻게 너를 죽일 생각을 했겠느냐...”김단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의원이 서둘러 임 씨 부인에게 말했다.“마님, 지금 아씨께서는 충분한 안정을 취하셔야 하옵니다. 필요하신 말씀이라면 다음에 하시는 게 좋을 듯 하옵니다! 자…”의원이 임 씨 부인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그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진산군 댁의 모든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고 있다.만약 진산군이 이 자리에 있어도 그의 말을 순순히 따랐을 것이다.임 씨 부인은 글썽 거리며 김단을 한번 바라보았다.그제야 임원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방문이 닫히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김단은 임 씨 부인이 서글프게 우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마치 그 일에 자신은 무관하는 듯 행동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임원의 행동도 어이없기 짝이 없었다.김단은 마치 억울하다는 듯이 우는 그들의 모습에 기가 찼다.'친 모녀가 맞구나.'그녀는 잠시 생각하고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진산군 댁과 피가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김단은 적어도 그들처럼 가식적이고, 역겨운 행동은 하지 않았었다.이틀 뒤.어느 덧 6일 째가 되었다.김단은 숙희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침상에서 내려왔다.“아씨, 등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으셨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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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순간, 김단은 들어가야 할지 말지 고민에 빠졌다.결단을 내리기도 전에 뒤에서 수 나인이 나타났다.“아씨?”수 나인이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다 나으신 겁니까? 마님을 보러 오신 겁니까?”이어서 김단을 안쪽으로 안내했다.“마님께서 아씨를 매일 생각하셨사옵니다!”김단은 하는 수없이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무리들의 얼굴을 쓱 훑었다.‘재수도 참으로 없구나.’김단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마님에게 예의를 차렸다.“큰 마님께 인사 드리옵니다.”“어서, 어서 와!”큰 마님이 손을 빠르게 저었다.김단은 큰 마님의 옆으로 다가갔다. 큰 마님은 서둘러 김단을 앉혔다.그녀는 그제야 김단을 유심히 볼 수 있었다.잠시 뒤, 큰 마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어찌 이리 말랐냐. 병에 들었다 하였는데,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구나.”김단이 고개를 저었다.“찬 바람을 많이 맞아 입맛이 없었을 뿐 이옵니다. 혹여 큰 마님께 폐를 끼칠까 염려되어 인사를 드리지 못하였사옵니다. 마님께서 꾸짖지 않으시기를 바라옵니다.”“말이 되는 소리!”큰 마님은 덥썩 김단의 손을 잡았다.“단이가 이 조모를 찾아온 것만으로도 기쁘구나.”김단의 눈빛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조모 옆에서는 항상 마음이 따뜻했다.이때, 둘만의 시간을 깨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누이, 나와 오라버니는 매일 큰 마님을 찾아뵈어 이야기를 나누었소. 그런데 큰 마님은 오로지 누이만을 생각하고 계셨소! 편애하시는 것이 저 멀리서도 느껴지지 않겠소?”김단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하지만 큰 마님은 전혀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저 형제간의 우스개 소리라고 생각했다.“조모는 편애하지 않아, 단이를 조금 더 아끼는 것뿐이지.”그녀는 그제야 김단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미소와 달라진 것을 보았다.서둘러 김단의 손을 어루 만지며 물었다.“아직도 많이 아픈 것이야?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떠냐.”조모는 김단이 임원을 꺼려하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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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소한은 어두운 눈빛을 하고 있다.그의 시선은 김단의 이마에 맺힌 식은 땀을 향했다.“낭자의 혼인에 대해 논의할게 있소.”자신의 혼인이라는 말에 김단은 소한을 바라 보았다.“제 혼인이 소 장군님과 무슨 연관이 있사 옵니까?”그녀의 말에 임원의 기분은 나빠졌다.“누이, 소 장군께서는 걱정이 되어 하는 말이오. 이, 이런 식으로 차갑게 대해서는 아니 되오.”임원은 여전히 쭈뼛거렸다.김단을 꾸짖고 싶어도 그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마치 김단을 무서워하지만 소한을 지키고 싶은 모양새였다.우스운 모습에 김단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서 소한을 보고 답했다.“그렇다면 소 장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사옵니다. 그러나 제 혼인은 소 장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사옵니다.제 혼인이 신경 쓰실 정도로 무료하시다면, 소 장군님의 혼인이나 생각하시기를 권하옵니다.”김단의 말에 소한의 눈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이때, 옆에 있던 임학이 입을 열었다.“정녕 명정대군과 혼인할 생각 이오?”그녀는 임학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임학은 김단의 침묵을 대답으로 받아 들였다.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너를 죽기 전까지 때렸던 사람이다! 정녕 죽고 싶어서 환장했느냐?”김단은 그제야 임학을 바라보았다. 마치 낯선이를 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이었다.“이제 와서 걱정하시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만약 혼인을 올린다고 했을 때, 그 일에 대해 말했다면 상처투성이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김단의 한 마디에 임학은 숨조차 쉬지 못했다.이전이라면 서슴지 않고 때렸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상처투성이인 그녀의 몸을 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곧이어 분노를 억누른 채 말했다.“다시 묻겠소, 명정 대군과 정녕 혼인을 올리겠느냐 말이오!”임 씨 부인과 진산군은 파혼 시킬 생각이 없었다.주상이 직접 혼인을 어명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는 결코 방법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김단이 도와주기만 한다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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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몸종 하나가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전혀 몰랐다.임학과 그의 무리들이 제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임원이 소리를 질렀다.“아!”그제야 김단의 팔을 잡고 있던 두 손이 떨어졌다.임원의 몸종 명희가 서둘러 다가갔다.소매를 들치자 임원의 하얀 팔목에는 이빨 자국이 선명했다.날씨가 조금이라도 더웠다면 살이 떨어져 나갔을 지도 모른다. 명희가 다급하게 숙희의 앞으로 다가갔다.“네가 감히 우리 아씨를 물어? 각오해!”김단은 그저 가만히 명희를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숙희가 명희의 머리칼을 잡고 때리기 시작했다.숙희는 명희 위에 앉아 그녀를 때렸다.김단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원은 자신의 몸종이 당하는 것을 보고 울기 시작했다.“그만해! 그만하라고! 오라버니, 소 장군님, 명희 좀 도와주세요! 저러다가 죽겠사옵니다! 흑흑흑흑..”임학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만두지 못하겠느냐!”그의 한 마디에 숙희는 제정신을 차린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곧이어 머리칼을 정리하고 당당하게 김단의 옆으로 다가갔다.하지만 명희는 자리에 앉아 울기 바빴다.“흑흑, 네가 감히 우리 집 아씨를 물고 나를 때려? 흑흑, 도련님께서 아씨를 대신하여 혼내 주셔야 하옵니다!”“명희야! 흑흑흑..”임원은 명희를 꽉 안았다.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의 모습은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고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임원의 소매는 여전히 들쳐 있었다. 임학은 그녀의 팔목에 선명한 이빨 자국을 보았다.또한 임원이 서글프게 우는 모습을 보고 숙희를 향해 소리쳤다.“감히 네가 내 앞에서 이런 짓을 해?여봐라, 이 년을 당장 끌고 가라! 그리고 곤장 30대를 맞게 하거라!”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하인들이 숙희를 잡았다.김단은 숙희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앞을 막았다.임학을 죽일 듯이 노려 보며 말했다.“제 몸종을 왜 도련님께서 가르쳐 드시려고 하옵니까?”숙희를 감싸는 김단의 모습에 임학은 처음 느끼는 분노가 올라왔다.그들이야말로 김단의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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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그녀는 임학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좋습니다. 도련님께서 기어이 이러시겠다면, 오늘 제가 임씨 가문에게 책임을 물어야겠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더 이상 임학을 상대하지 않고 몸을 돌려 임씨 가문의 사당 쪽으로 향했다.일이 이렇게 임씨 가문 어른들에게까지 번지게 되자, 임학은 물론이고 하인들까지 오늘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김단이 일을 크게 벌이려 하는 것을 본 임학은 급히 그녀를 뒤쫓아갔다. “김단 낭자, 나는 오늘 진심으로 낭자를 도우러 온 것이오. 부디 은혜를 원수로 갚지 마시오!”김단은 그를 무시한 채 싸늘한 표정으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그녀는 몸에는 상처가 있었기에 발걸음이 매우 불안정했다.임학은 단번에 그것을 알아차리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몸이 안 좋으시니 내 사람을 시켜 부축하여 집에서 쉴 수 있도록 하겠소.”말을 마친 그는 몇 명의 하인들을 앞으로 불러냈다. 하지만 하인들이 김단에게 손을 대기도 전에 그녀가 소리쳤다. “나는 훗날의 명정빈이다! 감히 누가 나를 건드리려 하는 것이냐!”명정빈이 특별한 권력이 있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하인 몇 명의 목숨 빼앗는 것쯤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그렇기에 하인들은 더 이상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하지만 김단의 그 말은 도리어 임학을 격분하게 만들었다.그는 김단의 팔을 붙잡았다. 임원이 잡았던 것보다 훨씬 더 세게 잡았다. “그래도 명정 대군에게 시집가겠다는 거요? 미친 거 아니오!”“놓으시지요!” 김단은 팔의 통증도 잊은 채 있는 힘껏 손을 뿌리쳐 빼냈다. “제가 미쳤는지 아닌지는 나리께서 상관하실 바가 아닙니다! 나리께서는 그저 오늘 제가 기필코 임씨 가문에게 설명을 들을 거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사당 쪽으로 걸어갔다.임학은 다시 막으려 했지만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감촉에 발걸음을 멈추었다.고개를 숙이니 손바닥에 묻은 피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였다…김단이 임씨 가문 사당에 왔다는 소식은 곧 진산군과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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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사당에 오기 전에 김단은 자신이 곧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지 알고 있었다.그렇기에 김단은 지금 이 순간 임씨 부인의 질책과 진산군의 노여움을 잠시 못 본 척하기로 했다.그녀는 그저 천천히 사당 밖으로 걸어 나가 바깥에 서 있는 하녀들과 하인들을 훑어보았고, 끝내 소한에게 시선이 멈추었다. 그의 깊고 어두운 눈과 마주치자 김단의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서서히 느껴졌다. 그녀는 생각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지금 이 순간 누군가 나타나 그녀 앞에 서서 그녀를 대신해 임씨 가문 사람들의 질책을 막아 주고, 그녀를 위해 정의를 구현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한은 결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이었다. 김단의 시선은 소한의 마음에 왠지 모를 아픔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사실 김단이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는 그녀를 위해 변호해 줄 것이었고, 진산군 또한 그의 체면을 봐줄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그저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시선을 돌려 주위에 있는 하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숙희가 사람 무는 것을 직접 본 자가 있거든 나오거라.”이 말을 듣고 몇 명의 하녀와 하인들이 무리 사이에서 빠져나왔다.이 모습을 본 임원의 표정은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임학은 다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김단 곁에 다가가 쌀쌀맞게 말했다. “이제 어쩔 것이오? 내 낭자의 하녀를 억울하게 벌한 것이 아니지 않소?”김단은 그를 상대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아무나 말해 보거라. 숙희가 임 낭자를 물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나섰던 하인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임학은 미간을 찌푸리며 방금 일어났던 일을 회상했다.숙희가 연이를 물기 전에… 연이가 김단의 팔을 잡았었다.순간 그는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그 위에는 아직 희미하게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혹시…주위는 침묵에 잠겼다.김단의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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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명희는 아직도 뻔뻔했다.그러자 김단이 갑자기 냉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임씨 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래? 낭자가 내 상처를 몰랐다고? 부인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그녀는 숙희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녀가 침상에 쓰러져 있던 며칠 동안 임원은 매일 임씨 부인과 함께 그녀를 보러 왔고, 심지어 그녀 대신 약을 갈아주기까지 했다.그녀 몸에 있는 끔찍한 상처들을 임원이 모를 리 없었다!임씨 부인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네 상처는 의원을 불러 다시 치료해야 한다! 어서, 어서 단이를 데리고 돌아가 의원을 불러오너라!”그 순간 김단의 가슴이 차갑게 식었다.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싸늘한 표정으로 임씨 부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임씨 가문은 조상님들 앞에서까지 이렇게 권력으로 사람을 짓누르려는 겁니까?” “김단!” 진산군이 엄한 목소리로 호통 쳤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그는 김단이 임씨 가문 조상들을 모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하지만 김단은 그저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볼 뿐, 이내 시선은 임학에게로 향했다. “도련님,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사람을 다치게 한 자가 벌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주인을 다치게 한 하녀가 벌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이 순간부로 임학은 사람을 다치게 한 자가 벌을 받아야 한다는 말 따위는 할 수 없게 되었다.왜냐하면 그는 김단이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할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말을 입 밖에 내면 임원은 오늘 무조건 벌을 받을 것이다! 이내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산군 댁의 노비로서 감히 주인을 해하려 했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 마땅하오!” “그렇지요!”김단은 바로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임원이 임씨 가문 내 모든 사람이 금지옥엽 여기는 귀한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반면 그녀는 그저 버려진 양녀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아주 조금의 이용 가치가 있기 때문에 세탁국에서 데려온 것이었다.그런 그녀가 어떻게 임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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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사실 김단은 줄곧 임학이 자신을 꽤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원한을 잊지 않고 반드시 되돌려주는 성격이다.끔찍했던 3년의 시간은 그녀가 진산군 댁에 진 빚, 즉 15년간 양육의 은혜를 갚는 셈으로 여겼다. 그래서 그녀는 돌아온 후 모든 일에 대해 따지지도 않았고 그저 조모 곁에서 지내고 싶어 했다.하지만 그 15년은 그녀가 진산군 댁에 진 빚이지 명희에게 진 빚이 아니었다.고작 하녀 주제에 여러 차례 그녀를 모함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늘 숙희까지 벌받게 만들었다.만약 이 일을 되갚아 주지 않는다면 그건 김단이 아니었다!밖에서 구경하는 하녀와 하인들은 점점 많아졌고, 심지어 별당에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왔다.김단이 말하는 것을 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내 여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맞아요, 맞습니다! 그날 둘째 아가씨가 실수로 물에 빠지셨는데, 큰 아가씨께서 물불 가리지 않고 구해주셨어요. 그런데 뭍에 오르시자마자 명희로부터 모함을 받으셨습니다!” “명희가 지금까지 벌을 받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저는 분명 입술이 터지도록 맞고 쫓겨날 줄 알았습니다!” “쉿, 걔는 둘째 아가씨 하녀잖아. 둘째 아가씨가 봐주고 있다고!” “하지만 큰 아가씨께서 목숨을 걸고 둘째 아가씨를 구하셨는데, 둘째 아가씨께서 이러시면 이는 은혜를 잊은 행동이지 않습니까?”하인들이 작은 목소리로 떠드는 소리가 사당 안까지 들려왔다.진산군은 이미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명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말이 사실이냐?”명희는 털썩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 “어르신,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이미 부인과 도련님, 그리고 둘째 아가씨께 잘못을 빌었습니다!” “하!” 김단이 웃음을 터뜨렸다. “모든 사람에게 잘못을 빌어 놓고, 나에게만 빌지 않았구나.”명희는 어안이 벙벙해져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를 본 임원은 급히 김단 앞으로 달려가 두 손으로 김단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김단의 소매에 묻은 핏자국을 보고는 자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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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숙희는 이미 형벌을 받고 있는데, 그가 어떻게 지금 명희를 위해 용서를 구하겠나?그런데 뜻밖에도 김단이 먼저 물러섰다. “주인과 하녀 사이에 정이 깊으니, 나도 너무 매정하게 굴고 싶지는 않소.”어차피 입을 찢고 내쫓는 것은 명희에게 너무 가벼운 처벌이었다.그 말과 함께 그녀는 손을 내밀어 임원을 부축하였다.옆에서 이 모습을 본 임씨 부인은 눈을 반짝였다.그녀는 설마 김단이 먼저 나서서 임원을 부축해 줄줄 생각지도 못했다.그 짧은 순간, 그녀는 훗날 김단과 임원이 자매처럼 정답게 지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임원은 흐느끼며 김단에게 감사를 표하려 했지만, 김단의 입가에 번진 미소를 보고는 왠지 모를 싸늘함을 느꼈다.이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러자 김단이 물었다. “하지만 내 하녀는 그저 낭자 한 번 물었을 뿐인데 삼십 대를 맞아야 했소. 내 상처를 보았을 때 명희는 어떤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시오?”붕대 위의 핏빛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임원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그녀는 명희에게 어떤 벌을 주는 것이 적당할지는 안중에도 없었고, 그저 명희가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영원히 자신 곁에 있어 주기만을 바랐다!이에 그녀는 흐느끼며 김단의 차가운 미소를 마주하고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낭자께서 명희에게 살길만 열어 준다면, 훗날 낭자께서 명희를 어떻게 벌하든 내 결코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겠소!”“좋소.” 김단은 즉시 대답했다. “그러면 낭자의 말대로, 훗날 내가 명희를 벌하고 싶을 때 내 별당으로 부르겠소. 오늘은… 우선 숙희와 마찬가지로 삼십 대를 치도록 하겠소!”그녀의 말투가 매우 부드러운 나머지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고, 다른 사람들은 듣고 나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하지만 임원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는 오늘 벌하지 않고 나중에 김단이 명희를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 결정했을 때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김단의 말 뜻은 훗날 언제든지 명희를 별당으로 불러들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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