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정신이 드십니까?”숙희는 말을 하면서도 계속 훌쩍 거렸다. 코를 먹으면서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노비, 당장 의원을 부르러 가겠사옵니다. 아, 아니오, 노비, 약을 가져다 드리겠사옵니다! 아니, 의원을 먼저...”숙희는 당황하는 바람에 어쩔 줄 몰라했다.그녀의 모습에 김단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씁쓸함이 올라왔다.김단은 등의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숙희의 손을 잡았다.“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여기서 나와 시간을 보내주렴.”그녀는 오로지 자신의 편이 필요했다.김단의 쉰 목소리에 숙희는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침상 옆에 꿇고 앉아 김단의 손을 잡았다.“네, 노비가 아씨 옆에 있겠사옵니다.노비 절대로 아씨를 혼자 두지 않겠사옵니다!”숙희는 죄책감에 시달렸다.만약 그녀와 함께 궁에 들어갔다면 달랐을 까,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명정 대군에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김단은 숙희의 표정을 읽고는 그녀를 위로했다.“너랑 상관없는 일이야.”사실 김단도 알고 있었다.숙희가 그녀의 옆에 있었다면 다치는 사람이 한명 더 늘 뿐이다.더군다나, 죄책감을 느낄 사람은 숙희가 아니다.숙희는 훌쩍거렸다. 그녀는 김단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다.김단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조모는 어떠셔?”숙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댁 사람들이 큰 마님께 아씨가 감기에 걸리셨다고 말씀 드렸다고 하옵니다. 큰 마님께 영향이 미칠까 염려되어 시간이 지난 후에 찾아 뵙겠다고 하셨습니다.”김단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모르는 것이 득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었다.숙희는 계속 훌쩍 거리며 물었다.“아씨, 더 궁금하신 것은 없사옵니까?”김단은 숙희의 말을 알아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진산군 댁의 모든 사람에게 마음이 떠난 뒤였다.그저 한숨을 쉬며 물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숙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곧이어 김단이 혼수상태에 있을 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김단이 관저로 돌아온 그날 밤, 임학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