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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Author: 적매화
임원과 임학도 따라 들어갔다.

김단이 거기에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임원이 다가가서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오라버니가 준비한 것인데, 언니 마음에 드는지오?”

김단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앞에 가득 찬 맛있는 음식들은 확실히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녀는 어떤 것이 어느 술집의 것인지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임학은 이 한 상의 음식을 모으기 위해 아마 열 집 넘게 뛰어다녔을 것이다.

15년 전처럼.

임학은 그녀를 위해 항상 많은 시간과 정력을 아끼지 않았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김단은 벌써 아주 기뻐하고 감동했을 것이다.

만약..., 그 3년이 없었다면...

김단이 여전히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임원은 또 무슨 생각이 난 듯 말했다.

“오라버니께서 언니를 위해 선물도 준비했소!”

임원은 말하면서 임학에게 선물을 내놓으라고 재촉했다.

임학은 쑥스러운 듯 꾸물거리며 소매에서 비녀 하나를 꺼냈다.

“이것은 내가 직접 새긴 것이니. 받거라.”

임학은 차갑게 말하며 그 비녀를 김단에게 주었다.

김단은 그다지 정교하고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비녀를 보고는, 임학의 손가락에 난 흉터를 쳐다봤다.

임학은 김단의 시선을 느끼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는 그녀가 여전히 오라버니인 자기를 관심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헛기침하며 말했다.

“모두 작은 상처들이라, 괜찮으니, 네가 이 비녀만 좋아하면...”

“싫습니다.”

김단은 임학의 말을 끊고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주상과 덕빈마마께서 주신 장신구들이 많습니다. 제 창고에 있는 비녀들도 다 쓸 수 없습니다. 이 비녀는 임 낭자께 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냉담한 거절은 임학의 체면을 구겨놓았다.

하지만 이것은 임학이 자초한 일이다.

3년 전, 그는 원래 그녀에게 주어야 할 비녀를 임원에게 주었다. 그런데 3년 만에 또 하나의 비녀를 새겨서 자기에게 주는 것,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녀가 신경 쓰는 것이 비녀 자체였나? 아니면 그는 아무 나무나 가져다주면 그녀가 최근 몇 년간 겪은 일을 모두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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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1화

    김단은 임원을 상대하지 않고 곧장 탁상 옆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작은 원탁을 에워싸고 걸으며, 그 위에 놓인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요리를 보았다. 그러자 입가에는 냉소 섞인 미소가 번졌다.“그래서, 이것이 화해주라고?”비녀 하나, 요리 한 상으로 화해하겠다고?임원은 참지 못하고 김단을 향해 걸어갔다.“언니, 나와 오라버니는 진심으로 언니와 함께..., 아!”임원의 말이 다 끝내기도 전에, 김단은 갑자기 원탁을 엎었다.임원의 놀란 비명과 함께 맛있는 음식들은 모두 온통 엉망진창이 되었다.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이렇게 망가진 것을 본 임학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얼굴이 붉어지며, 그의 입에서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김단! 적당히 하거라!”임학이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숙희는 단번에 김단의 앞으로 달려가 그녀를 보호했다.“도련님, 여기는 별당입니다!”여기는 아씨의 별당이니, 도련님께서는 여기서 그런 방자한 행동을 하셔서는 안 된다고 알리는 것이다.임학은 노발대발했다.“어디 천박한 년이 감히 내게 고함을 지르느냐? 꺼져!”숙희는 움직이지 않았다.그러나 김단은 임학의 붉어진 두 눈을 보며, 그가 숙희를 다치게 할까 봐 숙희의 어깨를 두드렸다.“넌 잠시 밖에 나가서 기다리거라.”“하지만 아씨...”숙희는 걱정됬다.그러자, 김단이 웃는 것을 보았다.“난 명정대군의 약혼녀이기에, 그는 감히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미 위태로운 진산군댁은 완전히 쓰러지고 말 것이다!임학은 이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숙희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김단이 손해 볼까 봐 걱정되어, 별당의 기타 시녀들에게 문밖에서 지키라 하고는 급히 안채로 달려갔다.그녀는 이 집안에서 아씨를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은 큰 마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임원은 옆에서 흐느끼며 말했다.“언니, 나, 나와 오라버니는 진심으로 언니와 잘 지내고 싶소, 흑흑흑......언니, 화 풀면 안 되오?”김단은 마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2화

    김단은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무슨 말씀인지?”자기를 위해서라니?자기를 죽이려 보낸다는 말이 더 마땅하지 않나?임학은 술주전자를 들고 김단을 향해 걸어갔다.“명정대군의 일에 대해 나는 네가 진산군댁을 증오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미리 너에게 명정대군에 대해 말했더라면, 정말 시집가지 않았겠느냐? 너는 오로지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를 원했고, 우리에게 복수할 생각만 했을 뿐이다! 결국, 명정대군이라는 높은 가지를 네가 포기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말하는 사이에, 임학은 이미 김단의 앞에 이르렀다.임학은 김단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컸다. 지금 그가 고개를 숙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단은 여전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봐야 했다.그녀는 분노로 가득 찬 그의 눈동자를 마주하며,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의 분노가 점점 더 짙어졌다.“도련님께서 뭔가 오해하고 계신 것 같군요. 제가 명정대군이라는 높은 가지에 오르고 싶어 한 것이 아니라, 임씨 부인께서 직접 제 손에 쥐여 주신 것입니다. 혹시 오라버니께서 싫으시다면, 임씨 부인께 가서 직접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학은 갑자기 김단의 목을 졸랐다.“너는 참으로 말주변이 뛰어나구나! 나는 진작부터 네 이를 모조리 뽑고 싶었어, 더 이상 말할수 없게!”임원은 놀라서 입을 가리고 우는 것도 잊었다.임학은 김단의 말에 더욱 분노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힘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손에 든 술주전자를 들고 김단의 입에 부었다.김단은 그 술주전자 안에 나쁜 것이 들었다고 직감했다. 그녀는 곧 입을 꾹 다물었다.술이 볼과 턱을 타고 온 바닥에 흘러내렸다.혼자서 김단에게 술을 먹일 수 없는 것을 보고, 임학은 갑자기 임원에게 소리쳤다.“빨리 와서 술을 부어라.”임원은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앞으로 다가 손을 떨며 술주전자를 받았다.김단은 큰 일이라 생각하고, 바로 큰 소리로 소리쳤다.“숙희야! 빨리 나를 구해줘! 여 봐라! 빨리 와봐!”드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3화

    다시 깨어났을 때, 김단은 낯선 침대에 누워 있었다.공기 중에 은은하게 퍼지는 침향의 향기를 맡은 그녀는 이곳이 남자의 방임을 확신했다!그러나, 그녀가 더 반응하기도 전에 귓가에 차가운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깨어났으면 빨리 꺼져!”그녀는 깜짝 놀라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침대 끝 쪽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이목구비는 날카롭고 소한과 많이 닮았다. 미간에는 대장군의 품위가 가득했지만, 의외로 수척하고 창백했다.김단은 거의 한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소, 소하 오라버니?”그녀는 겁에 질려 허둥지둥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으나, 손과 발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다행히도 바닥에 부딪힌 통증이 그녀를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침대에 있는 소하는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김단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김단은 조금 당황했다.“소하 오라버니, 저도, 제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어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임학과 임원이 그녀의 입에 술을 들이붓는 장면이 떠올랐다.그놈들이었어!임씨네 남매가 자기를 소하 방으로 보낸 것이었어!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노기가 몸속에서 솟아올랐다.김단은 임학이 이 정도까지 비열할 줄은 몰랐다.그녀가 명정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가 어찌 감히 그녀를 소하의 침대로 보낼 수 있는가?그래서, 그의 책략은 무엇인가?그녀를 소하에게 시집보내는 것인가?마음속 분노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었지만, 그녀는 지금 분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학이 곧 사람들을 데리고 와 '현장'을 잡으려 할 테니, 그녀는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김단은 억지로 몸을 받치고 일어섰지만, 아랫배에서 뜨거운 열기가 전해왔다.설령 김단이 직접 그런 일을 겪지 않았더라도, 지금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임학은 그녀를 소하 방에 보낸 것도 모자라 심지어 그녀에게 미약을 썼다.그녀는 생기라고는 전혀 없이 침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4화

    그는 직접 김단을 소하의 침대로 보냈다.그것도 소하가 보는 앞에서.비록 그때 소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임학은 소하의 눈동자 속의 경멸을 똑똑히 봤다.그럴 수밖에, 이 세상에 자신의 여동생을 다른 남자의 침대로 직접 보낼 수 있는 오라버니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임학은 그런 사람이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옆에 있던 소한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더니, 평소와 다름없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후회한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소.”임학은 즉시 소한을 노려보았다.“뭐가 늦지 않았다는 거요? 네 큰형 옆에 있는 머슴애가 이미 다 알아챘소!”그나저나 그는 갑자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게다가, 내가 왜 후회해? 난 김단의 생명을 구하고 있소!”소한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단이가 나중에 자네 맘을 알게 될 것이오.”이 말을 듣고, 임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치는 김단의 모습과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그녀의 눈동자로 가득했다…그녀는 이해할까?임학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는 그녀가 평안하기만 하면 된다!이렇게 생각하자, 임학은 마침내 나쁜 기분을 잊고 잔에 든 술을 마신 후 벌떡 일어섰다.“가시지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소.”이때 소씨 댁으로 가면 대략 소씨네 집사람들이 김단이 소하방에서 나오는 광경을 볼 때일 것이다.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서 묘춘당의 황의원과 정면으로 부딪쳤다.황의원은 임학을 보자마자 웃으며 의미심장한 뜻으로 말했다.“어머, 진산군댁 도련님께서 왜 여기서 술을 마시고 계십니까? 저는 어젯밤 좋은 시간을 보내셨으니, 오늘은 집에서 푹 쉬실 줄 알았습니다! 하하하!”이 말을 듣고, 임학의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그는 황의원의 옷깃을 덥석 잡아당겼다.“무슨 뜻이야? 무슨 좋은 밤?”황의원은 임학이 왜 갑자기 태도를 바꿨는지 알지 못했지만, 물음에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5화

    정암이 안아서 갔다고?김단은 미약을 마셨는데, 정암이 그런 그녀를 안고 가서, 뭘 하려고!소한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고, 즉시 몸을 돌려 뛰쳐나갔다.정암은 그의 부하가 되기 전에 소하 밑에서 2년 동안 선봉을 한 적이 있다.그 후 소하가 마비되고 나서도 정암은 자주 찾아왔다.그는 이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비록 그는 정암이 여자를 만난 것을 본 적이 없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여자를 건들지 않았으니, 김단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면 더욱 자제하기 어려울 것이다!소한은 생각할수록 얼굴이 어두워졌다.문을 나서자마자, 말을 타고 질주하였는데,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정암의 집에 도착했다.정암은 항상 문을 닫고 다닌다. 그가 김단을 안고 돌아왔을 때 얼마나 급했으면 문도 닫지 않았다.소한의 머릿속에는 정암의 그 초조한 모습이 그려지더니, 더욱 화가 났다.그는 마당으로 성큼성큼 뛰어들어 정암의 방으로 곧장 달려갔다.때마침 정암이 문을 열고 나왔다.웃통을 벗고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소한을 보고 정암은 매우 놀랐다.“장군님? 어떻게...”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한의 주먹이 이미 날아왔다정암은 얻어맞아 넘어졌는데, 일어나기도 전에 소한의 주먹이 다시 날아왔다.정암은 이렇게 막무가내로 소한에게 얻어맞기 시작했다. 너무 화가 난 정암은 반항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정암의 재능은 대부분 소한이 가르쳤기에 당연히 소한의 적수가 아니었다.임학은 급히 달려와 소한이 분노로 가득 차 있는 모습과 정암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학은 다시 방에서 뛰쳐나오더니, 정암 위에 올라 분노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소한을 강하게 밀어냈다.그제야 그는 큰 소리로 소한에게 물었다.“단이는?”정암은 마침내 앉아서 피를 한 모금 뱉고 있었고 소한을 한 번 노려보고서는 대답했다.“무슨 단이?”임학은 몹시 초조해했다.“정암, 모른 척하지 마! 내 여동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6화

    죽마고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가 그녀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단 한 번도 그녀를 안중에 두지 않았더라도.하지만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소한의 성품으로는 결코 낯선 여자에게 이런 추잡스러운 짓을 할 리가 없다.그런데 왜 하필 그녀에게는 할 수 있는가?어떻게 그들은 모든 악의를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쏟아낼 수 있는가!소한의 얼굴은 한쪽으로 비뚤어졌고,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임학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소한은 어릴 때부터 매우 우수해, 그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따귀를 때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김단이...그는 소한이 화를 낼까 봐 김단을 급히 가로막으며 말했다.“단이야, 화내지 마거라.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너를 위해서야...”“나를 위해서라고?”김단은 고개를 돌려 임학을 바라보며, 입가에 서늘한 비웃음을 띄웠다.임학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그녀는 다시 소한을 바라보았다.“소 장군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저를 위해서라고?”소한은 어두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혀끝으로 자신의 입가를 핥으면서, 김단의 힘이 언제 이렇게 커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임학은 급하게 말했다.“당연히 너를 위해서지! 그렇지 않으면? 명정대군에게 시집보내 얻어맞아 죽게 놔두라고?”“네 부모님이 직접 나를 명정대군에게 선물한 거라고!”김단은 소리치며 임학의 말을 끊었다.눈에 타오르는 분노는 그를 잿더미로 만들려는 듯했다.정말 지긋지긋하다.임학이 매번 그녀를 다치게 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녀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렇게 당당한 것이 정말 지겹다.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의 아픔을 억누르고,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왜 당신 부모님이 이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까?그들은 당신이 무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진산군댁의 세습을 지켜낼 수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들은 당신의 부귀영화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명정대군을 선택한 겁니다!”그녀는 마침내 진실을 까발리고, 적나라한 진실은 임학을 입 다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7화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소한이 가장 먼저 반응하면서 눈썹을 찌푸리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언제 일어난 일이오?”임씨 부인은 계속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궐에서 방금 전해진 소식이야, 듣자 하니 당우리 쪽의 산적이라 한다!”당우리?임학은 놀라서 물었다.“당우리는 한양에서 10여 일이나 떨어진 거리입니다.하물며 명정대군은 오늘 아침 약왕곡으로 출발해 남쪽으로 향했는데, 어떻게 당우리의 산적과 마주칠 수 있단 말입니까?”당우리 산적은 보통 산적이 아니다!이 말을 들은 김단은 가슴이 요동쳤다.“명정대군이 약왕곡에는 왜 갔습니까? 결혼을 앞둔 시점에 약왕곡에 가서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약왕곡은 국경 변두리와 가까운 지역이지만, 한양에서 족히 한 달 정도의 거리에 있다.명정대군이 아무리 서두른다 해도 한 번 오가려면 꼬박 두 달이 걸릴 것이다.하지만, 주상은 이미 최후의 기한을 정해 두었으니, 두 달 내로 명정대군은 탐라성으로 출발해야만 한다!김단이 질문을 던지자, 임학은 우물쭈물하며 입을 떼지 못했다.그의 이런 태도를 본 김단은 물론, 임씨 부인조차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임씨 부인은 즉시 임학의 팔을 끌어당겨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학이, 사실대로 말해라. 명정대군이 한양을 떠난 일이 너와 관련이 있느냐?”당연히 관련이 있다.그가 명정대군에게 약왕곡이 절단된 다리를 다시 이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명정대군이 당우리의 산적들에게 잡힐 줄은 생각도 못 했다.임학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임씨 부인은 화가 나서 끊임없이 임학을 때렸다.“너는 어찌 계속 일을 저지르냐? 만약 명정대군이 잘 못 된다면, 너는 명정대군에게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니?”임학은 당연히 알고 있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임씨 부인이 때리고 욕하도록 내버려두었다.그리고 김단도 마침내 깨달았다.“그래서, 너희가 일부러 명정대군을 따돌리고 나를 소하에게 보낸 것이었소?”임학은 여전히 입을 열지 못한 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8화

    마지막 한 마디는 무겁게 들려, 임원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그래서 임원은 임씨 부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어머니, 언니가 피곤하다고 하니, 우리 먼저 돌아가요! 언니가 푹 쉬게요.”자기도 진정해질 수 있도록.그녀는 임씨 부인이 더 있으면 김단이 자기가 술을 먹인 일을 폭로할까 봐 두려웠다.비록 이 일은 임씨 부인이 언젠간 알게 될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다.적어도 오라버니가 옆에 있어야 한다...임씨 부인은 임원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김단의 붉어진 얼굴을 보더니, 아직도 임학에게 화가 나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지금은 말을 꺼낼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하물며 그녀 역시 임학 때문에 화가 나 명치가 아팠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단이는 푹 쉬어라, 내가 내일..., 이틀 후에 다시 보러 오마.”말을 마치자, 임씨 부인은 비로소 임원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두 사람이 아직 몇 걸음 나가기도 전에 뒤에서 김단의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명희를 끌고 오너라.”그녀가 말한 것은 ‘끌고’ 오는 것이다.임원의 몸은 굳어졌고, 심장은 마치 무언가에 심하게 두들겨 맞은 것만 같았다.그녀는 김단이 일부러 그녀에게 들려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예전 같으면, 그녀는 틀림없이 남아서 명희를 위해 사정하고, 잘못을 자신의 몸에 짊어질 것이다.그런데 오늘은...임원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끝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녀는 여기에 더 이상 남을 수 없었다. 임씨 부인이 그녀가 한 일을 알게 해서는 안 되고, 부모님이 그녀에게 실망하게 만드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그러나 그녀는 명희가 이미 끌려 나와 김단의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떠난 것을 보고 있을지 몰랐다.임원이 돌다리를 건너자, 김단은 그제야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어떡하냐? 네 집 아씨가 너를 버린 것 같은데.”이 한마디 말이 명희의 이성을 되돌려놨다.그녀는 김단의 두 다리를 껴안고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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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4화

    덕빈의 그 한 대는 정말이지 강렬했다.그 탓에 김단이 전하를 알현하러 갔을 때 한쪽 뺨은 눈에 띄게 부어올라 있었다.덕빈이 김단의 뺨을 때린 일은 이미 전하의 귀에도 들어갔다.그런데 김단의 부은 얼굴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그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러졌다.“이렇게 심하게 때렸단 말이냐?”김단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별일 아닙니다. 이미 약을 발랐습니다.”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그의 스승이 알려준 처방대로 만든 약을 사용했다면 붓기와 열기가 말끔히 사라졌을 것이다.하지만 김단은 전하의 걱정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부은 얼굴로 그를 만나러 왔고 약을 썼다고 거짓말을 했다.전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짐이 사람을 시켜 확인해 보았다. 손헌이 죽은 시각에 낭자는 궐 안에 있었더구나. 무엇보다 낭자같이 허약한 자가 손헌 같은 자를 해치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손헌은 어찌 되었든 한때 금군을 이끌던 총령이다.김단은 체구도 작고 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않았기에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전하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덕빈이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지.”김단은 그 말속에 숨은 의도를 명확히 읽어냈다.전하는 이 일로 덕빈을 엄하게 벌할 생각이 없었다.전하 마음속에서 덕빈은 여전히 큰 존재였다.김단은 그의 뜻을 따라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덕빈마님께서 먼저 자식을 떠나보내셨고 이번에는 동생마저 잃으셨습니다. 일시적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그 분노를 삭히지 못해 병이라도 얻으실까 걱정됩니다.”전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이때다 싶어 김단은 머리를 숙이며 전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간청하옵니다 전하. 전하께서 동의하신다면 제가 덕빈마님을 찾아가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그리고 겸사겸사 진맥도 해보려고 하는데 괜찮으신지요?”김단의 태도에 전하는 매우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참으로 마음 넓은 아이로구나. 그런 성품을 지녔으니 최지습도 낭자를 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3화

    김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리고 곧 이어진 건 덕빈의 날 선 고함이었다.“천한 계집년이! 대체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단 말이냐! 기아를 죽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동생까지 죽여?”내가 죽였다고?김단의 눈썹이 찌푸려졌다.본능적으로 서원공주를 힐끗 바라본 후 덕빈을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덕빈마님, 부디 진정하세요. 이 일에는 분명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무슨 오해!”덕빈은 날카롭게 소리치며 다시 김단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다행히 이번에는 김단이 몸을 뒤로 빼며 그 손을 피했다.하지만 덕빈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녀가 거칠게 김단을 향해 달려들려는 순간 뒤늦게 달려온 윤이와 나인들이 덕빈을 제지했다.그러나 덕빈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손헌이 당한 죽음은 너무나도 처참하고 모욕적이었다.그건 단순한 처벌이 아니었다.손 씨 가문 전체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었다.몸이 붙잡혀도 그녀는 계속해서 발악했다.마치 그녀의 살갗을 찢어버리고야 말겠다는 기세였다.이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원공주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얘기했다.“감히 중전의 침전 앞에서 난동을 부리다니요. 중전마마를 눈에 두지 않는다는 뜻입니까?”“당장 덕빈을 가두거라. 이번 일은 내 직접 아버님께 아뢰어 엄벌을 청할 것이다.”“예.”나인들은 일제히 대답한 뒤 덕빈을 붙잡고 억지로 끌고 갔다.그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고함소리는 여전히 귓가에서 메아리쳤다.김단의 뺨은 벌겋게 부어올랐고 화끈거리는 통증도 선명히 남아 있었다.그때 서원공주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괜찮소?”김단은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보았다.“공주님께서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이 정도 상처는 약만 바르면 금방 나을 겁니다.”그 말에 서원공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단이 집요하게 자신을 응시하자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보시오?”김단은 한숨을 내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대체 공주님께서는 무슨 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2화

    전하가 떠난 뒤 서원공주는 김단과 함께 중전에게 예를 올렸다.중전의 침실을 나선 그들 뒤로 윤이와 다른 나인들은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며 걷고 있었다.김단은 직감적으로 공주가 자신에게 따로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아니나 다를까 그들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서원공주는 입을 열었다.“아버지의 몸을 돌보는 일은 후궁들과는 차원이 다르오. 오늘 내가 먼저 나서지 않았다면 낭자 같은 의원이 어찌 아버지의 몸을 돌볼 기회가 있겠소?”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전하를 가까이 뵙기 어려웠겠지만 자신처럼 명의의 제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달랐다.그러나 그 진실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는 없었다.김단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모두 공주님 덕분입니다.”서원공주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앞으로도 잘하시오. 아버지께서 만족해 하신다면 낭자를 어의로 만들어 줄 수도 있소.”그러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 그녀는 조금 더 목소리를 낮추었다.“그러고 보니 수 어의도 나이가 많지 않소? 몇 해 안에 물러나게 되면 그 자리를 낭자에게 주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오.”그녀는 마치 김단의 미래를 꽃길로 닦아주는 후원자라도 되는 양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김단은 그런 자리에 관심이 없었다.그녀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뿐이었다.사랑하는 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신의 곁에 있어주는 것.벼슬이나 권세 따위를 목표로 두고 있는 게 아니었다.그럼에도 겉으로는 감격한 듯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김단의 연기를 공주가 눈치챌 리 없었다.여인으로서 관직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 직접 김단을 내의원 원장 자리까지 밀어주겠다고 나섰으니 김단이 감격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서원공주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그녀는 김단을 바라보더니 낮고 느릿한 말투로 얘기했다.“낭자는 이제 내 사람이오. 그러니 나는 낭자를 돌봐줄 책임이 있소. 이거 하나만은 명심하시오. 말을 잘 듣는 자만이 은혜를 누릴 수 있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1화

    소하의 미간에는 어느새 짙은 근심의 스며들었다.소한은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억지로 붙잡거나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의 방식은 여전히 극단적이었다.거의 다 나아가던 상처를 일부러 뜯어내어 다시 덧나게 하다니...그렇게 자신의 몸을 해쳐가며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하지만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한은 듣지 않을 것이다.자신의 말은 힘이 없다는 걸 이미 오래전부터 체감하고 있었다.그저 방금 전 김단이 한 말이 소한을 정신 차리게 할 수 있기를 바랐다.시간은 조용히 흘러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이날도 김단은 평소처럼 중전의 약을 들고 그녀의 처소를 찾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중전의 문병을 온 전하와 마주치게 되었다.전하는 중전의 곁에 앉아 나인들이 중전에게 약을 먹이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더니 김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중전의 몸은 어떠하냐? 도대체 언제쯤이면 완전히 회복된단 말이냐?”김단은 머리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중전마마의 기력은 지난 보름 사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지만 중독된 세월이 워낙 오래되었기에 완전히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전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해 보면 십여 년간 몸속에 쌓인 독이 하루아침에 깨끗이 나을 리 만무했다.다만 최근 소하로부터 중전에게 독을 먹인 자가 중전의 외가 친척인 맹씨 집안이라는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문득 그 생각이 떠오르자 전하의 눈썹이 자연스레 찌푸려졌다.그 표정을 본 서원공주는 혹여 김단이 책망당할까 걱정되어 급히 입을 열었다.“아버지, 어머니의 몸은 정말로 전보다 훨씬 나아지셨어요. 제가 직접 지켜봐서 확신할 수 있습니다.”전하는 딸이 김단을 두둔하는 모습이 의외였는지 조금 놀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정말 그러하냐?”“정말입니다.”서원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지금 김단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그녀를 지켜주는 건 당연했다.“어머니뿐만 아니라 궐 안의 다른 마님들도 얼굴빛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건 아버지께서 가장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0화

    소한의 가슴에 감겨 있던 붕대 위로 선홍빛 피가 점점 번져가며 그 면적을 넓히더니 이내 붕대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그 모습을 본 소하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그는 망설임 없이 소한의 팔을 붙잡아 끌며 말했다.“상처가 덧났다. 약 발라줄 테니 가만히 있거라.”하지만 소한은 그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노골적으로 말했다.“형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소하는 천천히 숨을 들이켜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는 소한이 또 김단을 귀찮게 한다는 소문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왔던 것이다.소한의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기에 굳이 내의원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방금 그 잠깐의 실랑이로 인해 상처가 다시 벌어질 줄은 소하도 예상하지 못했다.김단은 그런 상황에 이골이 난 듯 차가운 눈빛으로 소한을 노려보다가 결국 담담하게 말했다.“앉으세요 얼른.”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약통과 붕대를 가지러 갔다.소한은 그제야 만족한 듯 조용히 의자에 앉아 상의를 벗고 탄탄하게 다져진 상체를 드러냈다.그의 눈에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김단에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기쁨과 방금 전 그녀의 약병을 깨뜨렸다는 죄책감이 동시에 얽혀있었다.김단은 말없이 다가와 그의 상처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었다.그의 상처가 드러났을 때 김단과 소하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한아, 제정신이냐?”그 상처는 단순한 실수로 인해 벌어진 게 아니었다.누가 봐도 일부러 아물어가던 상처를 다시 찢은 흔적이었다.소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하를 노려보았다.소하가 여기서 한마디만 더 했다가는 또 싸움이 날 게 뻔했다.김단은 아무 말 없이 붉게 벌어진 상처를 들여다보더니 묵묵히 약을 발라주기 시작했다.그녀는 끝까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소한 역시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기면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상처를 다 치료한 김단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장군이라면 자신의 몸부터 아껴야 합니다.”김단은 짧게 한마디 뱉어버리고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소한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9화

    생각해 보면 참 서글픈 일이었다.한때는 자신의 전부였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가 온갖 꾀를 부리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만 겨우 그녀를 볼 수 있는 꼴이라니.한때 자만심으로 빛나던 젊은 장군이 지금은 초라할 만큼 안쓰러운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었다.김단은 그를 향해 뭐라 질책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차라리 야멸차게 욕을 해서라도 정신 차리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조차 헛되이 들릴 만큼 이 남자의 모습은 너무 진심이었다.그때 소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내가 다치면 낭자가 약 발라주면 안 되겠소?”“안 됩니다.”김단은 단칼에 잘라내듯 대답했다.그녀의 목소리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전 군의관이 아닙니다. 전쟁터에서 다쳤다고 가정을 해보세요. 그때도 한양까지 올라와서 저한테 치료 받으실 겁니까?”그러자 소한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낭자가 내 상처를 봐준다고만 하면 난 얼마든지 참고 버틸 수 있소.”그 말에 김단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때 마침, 문밖에서 들려온 단단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또 다쳤다고?”곧이어 문이 열리고 검은 전투복 차림을 한 소하가 당당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몸에 딱 맞게 재단된 옷자락이 날렵한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렸고 허리춤에는 장검이 매달려 있었다.힘 있고 절도 있는 그 걸음에 방 안의 기류가 달라졌다.그를 발견한 김단은 자신도 모르게 환한 얼굴로 인사했다.“소하 도련님.”반면 소한의 얼굴은 순식간에 구겨지더니 찡그린 얼굴로 소하를 노려보며 날을 세웠다.“여긴 왜 왔습니까?”소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김단에게 인사한 뒤 소한을 바라보았다.“네가 다쳤다고 해서 말이다. 많이 다친 것이냐?”그러면서 그는 조용히 손을 뻗어 소한의 옷깃을 젖히려 했다.그러자 소한은 그 손길을 피하기 위해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관심 끄세요. 전 김단한테 치료 받으러 온 겁니다.”그 말에 소하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을 열었다.“김단은 바빠 보이는데? 네 약은 형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8화

    그 두 나인이 집요하게 김단을 괴롭혔던 건 단지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그들은 명백히 공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말이다.그리고 그 둘뿐만이 아니었다.세답방에 있던 사람들 중 그녀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이 있었던가?모두가 서원공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김단을 괴롭히고 짓밟는데 앞장섰다.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와중에도 두 나인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찧으며 용서를 구했다.하지만 김단의 머릿속에는 다른 장면이 떠올랐다.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피가 튀고 살이 찢기며 울부짖던 자신의 모습과 그녀의 고통을 즐기던 그 두 나인의 모습이 눈앞에서 다시 재현되는 듯했다.김단은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서원공주가 건넨 채찍을 건네받았다.무릎을 꿇은 두 나인을 잠시 바라보더니 조용히 팔을 들어 채찍을 내리쳤다.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것도, 감정을 담아 퍼부은 것도 아니었다.단정하고 절도 있게 한 사람당 다섯 대만 때렸다.두 나인은 땅바닥에서 몸을 웅크린 채 울부짖었다.채찍질을 멈춘 그녀는 채찍을 다시 서원공주 앞에 조용히 내밀었다.그 얼굴엔 분노도 통쾌함도 없었다.서원공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더니 무언의 손짓으로 두 나인을 끌고 가라고 지시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단의 얼굴에는 억눌린 감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그렇다면 분노를 터뜨리듯 채찍을 휘두를 줄 알았건만 김단은 여기서 멈췄다.예상과는 다른 그녀의 반응에 공주가 입을 열었다.“이걸로 충분한 것이오?김단은 천천히 숨을 내쉰 뒤 차분하게 말했다.“공주님께서 명하신 일인데 제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예전에도 제가 말씀드린 적이 있을 겁니다. 저의 원한이 깃든 사람은 저 둘이 아닙니다. 두 나인을 보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이 고통의 시작은 결국 진산군 댁과 임원 낭자입니다.”그 말에 서원공주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김단은 예전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믿지 않았다.단지 자신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거짓말을 뱉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7화

    “내가 준다 했으면 그냥 받으시오.”서원공주는 김단 앞으로 성큼 다가서더니 망설임 없이 비녀 위에 보요를 꽂아버렸다.금빛이 찰랑이자 세 알의 붉은 보석들이 더 눈부시게 빛났다.그 반짝임은 오히려 김단의 얼굴을 더 하얗고 뚜렷하게 만들어 주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원공주는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꼈다.김단에게 준 보요는 원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어릴 적 아버지께서 직접 내려준 소중한 물건이었다.그녀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던 장신구가 김단을 이토록 빛나게 해주니 너무나도 거슬렸다.김단의 머리 위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 보요는 마치 원래부터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그 사실이 묘하게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공주의 체면이 있으니 이미 내어준 물건을 다시 거두어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서원공주는 얼굴에 가벼운 불쾌감을 띄운 채 말했다.“나는 공주이니 값비싼 장신구들은 많소. 낭자에게 하나 내준다고 해서 아쉬울 거 없다는 뜻이오.”김단은 이 장신구가 예전에 자신이 모욕당하며 손에 쥐었던 공예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값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보요의 값은 공주에게 있어 그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할 것이다.김단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공주자가의 은혜는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성심을 다해 공주님께 보답해 드릴게요.”그 말은 김단이 의도적으로 뱉은 것이었다.오늘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공주였으니 김단은 그저 그녀의 의도대로 반응해 주기만 하면 된다.아니나 다를까, 서원공주는 김단의 태도에 만족한 듯 얼굴에 흐뭇한 기색이 번졌다.“낭자의 의술 실력이 출중하니 내 눈여겨본 게 아니겠소? 기억해시오. 낭자만 잘한다면 나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오.”“명 받들겠습니다.”김단은 여전히 정중한 태도로 고개를 숙였다.그러자 서원공주는 아무 말 없이 발길을 돌려 어화원의 안쪽 깊은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김단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렇게 시간이 조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6화

    약 한 시진이 흐른 뒤 김단은 정성껏 달인 약그릇을 조심스레 들고 중전의 방으로 들어섰다.세자는 이미 자리를 비운 뒤였고 중전 곁에는 서원공주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중전은 독으로 인해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약을 마시자마자 곧 잠에 들었다.서원공주는 어머니의 이불을 다정히 여며주고 나서야 조용히 밖으로 향했다.김단 역시 자연스레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그녀가 공손히 예를 갖추고 물러나려던 찰나 서원공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윤이야, 김 의원의 물건은 네가 대신 내의원으로 가져가거라. 나는 김 의원과 따로 나눌 말이 있다.”윤이는 고개를 숙이고는 김단이 들고 있던 약그릇을 받아든 뒤 조용히 자리를 떴다.그제야 서원공주는 고개를 돌려 김단을 바라보며 익숙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나와 잠깐 어화원으로 가지 않겠소?”그녀의 속내가 무엇인지 헤아릴 수 없었지만 공주의 부탁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멀찍이 떨어진 나인들을 뒤로하고 가을이 짙게 내려앉은 어화원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가을 끝자락의 정원은 특유의 고요함과 깊은 색채로 물들어 있었다.노랗게 물든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스치고 마른 낙엽이 조용히 발끝에서 사그라들었다.서원공주는 얼마 걷지 않아 조용히 걸음을 멈췄다.“오늘 오라버니 때문에 많이 놀랐소?”김단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세자저하께서 중전마마의 병이 걱정되어 그런 것이니 이해합니다.”김단은 정중하게 대답했지만 마음은 결코 편치 않았다.그녀가 진짜 경계하고 있는 대상은 세자가 아닌 바로 눈앞에 있는 공주였다.늘 고고하고 거만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던 사람이 이토록 부드럽게 말을 걸어오고 친절을 베푸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김단은 속으로 의심하고 있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그런데 그 순간 서원공주가 갑자기 김단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그 손은 생각보다 따뜻했지만 김단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갔다.“그동안 어머니 곁을 지켜줘서 고맙소. 낭자가 아니었다면 어머니께서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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