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6화

Penulis: 적매화
죽마고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그녀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단 한 번도 그녀를 안중에 두지 않았더라도.

하지만 아무리 낯선 사람이라도?

소한의 성품으로는 결코 낯선 여자에게 이런 추잡스러운 짓을 할 리가 없다.

그런데 왜 하필 그녀에게는 할 수 있는가?

어떻게 그들은 모든 악의를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쏟아낼 수 있는가!

소한의 얼굴은 한쪽으로 비뚤어졌고, 입가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임학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소한은 어릴 때부터 매우 우수해, 그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따귀를 때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김단이...

그는 소한이 화를 낼까 봐 김단을 급히 가로막으며 말했다.

“단이야, 화내지 마거라.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너를 위해서야...”

“나를 위해서라고?”

김단은 고개를 돌려 임학을 바라보며, 입가에 서늘한 비웃음을 띄웠다.

임학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그녀는 다시 소한을 바라보았다.

“소 장군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저를 위해서라고?”

소한은 어두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혀끝으로 자신의 입가를 핥으면서, 김단의 힘이 언제 이렇게 커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학은 급하게 말했다.

“당연히 너를 위해서지! 그렇지 않으면? 명정대군에게 시집보내 얻어맞아 죽게 놔두라고?”

“네 부모님이 직접 나를 명정대군에게 선물한 거라고!”

김단은 소리치며 임학의 말을 끊었다.

눈에 타오르는 분노는 그를 잿더미로 만들려는 듯했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임학이 매번 그녀를 다치게 하는 일을 하면서도 그녀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렇게 당당한 것이 정말 지겹다.

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의 아픔을 억누르고,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

“왜 당신 부모님이 이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까?그들은 당신이 무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진산군댁의 세습을 지켜낼 수 없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들은 당신의 부귀영화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명정대군을 선택한 겁니다!”

그녀는 마침내 진실을 까발리고, 적나라한 진실은 임학을 입 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7화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소한이 가장 먼저 반응하면서 눈썹을 찌푸리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언제 일어난 일이오?”임씨 부인은 계속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궐에서 방금 전해진 소식이야, 듣자 하니 당우리 쪽의 산적이라 한다!”당우리?임학은 놀라서 물었다.“당우리는 한양에서 10여 일이나 떨어진 거리입니다.하물며 명정대군은 오늘 아침 약왕곡으로 출발해 남쪽으로 향했는데, 어떻게 당우리의 산적과 마주칠 수 있단 말입니까?”당우리 산적은 보통 산적이 아니다!이 말을 들은 김단은 가슴이 요동쳤다.“명정대군이 약왕곡에는 왜 갔습니까? 결혼을 앞둔 시점에 약왕곡에 가서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약왕곡은 국경 변두리와 가까운 지역이지만, 한양에서 족히 한 달 정도의 거리에 있다.명정대군이 아무리 서두른다 해도 한 번 오가려면 꼬박 두 달이 걸릴 것이다.하지만, 주상은 이미 최후의 기한을 정해 두었으니, 두 달 내로 명정대군은 탐라성으로 출발해야만 한다!김단이 질문을 던지자, 임학은 우물쭈물하며 입을 떼지 못했다.그의 이런 태도를 본 김단은 물론, 임씨 부인조차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임씨 부인은 즉시 임학의 팔을 끌어당겨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학이, 사실대로 말해라. 명정대군이 한양을 떠난 일이 너와 관련이 있느냐?”당연히 관련이 있다.그가 명정대군에게 약왕곡이 절단된 다리를 다시 이을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명정대군이 당우리의 산적들에게 잡힐 줄은 생각도 못 했다.임학이 말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임씨 부인은 화가 나서 끊임없이 임학을 때렸다.“너는 어찌 계속 일을 저지르냐? 만약 명정대군이 잘 못 된다면, 너는 명정대군에게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니?”임학은 당연히 알고 있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임씨 부인이 때리고 욕하도록 내버려두었다.그리고 김단도 마침내 깨달았다.“그래서, 너희가 일부러 명정대군을 따돌리고 나를 소하에게 보낸 것이었소?”임학은 여전히 입을 열지 못한 채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8화

    마지막 한 마디는 무겁게 들려, 임원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그래서 임원은 임씨 부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어머니, 언니가 피곤하다고 하니, 우리 먼저 돌아가요! 언니가 푹 쉬게요.”자기도 진정해질 수 있도록.그녀는 임씨 부인이 더 있으면 김단이 자기가 술을 먹인 일을 폭로할까 봐 두려웠다.비록 이 일은 임씨 부인이 언젠간 알게 될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다.적어도 오라버니가 옆에 있어야 한다...임씨 부인은 임원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김단의 붉어진 얼굴을 보더니, 아직도 임학에게 화가 나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지금은 말을 꺼낼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하물며 그녀 역시 임학 때문에 화가 나 명치가 아팠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단이는 푹 쉬어라, 내가 내일..., 이틀 후에 다시 보러 오마.”말을 마치자, 임씨 부인은 비로소 임원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그러나 두 사람이 아직 몇 걸음 나가기도 전에 뒤에서 김단의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명희를 끌고 오너라.”그녀가 말한 것은 ‘끌고’ 오는 것이다.임원의 몸은 굳어졌고, 심장은 마치 무언가에 심하게 두들겨 맞은 것만 같았다.그녀는 김단이 일부러 그녀에게 들려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예전 같으면, 그녀는 틀림없이 남아서 명희를 위해 사정하고, 잘못을 자신의 몸에 짊어질 것이다.그런데 오늘은...임원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끝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녀는 여기에 더 이상 남을 수 없었다. 임씨 부인이 그녀가 한 일을 알게 해서는 안 되고, 부모님이 그녀에게 실망하게 만드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그러나 그녀는 명희가 이미 끌려 나와 김단의 옆에 무릎을 꿇고, 그녀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떠난 것을 보고 있을지 몰랐다.임원이 돌다리를 건너자, 김단은 그제야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어떡하냐? 네 집 아씨가 너를 버린 것 같은데.”이 한마디 말이 명희의 이성을 되돌려놨다.그녀는 김단의 두 다리를 껴안고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언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49화

    “아씨!”숙희는 놀라 급히 달려가 쓰러지는 김단을 붙잡았다.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아씨, 왜 이러십니까?”도련님께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셨기에 아씨를 이렇게 만드신 겁니까!김단은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렇게 익숙한 느낌은 그녀의 마음을 차갑게 했다.“약성이 발작한 거야.”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허약하게 들렸다.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정암에게 안겨 있던 순간이 떠올랐다.심지어 마지막에는 제정신이 아니어서 정암의 허리띠를 풀 뻔했다...다행히도, 정암은 결정적인 순간에 그녀의 손을 눌러 제지했다.한바탕 약효가 지나가고 나서야, 그녀는 마침내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이미 약성을 참아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또 발작이 일어났다!숙희는 당황했다. “그러면 어떡하죠? 소인이 가서 의원을 불러올까요?”김단은 바삐 고개를 저었다.의원을 찾으면 안 된다.약성이 발작하면 그녀도 자신의 언행을 통제할 수 없다. 의원도 비록 나이가 있지만 그래도 남자이다.지금 그녀가 생각할 때 아마도 정암만이 이런 상황에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김단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냉수를 가져오거라.”그녀는 전에 세답방의 나인들이 미약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는데, 찬물에 몸을 담으면 좋아진다고 말했다.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남자를 불러오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숙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김단을 부축해 침대에 눕히고 나서야 허둥지둥 문 밖으로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목욕통에 찬물이 가득 찼다.숙희는 김단을 부축하여 목욕통에 앉게 했다.비록 봄이 되었지만, 이렇게 찬물에 앉아 있으면 여전히 뼛속까지 시릴 만큼 차가웠다.그러나 다행히 이 얼음장 같은 추위가 몸 안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가라앉혔고, 김단의 혼란스러웠던 정신도 점차 맑아지기 시작했다.김단은 숙희가 한쪽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자,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0화

    그녀는 이제 막 명정대군의 약점을 쥐고 협박해, 앞으로는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했는데, 이런 일이 터질 줄이야...약성과의 충돌 때문인지 김단의 머리는 점점 혼미해졌고, 결국 더는 버티지 못하고 기절하고 말았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이었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있었고, 이미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아씨, 깨어났어요!”숙희는 침대 옆에 서서 안도한 듯 기뻐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 밑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는 하룻밤 내내 김단을 곁에서 지켰음을 말해주고 있었다.김단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온몸에 힘이 빠져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숙희는 김단을 조심스레 부축해 침대에서 내리게 한 뒤, 그녀를 위해 옷을 입혀주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아씨, 소인이 의원에게 슬쩍 물어봤는데 약을 쓴 사람을 찾아야 해독제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더 중해질 수도 있답니다.”김단은 눈썹을 찌푸렸다.“도련님은 돌아왔어?”숙희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요, 어젯밤에 궐에 들어간 후 줄곧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하지만 약을 산 사람은 임학이다. 그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녀는 또 어디로 가서 해독제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해독제가 없으면 이 약성이 다시 발작할지는 김단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그런데 밖에서 갑자기 시녀가 통보했다.“아씨, 정암 종사관이 뵙자고 하십니다.”정암?그를 생각하자 김단은 어제 자신이 추태를 부린 모습을 떠올라, 얼굴이 빨개졌다.이 상황을 보니 숙희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아씨, 정암 종사관이 왔다는데 왜 부끄러워하세요?”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김단은 멍하니 생각하더니 뾰로통해서 숙희를 노려보았다.“내가 뭘 부끄러워했다고. 어제 정암 종사관이 날 구해줬어, 빨리 가서 청하라.”숙희는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네, 지금 청하러 갑니다!”말을 마치자, 도망쳤다.숙희가 정암을 응접실로 모시고 갔다.김단이 왔을 때 정암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김단을 보자, 그는 입에 있는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1화

    화들짝 놀란 두 사람은 이내 뺐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난 정암은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한편, 곁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숙희는 너무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난 김단도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있었고 그렇게 어색해진 분위기와 함께 두 사람은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정암이 먼저 말을 꺼냈다.“저기, 전, 전 군중에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서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정암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자 김단도 인사를 한 뒤, 떠나는 정암의 뒷모습을 말없이 쳐다보았다.이때, 숙희가 갑자기 김단에게 갑자기 다가가 씩 웃으며 말했다.“아씨, 종사관 나으리 귀를 보세요. 거의 익어가고 있습니다! 나으리는 아씨를 연모하고 계신 게 확실합니다!”김단과 그저 손이 살짝 닿았을 뿐인데 얼굴이 저렇게 터질 것처럼 빨개지다니.한편, 가볍게 미소를 짓던 김단은 숙희의 말에 표정이 확 굳어졌다.“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김단은 명정 대군과 혼약을 한 사이인데 유언비어 몇 마디로 정암이 목숨 걸고 쟁취해낸 종사관의 자리를 잃게 만들 수는 없다.숙희도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가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아 참, 아씨, 명희 걔는 어떻게 벌하실 거예요?”명희가 언급되자 김단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입을 찢어버리고 집안에서 쫓아내거라!”화들짝 놀란 숙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명희는 이제 아씨의 여동생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둘째 아씨가 알면 또 울면서 찾아오실 게 분명합니다.”숙희는 명희가 김단 아씨와 모종의 연관이 있다는 것을 절대 믿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김단 아씨가 명희에게 이런 벌을 내린다면 사람들은 김단 아씨를 악독하고 잔인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다.더군다나 둘째 아씨가 매번 울면서 김단 아씨를 찾아와 징징거리면 결국 피해를 입는 건 항상 김단 아씨였기에 숙희는 걱정이 되었다.하지만 김단은 그저 피식 코웃음을 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2화

    소리를 지르던 덕빈은 다시 한번 김단의 뺨을 때렸고 김단은 너무 큰 충격에 몸을 휘청거렸다.김단은 퉁퉁 부은 얼굴을 감싸 쥐고는 잔뜩 흥분한 덕빈을 보며 서러움과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지만 결국 순순히 덕빈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덕빈은 전혀 진정되지 않은 채 김단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넌 그저 잡종 배에서 태어난 천박한 년일 뿐이야! 난 네가 불쌍해서 우리 명정 대군과 혼인까지 허락해 줬는데 네가 감히 내 아들을 무시해? 네년이 아니었다면 내 아들은 갑자기 한양을 떠나 약왕곡에 찾아가지도 않았을 거야!”덕빈의 말에 김단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아마도 덕빈은 김단이 명정 대군을 협박한 일을 알게 된 것 같았다.하지만 김단은 명정 대군을 무시해서 그를 협박한 게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김단은 더 이상 명정 대군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면서 살 수 없었으며 또한 그가 다른 여자들을 함부로 때리는 것을 그저 두고 볼 수도 없었다.김단은 임학이 명정 대군에게 약왕곡에 절단된 다리가 다시 자라나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거짓말을 할 줄은 몰랐으며 명정 대군이 약왕곡에 찾아갔다가 당우리의 산적들에게 잡혀가게 될 줄은 더더욱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지금 덕빈 마마에게 상황을 설명한다고 해도 그저 덕빈 마마의 화만 더욱 돋우게 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김단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김단이 전혀 반항을 하지 않자 덕빈은 그제야 조금 진정이 되는 듯했지만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었으며 눈물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덕빈에게는 아들이 명정 대군 한 명뿐이기에 만약 명정 대군에게 문제라도 생기면 덕빈도 제정신으로 살 수 없을 것이다.이때, 곁에 서있던 궁녀가 얼른 다가가 덕빈을 부축했다.“마마, 노여움 푸십시오. 이러다가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명정 대군께서는 꼭 무사히 돌아오실 수 수 있을 겁니다.”궁녀는 덕빈이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따듯한 차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3화

    김단은 시종일관 한 마디 반박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아들의 생사도 확인이 되지 않는 모친의 마음이 얼마나 절망스러울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더군다나 덕빈 마마처럼 신분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일반 백성들의 목숨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며 그들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김단이 명정 대군에게 맞아 죽었다고 해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때문에 덕빈에게 있어서 아들의 목숨만 귀하고 김단이 그 귀한 아들에게 맞아 죽는다고 해도 감히 김단은 반항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김단은 무릎을 꿇은 채 자신의 치맛자락을 쳐다보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왜 명정 대군의 목숨은 귀하고 그녀의 목숨은 천하단 말인가? 왜 그 여인들은 명정 대군에게 잔인한 괴롭힘을 당하다가 죽어도 전혀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분노가 점점 차오른 김단은 산적들이 명정 대군의 배를 갈라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정신을 번쩍 차렸다.명정 대군은 김단에게 있어서 진산군 관저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빠른 방법이기에 명정 대군은 아직 죽으면 안 된다. 죽는다고 해도 반드시 그녀와 혼인을 하고 나서 죽어야 한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렇게 김단은 주먹을 꽉 쥔 채 계속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해가 질 때까지 덕빈은 몇 번이나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가 진이 빠져서 옆 병풍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이때, 궁녀 한 명이 다가와 덕빈 앞에 고개를 숙인 채 보고를 올렸다.“마마, 소 장군과 임학 도련님께서 마마를 찾아오셨습니다.”소한과 임학이 찾아왔다는 말에 김단은 미간을 확 찌푸렸고 병풍에 기대어 쉬고 있던 덕빈도 힘겹게 몸을 일으켜 퉁퉁 부은 두 눈으로 김단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넌 참 실력도 좋아! 내 아들은 아직 생사도 모르는데 널 위해서 저렇게 남자 두 명이나 한꺼번에 찾아오고 말이야!”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궁녀를 힐끗 쳐다보며 언성을 높였다.“만나고 싶지 않으니 돌아가라고 전해!”“하… 하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54화

    덕빈은 수중에 가지고 있는 산업들도 많았고 친정도 부잣집이었기에 아들만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뭐든 내어줄 수 있었다.하지만 소한의 대답에 덕빈은 다시 한번 희망을 잃고 말았다.“그자들이 원하는 건 관청의 공문입니다. 그자들이 산속이 아닌 당우리 마을에 내려와서 살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한 마디로 산적들은 관청의 인정을 받아 당당하게 산을 차지할 뿐 아니라 대놓고 마을을 강탈하겠다는 뜻이다.하지만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이런 요구는 황제의 존엄을 발로 무참하게 짓밟는 거나 다름없기에 산적들이 명정 대군을 죽인다고 해도 황제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어차피 황제한테는 명정 대군 말고도 아들이 많으니까.이런저런 생각에 덕빈은 결국 바닥에 주저앉았고 궁녀들은 재빨리 달려가 덕빈을 부축했다.“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까? 내 아들을 어떻게 해야 구할 수 있단 말인가?”정녕 명정 대군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라는 건가? 하지만 이때, 임학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덕빈 마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상께서 소 장군에게 병사를 이끌고 명정 대군을 구해오라는 어명을 내리셨습니다. 소 장군은 무조건 명정 대군을 무사히 구할 수 있을 겁니다.”임학의 말에 덕빈은 그저 씁쓸하게 웃었다.“그럼 소 장군은 산적들이 어디에 숨어있는 알고 있는 것이오?”명정 대군을 잡아간 산적들은 현재 당우리에 있는 산적들이 아니었다.그들은 당우리에서 출발하여 명정 대군을 납치한 뒤 어딘가에 숨어있는 게 분명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은신처를 알아내지 못했다.덕빈의 실망한 말투에 임학은 다시 말을 꺼냈다.“소인과 소 장군은 오늘 이 일로 마마님께 찾아온 것입니다.”“그게 무슨 뜻인가?”덕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임학을 쳐다보자 임학은 서서히 고개를 김단에게 돌렸다.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김단은 임학의 시선이 느껴졌고 불안한 마음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명정 대군께서 서신에 쓴 내용에 의하면 산적들은 명정빈으로 명정 대군을 교환할 생각이

Bab terbaru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4화

    덕빈의 그 한 대는 정말이지 강렬했다.그 탓에 김단이 전하를 알현하러 갔을 때 한쪽 뺨은 눈에 띄게 부어올라 있었다.덕빈이 김단의 뺨을 때린 일은 이미 전하의 귀에도 들어갔다.그런데 김단의 부은 얼굴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그의 미간이 저절로 찌푸러졌다.“이렇게 심하게 때렸단 말이냐?”김단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별일 아닙니다. 이미 약을 발랐습니다.”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그의 스승이 알려준 처방대로 만든 약을 사용했다면 붓기와 열기가 말끔히 사라졌을 것이다.하지만 김단은 전하의 걱정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부은 얼굴로 그를 만나러 왔고 약을 썼다고 거짓말을 했다.전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짐이 사람을 시켜 확인해 보았다. 손헌이 죽은 시각에 낭자는 궐 안에 있었더구나. 무엇보다 낭자같이 허약한 자가 손헌 같은 자를 해치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손헌은 어찌 되었든 한때 금군을 이끌던 총령이다.김단은 체구도 작고 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않았기에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전하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덕빈이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지.”김단은 그 말속에 숨은 의도를 명확히 읽어냈다.전하는 이 일로 덕빈을 엄하게 벌할 생각이 없었다.전하 마음속에서 덕빈은 여전히 큰 존재였다.김단은 그의 뜻을 따라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덕빈마님께서 먼저 자식을 떠나보내셨고 이번에는 동생마저 잃으셨습니다. 일시적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그 분노를 삭히지 못해 병이라도 얻으실까 걱정됩니다.”전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이때다 싶어 김단은 머리를 숙이며 전하에게 간곡히 부탁했다.“간청하옵니다 전하. 전하께서 동의하신다면 제가 덕빈마님을 찾아가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그리고 겸사겸사 진맥도 해보려고 하는데 괜찮으신지요?”김단의 태도에 전하는 매우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참으로 마음 넓은 아이로구나. 그런 성품을 지녔으니 최지습도 낭자를 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3화

    김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리고 곧 이어진 건 덕빈의 날 선 고함이었다.“천한 계집년이! 대체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단 말이냐! 기아를 죽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동생까지 죽여?”내가 죽였다고?김단의 눈썹이 찌푸려졌다.본능적으로 서원공주를 힐끗 바라본 후 덕빈을 향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덕빈마님, 부디 진정하세요. 이 일에는 분명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무슨 오해!”덕빈은 날카롭게 소리치며 다시 김단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다행히 이번에는 김단이 몸을 뒤로 빼며 그 손을 피했다.하지만 덕빈은 포기하지 않았다.그녀가 거칠게 김단을 향해 달려들려는 순간 뒤늦게 달려온 윤이와 나인들이 덕빈을 제지했다.그러나 덕빈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손헌이 당한 죽음은 너무나도 처참하고 모욕적이었다.그건 단순한 처벌이 아니었다.손 씨 가문 전체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었다.몸이 붙잡혀도 그녀는 계속해서 발악했다.마치 그녀의 살갗을 찢어버리고야 말겠다는 기세였다.이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원공주가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로 얘기했다.“감히 중전의 침전 앞에서 난동을 부리다니요. 중전마마를 눈에 두지 않는다는 뜻입니까?”“당장 덕빈을 가두거라. 이번 일은 내 직접 아버님께 아뢰어 엄벌을 청할 것이다.”“예.”나인들은 일제히 대답한 뒤 덕빈을 붙잡고 억지로 끌고 갔다.그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고함소리는 여전히 귓가에서 메아리쳤다.김단의 뺨은 벌겋게 부어올랐고 화끈거리는 통증도 선명히 남아 있었다.그때 서원공주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괜찮소?”김단은 고개를 돌려 공주를 바라보았다.“공주님께서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이 정도 상처는 약만 바르면 금방 나을 겁니다.”그 말에 서원공주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단이 집요하게 자신을 응시하자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보시오?”김단은 한숨을 내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대체 공주님께서는 무슨 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2화

    전하가 떠난 뒤 서원공주는 김단과 함께 중전에게 예를 올렸다.중전의 침실을 나선 그들 뒤로 윤이와 다른 나인들은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며 걷고 있었다.김단은 직감적으로 공주가 자신에게 따로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아니나 다를까 그들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서원공주는 입을 열었다.“아버지의 몸을 돌보는 일은 후궁들과는 차원이 다르오. 오늘 내가 먼저 나서지 않았다면 낭자 같은 의원이 어찌 아버지의 몸을 돌볼 기회가 있겠소?”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전하를 가까이 뵙기 어려웠겠지만 자신처럼 명의의 제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달랐다.그러나 그 진실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낼 필요는 없었다.김단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모두 공주님 덕분입니다.”서원공주는 만족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앞으로도 잘하시오. 아버지께서 만족해 하신다면 낭자를 어의로 만들어 줄 수도 있소.”그러고는 무언가 떠오른 듯 그녀는 조금 더 목소리를 낮추었다.“그러고 보니 수 어의도 나이가 많지 않소? 몇 해 안에 물러나게 되면 그 자리를 낭자에게 주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오.”그녀는 마치 김단의 미래를 꽃길로 닦아주는 후원자라도 되는 양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김단은 그런 자리에 관심이 없었다.그녀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뿐이었다.사랑하는 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신의 곁에 있어주는 것.벼슬이나 권세 따위를 목표로 두고 있는 게 아니었다.그럼에도 겉으로는 감격한 듯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김단의 연기를 공주가 눈치챌 리 없었다.여인으로서 관직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 직접 김단을 내의원 원장 자리까지 밀어주겠다고 나섰으니 김단이 감격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서원공주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그녀는 김단을 바라보더니 낮고 느릿한 말투로 얘기했다.“낭자는 이제 내 사람이오. 그러니 나는 낭자를 돌봐줄 책임이 있소. 이거 하나만은 명심하시오. 말을 잘 듣는 자만이 은혜를 누릴 수 있소.”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1화

    소하의 미간에는 어느새 짙은 근심의 스며들었다.소한은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억지로 붙잡거나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의 방식은 여전히 극단적이었다.거의 다 나아가던 상처를 일부러 뜯어내어 다시 덧나게 하다니...그렇게 자신의 몸을 해쳐가며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하지만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한은 듣지 않을 것이다.자신의 말은 힘이 없다는 걸 이미 오래전부터 체감하고 있었다.그저 방금 전 김단이 한 말이 소한을 정신 차리게 할 수 있기를 바랐다.시간은 조용히 흘러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이날도 김단은 평소처럼 중전의 약을 들고 그녀의 처소를 찾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중전의 문병을 온 전하와 마주치게 되었다.전하는 중전의 곁에 앉아 나인들이 중전에게 약을 먹이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더니 김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중전의 몸은 어떠하냐? 도대체 언제쯤이면 완전히 회복된단 말이냐?”김단은 머리를 숙이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중전마마의 기력은 지난 보름 사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지만 중독된 세월이 워낙 오래되었기에 완전히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전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해 보면 십여 년간 몸속에 쌓인 독이 하루아침에 깨끗이 나을 리 만무했다.다만 최근 소하로부터 중전에게 독을 먹인 자가 중전의 외가 친척인 맹씨 집안이라는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문득 그 생각이 떠오르자 전하의 눈썹이 자연스레 찌푸려졌다.그 표정을 본 서원공주는 혹여 김단이 책망당할까 걱정되어 급히 입을 열었다.“아버지, 어머니의 몸은 정말로 전보다 훨씬 나아지셨어요. 제가 직접 지켜봐서 확신할 수 있습니다.”전하는 딸이 김단을 두둔하는 모습이 의외였는지 조금 놀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정말 그러하냐?”“정말입니다.”서원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지금 김단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니 그녀를 지켜주는 건 당연했다.“어머니뿐만 아니라 궐 안의 다른 마님들도 얼굴빛이 많이 좋아지셨어요. 그건 아버지께서 가장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30화

    소한의 가슴에 감겨 있던 붕대 위로 선홍빛 피가 점점 번져가며 그 면적을 넓히더니 이내 붕대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그 모습을 본 소하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그는 망설임 없이 소한의 팔을 붙잡아 끌며 말했다.“상처가 덧났다. 약 발라줄 테니 가만히 있거라.”하지만 소한은 그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노골적으로 말했다.“형 도움은 필요 없습니다.”소하는 천천히 숨을 들이켜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는 소한이 또 김단을 귀찮게 한다는 소문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왔던 것이다.소한의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기에 굳이 내의원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방금 그 잠깐의 실랑이로 인해 상처가 다시 벌어질 줄은 소하도 예상하지 못했다.김단은 그런 상황에 이골이 난 듯 차가운 눈빛으로 소한을 노려보다가 결국 담담하게 말했다.“앉으세요 얼른.”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약통과 붕대를 가지러 갔다.소한은 그제야 만족한 듯 조용히 의자에 앉아 상의를 벗고 탄탄하게 다져진 상체를 드러냈다.그의 눈에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김단에게 치료받을 수 있다는 기쁨과 방금 전 그녀의 약병을 깨뜨렸다는 죄책감이 동시에 얽혀있었다.김단은 말없이 다가와 그의 상처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조심스럽게 풀었다.그의 상처가 드러났을 때 김단과 소하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한아, 제정신이냐?”그 상처는 단순한 실수로 인해 벌어진 게 아니었다.누가 봐도 일부러 아물어가던 상처를 다시 찢은 흔적이었다.소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하를 노려보았다.소하가 여기서 한마디만 더 했다가는 또 싸움이 날 게 뻔했다.김단은 아무 말 없이 붉게 벌어진 상처를 들여다보더니 묵묵히 약을 발라주기 시작했다.그녀는 끝까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소한 역시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기면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상처를 다 치료한 김단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장군이라면 자신의 몸부터 아껴야 합니다.”김단은 짧게 한마디 뱉어버리고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소한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9화

    생각해 보면 참 서글픈 일이었다.한때는 자신의 전부였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가 온갖 꾀를 부리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만 겨우 그녀를 볼 수 있는 꼴이라니.한때 자만심으로 빛나던 젊은 장군이 지금은 초라할 만큼 안쓰러운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었다.김단은 그를 향해 뭐라 질책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차라리 야멸차게 욕을 해서라도 정신 차리게 만들고 싶었지만 그조차 헛되이 들릴 만큼 이 남자의 모습은 너무 진심이었다.그때 소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앞으로… 내가 다치면 낭자가 약 발라주면 안 되겠소?”“안 됩니다.”김단은 단칼에 잘라내듯 대답했다.그녀의 목소리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전 군의관이 아닙니다. 전쟁터에서 다쳤다고 가정을 해보세요. 그때도 한양까지 올라와서 저한테 치료 받으실 겁니까?”그러자 소한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낭자가 내 상처를 봐준다고만 하면 난 얼마든지 참고 버틸 수 있소.”그 말에 김단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때 마침, 문밖에서 들려온 단단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또 다쳤다고?”곧이어 문이 열리고 검은 전투복 차림을 한 소하가 당당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몸에 딱 맞게 재단된 옷자락이 날렵한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렸고 허리춤에는 장검이 매달려 있었다.힘 있고 절도 있는 그 걸음에 방 안의 기류가 달라졌다.그를 발견한 김단은 자신도 모르게 환한 얼굴로 인사했다.“소하 도련님.”반면 소한의 얼굴은 순식간에 구겨지더니 찡그린 얼굴로 소하를 노려보며 날을 세웠다.“여긴 왜 왔습니까?”소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김단에게 인사한 뒤 소한을 바라보았다.“네가 다쳤다고 해서 말이다. 많이 다친 것이냐?”그러면서 그는 조용히 손을 뻗어 소한의 옷깃을 젖히려 했다.그러자 소한은 그 손길을 피하기 위해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관심 끄세요. 전 김단한테 치료 받으러 온 겁니다.”그 말에 소하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을 열었다.“김단은 바빠 보이는데? 네 약은 형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8화

    그 두 나인이 집요하게 김단을 괴롭혔던 건 단지 개인적인 악감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그들은 명백히 공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말이다.그리고 그 둘뿐만이 아니었다.세답방에 있던 사람들 중 그녀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이 있었던가?모두가 서원공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김단을 괴롭히고 짓밟는데 앞장섰다.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와중에도 두 나인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찧으며 용서를 구했다.하지만 김단의 머릿속에는 다른 장면이 떠올랐다.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피가 튀고 살이 찢기며 울부짖던 자신의 모습과 그녀의 고통을 즐기던 그 두 나인의 모습이 눈앞에서 다시 재현되는 듯했다.김단은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서원공주가 건넨 채찍을 건네받았다.무릎을 꿇은 두 나인을 잠시 바라보더니 조용히 팔을 들어 채찍을 내리쳤다.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것도, 감정을 담아 퍼부은 것도 아니었다.단정하고 절도 있게 한 사람당 다섯 대만 때렸다.두 나인은 땅바닥에서 몸을 웅크린 채 울부짖었다.채찍질을 멈춘 그녀는 채찍을 다시 서원공주 앞에 조용히 내밀었다.그 얼굴엔 분노도 통쾌함도 없었다.서원공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더니 무언의 손짓으로 두 나인을 끌고 가라고 지시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단의 얼굴에는 억눌린 감정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그렇다면 분노를 터뜨리듯 채찍을 휘두를 줄 알았건만 김단은 여기서 멈췄다.예상과는 다른 그녀의 반응에 공주가 입을 열었다.“이걸로 충분한 것이오?김단은 천천히 숨을 내쉰 뒤 차분하게 말했다.“공주님께서 명하신 일인데 제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예전에도 제가 말씀드린 적이 있을 겁니다. 저의 원한이 깃든 사람은 저 둘이 아닙니다. 두 나인을 보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이 고통의 시작은 결국 진산군 댁과 임원 낭자입니다.”그 말에 서원공주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김단은 예전에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믿지 않았다.단지 자신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거짓말을 뱉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7화

    “내가 준다 했으면 그냥 받으시오.”서원공주는 김단 앞으로 성큼 다가서더니 망설임 없이 비녀 위에 보요를 꽂아버렸다.금빛이 찰랑이자 세 알의 붉은 보석들이 더 눈부시게 빛났다.그 반짝임은 오히려 김단의 얼굴을 더 하얗고 뚜렷하게 만들어 주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원공주는 예상치 못한 감정을 느꼈다.김단에게 준 보요는 원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어릴 적 아버지께서 직접 내려준 소중한 물건이었다.그녀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던 장신구가 김단을 이토록 빛나게 해주니 너무나도 거슬렸다.김단의 머리 위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 보요는 마치 원래부터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그 사실이 묘하게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공주의 체면이 있으니 이미 내어준 물건을 다시 거두어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서원공주는 얼굴에 가벼운 불쾌감을 띄운 채 말했다.“나는 공주이니 값비싼 장신구들은 많소. 낭자에게 하나 내준다고 해서 아쉬울 거 없다는 뜻이오.”김단은 이 장신구가 예전에 자신이 모욕당하며 손에 쥐었던 공예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값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보요의 값은 공주에게 있어 그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할 것이다.김단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공주자가의 은혜는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성심을 다해 공주님께 보답해 드릴게요.”그 말은 김단이 의도적으로 뱉은 것이었다.오늘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공주였으니 김단은 그저 그녀의 의도대로 반응해 주기만 하면 된다.아니나 다를까, 서원공주는 김단의 태도에 만족한 듯 얼굴에 흐뭇한 기색이 번졌다.“낭자의 의술 실력이 출중하니 내 눈여겨본 게 아니겠소? 기억해시오. 낭자만 잘한다면 나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을 것이오.”“명 받들겠습니다.”김단은 여전히 정중한 태도로 고개를 숙였다.그러자 서원공주는 아무 말 없이 발길을 돌려 어화원의 안쪽 깊은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김단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그렇게 시간이 조금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726화

    약 한 시진이 흐른 뒤 김단은 정성껏 달인 약그릇을 조심스레 들고 중전의 방으로 들어섰다.세자는 이미 자리를 비운 뒤였고 중전 곁에는 서원공주만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중전은 독으로 인해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약을 마시자마자 곧 잠에 들었다.서원공주는 어머니의 이불을 다정히 여며주고 나서야 조용히 밖으로 향했다.김단 역시 자연스레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그녀가 공손히 예를 갖추고 물러나려던 찰나 서원공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윤이야, 김 의원의 물건은 네가 대신 내의원으로 가져가거라. 나는 김 의원과 따로 나눌 말이 있다.”윤이는 고개를 숙이고는 김단이 들고 있던 약그릇을 받아든 뒤 조용히 자리를 떴다.그제야 서원공주는 고개를 돌려 김단을 바라보며 익숙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나와 잠깐 어화원으로 가지 않겠소?”그녀의 속내가 무엇인지 헤아릴 수 없었지만 공주의 부탁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멀찍이 떨어진 나인들을 뒤로하고 가을이 짙게 내려앉은 어화원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가을 끝자락의 정원은 특유의 고요함과 깊은 색채로 물들어 있었다.노랗게 물든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스치고 마른 낙엽이 조용히 발끝에서 사그라들었다.서원공주는 얼마 걷지 않아 조용히 걸음을 멈췄다.“오늘 오라버니 때문에 많이 놀랐소?”김단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대답했다.“세자저하께서 중전마마의 병이 걱정되어 그런 것이니 이해합니다.”김단은 정중하게 대답했지만 마음은 결코 편치 않았다.그녀가 진짜 경계하고 있는 대상은 세자가 아닌 바로 눈앞에 있는 공주였다.늘 고고하고 거만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던 사람이 이토록 부드럽게 말을 걸어오고 친절을 베푸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김단은 속으로 의심하고 있었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그런데 그 순간 서원공주가 갑자기 김단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그 손은 생각보다 따뜻했지만 김단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갔다.“그동안 어머니 곁을 지켜줘서 고맙소. 낭자가 아니었다면 어머니께서는 아마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