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61 - Chapter 70

100 Chapters

제61화

‘도아영, 너 뭐 돼?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이수호 없이 네가 과연 회사 자금난을 해결할 것 같아?’그 시각, 이경 그룹.이수호는 오늘 실검 1위에 뜬 기사를 보았는데 [이경 그룹 오너, 도원 그룹 따님과 극적인 화해.]라는 타이틀이었다.앞에 있는 안지원은 수중의 서류를 보다가 이수호에게 말했다.“대표님, 이제 이경 그룹과 도원 그룹에서 다시 정략결혼을 하게 된 걸 모두가 알아버렸어요. 그렇다면 전에 우리가 도원 그룹의 투자를 철회한 건...”“이미 다 철회한 거 아니었어?”이수호가 차갑게 되묻자 안 비서는 흠칫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왕 투자 철회했으면 더 이상 재투자할 이유는 없어.”“하지만 도원 그룹에 자금이 없다면 3일 이내로 무너질 게 뻔합니다. 그때 가서 대표님이 아영 씨와 결혼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이수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피식 웃었다.“그때까지 기다려야 아영이가 내게 와서 사정할 거 아니야?”“그렇지만...”“너도 봤지? 이번에 이나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아영이가 아무리 내 앞에서 거만을 떨어도 결국 다 도씨 일가에서 뒷받침해주기 때문이야. 이번에 가문 전체가 무너지면 도아영은 분명 내게 와서 무릎 꿇게 돼 있어!”이수호의 말을 들으면서 안지원은 깊은 침묵에 빠져버렸다.“다만 제가 듣기로 아영 씨는 이미 회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대요. 현재 도씨 일가의 모든 산업을 아영 씨가 책임지고 있다고 합니다.”“종일 먹고 놀기만 하던 부잣집 딸내미가 뭘 안다고 회사를 운영하겠어?”이수호는 여전히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일단 며칠 내버려 둬. 걔가 과연 어떻게 도원 그룹 자금난을 해결할지 어디 한번 지켜봐야겠어.”다음날 강이나가 손목을 그은 척한 에피소드도 잇달아 실검에 올랐다.그녀에게 순식간에 [연약한 척하는 여자]라는 타이틀이 붙고 말았다.댓글 창에도 죄다 도아영을 편들어주는 내용들이었다.[손목을 긋지도 않았는데 붕대는 왜 감는대? 행여나 남들이 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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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유하영은 분노에 찬 눈길로 도아영을 째려보더니 손을 번쩍 들어서 그녀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이를 본 강이나가 재빨리 유하영을 말렸다.“하영아, 이러지 마.”“이나 넌 상관 마.”유하영은 그런 강이나를 내팽개치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도아영을 힘껏 노려봤다.“너 맞지? 댓글 알바 구해서 우리 이나 악플 테러 당하게 한 거?!”주변 사람들도 요란스러운 인기척에 이쪽으로 시선이 쏠렸고 순간 도아영과 강이나 일행은 식당의 화제 인물로 변해버렸다.유하영의 물음에 도아영이 머리를 들고 낯선 두 여자를 번갈아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명품 옷, 명품 시계를 둘렀지만 왠지 고급지다는 느낌은 없었다. 집에 돈은 좀 있는데 매달 수입이 아무래도 천만 원대를 초과하지 못할 듯싶었다.두 여자는 이틀 전 강이나의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다.안 가고 싶은 게 아니라 그녀들이 자격 미달이니까.드디어 도아영이 되물었다.“누구?”“그건 알 바 없고! 넌 그냥 도원 그룹 딸이란 백만 믿고 날뛰는 거잖아! 잘 들어. 이수호 대표님이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 이나야. 절대 너일 리가 없다고! 너야말로 남들 사이에 끼어든 내연녀야!”유하영의 당당한 모습에 도아영은 실소를 터트렸다.“이봐, 학생. 정략결혼이 뭔지 아직 모르나 본데. 아니 한성대생이 어떻게 이토록 무식한 말을 내뱉을 수가 있지?”순간 유하영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뭐라고?!”“한성대에 들어온 학생들 중에 집안 형편이 안 좋은 애들은 없어. 또한 이경 그룹과 도원 그룹의 정략결혼은 양측 회사가 서로 이득을 보는 성인들 사이의 거래야. 신분을 따져도 나야말로 이수호 씨 약혼녀 아닌가? 장차 수호 씨의 합법적인 아내가 될 사람인데 대체 누가 누구더러 내연녀라고 하는 거야?!”“너! 하여튼 입만 살아서!”유하영은 말로 안 되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이 대표님 할머니가 우리 이나 반대하지만 않았어도 너 같은 건 대표님 곁에 얼씬거릴 자격도 없어. 뻔뻔스럽게 어디서 함부로 입을 나불거려?”“그래, 맞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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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도아영은 눈웃음을 지으며 더없이 단호하게 말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강이나는 안색이 더 일그러졌다.“하영아, 나린아, 우리 이만 돌아가!”“거기 서!”문득 도아영이 싸늘한 목소리로 세 사람을 불러세웠다.“내가 가라고 한 적 없는데?”“야, 도아영, 우리 이나가 너랑 더 따져 묻지도 않겠다는데 뭘 더 어쩔 셈이야?”도아영은 바닥에 널브러진 음식을 바라보다가 그녀들에게 말했다.“누가 함부로 음식 낭비하래?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어?”보다 못한 조나린이 앞으로 다가서며 야유 조로 쏘아붙였다.“우리가 정말 모를 것 같아? 너희 도원 그룹은 이제 궁지에 몰렸어. 이씨 일가랑 결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겨우 이 대표님 의지하면서 버텨가는 도원 그룹 아가씨가 지금 어디서 잘난 척이야?”조나린은 주위 사람들을 쭉 둘러보더니 일부러 오버하며 말했다.“설마 우리 도아영 씨가 돈이 너무 궁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건 아니지? 애초에 이 대표님한테 대시할 땐 그렇게 비천하게 굴었다면서? 무릎 꿇고 대표님 신발을 닦아주는 건 물론이고 하는 짓이 가정부가 따로 없었다던데? 종일 할머니께 잘 보이려고 아양 떨다가 끝내 이경 그룹 미래 사모님 자리를 꿰찬 거잖아.”여기까지 말한 조나린은 더욱 도발하는 듯한 눈빛으로 도아영을 째려봤다.“오늘도 그때처럼 무릎 꿇고 우리한테 빌어봐봐. 그럼 이 한 끼는 우리가 쏠게.”“그래. 우리 학교 식비가 얼마나 비싼지 여기 모르는 사람 있어? 아영이 네 식판엔 죄다 야채만 들어있네. 육류는 돈 없어서 못 먹는 거야?”방금 제대로 한 방 먹은 유하영은 금세 어깨를 펴고 의기양양하게 도아영을 쳐다봤다. 마치 그녀의 약점이라도 잡은 것처럼 말이다.그녀는 밖에 대고 큰소리로 외쳤다.“다들 여기 봐봐요. 도아영이 글쎄 밥 한 끼 얻어먹으려고 우리한테 무릎 꿇고 구걸하고 있어요!”순간 식당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고 싶은 모양이다.한편 강이나는 말리는 척하며 유하영과 조나린에게 속삭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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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이때 차분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인파들 속에서 울려 퍼졌다. 뭇사람들은 구연준을 보더니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서며 길을 내주었다.그가 한성대에 자주 초청받는 교수란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게다가 그는 또 한성대 최대 투자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구연준은 매년 학교에 몇천만 원가량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또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하는 관계로 학교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게 그를 초청하고 있다.한성대에서 구연준은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이 학교를 벗어나면 그에겐 또 구호 그룹 오너라는 신분이 따라붙는다.이 아이들이 아니라 얘네들 아빠가 와도 구연준 앞에선 대표님이라고 깍듯이 인사해야 할 판이다.유하영은 구연준을 보더니 표정이 굳어버렸다.“선... 선생님.”한편 구연준은 고개를 숙이고 엎어진 식판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희 집안 먹성이 아주 좋은가 봐? 내 밥그릇까지 엎어버리고 말이야?”“아, 아니에요 그런 거!”유하영은 재빨리 손을 내저으며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저는 또... 아영이 식판인 줄 알고...”이에 구연준이 옆에 있는 도아영을 힐긋 살펴봤는데 반쪽 얼굴이 빨갛게 부었고 선명한 손자국까지 나 있었다.그는 세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누구 짓이야?”“저... 저요. 제가 부주의로...”유하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돌려줘.”구연준은 시선도 올리지 않은 채 도아영에게 손짓했다.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흥미진진한 구경거리에 빠져들었다.도아영은 기다렸다는 듯 그녀에게 가차 없이 귀싸대기를 날렸다. 힘이 어찌 센지 유하영의 얼굴이 다 비뚤어질 지경이었다.“하영아!”강이나는 사색이 되었고 조나린도 겁에 질렸다.구연준은 강이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건넸다.“이나야, 나랑 아영이가 어떤 사이인지 애들한테 아직 안 알렸어?”강이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대표님, 제 친구가 결례를 범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학교에선 선생님이라고 불러.”“네, 선생님...”강이나는 지금 이 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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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때 인파들 속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분 이 대표님 아니야? 대표님이 여긴 어쩐 일로?”“진짜네! 경호원까지 따라왔어.”...식당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은 구경하러 재빨리 밖으로 달려나갔다.그 시각 이수호가 정장 차림에 이씨 가문 휘장을 달고 이리로 다가왔다. 완벽한 이목구비와 짙은 눈매는 금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온몸에서 내뿜는 카리스마에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유하영과 조나린은 이수호를 보더니 두 눈이 반짝거렸다.“진짜 이 대표님이네! 우리 이나 보러 온 거 맞지? 틀림없어!”“당연하지. 그럼 설마 도아영이겠어?”이수호가 도아영을 싫어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평상시에도 거들떠보지 않는데 굳이 학교까지 찾아올 리가 있을까?이때 강이나가 입을 열었다.“여기 사람들 너무 많아. 일단 내가 한번 가볼게.”유하영과 조나린도 그녀를 따라갔다.강이나는 이수호 앞에 도착해 넌지시 물었다.“수호 씨가 학교엔 어쩐 일이에요?”그녀를 본 순간 이수호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 도아영을 찾으러 온 건데 여기서 강이나와 마주칠 줄은 몰랐으니까.“대표님, 우리 이나 만나러 온 거 맞으시죠? 저희가 얼른 자리 내드릴게요.”조나린은 그가 강이나를 찾아온 거로 확신하며 유하영과 함께 자리를 뜨려 했는데 이때 이수호가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아니고. 할머니가 아영이랑 함께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 해서 데리러 왔어.”그는 말하면서 주위를 쭉 둘러보다가 경호원에게 분부했다.“저쪽 가서 찾아봐.”“네, 대표님.”이수호가 도아영을 찾으러 왔다는 말에 강이나는 얼굴에 어린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렸다.한편 조나린과 유하영도 난감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유하영은 행여나 강이나가 기분이 언짢을까 봐 재빨리 이수호에게 말했다.“아 네, 그러시군요. 도아영 씨 찾으시려면 학교 밖으로 나가보셔야 할 것 같아요.”이수호가 눈썹을 살짝 치켰다.“아영이 어디 있는지 알아?”“알죠!”유하영은 기다렸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우리 구연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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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이수호가 화내자 유하영과 조나린은 목적을 이뤘다는 듯 서로를 마주 봤다.이 남자가 아무리 약혼녀를 싫어해도 제 여자가 딴 남자랑 얽히고설키는 건 절대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도아영, 너 이번엔 제대로 걸렸어. 계속 우리 앞에서 잘난 척 해봐 어디!’한편 강이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수호를 쳐다봤다.그는 단 한 번도 도아영을 찾으러 학교까지 나온 적이 없다.게다가 이렇게 경호원까지 붙이면서 도아영을 찾아다닐 리는 없다.그렇다면 설마 그가... 진짜...강이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감히 더는 생각할 엄두가 안 났다.‘괜한 생각 하지 말자!’그 시각 학교 밖의 어느 한 레스토랑에서.도아영은 값비싼 음식들을 바라보며 구연준에게 물었다.“대표님, 걔네가 대표님 식판을 엎었는데 왜 나더러 밥을 사라는 거예요?”구연준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나 다 봤어.”“뭘요?”“네가 일부러 식판 엎게 했잖아.”도아영은 스테이크를 한 조각 먹으며 그에게 되물었다.“대표님, 말 함부로 하시면 안 돼요. 내가 무슨 수로 걔네가 식판 엎을 줄 알았겠어요?”“너 방금 식당 입구 옆 싱크대 거울 앞에서 강이나랑 나머지 애들을 다 지켜봤잖아. 이 사달을 내려고 일부러 걔네 눈에 띈 거 아니야? 너한테 꼬치꼬치 캐묻고 일을 더 크게 벌이려는 수작을 내가 모를 것 같아?”“그렇게 해야 전교생들에게 네가 더 이상 이수호 앞에서 비굴하게 무릎 꿇는 도아영이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겠지. 또한 너야말로 이경 그룹 약혼녀라는 신분도 밝히고 주도권을 내세운 거잖아.”구연준의 추측에 도아영은 제법 그럴싸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나름 일리 있네요. 계속해봐요.”“학교 식당은 교내에서 소문이 가장 빨리 퍼지는 곳이야. 여긴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제일 많이 몰려서 소문도 빨리 전파되지. 너도 참 똑똑하단 말이야.”구연준은 말하면서 그녀에게 건배하는 식으로 커피잔을 들어 올렸다.“그렇지만 판을 이렇게 크게 짠 이유가 고작 사람들에게 ‘나는 이수호 안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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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네, 대표님!”뭇사람들은 이수호를 따라 브루노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순간 교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뭐야? 무슨 상황이지?”“그것도 몰라? 이수호 대표님이 약혼녀 찾으러 학교까지 오셨어! 상대가 바로 도원 그룹 따님 도아영이래. 근데 정작 도아영은 구연준 교수님이랑 함께 데이트한다나 봐.”“헐, 대박! 이씨 일가 가훈이 엄청 엄격한 거로 아는데 도아영 이번에 제대로 걸렸네.”...브루노 레스토랑 안.도아영이 탄산음료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밖에서 느닷없이 경호원들이 뛰쳐 들어와서 다른 손님들을 전부 내쫓았다.이에 그녀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이수호의 뒤에는 경호원 6명이 따라 들어왔는데 이 광경을 본 도아영은 감탄을 연발했다.브루노 레스토랑이 꽤 컸으니 망정이지 이 많은 사람들이 다 들어설 공간도 없었을 테니까.이수호는 구연준을 힐긋 보다가 여유 넘치게 의자 등받이에 기댄 그녀를 바라봤다.그러더니 결국 테이블에 놓인 하트 모양 디저트에 시선이 꽂혔다.아직 디저트에 손을 대지 않은 모양인데 레스토랑 벽에 광고가 보란 듯이 붙어 있었다.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커플마다 뜨거운 사랑이라는 타이틀의 디저트를 선물하고 있다고 했다.도아영은 싸늘해진 분위기에 먼저 입을 열었다.“대표님, 무슨 일로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찾아오셨어요?”이수호가 한없이 차가운 말투로 되물었다.“나한테 할 말 없어?”도아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이었다.“구 대표님이랑 밥 먹으러 나왔어요. 설마 이런 것까지 다 간섭하려는 건 아니죠?”“밥 먹으러 가는데 손은 왜 잡아? 내가 진짜 호구로 보여? 그냥 밥 먹는 건지 데이트인지 굳이 더 확실하게 말해줘야 해?”“수호 씨, 난 그냥 구 대표님이랑 밥 먹으러 왔을 뿐이에요. 수호 씨도 평소에 약속 많잖아요? 내가 언제 거래처가 여자라고 밥 먹는 것까지 데이트한다고 오해한 적 있었나요?”도아영이 일부러 이 화제까지 꺼냈다.“아 참, 수호 씨 평상시에 강이나 씨랑 자주 함께 밥 먹던데. 언제는 일부러 강이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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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전생에 처음 이수호와 강이나의 애틋한 장면을 목격했을 때 이수호가 그녀에게 다가오며 말했다.“내 약혼녀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면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어야지. 앞으로 내 일에 대해서 최대한 묻지 마. 네가 할 일은 참고 용납하는 것뿐이야.”지금 도아영은 이 말들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이수호에게 돌려주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이수호의 안색이 점점 더 짙어지더니 눈가에 분노가 차올랐다.“야, 도아영, 아무리 연준 씨랑 애틋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장소는 가려가야지! 남한테 손찌검이나 하고 전교생들 보는 앞에서 이나 체면을 짓밟아버리면 어떡해? 너무하단 생각 안 들어?”이에 도아영이 답했다.“이미 다 벌어진 일이에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 건데요?”“전교생들 앞에서 이나랑 걔 친구들한테 사과해야지. 이런 일도 일일이 알려줘야 해?”그야말로 일방적으로 강이나를 편드는 이수호였다.“수호 씨는 앞뒤 사정도 안 묻고 다짜고짜 경호원들까지 데려오더니 나한테 한다는 말이 고작 이거예요? 내가 왜 손찌검을 했는지는 왜 안 물어보는 거죠?”“뭘 더 물어? 그 루머들 때문이잖아. 이나가 악플 테러를 당한 것만으로 만족 못 하겠어? 대체 어디까지 갈 셈이야?”듣다 못한 구연준이 끝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저기요, 끼어들어서 죄송한데 이 대표님 눈은 장식이에요?”그는 도아영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가리켰다.“아영이 얼굴 좀 보고 말씀하시죠. 이렇게 선명한 손자국이 이래도 안 보여요? 네?”순간 이수호가 미간을 구겼다.그는 다짜고짜 화내느라 도아영의 얼굴에 난 손자국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빨간 자국은 흐릿한 불빛 아래 너무 선명하게 알리진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뺨을 맞은 자국이란 걸 알아볼 수 있었다.“아예 눈이 먼 건 아니네요. 그럼 이제 생각 좀 해보세요. 대체 누가 아영이한테 손찌검했을까요?”구연준은 차가운 말투로 계속 말했다.“아영이는 단지 당한 것만큼 똑같이 갚아줬을 뿐이에요.”“그게 대체 무슨 뜻이에요?”“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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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너...”그의 안색이 철저하게 짙어졌다.다만 도아영은 다시 의자에 앉으며 말을 건넸다.“수호 씨, 그럼 이만.”“도아영, 생각 잘하고 말해라!”“이미 충분히 생각 마쳤어요.”그녀는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수호 씨도 말했듯이 오늘은 밸런타인데이라 연인들이 함께 보내는 날이잖아요. 얼른 가서 이나 씨랑 데이트해야지 뭣 하러 나 데리고 집에 돌아간다고 그래요? 강이나 씨가 오해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좋아. 지금 한 말 딱 기억해!”말을 마친 이수호는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레스토랑을 나섰다.밖에서 대기하던 안지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대표님, 아영 씨가 거부하시면 이제 어떡하죠? 어르신께서 물으신다면...”“가서 똑똑히 조사해와. 아영이 얼굴에 난 상처가 어떻게 된 일인지 말이야.”이에 이수호가 인상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방금 그 두 여자애가 아영 씨한테 죄를 뒤집어씌웠다고 의심하는 거예요? 그렇지만 그 두 분은 강이나 씨랑 친한 사이인 것 같던데, 만에 하나 제가 캐물었다가...”“그럼 식당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든가.”이수호가 싸늘하게 말했다.“이런 것까지 일일이 가르쳐야 해?”“아... 네, 대표님.”이수호는 레스토랑 안에서 신나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도아영과 구연준을 마지막으로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미간이 더 구겨졌다.‘밸런타인데이를 구연준과 함께 보내고 싶어? 꿈 깨, 도아영!’그는 옆에 있는 안지원에게 분부했다.“유정연한테 전화해서 딸 단속 잘하라고 전해!”“네...”그날 오후 도아영은 학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그녀를 본 유정연은 울화가 치밀어 다짜고짜 삿대질하면서 욕했다.“도아영! 너 점심에 어디 갔다 왔어?”“아줌마는 오지랖도 참 넓으시네요. 내가 어디 갔다 오든 아줌마랑 뭔 상관인데요?”그녀가 말대꾸하자 유정연이 두 눈을 부릅떴다.“왜 상관이 없어? 수호가 집에까지 연락이 왔단 말이야!”“그래요?”이에 도아영이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래서요?”“뭐가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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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아영 씨가 함께 돌아가겠다고 하시니 다행입니다.”안지원이 예의 바르게 웃으며 답했다.“그럼 이쪽으로 모실게요, 아영 씨.”도아영은 지금 유정연이 얼마나 초조해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내일이 회사 마감 기한이라 이수호가 끝까지 투자하지 않으면 도원 그룹은 철저히 무너져버린다.물론 이수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알았어요. 갈게요 그럼.”도아영은 이 말을 끝으로 안지원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유정연은 그녀가 차에 올라탄 후에야 아양을 떨던 표정이 싹 사라지고 하찮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잘난 척은! 어차피 수호 차에 올라탈 거면서.”20분 후, 이씨 저택.안지원이 그녀를 대문 앞까지 직접 모셨다.도아영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분위기가 몸을 확 감쌌다.전생에 그녀는 이씨 저택에서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 뻔뻔스럽게 이 집안으로 이사 와서 이수호와 남현숙 어르신을 위해 모든 시중을 들어주었다.하지만 결국 그녀에게 차려진 건 처참한 결말이었다.이 집안 곳곳에 그녀의 비천했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도아영은 무표정하게 안으로 들어갔지만 식탁에 저녁 식사가 차려지진 않았다.한편 어르신은 거실에서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었다.이수호도 그녀가 올 걸 확신한 듯 야유에 찬 미소를 지었다.낮에는 구연준에게 아부하고 저녁엔 또 어르신께 잘 보이려고 하니 그야말로 욕심 많은 여자였다.“우리 아영이 드디어 왔네.”어르신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네가 없는 동안 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옷도 대충 입고 다녔어. 나뿐만 아니라 수호도 마찬가지야.”맞은편에 있던 이수호가 미간을 구겼다.보다시피 어르신의 말에 썩 내키지 않은 눈치였다.도아영도 이수호가 자신이 돌아오길 바랐다고는 믿지 않았다.그녀는 웃으며 할머니께 말씀드렸다.“할머니, 오늘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어요?”“수호가 얼마 전에 도미찜 먹고 싶다고 했잖아. 집안 도우미들이 어떻게 차려줘도 마음에 안 든다면서 꼭 네가 한 걸 먹고 싶다는 거야. 오늘 저녁은... 네가 한번 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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