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도 다른 의견이 없는 것 같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내일 오전 10시에 이경 그룹 기자회견에 제시간에 참석하겠습니다.”도아영이 이수호를 밀어내고 돌아서려는데 이수호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았다. 도아영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마치 더러운 쓰레기라도 닿은 듯 싫은 티를 팍팍 냈다.“이수호 씨, 계속 이렇게 매달리면 재미없죠.”이수호는 혐오가 가득한 도아영의 눈빛을 빤히 쳐다보았다. 도아영에게서 이 눈빛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익숙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땐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문득 떠올랐다. 그 눈빛은 바로 그가 예전에 도아영을 쳐다보던 눈빛이었다.이수호는 순간 분노가 치솟았다.‘도아영이 뭔데 날 이런 눈빛으로 쳐다봐?’“도아영, 우리 이씨 일가와 파혼하기 전에 제대로 생각해야지.”이수호는 거의 이를 악물고 말했다.“제대로 생각했어요.”낮게 깔린 중저음이 룸 밖에서 들려왔고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구연준이 하얀 셔츠를 입고 들어왔는데 옷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고 은색 암밴드를 하고 있었다.도아영이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의아해하던 그때 구연준이 다가와 도아영을 품에 와락 끌어안고는 이수호에게 말했다.“대표님, 아영이는 날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예상치 못한 구연준의 말에 도아영은 하마터면 미친 거 아니냐는 말을 입 밖에 꺼낼 뻔했다.“연준 씨를요?”이수호는 뒤로 한걸음 물러서더니 도아영과 구연준을 번갈아 쳐다보았다.“도아영, 생각보다 재간이 있구나, 너. 예전에는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어.”눈살을 찌푸린 도아영을 보며 이수호는 계속하여 싸늘하게 말했다.“그래도 충고하는데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강주에서는 구연준의 말이면 뭐든지 다 되는 게 아니야. 구연준이랑 나 가운데 잘 생각하고 선택해.”“선택할 필요가 있을까요?”구연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우리 집안은 깨끗한 집안이지만 이씨 일가는 그동안 양심도 버리고 장사를 해왔죠. 연애를 해본 적도 없는 나와는 달리 대표님은... 강이나
Last Updated : 2024-12-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