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41 - Chapter 50

100 Chapters

제41화

도아영이 한 손을 내밀고 물었다.“휴대폰 어디 있어?”정창윤이 주민서의 휴대폰을 쥔 손을 들어 보였다.“여기요. 도아영 씨, 전에 강이나 씨한테 무례를 범한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하면 돌려줄게요.”“아영아, 휴대폰 돌려받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가자.”주민서가 그냥 가려 했지만 도아영은 정창윤에게로 걸어갔다. 코끝을 스치는 도아영의 향기에 정창윤은 순간 멍해지면서 마음마저 설렜다. 그런데 그때 도아영이 다리를 높게 들더니 정창윤의 그곳을 냅다 걷어찼다.“으악.”정창윤은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쓰러졌고 휴대폰도 툭 떨어졌다. 도아영은 떨어지는 휴대폰을 깔끔하게 잡고는 정창윤을 싸늘하게 흘겨보면서 휴대폰을 주민서에게 돌려주었다.“정씨 일가에 상장 회사도 있는 것 같지 않은데 이 모임에는 어떻게 들어온 거지? 몇 년 전에 우리 아빠가 계셨을 때 정씨 일가는 도원 그룹에 발을 들일 자격조차 없었어. 근데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그러고는 하이힐로 정창윤의 손바닥을 힘껏 밟았다.“모임마다 룰이 있어. 너희 집안이 우리 집안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니까 말을 가려서 해야지. 안 그러면... 정씨 일가가 내일 강주에서 완전히 사라질지도 몰라.”“아파! 으악! 아프다고. 이거 놔. 도아영 너 미쳤어?”룸 안에 비명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도아영의 잔인한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놀라서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그녀의 모습에 이수호는 얼굴을 찌푸렸다. 도아영은 룸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이수호를 거들떠본 적도 없었다. 그는 괜히 짜증이 밀려왔다.이수호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본 강이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아영 씨, 다들 재미있게 놀려고 온 거고 창윤 씨도 그냥 장난 좀 쳤을 뿐이에요.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난데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내가 너무했다고요?”도아영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정창윤을 더 힘껏 밟았다.“으악! 도아영, 죽여버릴 거야.”정창윤은 손이 다 부러질 것만 같았고 안색도 점점 창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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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주변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점점 귀에 거슬렸다.참다못한 주민서가 분노를 터트리려던 그때 도아영이 그녀의 손을 잡고 고개를 내저었다.주민서에게는 가족이 있어 이 모임에 있는 사람들을 건드려선 안 되었다.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며 강이나가 나서서 말했다.“아영 씨, 수호 씨가 내 생일을 축하해줘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아무 잘못 없는 창윤 씨한테 화풀이해서는 안 되죠.”강이나는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어 도아영에게 건넸다.“오늘 생일인 나의 체면을 봐서 여기까지만 해요.”도아영은 그 술잔을 받았다. 강이나와 도아영이 술 한잔을 주고받으려던 그때 이수호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강이나에게 다가갔다.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이수호를 지켜보았다. 이수호는 강이나의 술잔을 빼앗더니 도아영이 보는 앞에서 잔에 담긴 술을 바닥에 부어버렸다.이 행동은 도아영의 체면을 완전히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였다.“수호 씨, 이러지 말아요...”강이나는 이수호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말렸다. 스킨십이 참으로 자연스럽고 친밀했다.사람들은 도아영이 웃음거리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도아영이 아니라 어떤 여자든지 많은 사람 앞에서 이런 모욕을 당한다면 울음을 터트렸을 것이다.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잠시 후 도아영이 갑자기 피식 웃으면서 술잔을 들었다.“이 잔 마실게요. 근데... 이나 씨 생일을 축하해서가 아니라 두 분이 부부가 되고 빨리 득남 득녀하길 바란다는 뜻에서 마시는 술입니다.”그러고는 단숨에 한잔을 마셔버렸다.이수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지켜보던 사람들도 너무 놀라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전에 도아영이 이수호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왜 저러는 것일까? 이수호가 강이나와 결혼할 수 있었더라면 진작 했겠지.듣건대 강이나가 예전에 임신했었지만 남현숙이 강이나를 반대한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아이를 지웠다고 했다.부부가 되어 빨리 득남 득녀하길 바란다는 말은 겉으로 보기에는 축복 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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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수호 씨.”강이나가 이수호를 잡으려 하자 심정우가 재빨리 나서서 강이나의 앞을 막아섰다.“이나 씨, 다들 이나 씨 생일을 축하해주겠다고 기다리고 있는데 얼른 와서 촛불 불어요.”이수호를 쫓아가려 했지만 심정우가 막은 바람에 꼼짝할 수가 없었다. 강이나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기쁘든 화가 나든 좀처럼 내색하지 않던 수호 씨가 왜 자꾸만 도아영 때문에 쉽게 흔들리는 것 같지? 설마 도아영한테 진짜 마음을 준 거야?’나인 클럽 밖으로 나온 주민서는 긴장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아영아, 이수호... 진짜 화났으면 어떡해? 아까 표정 보니까 엄청 안 좋던데. 설마...”“일단 차에 타.”도아영은 주민서를 차에 태웠다. 주민서가 뭐라 하려던 그때 누군가 도아영을 확 잡아당겼다.“이수호, 이거 놔!”이수호는 도아영의 손목을 꽉 잡고 놓지 않으려 했다. 그 모습을 본 주민서의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재빨리 달려가 말렸다.“아영아.”그런데 주민서가 두 사람을 따라가기도 전에 경호원이 주민서의 앞을 막아섰다.“죄송한데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왜 못 들어가는데요? 방금 내 친구가 잡혀간 거 못 봤어요?”“이 대표님은 절대 도아영 씨를 다치게 하지 않으니까 그만 돌아가세요.”“당신!”주민서는 조급한 나머지 안절부절못했다.‘이수호 이 나쁜 자식.’이수호는 도아영을 끌고 나인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도아영이 무섭게 쏘아붙였다.“이수호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도아영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수호는 아무 룸 문이나 걷어찼다. 전부 낯선 얼굴이었지만 이수호는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싹 다 꺼져!”룸에 있던 사람들은 이수호에게 덤비려 했다. 그런데 눈썰미가 남다른 누군가가 이수호인 걸 알아챈 후에는 거의 도망치듯 허둥지둥 나가버렸다.순식간에 룸 전체에 도아영과 이수호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문이 닫힌 걸 본 도아영은 이수호의 손을 뿌리치고 이수호를 멀리했다.“왜요? 대표님을 건드리면 집에도 못 가는 건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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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대표님도 다른 의견이 없는 것 같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내일 오전 10시에 이경 그룹 기자회견에 제시간에 참석하겠습니다.”도아영이 이수호를 밀어내고 돌아서려는데 이수호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았다. 도아영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마치 더러운 쓰레기라도 닿은 듯 싫은 티를 팍팍 냈다.“이수호 씨, 계속 이렇게 매달리면 재미없죠.”이수호는 혐오가 가득한 도아영의 눈빛을 빤히 쳐다보았다. 도아영에게서 이 눈빛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익숙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땐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문득 떠올랐다. 그 눈빛은 바로 그가 예전에 도아영을 쳐다보던 눈빛이었다.이수호는 순간 분노가 치솟았다.‘도아영이 뭔데 날 이런 눈빛으로 쳐다봐?’“도아영, 우리 이씨 일가와 파혼하기 전에 제대로 생각해야지.”이수호는 거의 이를 악물고 말했다.“제대로 생각했어요.”낮게 깔린 중저음이 룸 밖에서 들려왔고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구연준이 하얀 셔츠를 입고 들어왔는데 옷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고 은색 암밴드를 하고 있었다.도아영이 그가 왜 여기에 있는지 의아해하던 그때 구연준이 다가와 도아영을 품에 와락 끌어안고는 이수호에게 말했다.“대표님, 아영이는 날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예상치 못한 구연준의 말에 도아영은 하마터면 미친 거 아니냐는 말을 입 밖에 꺼낼 뻔했다.“연준 씨를요?”이수호는 뒤로 한걸음 물러서더니 도아영과 구연준을 번갈아 쳐다보았다.“도아영, 생각보다 재간이 있구나, 너. 예전에는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어.”눈살을 찌푸린 도아영을 보며 이수호는 계속하여 싸늘하게 말했다.“그래도 충고하는데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강주에서는 구연준의 말이면 뭐든지 다 되는 게 아니야. 구연준이랑 나 가운데 잘 생각하고 선택해.”“선택할 필요가 있을까요?”구연준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우리 집안은 깨끗한 집안이지만 이씨 일가는 그동안 양심도 버리고 장사를 해왔죠. 연애를 해본 적도 없는 나와는 달리 대표님은... 강이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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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난 마음이 불안해서 외출할 때 항상 경호원을 많이 데리고 다니거든요.”구연준이 덤덤하게 말했다.“오늘 누가 여길 못 나갈지는 봐야 알 것 같은데요?”일촉즉발의 상황에 강이나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구연준과 이수호가 있는 방으로 몰려들었다.강이나는 인파 속을 뚫고 다가오자마자 대치하고 있는 세 사람을 봤다. 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이건 누가 봐도 이수호와 구연준이 도아영을 빼앗는 상황인 게 분명했다.“수호 씨, 대체 무슨 일이에요?”강이나는 피어오르는 의심을 가까스로 억눌렀다.“아영 씨 이미 돌아간 거 아니었어요? 그리고 구 대표님은...”이수호와 구연준보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구연준과 도아영의 관계였다. 어쨌거나 구연준은 여자에게 관심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하니까. 그때 도아영이 사람들 앞에서 구연준의 나쁜 말을 한 바람에 지금 구연준이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그렇다면 구연준과 도아영이 서로 물고 뜯고 싸워야 정상인데... 뜻밖에도 두 사람은 함께 나란히 서 있었고 게다가 가까워 보이기도 했다.“그 질문 아주 잘했어. 이미 여길 떠났어야 하는 아영이를 누가 다시 잡아 왔을까? 대표님, 누가 그런 거죠?”구연준이 대놓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이수호가 도아영을 룸으로 데려왔다는 뜻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대체 뭘 하려고? 설마 우리가 생각하는 그거?’강이나는 입술을 깨물고 이수호를 쳐다보았다.“수호 씨, 사실이에요?”강이나의 질문에 이수호는 눈살만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정우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먼저 나서서 말했다.“수호는 도아영 씨와 기자회견에 관해 상의하려고 그런 거예요. 구연준 씨, 괜히 이목을 흐리지 말아요.”“정우 씨 말이 맞아요.”구연준이 손가락을 튕기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내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하는데 이 대표님이 파혼을 발표하기로 했어요.”그러고는 강이나를 쳐다보았다.“축하해요, 강이나 씨. 드디어 이 대표님 옆자리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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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도아영은 구연준이 또 무슨 꿍꿍이인 건지 알지 못했다. 구연준을 알게 된 후로 속이 참 시커먼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녀는 상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구연준이 왜 이곳에 타이밍 맞게 나타났는지 궁금했다.하여 구연준에게 다가가 코를 훌쩍이며 냄새를 맡았다.“어우, 술 냄새. 혹시 술 마시다가 온 거예요?”구연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도아영이 계속 말하게 내버려 두었다. 그녀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타이밍이 딱 맞게 나타난 걸 보면 여기 나인 클럽에서 사업을 논하고 있었던 거네요.”“틀렸어.”구연준은 한 손을 내밀어 도아영의 앞에서 흔들었다.“틀렸으니까 상은 없어.”“대표님...”도아영의 말이 끝나기 전에 구연준은 옆 방의 문을 열었다. 한성대 교수들이 옛날 노래를 부르면서 앉아 있었다.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도아영은 어안이 벙벙했다. 교수들의 시선이 일제히 도아영과 구연준에게로 향했다.“구 대표님, 이게 대체...”“우리 과 도아영 아니야? 며칠 동안 학교도 나오지 않고 전화도 안 받더니. 약혼한다는 소리는 들었어. 근데 지금 너한테 가장 중요한 건 학업이야.”한 교수가 다가오며 말했다. 도아영이 누구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어쨌거나 이수호도 한성대에 투자한 주주 중 한 명이니까.“죄송해요, 교수님. 이 학생과 아직 할 얘기가 있어서요.”구연준은 웃으면서 도아영과 함께 나인 클럽 밖으로 나왔다. 도아영은 아직 조금 전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듯했다.“대표님, 지금 장난해요? 한성대 교수님들과 술을 마시러 왔다고요?”“오늘 스승의 날이잖아.”구연준이 말을 이었다.“한성대에서 초대한 강사로서 동료들과 회식하는데 뭐 문제 있어?”“당연히 문제 있죠.”영해에서 구연준의 지위라면 한성대의 교수가 아니라 한성대의 교장이라도 그를 이 술자리에 초대할 자격이 부족했다.“됐어.”구연준이 도아영을 밀어냈다.“네 친구가 아직 널 기다리고 있어.”그러고는 집에 가면 전화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들어가 버렸다.도아영이 정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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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알았어.”도아영은 주민서가 떠난 걸 보고서야 시름 놓고 차에 올라탔다.잠시 후 도씨 일가의 기사가 도착했다. 도아영이 유승범을 보고 물었다.“오늘 당직 형식 씨 아닌가요?”“형식 씨가 아파서 제가 대신 당직 서기로 했어요.”유승범이 웃으면서 말했다.“아가씨, 바로 집으로 모셔다드릴까요?”“네.”도아영이 대답했다.“출발해요.”“알겠습니다.”유승범이 운전했고 도아영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유리창에 기댔다.밀폐된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켠 탓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아영은 가슴이 답답했다.“아저씨, 창문 좀 열어주세요. 머리가 어지러워서요.”유승범이 말했다.“아가씨, 금방 도착하니까 조금만 버텨요.”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워 유리창을 내리려는데 잠겨있어서 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운전하는 유승범은 언제 꼈는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그녀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유승범에게 차를 세우라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질 않았다.‘뭐야? 마취약이야?’“아가씨, 저도 시키는 대로 하는 것뿐입니다. 정말 죄송해요...”정신을 잃기 전에 유승범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그 시각 나인 클럽 안.“정말요? 잘했어요. 다른 사람들 모르게 호텔로 데려와요.”허재환은 복도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아영이 이미 정신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었다.그녀가 이수호의 내정된 약혼녀라는 사실 때문에 지금까지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심정우에게 알아보라고 한 결과 두 사람이 끝난 사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건드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돌아가서 사모님께 고맙다고 전해줘요. 나중에 사례는 톡톡히 할게요.”허재환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벌써 오늘 저녁에 어떻게 즐긴 건지 상상하고 있었다.잠시 후 구연준이 룸에서 나왔다. 계산을 마치고 가려던 그때 재벌 집 도련님들이 모여서 하는 얘기를 들었다.“허재환이 진짜 도아영을 납치했대? 간덩이가 부었구나, 아주.”“이젠 두려울 게 없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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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룸에 있던 사람들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 구연준을 쳐다보았다. 구연준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얘네한테 물어봐요.”이수호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심정우는 구연준이 데리고 온 두 사람을 한눈에 알아봤다. 전에 허재환과 계속 어울려 다니던 망나니 친구들이었다.“구 대표님을 건드렸어? 빨리 말해!”심정우의 질문에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그중 한 사람이 말했다.“허재환이 시킨 거예요. 오늘 도아영이 이 대표님을 건드렸다는 소리를 듣고 허재환이 본때를 좀 보여주려 했거든요.”이 바닥에서 이수호와 구연준이 라이벌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두 사람도 허재환과 함께 이수호의 편이었다. 이수호가 룸에 있는 걸 본 그들은 더는 구연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다른 한 남자가 말했다.“허재환이 그러는데 도아영한테 대시하는 걸 이 대표님도 허락했다고 했어요. 이번에 도아영이 이 대표님을 건드렸으니 당연히 혼 좀 내야죠. 구연준, 우리 이 대표님이 혼 좀 내겠다는데 네가 뭔데 끼어들어?”두 사람의 말에 이수호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사람들은 이수호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허재환의 소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기면 강제 추행도 서슴지 않았고 일을 마친 후에는 돈으로 해결했다.전에는 도아영이 이수호의 예비 약혼녀라는 신분 때문에 가만히 있었지만 이젠 두 사람이 파혼했으니 가만히 있을 허재환이 아니었다.사람들도 이수호가 허재환이 도아영에게 대시하는 걸 허락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도아영 이번에 이 대표님을 제대로 건드렸나 봐. 허재환 손에 잡히면 결과가 어떨지 뻔하지.’구연준은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코웃음을 쳤고 이수호를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대표님이 허락한 거였군요. 여자한테 이런 수단을 쓰다니, 정말 많이 배웠어요.”그는 할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두 사람은 아직도 공기 중에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중 한 사람이 구연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큰소리로 말했다.“구씨 일가의 보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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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끼익.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간사하고 음험한 허재환의 얼굴이 도아영의 앞에 나타났다.“쯧쯧. 이 대표님은 정말 여자 보는 눈이 없어. 어떻게 이렇게 몸매도 예술인 예쁜 여자는 버리고 강이나 같은 도도한 여자를 좋아할 수가 있지? 나였더라면 절대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당하게 하지 않아. 예뻐해도 모자랄 판인데.”허재환은 입맛을 다시면서 도아영에게 다가갔다. 도아영은 역겨움을 참으면서 어떻게 도망칠까 생각했다.이 호텔이 합법적인 호텔은 아닌 듯했다. 그런데 시설이 고급스러운 걸 보면 재벌 도련님들을 위해 준비한 게 분명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곳일 경우 보안이 아주 잘 되어있기에 도망치는 건 꿈도 꾸지 말아야 했다.“허재환, 날 건드렸다간...”“건드리면 뭐?”허재환은 손을 내밀어 도아영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피부가 허재환의 신경을 자극했다.“넌 이미 완전히 버림받았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서 물어봤는데 이 대표님이 건드려도 된다고 허락했대.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하든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이수호가 허락했다는 소리에 도아영은 순간 흠칫했다.‘날 싫어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허재환이 이런 짓을 하게 허락할 수 있어?’그 생각에 도아영은 속이 더욱 메슥거렸다.“내가 언제 이수호라고 했어?”도아영이 차갑게 말했다.“너도 알잖아. 대표님은 예전부터 날 싫어했다는 거. 날 건드리면 남현숙 어르신이 가만두지 않을 거야.”남현숙이라는 소리에 허재환도 눈빛이 흔들렸다. 도아영이 계속하여 말했다.“어르신이 날 엄청 예뻐하셔. 너한테 몹쓸 짓을 당한 걸 알면 허씨 일가 전체가 망할걸? 대표님이 어르신의 말씀이라면 다 따르는 거 알지? 그런데도 널 지켜줄 수 있을까?”“도아영, 헛소리 지껄이지 마.”허재환이 코웃음을 쳤다.“몸이 더러워진 여자를 어르신이 손주며느리로 들일 리가 있겠어? 그때 가서 널 신경이나 쓸 것 같아?”“못 믿겠으면 한번 해보든지, 그럼. 어차피 나중에 망하는 건 허씨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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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내 뒤에는 이 대표님이 있어. 근데 내가 구연준을 두려워할 것 같아?”허재환은 이미 욕구가 끓어올라 제정신이 아니었다. 상의를 벗고는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소리 잘 지르던데. 이따가 마음껏 지르게 해줄게.”“허재환, 이거 놔! 건드리지 마!”허재환은 도아영의 위에 올라타더니 공 하나를 도아영의 입속에 집어넣고는 채찍으로 마구 때렸다.“예전에 이수호한테 잘 보이겠다고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했다며? 이수호가 어떻게 즐겼는지 나도 오늘 밤에 맛봐야겠어.”허재환이 가까이 다가오자 도아영은 전생에 죽기 전에 당했던 모욕이 문득 떠올랐다. 허재환과 납치범의 얼굴이 한데 겹쳐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환생해도 전생과 같은 운명이란 말이야? 혹시 내가 이수호한테 빚이라도 졌나? 아니야. 하늘이 나한테 다시 기회를 줬어. 절대 굴복하지 않아. 절대!’도아영은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갑자기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머리로 허재환의 이마를 들이받았다.“으악.”허재환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얼마 남지 않은 힘으로 가까스로 버티면서 입안의 공을 빼고는 침대에서 굴러내려 왔다. 허재환이 도아영의 머리카락을 꽉 잡았다.“도망치려고? 꿈 깨. 네가 무슨 고상한 여자라도 되는 줄 알아? 넌 그냥 이수호가 버린 헌신짝이야.”허재환은 도아영을 잡고 다시 침대에 눕히려 했다. 이번에는 그녀에게 도망칠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고 끈으로 침대에 묶어버렸다.“또 어디로 도망치나 두고 보겠어.”쾅쾅.그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한창 흥이 오른 허재환은 갑작스러운 방해에 짜증이 밀려왔다.“누구야?”대답 없이 계속 문만 두드렸다. 허재환은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열면서 짜증을 냈다.“룸서비스 필요 없으니까 그냥 꺼져.”그런데 허재환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누군가 허재환을 발로 힘껏 걷어찼다. 그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고 말했다.“X발, 누구야?”허재환이 고개를 든 순간 구연준이 문밖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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