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니라요...”도아영이 어두운 얼굴로 설명하려던 그때 유정연이 다급하게 가로챘다.“수호야, 아영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마음이 변할 리가 있겠어? 무슨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해.”“많이 좋아하긴 하나 봐요.”이수호는 비아냥거리면서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을 주웠다. 사진은 물론이고 이수호에 관한 물건이 가득했다.“우리 아영이도 널 진심으로 좋아하고 어르신도 아영이를 예뻐하는 걸 봐서 파혼은...”“아줌마, 파혼은 이미 결정된 일이에요. 대표님이랑 좋게 끝내기로 했고 대표님도 옛정을 생각해서 우리 도원 그룹을 더는 공격하지 않기로 했어요. 맞죠? 대표님?”도아영은 이수호에게 물러날 기회를 주었다. 이수호가 쿠션을 들고 물었다.“내가 언제 파혼하겠다고 했어?”“대표님...”“그리고 누가 너한테 파혼이 이미 결정된 일이라고 했어?”이수호가 차갑게 웃었다.“도아영, 자극 요법으로 나한테 파혼을 강요한 다음에 구연준이랑 만나려고? 꿈은 참 야무지게 꾼단 말이지.”“대표님, 아까 분명히...”“내가 널 좋아하진 않지만 약혼하지 않겠다고 한 적도 없어. 며칠 후에 기자회견을 열어서 파혼에 관한 걸 전부 해명할 거야.”“대표님...”“사모님, 나머지 준비할 건 사모님께 맡길게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다신 보고 싶지 않습니다.”“걱정 마, 수호야. 파혼 얘기 다신 꺼내지 않게 할게.”도아영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전생에 내가 매달릴 때는 나랑 약혼하기 그렇게 싫어하더니 이번 생에는 왜 약혼하지 못해서 안달인 거지?’이수호가 떠난 후 유정연의 입이 귀에 걸렸다.“잘됐어. 너무 잘됐어. 이씨 일가 사모님 자리 드디어 지켰어.”도아영은 굳은 얼굴로 박스 앞으로 다가가 물건을 전부 정리한 다음 문밖에 던졌다. 그 모습에 유정연이 화들짝 놀랐다.“도아영, 또 왜 이래?”뒷마당에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도아영이 박스 안의 물건을 다 태우는 것이었다.“도아영, 미쳤어?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수호가 따지지 않겠다고 했으면 고마운
Last Updated : 2024-12-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