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Chapter 301 - Chapter 310

402 Chapters

제301화

“신났네?”“아니요, 그런 거 아니에요.”도아영은 진지한 눈빛으로 서현우를 쳐다봤다.“누굴 속이려고.”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문밖을 나섰다.이어서 김한빈이 들어오며 도아영에게 말했다.“집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네.”이제 정말 집에 돌아가야 한다.조금만 더 늦으면 구연준의 문자 폭탄이 들이닥칠 테니까.오늘 밤에 서현우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도아영이 아래층에 내려왔을 때 그는 이미 집 밖을 나섰다.저녁 무렵, 김한빈이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낮에 밖에 앉아서 수다를 떨던 어르신들이 이 광경을 낱낱이 지켜보았다.도아영이 수입차에서 내린 후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수입차가 이 동네에 나타났다.이번에는 또 다른 훤칠한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전화 왜 안 받아?”구연준이 미간을 찌푸리고 정색하며 묻자 도아영이 대답했다.“아까는 좀 불편해서요.”“다리는 많이 나았어?”뜬금없는 그의 관심에 도아영이 바짝 경계했다.“그건 왜요?”“남원 교외에 관해서는 잠시 내려놔. 지금 바로 나랑 갈 데가 있어.”“어디요.”“위너 그룹.”그는 잠시 말을 머뭇거렸다.“네 회사이기도 하지.”동네 어르신들은 그녀가 또다시 다른 수입차에 않는 걸 보더니 아니꼬운 표정을 지었다.“요즘 애들은 하여튼 발랑 까졌다니까.”“낮에는 두 남자랑 나가더니 지금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글러 먹었어, 쯧쯧.”“우리 손주 녀석이 저런 애를 안 들인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가문의 망신이잖아!”...위너 그룹.도아영은 처음 본인만의 회사에 찾아왔다.비록 지금은 구연준의 명의로 되어있지만 실제 권력은 그녀가 장악하고 있다.“인테리어 나름 잘했네요. 고마워요.”그녀가 주위를 쭉 둘러보았다.“뭘 새삼스럽게. 어차피 너도 돈 냈잖아.”그는 별일 아니라는 듯 홀가분하게 대답했다.“그나저나 무슨 일로 이렇게 급하게 불러왔어요? 고작 인테리어 보여주려고 온 건 아니잖아요.”이 남자는 절대 아무 일 없이 회사까지 불러낼 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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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이수호의 실력으로 그녀의 정체를 알아내는 건 단지 시간문제였다.만약 선뜻 나서서 주도권을 차지하지 않고 그에게 들킬 때까지 지체한다면 도아영과 위너 그룹 모두 위기에 처할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도아영은 힘겹게 대답했다.“노력해볼게요.”“노력이 아니라 무조건 해내야 해.”구연준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성공할지 실패할지는 그 파티에 걸렸어. 잘 생각해봐.”“알았어요. 절대 수호 씨한테 들키는 일 없어요.”구연준은 알겠다며 대답했다.그녀가 계속 사무실을 구경할 때 구연준이 불쑥 입을 열었다.“아 참.”“또 왜요?”그녀는 의아한 눈길로 구연준을 쳐다봤다.‘이 인간 오늘 왜 이렇게 수상해?’“나 오늘 학교에서 꽤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 궁금해?”“아니요...”굳이 안 말해도 그녀와 관련된 내용일 게 뻔했다.어쩌면 이수호, 임규리까지 연루될 것 같았다.“아쉽네.”구연준은 일부러 애석한 표정을 지었다.“야심 많은 네 사촌 동생이 학생들 앞에서 본인이 이경 그룹 사모님으로 내정되었다고 헛소문을 퍼트리고 다니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관심 없다니까 관둘게.”“잠깐만요. 헛소문이라니요?”팩트가 아니었단 말인가?“관심 없다며?”“...”구연준은 인심 쓰듯 그녀에게 말했다.“아영이 너는 주위 사람들을 조심해야겠다. 시골에서 올라온 네 동생은 상상 그 이상으로 야심이 많더라고.”“신경 써주셔서 고마워요. 저도 다 알고 있어요.”“그럼 다행이고.”구연준이 말했다.“회사 구경도 다 했겠다, 함께 가서 밥 먹자. 다 먹고 집까지 데려다줄게.”“괜찮아요. 이제 막 새집으로 이사해서 물건 정리도 못 했어요.”도아영이 고개를 내저었다.그제야 구연준은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돈이 많이 부족한가 봐. 그런 집에 다 살고 말이야.”“...”그녀는 입꼬리를 파르르 떨었다.“한성대 근처에 집 구하기가 원래 어렵잖아요. 전에 수호 씨가 찾아준 고급 아파트도 이제 다 빠지고 없어요. 이번에 또 급하게 이사하다 보니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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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심지어 캐리어까지 열어놓은 상태였다.이 광경을 본 도아영이 미간을 확 찌푸렸다.“지금 뭐 하는 거죠?”그녀가 돌아왔지만 상대는 여전히 기고만장한 태도였다.“계약 취소해요. 이 집에서 나가라고요!”도아영은 순간 실소를 터트렸다.“돈을 다 냈는데 나가라니요?”“내가 이 집 주인이야. 나가라고 하면 그냥 나가!”그 여자는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여긴 너 따위 계집애들이 머무는 곳이 아니야. 널 계속 내버려 뒀다가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서 말 못 할 병이라도 걸리면 어떡해? 우리 집에 폐 끼치지 말고 당장 나가!”“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병이라니?”“끝까지 발뺌하네! 네 일은 온 동네에 소문이 쫙 퍼졌어! 이사 온 지 하루만에 뭐가 그리 성급해서 남자를 세 명이나 만나? 나중에 또 어떤 더러운 인간들까지 우리 집에 들일지 누가 알겠어?”집주인의 말은 험악하기 그지없었다.도아영은 안색이 확 일그러졌다.“뚫린 입이라고 말 함부로 내뱉지 말아요!”“어쭈? 불만 있어? 안 내켜? 잔말 말고 오늘 당장 이 집에서 나가!”“나갈 순 있지만 방금 아줌마가 내 물건에 손댔어요. 이것부터 제대로 짚고 넘어가죠.”도아영은 아수라장이 된 방 안으로 들어갔다.“이것들 전부 내 개인 물품이에요. 또한 아줌마는 아무 이유 없이 날 내쫓았으니까 충분히 범법행위에 속하죠. 마땅한 이유를 내놓지 못하면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어요.”“뭐? 지금 날 협박해! 누가 겁먹을 줄 아나? 신고해! 하라고!”집주인은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자 문 앞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낡은 동네에 엘리베이터도 없으니 위층 사람들도 하나둘씩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바로 이때 짐을 가지러 온 임규리가 마침 이 광경을 맞닥뜨렸다.그녀는 바로 아래층에 사니까.도아영이 집주인에게 쫓겨나고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임규리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낮에 그녀가 동네에서 도아영의 소문을 퍼뜨렸는데 경찰이 오면 도아영의 정체를 바로 알아낼 것이다.왜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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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현금을 본 순간 집주인은 마침내 태도가 변했다.“그럼 딱 오늘 밤까지야. 내일은 뭐가 됐든 짐 빼야 해. 여기가 개나 소나 다 들이는 곳도 아니고, 재수 없게 굴지 마. 알겠어?”이웃 주민들도 도아영이 문란하다면서 삿대질을 해댔다.이 광경을 본 도아영은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이수호가 준 고급 아파트도 마다한 그녀인데 고작 이런 낡은 동네를 탐할 리가 있을까?그녀는 곧장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했다. 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다.집주인은 그런 그녀를 보자 분노가 다시 치솟았다.“이년이 정말! 신고는 내가 먼저 했어야지, 창녀 주제에 하룻밤 더 묵게 해줬더니 뭐가 억울하다고 신고질이야? 다들 얘 좀 봐봐요. 진짜 한심한 년이라니까요!”“언니! 언니!”임규리가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왔다.“일 더 크게 만들지 말고 나를 봐서라도 그냥 넘어가요. 이대로 신고하면 언니한테도 좋을 건 없잖아요...”임규리가 이런 식으로 말하니 다들 도아영이 더러운 여자라고 더욱 확신했다.그녀의 손이 닿으려 할 때 도아영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언니라니? 난 너 같은 동생 둔 적 없는데 어디서 아는 척이야?”도아영이 가차 없이 쏘아붙이자 뭇사람들은 더더욱 임규리의 편을 들어주었다.“어머, 쟤 좀 봐. 돈까지 써가면서 기꺼이 도와줬더니 말하는 꼬락서니가 왜 저 모양이야?”“그러게 말이야. 부잣집 딸도 아니면서 누가 보면 재벌 출신인 줄 알겠어. 규리가 먼저 사촌지간이라고 밝히니 더 그럴싸해 보이잖아.”“진짜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니까. 도와주는 사람을 저렇게 외면하면 안 되지! 당장 쫓아내요. 길바닥에 나앉아봐야 정신을 차리지.”...주위 사람들은 도아영을 집어삼킬 듯이 삿대질을 해댔다.바로 이때 통화가 연결되고 전화기 너머로 경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112 신고센터입니다.”“누가 집에 쳐들어와서 제 물건을 다 뒤지고 명예훼손까지 해대네요. 지금 당장 출동해주세요. 아, 그리고 서장 바꿔주세요.”도아영이 서장을 바꿔 달라는 말에 경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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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고 집주인도 코웃음을 쳤다.“쟤가 정말 서장한테 연락이 닿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뭐라도 된 줄 아나 봐? 진짜 큰 인물이었다면 뭣 하러 이런 동네에 살겠어? 누굴 바보로 아나?”다들 그녀가 허풍을 치는 거라고 굳게 믿었다.하지만 임규리는 잘 알고 있다. 도아영은 도씨 일가의 따님이고 이수호의 전 약혼녀였으니 경찰 서장에게 연락이 닿는 건 너무 흔한 일이었다.게다가 며칠 전에 이수호가 직접 경찰서에 가서 그녀를 구했으니...“언니!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서장님께 연락하지 말아요. 오늘 일은 집주인이 잘못했어요.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그녀는 얼른 이 상황을 수습하고 싶었다.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도아영이 아니었다.함부로 본인 물건에 손을 대고 뭇사람들 앞에서 능멸하더니 계약서까지 무시한 채 그녀를 내쫓는 집주인은 절대 그냥 봐줄 리가 없었다.이대로 물러서면 진짜 만만한 사람이 될 테니까.도아영은 뭇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휴대폰을 꺼내서 경찰 서장에게 전화했다. 잠시 후 통화가 연결되고 서장이 아주 깍듯한 태도로 임했다.도아영도 더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 현주소를 불렀다.“20분 이내로 와주세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하거든요!”“20분이라니요. 아영 씨 호출이니 15분 이내로 달려가겠습니다!”두 사람은 통화를 마쳤다.그녀가 일부러 스피커폰으로 전환하여 모두가 대화 내용을 엿들었다.진짜 경찰 서장에게 연락할 줄이야.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집주인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진짜 서장인지 누가 알아? 아무나 서장이라고 속일 수도 있잖아. 너무 흔한 일이야. 당황할 거 없다고.”“경찰 서장이 이런 애한테 깍듯이 대할 이유가 없지. 누굴 바보로 아나!”다만 임규리의 안색이 잔뜩 일그러졌다.이따가 서장이 진짜 찾아오면 도아영의 신분도 낱낱이 드러나게 된다.오늘 도아영의 헛소문을 퍼뜨린 일만 떠올리면 그녀는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진짜인지 아닌지는 지켜보면 알겠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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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제가요.”도아영이 대답한 순간 경찰들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뭐죠? 본인이 본인을 신고한 거예요?”“이 아줌마가 내게 원조교제라는 누명을 씌우고 제멋대로 우리 집에 쳐들어와서 물건들을 한바탕 뒤집어놓았어요. 개인 물품을 싹 다 들추어내더니 날 이 집에서 내쫓으려고 했어요. 전에 분명 계약서를 썼는데 이러는 건 엄연한 범법행위잖아요. 내 권리를 지키는 차원에서 경찰에 신고했어요.”도아영이 조리 밝게 설명했다.하지만 집주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이어갔다.“얘가 바로 세입자예요. 세입자가 내 집에서 원조교제나 하는데 그냥 놔둘 순 없죠. 당연히 내쫓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경찰관님?”경찰은 집주인의 말에 살짝 마음이 흔들렸다.이웃 주민들 사이의 갈등 문제가 가장 귀찮은 문제였으니까.이치가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쩔도리가 없다.“정말 원조 교제했어요?”경찰이 도아영에게 물었다.“아니요. 그런 적 없습니다.”“거짓말이에요! 오늘 남자 세 명이나 만나는 걸 직접 봤다고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도 다 지켜봤어요. 수입차가 줄줄이 이 동네로 들어왔어요. 오후엔 두 남자랑 나가더니 저녁엔 또 다른 남자가 찾아왔는데 이게 원조교제가 아니면 뭐예요?”집주인은 마치 도아영이 천벌 받을 짓을 한 것처럼 쐐기를 박았다.옆에 있던 주민들도 불난 집에 부채질해댔다.“맞아요. 저도 봤어요.”“저도요! 이 동네에 언제 그런 수입차들이 드나들겠어요? 얘가 풍기 문란해서 나쁜 짓을 벌인 거예요. 요즘 대학생들은 반반한 얼굴만 믿고 돈 많은 남자들한테 들러붙잖아요. 에이, 재수 털려!”“얼굴도 예쁘장하니 원조교제가 아니면 뭐겠어요? 얼른 잡아가세요! 더는 동네 분위기 흐리지 말고요.”점점 더 많은 주민들이 구경에 나섰다.경찰은 이런 말들을 듣더니 짜증 섞인 얼굴로 쏘아붙였다.“정말 그런 거라면 저희랑 함께 서에 가주시죠. 제대로 조사해봐야겠네요.”“저는 지금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범죄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오히려 저를 잡아간다고요?”도아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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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장윤기는 숨을 헐떡거리면서 소리쳤다.경찰은 서장을 보더니 사색이 되었다.“서... 서장님?”“내 말 안 들려? 당장 풀어드리라고!”“서장님, 부하 직원들 참 잘 두셨네요. 내가 신고했는데 되레 나를 체포하네요? 웃겨 정말!”도아영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녀의 심드렁한 말투에 장윤기는 땀을 뻘뻘 흘렸다.“네, 다 제 잘못입니다. 직원 단속을 잘 못 해서 아영 씨한테 폐 끼쳐드렸네요.”늘 엄숙하던 장윤기가 한낱 여자애에게 이토록 공손한 태도로 나오니 경찰관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서장님, 이분은...”“도아영 씨잖아! 누가 너희더러 아영 씨 체포하래? 대체 왜 아영 씨한테 수갑을 채운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어? 죽겠으면 혼자 죽어. 난 좀 내버려 두란 말이야! 당장 수갑 풀어!”“서장님, 진정하세요. 저도 방금 경찰관한테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제 말을 새겨듣지 않더라고요.”도아영이 차가운 표정으로 이 말을 내뱉을 때 장윤기는 이마에 난 식은땀을 닦으면서 대답했다.“얘네들 전부 신입사원이라 제대로 훈련받지 못했어요. 제가 나중에 따끔하게 혼낼 테니 아영 씨도 그만 화 푸세요!”이웃 주민들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도아영은 대체 정체가 뭘까?경찰 서장이 왜 그녀에게 이토록 굽신거리는 걸까?“알았으니까 이제 좀 제 얘기 들어주실래요?”도아영의 시선이 집주인 아줌마에게 쏠렸다.집주인은 경찰 서장까지 불려온 광경은 처음인지라 기고만장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우물쭈물하면서 말까지 더듬거렸다.“이 여자가... 이 여자가 우리 집에서 원조교제를 했어요! 저는 단지 집을 깨끗이 치우고 싶은 차원에서 그런 건데 무슨 문제라도 되나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좀 전보다 훨씬 주눅이 든 상태였다.“허튼소리! 이 여자라니요? 이분은 도씨 일가의 따님 도아영 씨인데 원조교제가 웬 말이에요? 머리가 잘못된 거 아니에요?”“뭐, 뭐라고요? 그런 분이 왜 이런 동네에 와서 월세방을 구하는 거죠? 서장님, 농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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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한참 후에야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저 아니에요. 저도 다른 사람한테서 전해 들은 거예요.”“저도 아니에요. 낮에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렸는지 다들 똑같은 얘기만 하더라고요!”“이분이 도씨 일가 따님일 줄은 몰랐어요. 대체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린 건지 양심도 없네요, 정말.”...주민들은 하나둘씩 이 사건에서 빠지려고 애를 썼다.“걱정 마세요, 아영 씨. 이번 일은 제가 반드시 조사해낼 겁니다. 3일.. 아니 2일만 시간을 주세요. 제가 꼭 해결해드리겠습니다!”장윤기가 단호하게 말했다.이때 도아영이 임규리를 지그시 바라봤다.그녀의 따가운 시선에 임규리는 온몸이 불편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범인이 누군지 이미 알고 있거든요.”도아영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한 순간 임규리는 바짝 긴장했다.“정말요? 그게 누구죠? 말만 하세요. 당장 체포하겠습니다!”주위 사람들도 범인이 누구인지 무척 궁금했다. 오늘 도아영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치지 않기를 다행이지 하마터면 그들도 연루될 뻔했다.“아줌마, 나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별안간 도아영이 집주인에게 물었다.집주인은 도아영의 정체를 알게 된 이후로 멍하니 넋을 놓고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그녀가 단지 사과만 원하자 집주인이 곧바로 말했다.“다 제 잘못입니다. 미안해요, 아영 씨! 제가 정말 아영 씨 정체를 몰라서 그랬어요. 미리 알았다면 절대 그렇게 대하지 않았을 텐데... 죽을죄를 지었어요. 지금 바로 물건들 다시 정리해드릴게요!”도아영은 무려 부잣집 딸이다.오늘처럼 대놓고 능멸했으니 처벌을 내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한다.집주인은 감히 그녀 앞에서 거만을 떨 수가 없었다.곧이어 한바탕 널어놨던 도아영의 물건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옷장에 차곡차곡 넣어두었다.“아영 씨, 시간도 늦었고 여기 환경도 별로이니 오늘 밤은 제가 호텔 스위트룸으로 예약해드릴까요? 여기서 지내시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장윤기도 아주 상냥하게 말했다.전에 그녀를 대하던 모습과 아예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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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집주인은 임규리에 대한 호감이 뚝 떨어졌다.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나가는 집주인을 바라보며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분명 이수호랑 파혼까지 했는데 대체 왜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아영을 도와주는 걸까?이건 너무 불공평했다.다음 날 아침, 도아영이 부잣집 딸이라는 소문이 온 동네에 쫙 퍼졌다. 또한 부잣집 딸이 이 동네에서 지낸다는 말도 주민들의 토크 소재가 되었다.다들 전설 속의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다.결국 도아영은 다음날 이른 아침 집에서 내려오며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했다.그녀는 끝내 참지 못하고 구연준에게 연락했다.“어제 집 구해준다는 말 진짜죠?”“당연하지. 이미 다 구했어. 마침 연락하려던 참인데.”“너무 잘됐어요. 지금! 당장! 이사해야겠어요.”“뭐가 그렇게 급해? 누가 심기 건드렸어?”구연준은 곧바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다.그녀는 시시각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게 너무 싫었다.“맞아요.”“지금 제자리에서 꼼짝 말고 기다려. 사람 바로 보낼 테니까 짐 싸서 나오면 돼.”말을 마친 구연준이 전화를 끊었다.단지 입구에서 잠시 기다렸더니 구연준이 보낸 차가 금세 도착했다.정장 차림의 경호원들이 차에서 내려와 먼저 도아영에게 인사를 건넸다.“아영 씨!”“물건들 다 위층에 있어요.”“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6명의 경호원들은 곧바로 위층에 올라갔다.여전히 그녀가 부잣집 딸인 걸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본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이런 경우는 처음이니까.도아영이 근처 공원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릴 사이에 경호원들이 어느덧 짐을 싸서 내려왔다.잠시 후 그들은 짐을 전부 차에 싣고 도아영에게 다가갔다.“다 됐습니다. 대표님께서 친히 또 다른 차량을 보내셨어요.”“네.”도아영도 그제야 자리를 떠났다.그녀가 어젯밤 일로 이 동네를 떠났다는 얘기에 뭇사람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부잣집 딸을 처음 보는 건데 누가 헛소문을 퍼뜨린 바람에 그냥 떠나가 버릴 줄이야.유일한 부자를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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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천한 년이! 당장 나와!”집주인은 욕설을 퍼부으며 임규리의 방에 쳐들어갔다.순간 임규리는 사색이 되었다.“아줌마, 왜 함부로 들어오고 그래요? 으악!”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집주인이 가차 없이 싸대기를 날렸다.“왜 때려요?”임규리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요즘 학교에서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던 그녀는 처음 뺨을 맞았다.“왜 못 때려? 다 너 때문이야. 제 언니가 재벌인 걸 뻔히 알면서 온 동네에 헛소문이나 퍼뜨리고 다녀? 너 때문에 내가 아영 씨한테 그런 짓까지 저지른 거잖아. 애가 어쩌면 이렇게 독해?”집주인의 삿대질에 임규리는 재빨리 눈알을 굴렸다.“내가 그랬다는 증거 있어요? 다짜고짜 나한테 이러면 안 되죠.”“그건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 너 같이 돈 많은 애들 부러워하는 년 너무 많이 봐왔어! 그런데 내가 그 계략에 빠질 줄은 몰랐네? 나만 나쁜 사람 만들고 넌 착한 척하고 싶었던 거야? 세상에 그런 횡재는 없어. 당장 나가. 이 집에서 당장 나가란 말이야!”집주인의 연이은 독설에 임규리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런 낡아빠진 동네, 더 있으라고 해도 나갈 거예요! 나도 진작 나갈 생각이었거든요! 잘 들어요 아줌마! 오늘 날 건드린 건 도아영 건드린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임규리는 원래 짐 빼러 온 것뿐이었다. 남현숙이 이씨 저택으로 들어오라고 했으니 짐 정리할 시간만 며칠 내줬을 뿐이다.이씨 저택에서 차만 보냈다면 그녀도 이 시궁창 같은 곳을 진작 벗어났을 텐데...다만 그녀는 처음 시골에서 상경했을 때 이런 집에서 지낼 수 있는 것에 엄청 만족했다는 걸 까마득히 잊었다.“젠장!”집주인은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또 처음이었다.시골에서 올라온 그녀가 딱해 보여서 저렴한 가격으로 월세를 내주었더니 이제 오히려 한 방 먹은 걸까?그것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따름이었다.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었다.임규리는 짐을 싸서 단지 입구로 나왔지만 막상 나오고 나니 골치가 아팠다.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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