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Bab 291 - Bab 300

404 Bab

제291화

김한빈도 묵묵히 도아영의 방에서 나갔다.그녀는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는 서현우를 보다가 질문을 건넸다.“그럼 난 서재로 갈까요?”“마음대로!”서현우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몸을 홱 돌렸다.사실 도아영도 딱히 돌아가서 이수호를 마주할 생각이 없었는데 변윤재가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 편히 서현우의 집에 남았다.어젯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서현우는 아예 그녀에게 관심조차 없었다.오후 내내 책만 보는 서현우였다.도아영이 글씨 연습으로 손목이 저려서 미칠 지경이 돼도 서현우는 아무 말이 없었다.결국 보다 못한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선생님! 제 글씨 이제 어떤가요?”도아영이 A4용지를 건넸지만 그는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다.“계속해.”“뭘 더 써요?”“소설.”서현우는 어디서 소설을 찾아왔는지 한 장 프린트해서 그녀 앞에 내놓았다.빼곡히 적힌 글씨를 본 순간 도아영은 눈앞이 아찔거렸다.대체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소설은 왜 쓰라고 하는 걸까? 오직 연습 때문에?게다가 글씨가 너무 작다 보니 한 글자씩 공들여서 봐야만 했다.이건 집중력까지 테스트하는 연습이었다.오른손으로 쓴다고 해도 당장 써 내려갈 수 없는데 하물며 왼손으로...서현우는 대놓고 그녀를 난감하게 굴었다.“선생님...”“다 쓸 때까지 어디도 못 가.”그는 마치 도아영이 무슨 말을 할지 예측이라도 한 듯 차갑게 쏘아붙였다.압력에 못 이긴 도아영은 끝내 A4용지를 들고 돌아갔다.그녀는 마지못해 다시 펜을 들었다.변윤재가 돌아왔을 때 날이 이미 어둑어둑해졌다. 혼혈의 준수한 외모가 하루 일과에 찌들어서 초췌할 따름이었다.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서재 문을 열었다.도아영이 아직도 글쓰기 연습을 하자 변윤재는 의아한 듯 물었다.“아직이야? 현우 너 진짜 너무하네.”그는 말하면서 도아영에게 다가갔다. A4용지에 빼곡히 적힌 작은 글씨체를 보더니 변윤재도 덩달아 미간을 구겼다.“알아보긴 하겠어요?”도아영의 기대 어린 눈빛을 바라보며 그는 결국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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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서현우는 눈길 한번 안 주고 담담하게 말했다.“가봐.”그제야 도아영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변윤재는 그녀를 부축해서 서재를 나섰다.서재의 소파와 테이블의 높이가 거의 일치하다 보니 도아영은 줄곧 바닥에 앉아서 글을 쓰다가 일어나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서현우는 두 사람이 나간 후에야 테이블 앞으로 다가와 방금 그녀가 쓴 글씨를 보았는데 글씨체는 형편없지만 틀린 글은 단 한 개도 없었다.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김한빈을 불렀다.“한빈아.”“네, 대표님.”“가서 가장 편한 의자랑 책상으로 사와.”“네? 대표님은 사무실용 책상과 의자를 싫어하시잖아요?”김한빈은 이 말을 내뱉은 순간 알아챘다. 대표님은 지금 도아영을 위해 가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그는 곧장 알겠다며 자리를 물러났다.30분 후.도아영이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이 시간대는 이수호의 출근 시간이니 아무리 화나도 집에서 종일 기다릴 일은 없을 거라고 여겼다.생각을 마친 그녀는 바로 집안에 들어섰다.하지만 문을 연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이수호가 거실 한가운데 떡하니 앉아있었으니까.그의 표정은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전에 도아영이 그에게 귀싸대기를 날렸을 때도 이런 표정은 못 봤는데 오늘은 그야말로 섬뜩할 따름이었다.어두운 방 안에 달빛이 드리우자 분위기가 더 싸늘하게 느껴졌다.“뭐 하다 왔어?’이수호는 이상하리만큼 차분하게 물었다.그녀는 한 시간, 여섯 시간도 아닌 무려 24시간이나 실종 상태였다.이수호의 질문에 도아영이 답했다.“민서네 집에서 하룻밤 자고 왔어요. 이런 것까지 일일이 보고해야 해요?”“그래?”이수호가 쓴웃음을 지었다.“어젯밤에 주민서 아버님께 연락드렸는데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만반의 준비를 마친 그의 모습에 도아영도 더는 변명하지 않았다.“수호 씨, 내가 뭘 하든 이제 수호 씨랑 아무 상관 없잖아요. 제발 좀 내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아 줄래요?”말을 마친 그녀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제 방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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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이제 곧 질식할 것만 같은 도아영을 보고 나서야 이수호도 손을 놓아주었다.방금 분노가 극에 달하다 보니 제아무리 참는다고는 하나 끝내 그녀를 다치게 하고 말았다.“콜록콜록.”도아영은 목을 움켜쥐고 쉴 새 없이 기침을 해댔다.이에 이수호가 미간을 구겼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됐어요!”그녀는 어떠한 사과도 듣고 싶지 않았다.이수호에게 빚진 것 하나 없는 그녀는 이 남자가 사사건건 도원 그룹으로 협박하지만 않았어도 종일 그의 앞에서 공손한 척할 이유가 없다.“이제 그만 가주시죠, 대표님?”싸늘한 눈빛의 도아영을 바라보며 이수호의 안색도 어두워졌다.“네가 종일 안 돌아와서 많이 걱정했어!”“그래요? 걱정해주셔서 정말 고맙네요.”그녀가 쓴웃음을 지었다.도아영이 이토록 자신을 혐오하니 이수호도 마침내 분노가 폭발했다. 그는 도아영에게 바짝 다가오며 쏘아붙였다.“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왜 나만 보면 이렇게 짜증이야? 전에는 안 그랬잖아? 대체 뭐가 문제야? 말해봐, 뭐가 문제냐고?”“아니요, 대표님은 아무 잘못 없어요. 다 제 잘못이요.”그랬다. 모든 게 그녀의 잘못이었다.좋아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좋아했고 3년 동안 아부하면서 살아왔더니 결국 무참하게 버림을 받았다.이 모든 건 도아영 본인의 선택이니 이수호를 원망할 자격이 없었다.다만 그를 미워하는 건 도아영의 자유 아닌가?환생한 그녀는 이수호와 강이나에게 복수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저 이 두 사람과 멀리 떨어져서 지내고픈 마음뿐이었다.하지만 뒤로 물러설수록 이수호가 더 바짝 다가왔다.인간은 대체 왜 이렇게 비천한 걸까? 그녀는 도통 이해가 안 됐다.사랑할 땐 눈길조차 안 주더니 단념하니까 이렇게 집착할 줄이야?설마 이런 게 바로 모든 남자의 통폐일까?도아영이 말했다.“수호 씨, 앞으로 나한테서 멀리 떨어져요. 더는 안 보고 싶으니까!”혐오에 찬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이수호는 심장을 쿡쿡 찌르듯 아팠다.머릿속엔 온통 이전에 도아영이 한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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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그녀는 이수호가 왜 급발진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새도 없이 재빨리 책상 앞으로 다가가 가위를 찾아서 제 목에 겨눴다.분노에 휩싸였던 이수호는 순간 정신을 번쩍 차렸다. 그는 음침한 얼굴로 도아영에게 물었다.“내가 그렇게 싫어?”“네!”도아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나 건드리기만 해봐요. 확 죽어버릴 거야!”이 한마디가 이수호의 심장을 가차 없이 내리쳤다.한편 도아영은 그를 빤히 쳐다봤다. 한 발짝만 더 가까이 다가오면 목을 확 찔러버릴 기세였다.어느덧 그녀의 목에서 핏방울이 똑똑 떨어지자 이수호도 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말했다.“알았어. 오늘부로 우린 남남이야. 평생 보지 말자고!”그는 곧장 아파트를 떠났다.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도아영도 그제야 가위를 내려놓았다.그녀는 온몸에 기운이 쫙 빠진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미쳤어... 이수호 진짜 미친 거야.”도아영은 피가 흐르는 입술을 어루만졌다.이 인간이 대체 왜 갑자기 이런 식인지 도통 이해가 안 됐다.전생에는 그녀가 싫어서 안달이더니, 조금만 터치해도 손을 빡빡 씻을 지경이더니 왜 이렇게 변한 걸까?그래도 이수호는 내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인지라 오늘 저렇게까지 쐐기를 박았으니 더는 마주칠 일이 없을 듯싶었다.도아영은 이렇게 저 자신을 위로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때 또 한 번 그를 미친놈이라고 욕했다.다음날 그녀의 통장으로 마지막 금액 2억 원이 입금되었다.무언가를 깨달은 도아영은 곧바로 이수호의 카톡과 연락처를 모조리 삭제했다.‘잘 됐어!’비록 매일 2억 원의 수입이 줄어들었지만 최소한 이수호와 깔끔하게 선을 긋게 되었으니 더는 미련을 둘 필요가 없었다.그녀는 이수호와 관련된 모든 연락 방식을 삭제하고 차단했다.또한 이 남자와 완전히 끝내려고 아파트에서 나와 홀로 학교 근처의 저렴한 월세방을 구했다.오후에 변윤재가 그녀를 데리러 왔을 때 월세방을 본 순간 난감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왜요? 별로예요? 환경도 깔끔하고 근처에 공원도 있고 엘리베이터까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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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애초에 도아영이 한성대에 올 때 유정연은 그녀가 이 근처에 집을 사는 걸 결사반대했다. 결국 그녀는 줄곧 기숙사에서 지냈지만 이제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시 기숙사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힘든 일이니까.“여기서 며칠만 버텨. 내가 현우더러 빨리 집 구하라고 할게.”변윤재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아니요. 현우 씨 귀찮게 하지 말아요. 난 그냥 여기서 지내면 돼요.”“귀찮게 하다니? 너 지금 걔 때문에 이런 신세가 된 거잖아. 현우도 어느 정도 보상은 해야지. 안 그러면 너만 너무 손해야!”여기까지 말한 변윤재는 문득 등골이 오싹했다.조심스럽게 머리를 돌리자 서현우가 어느새 뒤에 떡하니 서 있었다.단지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서현우가 한정판 마이바흐를 몰고 온 순간 모두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으니까.이렇게 낡아빠진 단지에 한정판 마이바흐가 들어오는 건 그야말로 희한한 일이었다.밖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본 순간 도아영은 당장이라도 그들을 쫓아내고 싶었다.젊고 예쁜 여자가 엄청나게 잘생긴 두 남자와 함께 차에 오른 모습을 보더니 다들 쉬쉬거리기 시작했다.“허구한 대낮에 저 세 사람 설마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니겠지?”“젊고 예쁜 것들은 역시 돈 많은 남자를 따른다니까. 대낮부터 낯부끄럽게 뭐 하는 짓이야 대체.”뭇사람들이 구시렁대고 있을 때 임규리가 걸어 나왔다.이 구역은 한성대 근처에서 가장 저렴한 동네인지라 그녀도 한동안 여기서 지냈다.그러다가 요즘 남현숙의 요구로 이씨 일가에 들어가게 됐으니 짐 정리를 하러 왔는데 옆에 있던 아줌마가 덥석 그녀를 잡아당겼다.“규리야! 쟤 너희 학교 학생 맞지? 방금 남자 두 명이랑 떠난 애...”“네, 맞아요.”임규리는 방금 그 두 남자를 제대로 확인하진 못했지만 도아영은 똑똑히 보았다.그녀가 이수호를 떠난 뒤 또 이런 레벨의 재벌남을 만나게 되다니.임규리는 요즘 이씨 일가에서 이수호에게 찬밥신세인데 정작 도아영은 너무 잘나갔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질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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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오후, 한성대.“규리야, 너 진짜 이씨 저택에 들어갔어?”“장난치는 거 아니지? 거긴 무려 이씨 저택이잖아.”사흘도 안 될 사이에 임규리는 어느덧 모두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며칠 전 이씨 일가에서 찾아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간 일이 전교를 들썩하게 했으니까.다만 당사자인 그녀는 아직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그저 얼굴이 살짝 빨개진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다들 그만 물어. 함부로 얘기하지 않겠다고 할머니랑 약속했단 말이야.”그녀가 남현숙을 언급한 순간 몇몇 학생들은 두 눈이 반짝였다.“할머니? 이 대표님 할머니를 말하는 거야?”“헐, 대박! 규리 너 진짜 이경 그룹 사모님이 되는 거야?”이 반에서 이수호 같은 인물을 직접 마주할 자는 아무도 없다.순간 임규리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그만해 이제... 아무튼 난 말할 수 없어. 얘기하면 안 된다고.”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뭇사람들은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한때 임규리를 맹비난했던 여학생들이 가까이 다가왔다.“규리야, 전에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다들 장난 좀 친 거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마.”“우리 앞으로 베프야. 누가 감히 너 괴롭히거든 당장 얘기해. 아작을 낼 테니까!”“그래, 규리야! 이제 이경 그룹 사모님이 된다면 절대 우릴 잊지 마.”...임규리는 아양을 떠는 여학생들을 바라보며 더없는 만족감을 느꼈다.전에 돈이 없을 때 학교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는데 이씨 일가로 들어가게 되니 다들 먼저 다가와서 아부하고 있었다.이런 게 바로 도아영이 한때 매일 받았던 대우일까?“규리야, 이 대표님은 너한테 잘해줘? 자상해? 얼른 얘기해봐.”“이씨 저택 엄청 크지? 강주에서 제일 큰 별장이라고 하던데.”학생들은 두 눈을 반짝이며 이씨 저택을 언급했다.마치 임규리가 그 집에서 사모님의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 듯싶었다.“진짜 그만해. 나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니까.”임규리가 이렇게 나오니 괜히 더 쑥스러워하는 것 같았다.이때 학생들 중 한 명이 그녀에게 잘 보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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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임규리의 안색이 살짝 일그러졌다.다른 학생들은 잘 속여넘길 수 있지만 구연준은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었다.만약 그가 좀 전에 들은 얘기를 이씨 일가에 알린다면 임규리는 끝장이다.“수업 시작해.”그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시선은 줄곧 임규리에게 꽂혀 있었다.이에 임규리는 등골이 오싹했다.마치 누군가에게 약점이라도 잡힌 듯 숨이 턱턱 막혔다.결국 그녀는 수업을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상과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디 가, 규리야?”다른 학생들은 그녀에게 이수호에 관해서 더 묻고 싶었는데 이 여자가 어느새 구연준을 따라서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선생님!”임규리가 얼굴이 벌게진 채 구연준을 불렀다.이에 그는 걸음을 멈추고 차분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야?”그는 항상 차가운 분위기에 소외감이 느껴질 따름이었다.임규리는 입술을 꼭 깨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까 한 얘기는...”그녀는 차마 말을 끝까지 맺을 수가 없었다.“내가 알 바는 아니잖아?”구연준은 그들의 토크에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되물었다.이에 임규리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구연준은 어느덧 멀리 사라져버렸다.‘선생님은 도아영 편들어주던 거 아니었어? 내 일에 아예 관심이 없네?’문득 임규리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스쳤다.‘이런 횡재라니! 하늘도 날 돕는구나.’며칠 뒤면 곧 기말고사이다. 오랫동안 휴학하고 돌아온 도아영은 당연히 시험을 통과할 리가 없다.그때 가서 도아영이 한성대에서 아웃되면 아무도 임규리의 거짓말을 까발릴 수 없다.같은 시각, 서현우네 집.도아영은 눈앞의 책상을 보더니 멍하니 넋을 놓았다.“마음에 들어?”문득 변윤재가 가까이 다가왔다.“이거 현우가 일부러 한빈이 시켜서 사 온 거야. 디테일 봐봐, 촉감도 너무 좋지 않냐? 책상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골랐다니까.”“...”도아영은 책상 앞으로 다가가 살며시 만져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최상품 녹나무 재질이었다.서현우가 그녀를 위해 이토록 특별한 선물을 준비할 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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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도아영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 거야?”“몰랐네! 학교 게시판에 온통 그 얘기로 도배했어.”주민서가 초조하게 말했다.그 누구든 이수호의 약혼녀가 될 수 있지만 임규리만은 절대 안 된다.도아영만 웃음거리로 몰락할 테니까.“이 대표 할머니는 대체 무슨 생각이시지? 전에는 그래도 좋은 분인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드냐고? 지금 너 망신 주는 거나 다름없잖아!”도아영은 그녀를 다독였다.“일단 진정해. 아직은 소문일 뿐 확실치는 않잖아. 설사 진짜라고 해도 나랑은 아무 상관없어.”“내가 분해서 그래, 내가! 너는 어떻게 이 일이 상관없을 수가 있니?”주민서가 씩씩거릴 때 서현우가 불현듯 마른기침을 해댔다.남자 목소리를 들은 주민서는 잠시 머뭇거렸다.“방금 뭐야? 너 설마...”도아영은 그녀가 이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민서야, 그게 아니라.”“알았어. 다 알았다고!”주민서는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난 또 네가 이수호 때문에 슬퍼할 줄 알았더니 진작 다른 남자 찾았네? 역시 우리 아영이가 짱이라니까. 내가 괜한 걱정을 했어. 별일 없으면 이만 끊는다. 더 방해하지 않을게.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만나서 해!”주민서는 그녀에게 해명할 기회조차 안 주고 전화를 꺼버렸다.도아영이 무심코 서현우를 바라봤지만 그는 아무 말 없이 머리만 푹 숙이고 있었다. 방금 기침은 예외였던 것이다.“휴대폰 무음으로 하고 계속 글쓰기 연습해.”“네, 선생님...”도아영은 곧장 휴대폰을 무음 모드로 해놓고 글쓰기에 몰입했다.한성대.강이나는 게시판을 발칵 뒤집은 내용을 읽어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이나야, 이거 다 근거 없는 소문이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유하영은 그녀를 위로하느라 바빴다.정작 강이나가 임규리를 하찮게 여긴다는 걸 눈치채지도 못하고 말이다.고작 그녀를 따라 하는 대체품 따위를 신경 쓸 리가 있을까. 이수호는 절대 임규리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가 없다고 굳게 믿었다.“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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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강이나가 유하영을 위로했다.하지만 멍청한 유하영은 여전히 불만 조로 씩씩거렸다.“도아영이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아직도 걔를 챙기고 있어! 넌 정말 너무 착해서 탈이라니까. 그래서 그딴 년한테 맨날 당하는 거잖아.”강이나는 피식 웃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내가 도아영을 챙겨? 아니! 난 그저 도아영도 전교생들에게 야유당하는 느낌이 어떤 건지 가르쳐주고 싶을 뿐이야.’이전에 도아영은 이수호의 약혼녀이다 보니 사람들은 감히 그녀를 건드리지 못했다.기껏해야 몇 마디 경멸의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이수호와 파혼했으니 모든 게 달라졌다.많은 학생들이 그녀의 우스운 꼴을 기대하고 있다.그 와중에 사촌 동생 임규리와 전 약혼자 이수호가 약혼식을 올린다고 하니 도아영은 자연스럽게 전교생의 농락 거리로 전락할 것이다.그날 오후 도아영이 글쓰기를 연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메시지가 줄줄이 들어왔다.얼핏 본 후 휴대폰을 치우려고 했지만 복습 자료에 관한 내용인 걸 확인하더니 동작을 멈칫했다.자세히 들여다보자 정말 기말 복습 자료에 관한 내용이었다.요즘 그녀는 학교에 잘 나가지도 않았고 설사 나간다고 해도 도서관에만 가다 보니 복습 자료를 나눠준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바가 없다.서현우가 문득 휴대폰을 쳐다보는 그녀를 발견하고 차분하게 물었다.“연습하랬더니 뭐 하는 거야 지금?”“반에서 복습 자료 나눠준대요. 그것도 본인이 학생증 들고 직접 오라고 하네요.”그녀는 단 한 번도 이런 요구를 들어본 적이 없다.다만 한 시간 전에 주민서가 했던 말을 되새기자 그녀는 곧장 알아챘다. 누군가가 지금 그녀를 놀리기 위해 며칠 학교에 안 나온 걸 알고 일부러 이런 핑계를 둘러대고 있었다.이토록 저급한 수단에 도아영은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직접 갈 필요 없어. 내가 알아서 사람 보낼게.”서현우의 말을 들은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도아영의 현재 몸 상태로 계단을 오르기도 힘든데 복습 자료까지 챙겨오는 건 무리였다.한성대.유하영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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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복습 자료 어디 있어?”상대의 간단명료한 질문에 학생들 전부 침을 꼴깍 삼켰다.“여... 여기요...”책임지고 자료를 나눠주는 학생이 조심스럽게 경호원에게 복습 자료를 건넸다.한편 경호원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곧장 교실을 나섰다.그가 나간 후 교실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누, 누구지?”“내가 어떻게 알아? 그러게 이런 내용은 단톡방에 올리지 말라고 했잖아. 이제 어떡해? 진짜 믿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잖아!”유하영도 실은 복습 자료를 준비하긴 했지만 도아영을 골탕 먹이려고 죄다 10년도 더 된 자료들만 준비해왔다.누군가가 만약 진짜 그 복습 자료를 참고한다면 큰일 날 게 뻔했다.“도아영 오는 거야 마는 거야?”“안 와. 무슨 염치로 나오겠어?”“그러게 말이야. 이 대표님께 버림받은 마당에 무슨 체면으로 학교에 나오겠어?”...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유하영은 화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이럴 때 도아영을 골탕 먹이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김한빈은 곧바로 자료를 들고 우성 별장에 도착했다.도아영은 전에 복습하느라 많은 책을 읽다가 김한빈이 가져온 자료를 보더니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아니나 다를까 몇몇 학생들의 꼼수일 뿐이었다.그녀가 복습 자료를 옆에 내팽개치자 김한빈이 의아한 듯 물었다.“자료 안 보세요?”“오케이. 뒷면으로 글쓰기 연습이나 해야겠어요 그럼.”그녀는 자료 뒷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김한빈은 여전히 의아할 따름이었다.어느덧 날이 어두워지고 그녀도 기지개를 쭉 켰다.도아영은 줄곧 휴대폰을 옆에 두고 있다가 뒤늦게 확인해 보니 구연준이 어느새 그녀가 필요한 남원 교외의 자료를 보내왔다.“다 썼으면 이리 가져와.”서현우가 다가오자 그녀는 재빨리 휴대폰을 뒤덮었다.남원 교외의 땅은 아직 그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으니까.“괜찮게 쓴 것 같은데 한번 보실래요, 선생님?”도아영이 종잇장을 그에게 건넸다.“진보는 했네. 확연한 차이는 없지만.”서현우가 그녀에게 짤막한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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