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오의 인상 속에서 강이나는 그런 짓을 꾸밀 여자애가 아니다.한편 강이나는 살짝 난감해하더니 꿋꿋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럴 리가! 걔 이미 수호 씨랑 파혼했잖아. 설사 파혼을 안 해도 내가 뭣 하러 그런 식으로 괴롭히겠어.”그제야 박태오의 안색이 조금 밝아졌다.“나 귀국시킨 거 이수호 마음 확인하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 이제 수호랑 아영이가 파혼까지 했는데 뭐가 더 걱정이야?”“다 네 덕분이지. 그래도 여전히...”강이나는 여전히 찝찝했지만 말을 꺼낼 수 없었다.여자의 직감이 말해주길 이수호는 그녀를 향한 태도가 전보다 확 달라졌다. 마음이 변했다고 할까?“이나야, 욕심 적당히 부려. 이수호가 너랑 결혼할 일 없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박태오의 말을 들은 강이나는 안색이 확 돌변했다.도아영이 아니면 이수호는 또 다른 여자와 결혼할 것이다. 상대가 누가 됐든 강이나에게는 그의 신부가 될 기회가 절대 주어지지 않는다. 이점을 강이나도 너무 잘 알고 있다.다만 그럼에도 내키지 않았다.이수호의 아내가 될 수 없어도 그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 가장 특별한 여자가 되고 싶었다.“됐다, 걔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밥 먹으러 가자.”강이나는 자연스럽게 박태오의 팔짱을 끼고 한성대 교문을 나섰다.그날 오후 한정민은 구연준과 위너 그룹 CEO 제니가 나란히 손을 잡은 기사, 그리고 또 강이나와 이수호가 파티에 참석한 사진까지 보게 됐다. 순간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런 기사를 진작 확인했더라면 좀 전에 강이나의 체면을 봐주는 건데...이제 모든 게 끝장났다. 구연준 대표의 여신은 이미 귀국했으니 그도 더는 도아영을 신경 쓸 리가 없다.한편 강이나는 이수호가 제일 아끼는 여자인데 하필 오늘 그녀의 체면을 짓밟고 말았다.한정민은 불안한 마음에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이수호에게 연락했다.안지원이 전화를 받자 그는 아양을 떨면서 말했다.“지원 씨, 다름이 아니라 오늘 아영이랑 이나가 잠깐 마찰이 있었는데 이나는 피해자 학생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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