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절반은 사실 이수호와 도원 그룹이 맺은 약혼 관계 때문에 참석한 것이었다.그런데 도지호가 이수호를 건드리는 바람에 몇몇은 벌써 자리를 뜨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희주 씨, 저랑 저쪽에 가보지 않을래요?”도지호가 먼저 송희주에게 다가갔다.오늘은 도지호가 주인공인 자리라 송재훈과 김은혜도 억지로나마 허락 의사를 밝혔다.하지만 해인 그룹 쪽도 당연히 방심하지 않았다. 김은혜가 송희주에게 보내는 눈빛은 잠깐만 형식상 맞춰주고 곧 돌아오라는 의미가 다분했다.송희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잠깐 둘러볼까요.”도지호는 조금 전 이수호가 자신에게 먼저 잔을 권한 덕에 송희주가 자신을 높게 평가했으리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무척 우쭐한 표정이었다.그때, 도지호의 친구 무리가 옆으로 몰려왔다.“지호야, 생일 축하해! 우리 아빠가 이걸 꼭 전해달라고 했어. 기분 좋게 받아줘.”“우리 지호 잘생기고 똑똑해요. 희주 씨, 우리 지호한테 시집가면 복 터지는 거예요.”“맞아요, 지호가 얼마나 대단한데요. 오토바이도 잘 타고, 인맥도 넓고, 게다가 이 대표 시동생이 될 몸이잖아요! 희주 씨, 이 기회 놓치지 마요.”...그들은 상류층과 거리가 먼 친구들이라 온통 도지호를 치켜세우는 말밖에 할 줄 몰랐다.송희주는 저속한 아부를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도지호와는 오늘 처음 만났는데 이 정도면 친분이 있더라도 기분 나쁠 말투였다.해인 그룹과 도원 그룹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더군다나 도아영이 없었더라면 도지호는 로열 호텔의 문턱조차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도지호는 친구들의 잇따른 칭찬에 푹 빠져 자신이 굉장히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 나이 또래라면 주변에서 치켜세우면 우쭐해지기 십상이다.도지호는 들고 있던 샴페인을 단숨에 비우고 송희주를 향해 말했다.“희주 씨, 애들이 그냥 하는 말이니 신경 쓰지 말아요.”“그래요, 헛소리죠. 저 신경 안 써요.”송희주는 차가운 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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