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3화

Author: 기향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절반은 사실 이수호와 도원 그룹이 맺은 약혼 관계 때문에 참석한 것이었다.

그런데 도지호가 이수호를 건드리는 바람에 몇몇은 벌써 자리를 뜨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희주 씨, 저랑 저쪽에 가보지 않을래요?”

도지호가 먼저 송희주에게 다가갔다.

오늘은 도지호가 주인공인 자리라 송재훈과 김은혜도 억지로나마 허락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해인 그룹 쪽도 당연히 방심하지 않았다. 김은혜가 송희주에게 보내는 눈빛은 잠깐만 형식상 맞춰주고 곧 돌아오라는 의미가 다분했다.

송희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잠깐 둘러볼까요.”

도지호는 조금 전 이수호가 자신에게 먼저 잔을 권한 덕에 송희주가 자신을 높게 평가했으리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무척 우쭐한 표정이었다.

그때, 도지호의 친구 무리가 옆으로 몰려왔다.

“지호야, 생일 축하해! 우리 아빠가 이걸 꼭 전해달라고 했어. 기분 좋게 받아줘.”

“우리 지호 잘생기고 똑똑해요. 희주 씨, 우리 지호한테 시집가면 복 터지는 거예요.”

“맞아요, 지호가 얼마나 대단한데요. 오토바이도 잘 타고, 인맥도 넓고, 게다가 이 대표 시동생이 될 몸이잖아요! 희주 씨, 이 기회 놓치지 마요.”

...

그들은 상류층과 거리가 먼 친구들이라 온통 도지호를 치켜세우는 말밖에 할 줄 몰랐다.

송희주는 저속한 아부를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도지호와는 오늘 처음 만났는데 이 정도면 친분이 있더라도 기분 나쁠 말투였다.

해인 그룹과 도원 그룹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 더군다나 도아영이 없었더라면 도지호는 로열 호텔의 문턱조차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도지호는 친구들의 잇따른 칭찬에 푹 빠져 자신이 굉장히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 나이 또래라면 주변에서 치켜세우면 우쭐해지기 십상이다.

도지호는 들고 있던 샴페인을 단숨에 비우고 송희주를 향해 말했다.

“희주 씨, 애들이 그냥 하는 말이니 신경 쓰지 말아요.”

“그래요, 헛소리죠. 저 신경 안 써요.”

송희주는 차가운 어조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74화

    도지호는 학교에 있을 때도 과격한 행동을 일삼았다. 어린 시절부터 유정연이 지나치게 감싸며 키운 탓에 스스로를 도원 그룹의 도련님이라 여겨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다.강주대학교에서야 도지호 정도 배경이면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지만 지금 이곳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상류층의 모임은 문턱을 넘는 것 자체가 까다로웠다. 그런데 도지호는 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 친구들까지 데려왔다.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 이미 상류층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 도지호의 친구들은 이곳에 나타날 자격이 없었다.도지호는 또 샴페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송희주가 화장실에 가는 틈을 타 부하 같은 친구들을 시켜 길목을 막아섰다.“따라가 보자.”도아영은 주민서를 데리고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거기에서 도지호는 이미 송희주를 가로막고 있었다. 송희주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뒤로 물러섰다.“지호 씨, 왜 이래요?”도지호는 송희주의 얼굴에 겁먹은 기색이 보이지 않는 것이 못마땅했다.“뭐겠어요? 도원에서 희주 씨를 좋게 보면 영광으로 알 것이지 감히 제 체면을 깎네요?”술에 취한 도지호는 거칠게 송희주의 팔을 잡아끌며 무리하게 키스하려고 했다. 친구들은 흥에 겨워 소리를 질러댔다.송희주는 얌전해 보여도 강단 있는 성격이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도지호의 뺨을 후려쳤다.그대로 도지호의 한쪽 볼이 벌게졌다. 그러자 도지호의 친구들이 나서서 송희주를 어떻게든 제압하려 하는 기색을 보였다.송희주는 빈틈을 노려 달아나려고 했다. 굴욕을 당한 도지호는 얼굴이 일그러지며 곧장 송희주의 머리카락을 붙잡았다.그때,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도아영이 재빨리 소리쳤다.“도지호! 지금 뭐 하는 거야!”도아영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상황을 인지하기 충분했다.때마침 송재훈과 김은혜도 가까이 걸어왔다. 헝클어진 머리로 달려오는 송희주를 발견하자 송재훈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도아영! 이 배신자 같은 년!”도지호는 원래부터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75화

    “지금 뭐라고 했어요?”송희주는 도지호가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것에 깜짝 놀라며 화를 냈다.“도지호 씨! 정말 뻔뻔하네요!”유정연은 도지호가 학교 다닐 때부터 잘생긴 얼굴 덕분에 인기가 있었다고 생각한 나머지, 이번에도 송희주가 그에게 마음이 있다고 착각했다.유정연이 나서며 말했다.“사모님, 두 아이 문제로 이렇게 불쾌하게 끝낼 건 없지 않나요? 우리 지호도 외모가 준수하고, 희주 씨도 똑똑하고 예쁜 아가씨인데... 여자는 좋아하면서 부끄러워 말 못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괜히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차라리 두 아이 약혼을 잡으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럼 희주 씨도 굳이 말 안 해도 되고요.”“네?”김은혜는 유정연의 말을 듣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쳐다봤다.이렇게까지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때 도아영과 주민서가 다가왔다. 주민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여사님, 지금 도지호가 무슨 짓 했는지 알긴 해요? 우리가 똑똑히 봤는데, 송희주 씨는 도지호를 전혀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도지호가 술에 취해 난동 부리면서 송희주 씨를 괴롭히려 했다고요!”“말도 안 돼! 내 아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원래도 도아영을 싫어하던 유정연은 이제 그녀의 곁에 있는 주민서까지 밉살스럽게 느껴졌다.마침 보안 직원들이 들어와 도지호와 함께 있던 친구들을 붙잡아 데려왔다. 그들은 눈길을 피하며 도지호를 쳐다봤다. 그러자 도지호는 대뜸 발끈했다.“이 애들은 내 친구들이에요! 함부로 잡아두지 마요! 어서 놔줘요!”“아버지, 어머니! 저 사람들이에요! 저 사람들이 아까 저를 가로막았어요!”송희주는 잽싸게 그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송재훈은 이미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유정연이 어떻게든 도지호를 위해 변명해 주려 할 때 도아영이 먼저 나섰다.“민서랑 제가 직접 봤어요. 지호가 송희주 씨에게 몹쓸 짓을 하려고 하더군요. 이런 짐승 같은 짓을 하다니 도원 그룹 체면 다 구겼네요. 결국 아주머니가 지호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 아닌가요?”“도아영!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76화

    도지호가 허풍을 떨자 송재훈은 순간적으로 분노했다.“내 딸은 지금껏 키우면서 단 한 번도 억울한 일을 당하게 둔 적이 없어. 그런데 네가 내 딸을 해치려 들었으니 두 집안 체면 따위는 보지 않겠어!”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송재훈은 자기 집안 보디가드를 손짓해 앞으로 나서도록 했다. 눈 깜짝할 새 보디가드가 쥐고 있던 전기봉이 도지호의 다리를 후려쳤다.도지호는 다리에 찌릿한 고통이 밀려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다.“아들!”유정연은 해인 그룹 쪽이 진짜로 손을 쓸 줄은 몰랐기에 급히 뛰어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그가 일어서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자, 유정연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송재훈 내외를 노려보았다.“오늘은 우리 도원 그룹 연회예요. 여기서 이러는 건 너무 무례하지 않나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 도원 그룹은 훗날 수호의 처가가 될 텐데, 개를 때릴 때도 주인을 봐야 한다는 말 못 들어봤나요? 사람을 얕봐도 정도가 있어야죠!”그렇게 말한 뒤, 유정연은 고개를 홱 돌려 도아영을 향해 소리쳤다.“도아영! 네 동생이 이렇게 당하는데 가만히 보고 있겠다는 거야? 누나가 돼서 어떻게 이렇게 모질어!”도아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아줌마, 도지호가 잘못을 저질렀으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죠. 아까도 말했듯 처리는 송 회장님께 넘겼으니 아줌마도 경솔하게 굴지 마요. 우리 도원 그룹 체면 구기지 말고요.”“너, 너 같은 배은망덕한 게 어디 있니! 지호는 네 동생이야!”유정연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머리카락까지 헝클어져 보는 이에게 난잡한 인상을 주었다.오늘 온 사람들은 전부 강주에서 유명하고 권위 있는 이들이었으나, 유정연처럼 막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없었다.이내 그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다. 더 이상 이 꼴을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 중 상당수는 단순히 사업상 인맥을 위해 참석한 이들이었다.도지호는 먼저 이수호를 건드려서 자리를 떠나게 만들더니, 이제는 해인 그룹의 딸에게까지 못된 짓을 하려고 들었다. 그런데도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77화

    도원 그룹에서 벌어진 추태는 다음 날 아침부터 온갖 곳에서 시끄럽게 떠들썩해졌다. 순식간에 도지호가 생일파티 날 저지른 터무니없는 일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원래도 송희주는 여러 재벌가 자제들의 워너비 여신이자 최고의 약혼녀 감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도지호가 대놓고 희롱해 버렸으니 이 바닥에서 도지호를 멀리하려는 목소리가 커지는 건 당연했다.결국 유정연은 제 발로 제 무덤을 판 꼴이 되었다.도지호를 재벌가 딸과 맺어주려고만 했지, 정작 자신의 아들이 어떤 인물인지 전혀 알아보지 않은 것이다.점심 무렵, 병원에서 돌아온 유정연은 몹시 수척한 상태로 곧장 도아영의 앞에 달려들었다.“도아영! 넌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모질어! 지호는 네 남동생인데 이런 식으로 해치면 안 되지!”“아줌마, 저는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도아영은 소파에 기대앉아 전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제 일은 도지호 혼자 벌였어요. 제가 칼을 목에 대고 시킨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제가 아니었다면 도원 그룹 얼굴이 죄다 땅에 떨어졌겠죠. 제가 아줌마한테 따져도 모자랄 판에 저를 탓하는 거예요?”“야!”유정연은 숨이 턱 막혀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그러자 도아영이 덧붙였다.“괜히 욱하지 마세요. 또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가면 곤란하잖아요.”유정연은 울분을 토하고 싶었지만, 이번 사태는 도지호의 잘못이 커서 변명하기도 애매했다. 거기에 도아영의 거침없는 태도에 억눌려 별다른 말을 못 했다.도아영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제가 남 뒤통수 치는 건 별로 안 좋아하지만요. 약속하신 건 지켜주셔야 해요.”그녀는 미리 준비해 뒀던 계약서를 꺼내 유정연 앞으로 내밀었다.“아줌마 저한테 빚진 거 있잖아요. 어제 슈퍼카는 잘 받았고 저도 만족스러워요. 이제 남은 돈도... 어서 내놔요.”그 문서를 보는 순간 유정연의 얼굴은 더더욱 창백해졌다.유정연은 전에 도지호의 일을 수습하려고 도아영의 어머니가 남겨준 동주를 되찾아 주기로 했었다.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78화

    유정연은 이를 떠올릴 때마다 몹시 속이 쓰렸다.그러나 도아영은 유정연이 손해를 보았는지 아닌지 상관하지 않았다. 떠날 때도 일부러 유정연이 사준 빨간색 슈퍼카를 타려고 했다.“차는 정말 괜찮네요. 저 완전 맘에 들어요. 고마워요, 아줌마.”이렇게 말한 뒤 도아영은 차에 올라탔다.유정연은 그 자리에서 두 번째로 기절할 뻔했다.백미러를 통해 도아영은 도원 그룹 저택 앞마당에서 유정연이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유정연, 이게 끝이라고 생각해? 이건 시작일 뿐이야.’같은 시각, 이경 그룹.“대표님, 정말 가 보지 않을 건가요? 도원에 큰일이 생겨서 도아영 씨 혼자 감당하기는 벅찰 것 같은데요.”안지원은 조심스레 물었다.어젯밤 도원 그룹의 파티가 망신거리가 되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이제 도지호는 이 바닥에서 고개를 들 수 없을 거라는 평이 우세했다.그리고 그 누나인 도아영도 어느 정도 여파를 입을 가능성이 있었다. 남현숙이 알면 그녀를 다시 평가하려 들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할머니도 알아?”“아직 모르십니다.”“할머니한테는 알리지 마.”“네.”안지원의 대답이 떨어지자마자 사무실 밖에서 남현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한테 뭘 알리지 말라는 거니?”남현숙은 평소 회사에 좀처럼 오지 않는 편이었다.웬만하면 직접 찾아올 일이 없는데 오늘은 분명히 큰일이 있는 것이었다.이수호는 미간을 좁혔다.“할머니, 어떻게 여길...?”“내가 오지 않으면, 네 약혼녀가 바깥에서 무슨 난리를 칠지 몰라.”남현숙은 무척이나 진지한 표정으로 이수호의 자리에 앉았다.“도아영을 불러와. 내가 직접 물어볼 게 있어.”안지원은 남현숙의 명령을 듣고도 잠시 이수호를 쳐다봤다. 그러자 이수호가 대신 말했다.“할머니, 이건 아영이 잘못이 아니에요.”“잘못이 아니라고? 웃기지 마. 문제 일으킨 건 도원 그룹이야. 넌 이렇게 심각한 일을 나한테 숨기려고 했니?”해인 그룹은 강주에서도 꽤 이름난 대기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79화

    도아영은 눈썹을 살짝 내리며 남현숙의 말을 들었다.“도지호가 올해 열아홉이라고? 그 나이에 입은 왜 그렇게 방정맞은 건지 모르겠구나. 동네방네 자신을 수호 시동생이라고 떠벌렸다는데,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지 알 수가 없어. 자기가 문제를 일으키면 이경 그룹이 지켜줄 거라고 믿는 거야?”이수호가 차분히 대답했다.“할머니, 이 문제는 제가 처리할게요.”“네가 어떻게 처리하려고?”남현숙은 이수호를 쳐다보며 물었다.“설마 도원 그룹과 약혼을 파기하겠다는 거니?”파혼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도아영의 입가에는 희미한 웃음이 떠올랐다.그녀가 어젯밤 도지호를 그냥 내버려둔 이유는 남현숙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전생에도 도지호는 연회에서 비슷한 짓을 벌여 해인 그룹과 심하게 충돌했고, 당시 도아영은 그 문제를 수습하려 온갖 사죄를 하다가 이경 그룹의 체면까지 구기고 말았다.남현숙이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도아영을 조금씩 탐탁지 않게 여기기 시작했고, 그 후 도아영은 남현숙의 호감을 되찾으려 별별 굴욕적인 짓까지 다 했다. 그러다 간신히 약혼녀로 인정받은 것이다.이번 생에는 더 이상 남현숙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기를 쓰고 싶지 않았다. 도지호를 방치한 건 남현숙이 스스로 이 결혼은 안 되겠다고 포기하도록 만들려던 의도였다.남현숙이 마음만 먹으면 이수호가 아무리 미련을 둔다 해도 파혼을 피하기 어려울 테니까.이수호는 나지막이 말했다.“할머니, 겨우 해인 그룹 정도로 제가 눈치 볼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게다가 어젯밤 아영이 이미 송 회장한테 사과했고, 도지호는 그쪽에서 벌 줬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이건 아영이 잘못이 아니에요.”이수호가 아영이라고 부르며 연신 감싸는 모습에, 도아영은 속으로 역겹기만 했다. 어젯밤 그녀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강이나를 데리고 다니던 사람이 말이다.“말은 그렇다 해도 도원 그룹 명성이...”남현숙은 차가운 얼굴로 도아영 쪽을 바라봤다.“너랑 수호 혼사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구나.”과거 도아영이 이수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80화

    이수호가 도아영을 대신해 말하자 남현숙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아영아, 넌 참 영리하고 착한 아이야. 그런데 두 집안 명성에 너무 무심해서는 안 돼. 어제 일은 그냥 넘어가겠지만, 같은 일이 또 생기면 나도 예전처럼 너를 좋게 볼 수 없어. 그때는 정말 너희 결혼을 다시 생각할 거야.”남현숙은 겉으로는 웃으며 말했으나, 그 안에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도아영은 이수호의 손을 떼어 내려 했지만 그가 워낙 꽉 잡고 있어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도아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이수호는 먼저 덧붙였다.“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아영이는 똑똑하고 착한 애인데 동생이 그 모양이네요. 하지만 이번에 꼭 잘 가르쳐서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했어요.”이수호는 또 안지원을 향해 지시했다.“안 비서, 할머니 모셔다드려.”“네.”안지원이 남현숙을 부축하자 이수호는 거침없이 도아영을 자기 뒤쪽으로 끌어갔다.도아영은 시야가 가려진 상태로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인상이 잔뜩 구겨졌다.그녀는 남몰래 손을 뻗어 이수호 옆구리를 꼬집었다. 그러자 이수호가 아픈 듯 숨을 들이켰다. 그가 고통을 참으며 입을 다무는 모습에 도아영은 속으로 통쾌함을 느꼈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현숙은 안지원의 부축을 받으며 사무실을 나갔다. 그다음 순간 이수호가 재빨리 몸을 돌려 도아영을 벽 쪽으로 밀었다.도아영은 깜짝 놀랐다. 아까부터 이수호가 화를 삭이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토록 강하게 밀치리라고는 예상 못 했다.서로 몸이 가까워지는 순간 이수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낮게 물었다.“너 파혼하고 싶어?”만약 그가 말을 끊지 않았으면 도아영이 파혼 얘기를 직접 꺼냈을 테고, 그러면 모든 게 틀어질 뻔했다.이수호는 또렷한 목소리로 한 마디씩 강조했다.“내가 말했지. 그건 절대 안 돼.”“말이 심하네요, 수호 씨. 할머니도 결혼을 다시 생각한다고 했어요. 만약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 웁!”도아영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입술 위로 부드러운 감촉이 덮쳤다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181화

    도아영, 오직 도아영만 이토록 대담하게 굴 수 있었다.“대표님...”안지원이 안으로 들어와 참다못해 말했다.“도아영 씨가... 나가면서 현관 앞에 있던 나무를 부쉈습니다.”“부수고 싶으면 부수라고 해.”“네?”안지원은 잠시 멍해졌다.‘부수게 내버려두라고?’이수호는 입가에 맺힌 핏방울을 닦으며 말했다.“도씨 가문 저택에 가서 도아영을 다시 데려와. 내가 허락하기 전에는 어디도 못 가게.”“대표님... 그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 만약 도아영 씨가 그냥 가 버리면 대표님의 체면만 구기는 거잖아요.”전에 도아영이 떠났을 때 이수호는 도발대발하며 그녀의 물건을 버렸었다. 그런데 다시 데려왔다는 얘기가 밖으로 새어 나가거나 강이나가 알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내가 가라면 가! 이젠 내 말도 안 들을 거야?”“아닙니다.”안지원은 바로 고개를 숙였다.이수호가 다시 말했다.“도아영은 내 약혼녀야. 내가 약혼녀보고 내 집에서 지내라고 하는 게 뭐 잘못된 일인가?”“... 아니요.”“그럼 빨리 가. 세 번 말하게 하지 마.”“네, 대표님.”안지원은 황급히 사무실 밖으로 물러났다.이수호는 손가락으로 미간을 문지르다 비로소 입가에 계속 느껴지는 통증을 알아차렸다. 손끝으로 만져 보니 도아영에게 물려 피가 맺혀 있었다.‘이 여자 개라도 되는 건가? 어쩜 이렇게 잘 물어뜯지?’하지만 또 생각해 보니 약혼녀와 키스하는 게 잘못된 건 없어 보였다. 어차피 도아영도 그를 화나게 해서 관심을 끌고 싶어 하는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이다.그리고 키스하고 나서 은근히 기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이수호는 그렇게 생각하며 사무실 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잠시 뒤, 안지원이 다시 들어왔고 사무실 안을 왔다 갔다 하며 고민하는 이수호를 보더니 물었다.“대표님, 도원 그룹 쪽에 말을 전했습니다. 이제는...”“사과를 하려면 장미꽃이 좋을까, 백합이 좋을까?”“네?”안지원은 순간 뜻을 이해하지 못했

Latest chapter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404화

    장내에 있는 사람들도 이 광경을 지켜봤다.그는 전에 도아영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인데 오늘은 이토록 긴장한 모습으로 그녀를 부축하다니.도아영은 진작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한 듯 손을 빼냈다.“고마워요.”그제야 이수호는 방금 그녀에게 이용당했다는 걸 알아챘다.전에 이경 그룹에서 도원 그룹을 대하는 태도를 볼 때 다들 이 두 집안이 사이가 안 좋은 거로 여기며 선뜻 도원 그룹과 협력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 이수호와 도아영의 사이가 조금은 나아졌으니 도원 그룹에 손 내밀 협력사도 슬슬 많아질 것이다.“감히 날 이용해?”예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이렇게까지 계략이 많은 줄은 몰랐다.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부잣집 딸로만 여겼는데 알고 보니 본인만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대표님이 그러셨잖아요? 서로 이용하는 게 우리 모두에게 좋은 거라면서요?”도아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들썩거렸다.전에 이수호가 바로 이런 식으로 그녀를 이용했고 이제 와서 전세가 역전됐을 뿐이다.“오늘 파티에 왜 날 초대했는지 모를까 봐요? 도원 그룹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수작이잖아요. 썩 쉽지만은 않을걸요.”도아영이 완전히 오해하자 이수호의 안색이 확 돌변했다.“뭐라고? 집어삼켜?”생각도 참 야무진 그녀였다.할머니는 확실히 그런 생각을 지녔지만 이수호는 절대 아니다.옆에 있던 안지원이 참다못해 입을 열었다.“그건 정말 오해예요, 아영 씨. 대표님은...”“대표님은 뭐요? 도원 그룹을 넘본 게 아니라고요? 말도 안 돼!”오늘 이경 그룹에서 초대한 사람들은 죄다 강주의 유명 인사들이다. 게다가 언론사까지 불러왔는데 도아영과 이수호의 관계를 널리 떠벌릴 목적이 아니라면 과연 누가 믿을까?도아영은 그저 헛웃음만 새어 나왔다.이수호까지 남현숙과 같은 생각일 줄이야.“잘 들어! 난 절대 너희 집안까지 통째로 집어삼킬 생각 따위 없어!”이수호가 그녀에게 바짝 다가섰다.요즘 그는 줄곧 도아영을 향한 솔직한 감정을 마주했다. 그가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자 도아영이 뒤로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403화

    도아영도 거절하지 않았다. 그와 함께 다니는 모습을 외부인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도원 그룹에 유리한 일이니까.“의외네요, 대표님. 할머니 말 한마디에 선뜻 저를 만나주시네요?”도아영이 야유 조로 쏘아붙였다.그녀는 이수호가 마냥 귀찮을 따름이었다.꼭 마치 이전에 이수호가 그녀를 대했던 것처럼 말이다.이제 둘의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할머니가 널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게 좋은 일인 것 같아?”다들 눈치챈 상황을 도아영이 모를 리가 있을까?그는 도아영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오늘 그녀는 금빛 롱드레스를 입고 풀메이크업을 장착하여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옆모습을 본 순간 이수호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그녀의 모습과 전에 봤던 제니의 모습이 완전히 똑같으니까.그의 따가운 시선에 도아영이 미간을 구겼다.“다들 지켜보는데 뭐 하는 거예요?”“조용히 해.”이수호는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봤다.한시라도 빨리 본인의 추측을 인증받고 싶은 모양이다.제니는 차갑고 도도한 미인상이라 섣불리 다가설 수 없는 매력을 내뿜는다.외모도 강주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어여쁜 도화안은 강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비쥬얼이었다.제니를 처음 볼 때부터 도아영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제니의 모든 제스처가 도아영과 달랐으니까.이수호도 딱히 의심하지 않았지만 한성대 졸업시험에서 도아영의 성적 때문에 또다시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반년 가까이 휴학한 학생이 기말고사에서 이토록 높은 성적을 따낼 수 있을까?그녀가 적은 답안은 명확한 사고와 충분한 이론을 지녔다. 이건 비즈니스 베테랑만이 작성할 수 있는 답안이었다.제니의 학력까지 떠올리자 이수호는 눈앞의 도아영을 더더욱 의심하게 됐다. 그녀가 바로 명성이 자자한 위너 그룹 CEO 제니가 아닐까?“다 봤어요?”도아영이 두 눈을 깜빡거렸다.반짝이는 눈동자는 차갑고 도도한 제니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내가 괜한 생각을 했나?’이수호는 미간을 구겼다.“왜 그렇게 봐요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402화

    ...주위에 온통 쉬쉬거리는 소리뿐이었다.도아영이 오늘 왜 이 파티에 참석했는지 다들 너무 궁금했다.로열 호텔 안, 안지원이 2층 휴식실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손님들 다 도착하셨습니다. 이제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요.”“알았어.”이수호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눈만 감으면 어제 도아영이 했던 말만 떠올랐으니까.할머니가 이 파티를 열지만 않았어도 두 번 다시 도아영을 마주 하고 싶지 않았다.아래층.도아영은 등장하자마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화려한 드레스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이제 도원 그룹의 유일한 상속자가 됐기 때문이다. 도아영과 결혼할 사람은 자연스럽게 도원 그룹도 차지하게 된다.그녀에게 불의의 사고라도 생기면 도씨 일가의 전 재산이 남편에게 돌아갈 것이다.장내에 있는 남성들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아영아, 얼른 할미 곁으로 와.”남현숙이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혐오에 찬 표정이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었다.도아영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현숙에게 다가갔다.남현숙은 그녀의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우리 아영이 점점 이뻐지네. 수호랑 오랜만이지? 금방 내려올 테니 함께 얘기도 나누고 오붓한 시간 보내. 젊은 사람들끼리 춤도 추고 와인도 마시고 얼마나 좋아?”남현숙은 지금 사람들에게 보여주기식으로 연기하고 있었다.도아영은 이씨 일가 사람이란 걸 이 자리에서 선포하는 거나 다름없다.아무도 감히 도아영을 넘보지 말라는 의도였다.이에 도아영이 가볍게 웃었다.“아니요, 대표님을 어제도 만난 걸요. 왠지 나랑 함께하기 싫은 눈치였어요.”마침 위층에서 내려오던 이수호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어제 일을 되새기자 그는 또다시 사색이 되었다.“허튼소리! 수호는 내가 제일 잘 알아. 전에 파혼하려던 건 홧김에 그랬어. 젊은 애들이 그렇지 뭐. 누가 뭐래도 수호는 널 아주 많이 좋아해. 오늘도 너한테 사과하려고 하던데?”남현숙은 웃으면서 이수호를 불러왔다.뭇사람들은 이 광경을 빤히 지켜봤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401화

    이수호는 할머니의 말뜻을 너무 잘 이해한다.전에는 단지 도아영의 신분이 적합해서 그녀와 약혼하려던 거라면 지금은 도씨 일가 전체를 거머쥘 기회가 생겼다.그는 또다시 오늘 낮에 도아영이 했던 말이 떠올랐고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었다.“할머니는 이번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린 이미 파혼했으니 절대 결혼할 리 없어요.”말을 마친 이수호가 위층으로 올라갔다.남현숙은 손주 녀석의 성격을 잘 알기에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래, 네가 굽히지 못하겠다면 이 할미가 직접 나서야지 어쩌겠어.’다음날, 유정연이 감방에 갇히고 도지호가 집에서 쫓겨난 소식이 이 바닥에 쫙 퍼졌다.도아영은 도씨 일가의 유일한 상속자로서 이번에 매우 순조롭게 도원 그룹을 이어받았다.학교에 관한 일도 일단락되었으니 그녀는 한창 도원 그룹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아영 씨, 아침에 이씨 일가에서 찾아왔습니다. 오늘 저녁에 아영 씨더러 로열 호텔 파티에 참석하라고 하시네요.”“이씨 일가에서요?”‘이수호가 또 찾아온 거야?’도아영은 잠시 의심했지만 곧이어 남현숙임을 알아챘다.그 어르신은 능구렁이와도 같은 분이니까.도아영이 도원 그룹을 상속받자마자 파티에 초대하다니, 이건 절대 호의일 리가 없다.“아영 씨는 이제 도원 그룹 오너가 됐으니 이번 파티에 당연히 참석하셔야 해요. 게다가 앞서 이씨 일가와 도씨 일가가 사이가 나쁘다는 소문이 떠돌다 보니 많은 협력사에서 감히 우리와 협력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경 그룹 눈 밖에 날까 봐 두려운 거죠. 이번에 이씨 일가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하면 많은 사람들의 입을 틀어막을 수 있을 테고 도원 그룹 상황도 훨씬 나아질 겁니다.”주연우가 하는 말을 도아영도 물론 잘 알고 있다.다만 이경 그룹의 파티에 참석하기에 앞서 그녀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남현숙에게 득이 돼선 안 되고, 이씨 일가와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게 아니라고 외부에 알려야 하니까.하지만...오늘 밤에 이수호를 만날 걸 생각하면 그녀는 머리가 지끈거렸다.“드레스 한 벌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400화

    “가시죠, 규리 씨.”“아니요! 대표님 좋은 사람인 거 알아요. 예전에 쌓아온 정을 봐서 우리 이모 한 번만 구해주세요!”“더는 우리 집에 나타나지 말라고 분명 말했을 텐데?”이수호가 싸늘한 눈길로 쳐다보자 임규리는 등골이 오싹했다.며칠 전에 강이나가 찾아와서 그와 임규리에 관한 스캔들을 일러바쳤는데 고작 여자들의 수작인지라 이수호는 딱히 간섭하지 않았다.어차피 임규리와 아무 사이도 아니니 똑똑한 사람이라면 둘이 불가능하단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수호와 임규리는 신분 격차가 너무 크니까.그 소문들은 임규리가 지어낸 거로밖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이수호는 이렇게 꼼수가 많은 여자가 딱 질색이다.한편 임규리는 아직 본인이 한 일을 이수호에게 들킨 줄 모르고 계속 유정연을 위해 사정했다.“이모도 도씨 일가 사람인데 대표님 정말 안 도와주실 거예요?”“안 비서! 내 말 안 들려?”“알겠습니다, 대표님.”안지원이 또다시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임규리 씨, 계속 이러시면 끌어내는 수밖에 없어요.”그녀는 사색이 되었다.유정연이 감방에 간 일이 한성대에 소문이라도 퍼지면 그녀의 인생도 끝장이다.한성대에 들어온 지 1년밖에 안 됐는데 모든 거짓말이 들통나고 더 이상 뒷배가 없다는 게 알려지면 남은 3년은 어떻게 버텨내란 말인가?아마 학자금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대표님, 제발요! 저희 이모 한 번만 도와주세요. 할머니, 제가 요 며칠 시중만 잘 들어줬잖아요. 그러니까 제발요! 우리 이모 구해주세요.”임규리는 눈물범벅이 되었다.한편 남현숙은 이수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그녀가 한심할 따름이었다.“네 이모가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우리도 할 수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도씨 일가의 일이니 정 도움을 구하고 싶다면 아영이 찾아가 보거라.”도아영을 언급한 순간 이수호의 두 눈이 반짝였다.그녀가 도와줄 리 있을까?왠지 유정연이 감방에 들어간 것도 도아영과 연관이 있을 듯싶었다.다만 아직도 그녀 생각 중인 자신을 되돌아보며 이수호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399화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넌 도씨 일가의 상속자도 아니고 우리 아빠 아들도 아니야. 법적으로 볼 때 오늘부로 너희 두 모자는 우리 집안과 아무 관련이 없어. 정신 좀 차려, 지호야!”도아영은 야유 조로 쏘아붙였다.전생에 아빠가 그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셨는데 마음 약한 도아영이 유정연 모자에게 고스란히 건넸다. 결국 아빠의 회사는 3년도 안 돼서 부도났고 유정연은 도지호를 데리고 안용준과 함께 도망치려 했다.그러니 이번 생은 무슨 일이 있어도 유정연 모자와 도원 그룹을 떼어놓아야 한다.“이 자식 끌어내.”도아영이 차갑게 분부하자 도씨 일가의 경호원들이 곧장 도지호를 이 집에서 끌어냈다.그는 슬리퍼를 신은 채 반항할 여지도 없이 처참하게 집에서 쫓겨났다.“도지호랑 유정연 물건들 싹 다 정리해서 밖에 내다 버려요!”“네, 아영 씨.”주연우는 곧바로 위층에 사람을 보내서 도지호와 유정연의 물건을 싹 다 처리했다.도아영은 다 정리한 물건들을 도지호에게 내던졌다.옷과 신발, 책까지 버려진 걸 보더니 도지호는 안색이 잔뜩 일그러졌다.“다들 여기서 잘 지켜. 도지호는 이제 우리 집안과 아무 관련이 없어. 만약 얘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소란 피우면 그 즉시 경찰에 신고해.”“네, 알겠습니다.”도아영은 그가 소란을 피울 걸 염두에 두고 일부러 경비소를 차렸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도지호는 미친 듯이 철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도아영! 난 네 동생이야!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당장 문 열어! 나야말로 도씨 집안 아들이잖아!”도아영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게 집으로 들어갔다.유정연 모자의 흔적이 없는 이 집안은 그제야 온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했다.“아영 씨, 다음 계획은?”“유정연 전 재산을 회사 계좌로 입금했어요. 그동안 모자랐던 금액을 채운 셈이죠. 이제 드디어 도원 그룹 협력 프로젝트를 운행하게 됐으니 당분간은 위기를 벗어났다고 보면 돼요.”‘이수호만 잠자코 있다면...’도아영은 이렇게 생각했다.그녀는 오늘 이수호를 가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398화

    저녁 무렵, 도지호는 집에서 줄곧 도아영의 연락만 기다렸다.도원 그룹의 차가 집 앞에 도착하자 그는 부리나케 달려나갔다.차에서 내리는 도아영을 보더니 도지호가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었다.“너 뭐야? 왜 전화를 안 받아? 집에 무슨 일 생긴 줄 알아? 당장 나랑 경찰서 가서 엄마 모셔와야지!”도지호가 명령 조로 쏘아붙이며 도아영의 손목을 붙잡고 경찰서로 갈 기세였다.이에 도아영이 그를 힘껏 내팽개쳤다.도지호는 못 믿겠다는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너 미쳤어? 감히 날 밀쳐?”이 집에서 줄곧 거만을 떨던 도지호였기에 그녀가 매정하게 밀쳐버릴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이제 막 그녀에게 손을 대려고 할 때 주연우가 덥석 막아서더니 가볍게 도지호를 제압했다.“너도 미친 거야? 우리 집안 따까리 주제에! 확 잘리고 싶어?”도지호는 힘으로 안 되니 고래고래 소리만 질렀다.이에 도아영이 차분하게 말했다.“잘 들어. 넌 이제 우리 집안 사람이 아니야. 회사에서도 아무런 직급이 없으니 주 비서는 제쳐두고 이 집안 가정부도 네 멋대로 자를 순 없어.”“이년이 지금 뭐라는 거야? 나 도지호야! 왜 이 집안 사람이 아닌 건데? 엄마가 잡혀간 틈에 내 자리를 빼앗으려고? 꿈 깨! 미친X아!”그는 기세등등한 눈빛으로 도아영을 째려봤다.하지만 도아영은 시큰둥하게 쓴웃음만 지었다.“네가 우리 아빠 아들이야? 쥐뿔도 아닌 게 무슨 자리까지 빼앗는다고 그래? 너희 엄마 안용준이랑 바람피운 건 알지? 안용준은 내가 직접 처리했고 너희 엄만 너그럽게 용서했어. 그런데 여태껏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끊임없이 회사 자산에 손댔더라? 대체 언제까지 우리 집안 재산을 노릴 건데? 너희 두 모자 좀 너무하단 생각은 안 들어?”“개소리 치지 마! 우리 엄마가 어떻게 딴 남자랑 바람을 피워?”도지호의 안색이 확 일그러졌다.“네가 아직 어리니 그동안 나한테 무례하게 굴었던 건 그냥 눈감아줄게. 하지만 너희 엄마는 우리 아빠랑 도원 그룹에 미안한 짓을 너무 많이 저질렀어. 그건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397화

    사채업자들은 꽤 모아진 자산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드디어 도씨 저택을 떠났다.유정연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채에 딱 한 번 손을 댔더니 아들과 함께 전 재산을 털릴 줄이야.한편 도아영은 도원 그룹에서 사채업자의 전화를 받았다.“아영 씨, 분부하신 일은 다 해결했습니다. 모든 물건을 현금화해서 이체해드리겠습니다.”“알겠어요. 오늘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별말씀을요. 서 대표님 분부대로 했을 뿐입니다.”도아영은 가볍게 웃었다. 이 모든 건 서현우의 공로이니까.그의 조언대로 유정연 모자의 전 재산을 손쉽게 챙겼고 이 또한 아빠 도석진이 받아야 할 몫이다.전화를 끊은 후 도아영은 주연우에게 분부했다.“이제 다 됐어요. 시작해볼까요?”“네, 알겠습니다.”주연우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도씨 저택에서 유정연 모자가 멍하니 넋 놓고 있을 때 문밖에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유정연은 화들짝 놀랐고 도지호도 어안이 벙벙했다.‘오늘 무슨 날이야? 경찰차는 또 뭔데?’유정연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경찰이 집안으로 들어와서 다짜고짜 그녀에게 수갑을 채웠다.“신고받고 왔습니다. 유정연 씨, 당신은 금융범죄 혐의로 체포되었으니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네? 뭐라고요? 금융범죄라니? 그게 대체 뭔 말인데요?”유정연은 몹시 당황했지만 경찰은 그녀의 변명 따위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서로 가서 조사받으시죠! 당장 끌고 가!”“당신들 뭐야? 왜 우리 엄마를 잡아가는 건데?”도지호가 쫓아가려 했지만 경찰은 아예 무시한 채 유정연을 차에 태우고 떠나가 버렸다.오늘 발생한 모든 일이 괴이할 따름이었다.도지호는 곧바로 도아영에게 연락했다.평상시에는 그렇게 연락이 잘 되던 도아영인데 오늘은 도통 받지를 않았다.“전화 좀 받아!”그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유정연이 경찰에 잡혀가니 그는 가장 먼저 도아영이 떠올랐다.그녀 말곤 엄마를 구해줄 사람이 없으니까.도원 그룹에서 도아영은 쉴 새 없이

  •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제396화

    “왜 그래요 갑자기? 무슨 일 있어요?”유정연은 사채에 손을 댄 일을 죽어도 도아영에게 고백할 순 없었다.도씨 일가의 가훈이 바로 사채에 손을 대지 않는 거니까.소문이라도 나면 체면이 바닥나고 도아영에게 쫓겨날지도 모른다.한편 도아영은 그녀가 사채를 빌린 걸 진작 알고 있어 입꼬리를 씩 올렸다.“지금 바로 연락해 계약서 보낼 테니까 거기 사인만 하면 효력이 발생할 거예요. 아줌마랑 지호가 우리 아빠 재산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계좌이체 해드릴게요. 사인만 하면 재무팀에 바로 연락해서 돈 보낼게요.”기세등등한 남자들을 보고 있자니 유정연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이 없었다.“알았어! 사인할게. 바로 할게!”도아영이 곧장 휴대폰으로 계약서를 보내왔다.유정연은 꼼꼼히 읽어볼 새도 없이 바로 사인했고 계좌에 거액이 들어왔지만 모든 걸 사채업자에게 털렸다. 20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다만 겁에 질린 유정연은 이 과정의 수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이봐! 아직도 돈 있잖아! 바로 내놓으면 될 것이지 왜 이렇게 질질 끌었어? 돈 될만한 액세서리들 당장 내놔!”유정연은 허겁지겁 위층에 올라가 보물처럼 아끼던 액세서리를 모조리 꺼냈다.이것들은 전부 도석진이 생전에 그녀에게 선물한 값비싼 액세서리들이다.수년간 아까워서 제대로 착용하지도 못했고 그저 도지호의 생일날 딱 한 번 치장하고 나갔었다.“여기 있어요. 이거면 되나요?”그녀는 액세서리를 사채업자에게 건넸다.“이년이 감히 내 앞에서 꼼수를 부려? 분명 더 있을 거야! 다 내놔! 이까짓 거로 누구 입에 풀칠하겠어?”앞장선 남자가 그녀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유정연은 화들짝 놀라서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숨긴 건 맞지만 이 사람들이 대체 그것까지 어떻게 알아낸 건지 더는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그녀는 마지못해 여태껏 보관한 모든 액세서리와 명품 가방, 옷들까지 꺼냈다.“이 새끼도 있잖아! 얘 것도 싹 다 꺼내!”도지호는 평상시에 손이 커서 가격도 안 보고 물건을 사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