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도아영은 이미 준비해 둔 계약서를 유정연에게 건넸다.그녀가 미리 준비를 끝냈다는 걸 알고 유정연의 얼굴빛이 한결 어두워졌다. 그러나 도아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계속해서 말했다.“아줌마, 이 계약서는 제가 꼼꼼히 다 살펴봤으니 사인만 하면 돼요. 그리고 일주일 안에 동주를 제 앞에 갖다 놔주셔야 해요. 그 정도면 아줌마도 동주를 충분히 찾으실 수 있겠죠?”“그야 물론이지...”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유정연은 속으로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160억이라니, 그 큰돈을 도대체 어디서 마련하라는 말인가? 그녀가 그동안 도씨 가문과 회사에서 긁어모은 비자금을 전부 합쳐도 160억은 되지 않았다.하지만 도지호를 위해 유정연은 결국 계약서에 서명했다.손에 든 계약서를 보고 도아영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러자 유정연이 말했다.“아영아, 계약서를 썼으니 절대 너한테 거짓말하지 않아. 그러니 지호를 구해줘. 지호가 수호한테서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 그러니!”유정연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이제 반나절 후면 로열 호텔에서 생일 파티가 열리니 도지호를 잘 꾸며서 데려가고 싶었다. 파티에서 재벌가 딸과 이어져야 남은 평생 잘살 수 있었다.“네, 지금 이씨 가문으로 가서 수호 씨한테 지호를 돌려달라고 할게요.”도아영이 일어서자 유정연은 그제야 한숨 돌린 듯 안도했다.“아줌마, 가능한 빨리 송금해 주셔야 해요. 저한테 계약서가 있으니까요.”도아영의 말을 듣고, 유정연은 또다시 속이 쓰렸다.‘재수 없는 계집애!’유정연의 문제를 마무리한 도아영은 도씨 가문 저택의 대문을 나섰다.차에 올라탄 뒤, 그녀는 이씨 가문의 저택으로 갈지 이경 그룹으로 갈지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안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자 도아영은 물었다.“안 비서님, 도지호는 어디 있어요?”상대는 잠시 말이 없었다.“안 비서님?”도아영이 의아해 다시 부르자 전화기 너머로 이수호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렸다.“설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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