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의 모든 챕터: 챕터 141 - 챕터 150

233 챕터

제141화

“알았어요.”구연준은 휴대폰에 뜬 알림을 보더니 곧장 도아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미션 성공.]그의 메시지를 확인한 도아영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유정연은 이제 큰코다치는 일만 남았다.그날 도씨 일가에서 로열 호텔의 제일 큰 연회장을 예약했다는 소식이 이미 유정연 본인의 입을 통해 동네방네 쫙 퍼졌다.돈을 낼 때 그녀는 그토록 괴로웠지만 이제 드디어 신분을 과시할 소재가 생기니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해 안달이었다.지나가는 개미 새끼에게도 그녀가 로열 호텔 연회장을 예약했다는 사실을 알릴 지경이었다.한편 도아영은 오늘 수업이 끝나고 도씨 저택으로 돌아왔다.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유정연이 동네방네 전화하면서 도지호의 생일파티에 꼭 참석하라고 자랑질을 해대는 걸 보게 됐다.“아이고, 사모님, 우리 아들 생일파티는 로열 호텔의 제일 큰 연회장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꼭 와주셔야 해요.”도아영은 그저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그래, 실컷 기뻐해야지. 이제 도지호 생일날이면 웃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거야.’그제야 유정연도 집에 돌아온 도아영을 보더니 곧장 전화를 끊었다.이어서 언짢은 얼굴로 질문을 건넸다.“여긴 왜 왔어?”“내 집인데 못 올 이유라도 있나요?”도아영이 신을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왔다.“수호가 네 짐 다 뺐어. 오늘 돌아온 거 수호는 알아?”“왜요? 아줌마는 내가 이씨 저택에서 지내길 바라는 것 같네요?”“당연하지! 여자는 크면 다 시집가게 돼 있어. 넌 이미 약혼식까지 치렀으니 거기 들어가도 안 될 건 없잖아. 수호 마음 단단히 사로잡아야 앞으로 편하게 살 수 있어. 그래야 도원 그룹도 든든한 버팀목이 생기는 거라고.”유정연은 말하면서 그녀와 함께 거실로 들어갔다.도아영이 소파에 앉아서 그녀의 말을 듣는 척도 안 하자 유정연은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수호가 내쫓은 거야?”요즘 유정연은 도지호의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도아영과 이수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도아영이 줄곧 무표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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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다만 도아영은 아직 다 까발릴 순 없다.“그래요? 고마워요, 신경 써줘서.”“뭘 새삼스럽게. 넌 앞으로 내 말만 잘 들으면 돼. 너 정도 미모면 수호도 충분히 반하게 되어있다니까.”유정연의 말투가 또다시 나긋해졌다.“우리 아영이 나중에 잘되거든 이 아줌마가 관심하고 신경 써준 거 잊으면 안 돼.”“당연하죠. 평생 잊지 않고 잘 간직할게요.”도아영의 미소가 유정연을 소름 끼치게 만들었다. 그녀는 하려던 말까지 까맣게 잊었다.‘이 계집애가 왜 점점 더 조종하기 어려워졌지?’“엄마, 나 왔어요!”이때 문 앞에서 도지호가 캐주얼한 운동복 차림에 스타일리쉬하게 치장하고 서 있었다. 귀걸이, 반지, 어느 하나 빠진 것 없고 거만한 표정은 영락없는 MZ 세대였다.도아영을 본 도지호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여긴 왜 왔어? 누구 마음대로 돌아와!”한편 도아영은 소파에 앉아서 전혀 일어날 기미가 없었고 도지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에 도지호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X발, 묻고 있잖아! 귀먹었어?”“아영아, 이건 아니지. 동생이 말하는데 왜 무시해?”유정연이 일부러 도아영을 탓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분명 말했죠. 여긴 내 집이라 다른 사람 허락받고 돌아올 이유는 없다고요.”“야, 도아영! 우리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도지호의 욱한 성격은 여전했다.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가 따끔하게 혼내려 할 때 도아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이 집문서 내 손에 있는데 거기 네 이름은 안 적혀 있거든. 여기서 확 쫓겨나고 싶어?”“너!”그녀는 단숨에 도지호의 정곡을 찔렀다.유정연은 진짜 화난 도아영의 눈치를 살피더니 얼른 가서 도지호를 말렸다.“얘가 대체 왜 이래? 얼른 누나한테 사과하지 못할까!”사람은 자고로 굽힐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전에 유정연은 본인이 어른이라고 도아영 앞에서 온갖 꼰대질을 다 해댔다. 또한 도아영이 만만하니까 쉴 새 없이 그녀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더 이상 옛날의 도아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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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애라니요, 아줌마! 지호 이제 성인이에요.”유정연은 말문이 턱 막혔다.“이참에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이 집뿐만 아니라 회사도 마찬가지로 전부 내 명의로 되어있어요. 아빠 재산은 두 사람한테 10억밖에 나눠드릴 수 없어요. 또한 계속 이 집에서 거주할 수 있는 권리까지요. 그 외엔 아무것도 없거든요. 너 다시 한번 나한테 소리 지르면 수년간 같이 살아온 정이고 뭐고 없어. 두 사람 모조리 내쫓을 줄 알아. 단언컨대 두 사람은 절대 법으로 나 못 이겨요.”도아영은 아주 명백하게 말했고 두 모자의 안색은 한없이 짙어졌다.본인들 처지를 다 이해한 것 같으니 그제야 도아영도 위층으로 올라갔다.“저년 진짜 무슨 뜻이야?”도지호가 씩씩거리면서 탁자 위의 물컵을 바닥에 내던졌다.2층 계단에 있던 도아영이 순간 걸음을 멈췄다.도지호가 지금 그녀를 들으라고 물컵을 내던진 거니까.“이 집안의 물건들은 전부 다 내 거예요. 지호가 망가뜨린 물건은 알아서 돈으로 보상해. 주기적으로 검사할 테니까.”“야!”도지호가 2층으로 달려가서 그녀와 따져 물으려 할 때 유정연이 재빨리 말렸다.“그만해, 지호야!”“엄마, 쟤 진짜 너무 하잖아!”“이게 다 네 아빠가 돈을 아영이한테 줘서 그렇잖아! 빌어먹을 집안이라곤!”유정연은 이 생각만 하면 울화가 치밀었다. 애초에 도석진이 살아있을 때 그토록 정성껏 보살펴줬더니 두 모자에게 고작 이까짓 돈만 남겨주다니.유정연은 화나서 기절할 것만 같았다.“그럼 저년 계속 저렇게 날뛰게 놔둘 거예요? 난 진짜 내키지 않아요, 엄마!!”“그래도 참아! 지금은 꾹 참는 수밖에 없어.”유정연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도아영 무조건 시집가게 돼 있어. 이씨 일가로 시집가거든 우리 집안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야. 그때 가서 엄마가 끌어올 수 있는 모든 재산을 끌어올게!”다만 지금은 유정연을 골치 아프게 하는 일이 하나 생겼다.그건 바로 오늘 지출한 24억 원이었다. 전에 회사를 마음껏 휘두를 수 있을 때였다면 그나마 좀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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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그날 밤, 집에 돌아온 이수호는 거실에 가정부만 보이자 넌지시 물었다.“아영이는요?”“아직입니다.”“그래요?”이수호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면서 되물었다.“10시가 다 됐는데 학교에서 아직도 안 돌아왔다고요?”가정부도 상세한 상황은 잘 몰라서 조심스럽게 물었다.“학교에서 혹시... 혹시 무슨 활동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요?”“대학교에 무슨 활동이 있겠어요?”이수호는 미간을 구기고 도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 연결음이 두 번 울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전화를 꺼버렸다.‘그래, 아주 좋아!’가정부는 옆에 서서 표정이 확 바뀌는 이수호를 바라보면서 계속 도아영을 위해 말을 거들어주려고 했다.이때 이수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영의 방에 있는 물건들 싹 다 버리세요!”“네... 네?!”가정부는 충격에 휩싸였다.도아영의 물건을 전부 버리라니...이수호가 차갑게 쏘아붙였다.“그렇게 이 집이 싫다면 떠나가라면 될 거잖아요.”전에 심정우의 말을 떠올리자 이수호는 본인이 지금 점점 도아영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그녀도 이런 식으로 서현우와 구연준을 유혹했을 걸 상상하면 이수호는 가슴이 꽉 막히고 답답할 지경이었다.‘싫지만 억지로 사는 거라며? 좋아. 이제 그만 보내줄게!’그녀에게 제대로 본때를 보여줄 때가 온 듯싶었다.자신이 도아영에게 무덤덤하고 보는 척도 안 하면 그녀가 과연 지금처럼 냉랭하게 굴 수 있을까?조만간 먼저 찾아와서 애원하는 날이 올 거라고 굳게 믿는 이수호였다.저녁 무렵, 이씨 일가 가정부는 끝내 도아영에게 전화해서 이 소식을 알렸다.그 시각 도아영은 한창 제 방에서 강이나와 약속 시간을 정하고 있었는데 가정부한테 소식을 듣자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그럼 버리세요. 어차피 중요한 것도 아닌데요 뭘.”그 물건들은 돈만 있으면 다시 살 수 있다. 낡은 걸 버려야 새것도 오는 법이니까.이수호가 대신 버려주니 그녀가 이사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가정부는 그녀가 이수호를 이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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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좋아요. 이번 한 번만 믿을게요. 내일 오후에 조용한 곳에서 만나요, 우리.”“믿어줘서 고마워요. 그럼 내일 오후에 봬요.”도아영이 전화를 끊었다.일을 원만하게 마쳤으니 그녀는 곧장 서현우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도아영은 이제 결정을 내렸다.이수호가 먼저 파혼하도록 조종할 수 없다면 그의 옆에 있는 강이나를 이용하는 수밖에.파혼하고 나면 이수호와 강이나가 아무리 죽을 만큼 사랑해도 더는 그녀와 상관이 없으니까.마치 전생처럼 서현우가 강이나에게 관심을 보이니 이수호는 자연스럽게 위기감을 느꼈다.그렇게 그들만의 사랑과 갈등이 시작될 것이고 도아영은 자유를 되찾아 하늘 높이 훨훨 날 것이다. 또한 서현우 일행과도 등질 필요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도아영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감탄을 유발했다.다음 날, 강주 대학교.“지호야, 도아영 진짜 그렇게 상대하기 힘들어?”도지호와 함께 노는 몇몇 재벌 2세들이 한창 그와 함께 학교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도지호는 혐오에 찬 얼굴로 답했다.“그년만 아니었다면 도씨 일가는 진작 내 거였어! 지금처럼 군색하게 살 필요가 없다고.”“차라리 우리가 방법을 대서 도아영더러 도원 그룹과 전 재산까지 모두 내놓게 하는 건 어때?”재벌 2세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말이 쉽지. 그 큰돈을 쉽게 내놓을 것 같아?”“여자잖아. 겁 좀 주면 바로 내놓을걸! 목숨이 위태로운데 끝까지 돈을 잡고 있을까? 난 절대 아니라고 봐.”도지호는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망설여졌다.‘그렇지. 어쨌거나 도아영은 여자잖아. 여자가 무슨 담력이 있겠어?’그녀에게 겁을 좀 주면 도원 그룹과 유산까지 전부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지호야, 이런 일은 나한테 맡겨. 여자를 상대하는 건 나름 경험이 많거든!”“그래. 우리 몇이 함께 하면 돼. 어차피 뭔 일 생겨도 아빠가 뒷수습해주실 거야. 강도질은 일도 아니야. 우리가 도아영 납치한 영상을 퍼뜨리기라도 해봐. 그년 끝까지 침착할 수 있을까? 어차피 도아영은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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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강이나가 물었다.“대표님은... 아영 씨 기다리는 거예요?”한편 서현우는 다른 사람들에게 속내를 들키는 걸 제일 싫어했다. 그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앉으시죠.”강이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그 시각 도아영은 식당 구석에서 무전기를 들고 종업원과 얘기하기 시작했다.아니나 다를까 종업원이 곧장 두 사람 앞에 메뉴판을 건넸다.“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저는...”강이나가 대답하기도 전에 서현우가 덥석 가로챘다.“아니요. 얘기만 하고 갈 겁니다.”그가 김한빈에게 곁눈질하자 김한빈이 곧장 종업원에게 수표를 한 장 건넸다.종업원은 어마어마한 액수를 보고 넋이 나갔다.돈만 주고 식사는 거부하는 손님이라니, 종업원으로서는 난생처음 겪는 일이었다.종업원이 난감한 얼굴로 자리를 떠난 후 가까운 곳에 숨어있던 도아영이 허리를 곧게 폈다.‘어떻게 된 거야?!’그녀는 재빨리 머리를 굴리고 무전기로 말했다.“두 사람한테 서비스라면서 디저트 드리세요. 아 참, 와인도 서비스라고 드리세요!”‘술까지 차려졌는데 이래도 밥을 안 먹겠어?!’곧이어 종업원이 디저트 2인분과 와인 한 병을 들고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종업원은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이건 저희 가게에서 서비스로 드리는 디저트와 와인입니다. 두 분 한 번 맛보실래요?”“고마워요.”강이나가 웃으면서 대답했다.종업원이 떠나간 후 그녀는 서현우와의 화젯거리를 찾아 나섰다.“대표님, 이 집 디저트가 꽤 유명해요. 한 번 드셔보세요.”“저는 디저트 싫어합니다.”이 말을 들은 도아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아무리 좋은 환경에 애틋한 분위기를 만들어줘도 서현우가 와장창 무너뜨리고 있었다.강이나도 얼굴에 띈 미소가 그대로 굳었다.서현우는 고개를 숙이고 시간을 확인하더니 김한빈에게 말했다.“아영이한테 연락해봐.”“네, 대표님.”“대표님!”이때 강이나가 덥석 말을 잘랐다.“오늘은 저랑만 얘기하시죠. 아영 씨가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아요. 아직이라면 그냥 안 와도 되죠, 뭐.”서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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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그녀는 가시방석 같은 의자에 억지로 눌려 앉았다.한편 강이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살펴봤다.“두 분 꽤 친하신가 봐요. 그래서 대표님도 아영 씨를 통해서 저한테 연락한 거겠죠?”강이나는 이렇게 말하면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뻘쭘함을 숨겨야 했으니까.서현우는 여전히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다.도아영을 이리로 데려온 것만으로도 불만이 한가득 쌓인 그녀였다.도아영도 이를 곧장 눈치챘다. 항상 오만하던 강이나가 이런 장소에서 체면이 구겨지는 건 견디기 힘들 것이다.그녀는 결국 서현우에게 좀 더 공을 들이기로 했다.“대표님, 이나 씨는 진심으로 대표님과 협력하고 싶어 해요. 이렇게 불쑥 저를 데려오시는 건 좀...”그녀는 말하면서 은근슬쩍 자리에서 일어났다.하지만 서현우는 그녀의 꼼수를 진작 알아챈 듯 다시 의자에 꾹 눌러 앉혔다.도아영은 끝내 말문이 막혔다.“...”“네가 이 자리를 만들었으니 여기 있는 건 당연한 거지.”서현우가 느긋하게 말했다.“이나 씨 생각은 어때요?”“맞는... 말씀입니다.”말은 이렇게 했지만 얼굴의 웃음기가 싹 사라진 강이나였다.그녀는 단지 서현우의 체면을 구기지 않으려고 애쓸 뿐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했다.다만 서현우는 여전히 보는 척도 않았다.도아영은 가시방석에 앉아서 등에 뾰족한 가시가 콕콕 박힌 것만 같았다.“그럼 두 분이 얘기 나누세요.”그녀는 목을 축이고 말을 이어갔다.“저는 옆에서 듣기만 할게요.”“급할 거 없어.”이때 서현우가 종업원을 불러왔다.“메뉴판 다시 줄래요?”종업원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아까는 안 먹는다며?’다만 여전히 메뉴판을 그에게 건넸다.서현우는 메뉴판을 바로 도아영 앞으로 내밀었다.이 광경을 본 강이나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아까 그녀가 먼저 식사를 제안했을 땐 극구 사양하면서 곧바로 끝낼 기세더니 도아영이 오니까 선뜻 메뉴판을 건네고 있었다.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 대놓고 강이나에게 꼽주는 걸까?도아영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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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도아영은 못 믿겠다는 눈빛으로 서현우를 쳐다봤다.‘이 자식 일부러 이러는 거야?’‘왜 이렇게 내 계획을 망치려고 드냐고?!’강이나는 안 그래도 도아영이 썩 달갑지 않은데 서현우가 이렇게 말하니 불만이 더욱 크게 쌓였다.초대를 받고 왔는데 본인 것만 쏙 빼놓고 주문하는 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여기 스테이크 3인분이랑 와인 석 잔 할게요. 빨리요!”도아영은 재빨리 외치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하려고 했다.그녀가 빨랐으니 망정이지, 2인분만 올라왔다면 오늘은 정말 수습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대표님께서 저희 집안의 땅을 봐두셨다고 들었어요.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내드릴 수 있어요.”이때 강이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녀는 미리 챙겨온 땅문서까지 꺼내 보였다.강씨 일가에서 강이나에게 어마어마한 유산을 물려줬다는 건 알고 있지만 서현우의 인심을 사기 위해 공짜로 그에게 땅을 건넬 줄은 몰랐다.그래도 자그마치 시내에서 700평 남짓한 땅인데 이렇게 선뜻 건네다니?!그야말로 통 큰 결정이었다.서현우는 땅문서를 받고 힐긋 살펴봤다.“시가 2천억의 땅을 이렇게 그냥 준다고요? 강이나 씨 성의가 어마어마하네요.”“이렇게 대표님을 알게 된 것도 영광이니 제가 먼저 성의를 보여드려야죠.”그녀가 웃으면서 말했다.“게다가 대표님과 협력할 수 있는 건 저희 가문의 영광입니다. 원하신다면 땅은 당연히 내드려야죠.”강이나는 그에 대한 칭찬을 남발했다.전생에 서현우는 강이나에게 대시하느라고 먼저 이 땅을 사려고 했고 10배 이상의 금액을 주겠다고 했다.그 당시 강주를 발칵 뒤집어놓을 빅이슈이기도 했다.바로 그때부터 강이나와 서현우가 부쩍 가까워졌고 이수호도 위기감이 생겨났다.이어서 두 남자는 무려 3년이라는 긴긴 암투가 벌어졌다.나중에 남현숙이 강이나를 극구 반대했고 이 때문에 상처를 받은 강이나는 서현우와 함께 해외로 나갔다.그런데 이번 생에는 강이나가 먼저 이 땅을 서현우에게 내놓을 줄이야.그녀는 혹시 이수호가 자신을 향한 마음이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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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도아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이나가 차갑게 쏘아붙였다.“두 사람 꽤 사이좋아 보이네요. 난 또 아영 씨가 진심으로 나랑 현우 씨를 협력하게 해주는 줄 알았는데 일부러 갖고 노니까 기분 좋아요?!”“이나 씨...”“대표님이 협력 의사가 없으시다면 우리도 더는 얘기 나눌 필요가 없겠네요!”그녀는 땅문서를 집어 들고 레스토랑을 나섰다.도아영은 순간 안색이 확 짙어졌다.“서현우 씨, 대체 뭐 하는 거예요?”이에 서현우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넌지시 대답했다.“네가 본 그대로야. 내 의사도 제대로 전달했고.”“선심 써서 그 땅을 얻게 해줬더니 판을 깨트리는 것도 모자라서 저렇게 사람을 보내버려요? 그 땅 진짜 포기한 거예요?”“맞아. 포기했어.”“이런!”서현우는 차분하게 스테이크를 썰었다.“이 집 스테이크 괜찮은데 한 번 맛볼래?”“됐네요!”도아영은 이렇게까지 사리에 어두운 사람은 처음 겪었다.‘2천억짜리 땅을 공짜로 주겠다는데 그걸 거절한다고?! 세상에 어떻게 이런 바보가 있지?’서현우가 김한빈에게 눈치를 주자 그는 곧바로 강이나의 앞에 놓인 식기를 다 치웠다.“강이나랑 협력은 잘 안 됐지만 우리도 이제 우리만의 협력을 상의할 때가 된 것 같은데?”“네?”도아영은 곧장 경계를 일으켰다.서현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절대 좋은 말이 아니니까.“도씨 일가에도 시 중심에 땅이 있다고 들었는데?”“그래서요?”“그 땅에 관한 자료는 이미 다 봤어. 나 그 땅 살 생각이야.”서현우의 말을 들은 그녀는 멍하니 넋을 놓았다.도씨 일가의 땅을 산다고?!그녀는 일부러 도도한 척했다.“우리 집 땅은 엄청 비싸요.”“말해봐. 얼마를 제시하든 10배로 쳐줄게.”익숙한 멘트를 듣는 순간 도아영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뭐지? 어떻게 된 거지?’서현우는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땅을 사서 강이나에게 대시해야 하는 건데 왜 지금 화살이 도아영에게 돌아온 걸까?“그 땅은... 1600억이에요!”“2조 원 줄게.”서현우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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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띠리링...이경 그룹.이수호는 사무실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는데 도아영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그는 곧장 전화를 받으려다가 머뭇거리기 시작했다.이렇게 빨리 받으면 그녀에게 단단히 사로잡혔다는 걸 증명하는 꼴이 되니까.‘내가 쉽게 받아줄 것 같아? 천만에!’전에도 도아영의 전화라면 거들떠보지 않았던 그였기에 이번에도 좀 더 뜸 들이려고 했다.결국 그는 곧바로 전화를 받지 않았다.벨 소리가 거의 사라질 때쯤 이수호가 시큰둥하게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안 들리고 자동차 엔진 소리만 간간이 들려왔다.잠시 후 이수호가 미간을 찌푸렸다.“아영아?”곧이어 전화가 꺼졌다.이수호는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이번엔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이수호는 표정이 살짝 굳었다.그는 곧장 문 앞에 있는 안지원을 불렀다.“안 비서!”“네, 대표님.”안지원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이수호는 외투를 챙기고 어디론가 나가려 했다.“무슨 일이시죠?”“오늘 아영이가 어디 갔었는지 당장 조사해봐.”“네, 알겠습니다.”안지원은 곧바로 유정연에게 연락했다.이때 이수호가 그의 휴대폰을 낚아채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면서 질문했다.“아영이 지금 어디 있어요?”“아영이?”유정연이 말했다.“오후에 어디 나간 것 같은데. 왜 그래? 너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야?”유정연은 그녀가 어디 갔는지 아예 모르는 눈치였다. 이에 이수호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한편 유정연은 어안이 벙벙해졌다.도아영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지하 1층 주차장에 도착한 후 이수호가 안지원에게 휴대폰을 내던졌다.“다시 조사해봐. 아영이 오늘 백화점이거나 레스토랑 같은 데 다녀왔는지 샅샅이 조사해.”유정연이 그녀가 오후에 나갔다고 했으니 마침 저녁 식사 시간과도 가까운 시간대였다.한편 주차장에서 강이나가 마침 이경 그룹으로 차를 몰고 왔다.이수호가 주차장에 나타나자 그녀가 큰소리로 외쳤다.“수호 씨.”이수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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