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 미워도 상처는 주지 마세요: Bab 121 - Bab 130

404 Bab

제121화

30분 후.도아영은 이수호의 집에서 논문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녀는 뿔테 안경을 쓴 채 컴퓨터로 자료를 찾아보고 있었다.몇 달째 학교에 나가지 못하다 보니 수업 진도가 많이 밀려 있었다.물론 전생 3년간의 실전 경험이 있었지만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하는 법이라 도아영은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이번에는 절대로 전생처럼 어리석게 굴지 않을 생각이었다. 남자 하나 때문에 자퇴까지 하면서, 그것이 마치 자신의 행복인 양 착각하던 과거가 너무나 바보 같았다.도아영이 한창 논문을 작성하느라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 때,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밖에서 강한 술 냄새가 확 밀려 들어오자 도아영은 눈살을 찌푸렸고 거의 동시에 노트북을 덮었다.이수호는 그녀가 노트북을 덮는 동작을 놓치지 않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너 뭐 하고 있었던 거야?”“제가 뭘 하든 이수호 씨하고는 상관없지 않나요?”도아영은 담담한 어조로 말하고 나서 덧붙였다.“여기는 제 방이에요. 이수호 씨가 이렇게 막 들이닥치는 건 조금 예의가 없는 거 아닌가요?”“여긴 내 집이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어.”갑자기 이수호가 도아영 쪽으로 성큼 다가왔다.그의 몸에서 풍기는 술 냄새에 도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이수호는 그녀 눈에 비친 혐오하는 듯한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또 이 눈빛이었다.약혼식 이후 도아영은 늘 이런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이런 시선이 이수호를 몹시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는 성큼 다가가 도아영의 팔을 붙잡았다.“너는 내 약혼녀야. 내가 너한테 뭘 하든 당연한 거 아니야? 내가 뭘 하고 싶을 것 같아?”“이수호 씨 지금 취했어요.”도아영이 팔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이수호는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이거 놔요!”“싫어.”“내려놓으라고요!”“싫다니까!”이수호는 심통을 부리듯 도아영을 침대로 데려가려 했다. 그러자 도아영도 지지 않고 이수호의 어깨를 꽉 물었다.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낀 이수호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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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너...”이수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도아영이 이경 그룹 약혼녀 신분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괴롭혔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학교 게시판 이야기는 전혀 몰랐다.이수호가 말했다.“누가 헛소문을 퍼뜨린 걸 몰랐던 게 내 탓이야? 네가 나한테 말해줄 수도 있는 거잖아!”“제가 말하면 믿어는 줄 거예요? 저도 그렇게 눈치 없지 않아요. 이수호 씨가 저 때문에 강이나를 응징할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요.”그녀는 전생에 이미 한 번 호되게 배웠다. 이번 생에는 이수호 마음속에서 그녀가 강이나와 대등하다고 착각하지 않을 생각이었다.“어쨌든, 저는 이번 일에서 물러설 생각 없어요. 저를 못됐다든지, 인정사정없다든지, 어떻게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이번 기회에 아무도 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할 거니까요. 받아들일 수 없으면 파혼해도 돼요. 이수호 씨가 말을 꺼내면 할머니도 어쩔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러면 각자 갈 길 가면 되는 거고, 저는 다시는 이수호 씨 앞에 안 나타나서 기분 상할 일 없게 해 줄게요.”원래 이수호는 도아영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었지만 마지막 말을 들은 순간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파혼?”“네, 파혼이요.”도아영이 말했다.“저도 이수호 씨가 도씨 가문의 인맥 자원을 원한다는 것 정도는 알아요. 괜찮아요, 얼마든지 연결시켜 줄 수 있어요. 하지만 굳이 결혼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저도 알아요. 이수호 씨는 저를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거.”도아영은 전생에 자신이 도씨 가문의 모든 인맥 자원을 이수호에게 소개해 줬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이수호도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도씨 가문을 인수하는 과정을 밟았다.전생에 도씨 가문은 도지호와 유정연 모자 손에서 완전히 망가졌고, 결국 엄청난 빚을 졌다.유정연은 그 돈을 싸 들고 아들, 그리고 안용준과 함께 도망가 버렸다. 그러자 이수호는 자연스럽게 도원 그룹의 기술 인력을 전부 끌어다 이경 그룹에 보탰다.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난 뒤 도씨 가문의 딸이었던 그녀는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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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도아영은 이수호가 몸을 밀착하자 바로 발을 들어 그의 하체를 걷어찼다. 이수호가 통증을 느낀 찰나, 도아영은 그를 밀쳐내고 곧바로 거리까지 확보했다.정신을 차린 이수호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도아영! 너 또 날 때린 거야?”“그래요, 때렸어요!”도아영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이수호 씨, 혹시 사람 말 못 알아들어요? 저는 이미 이수호 씨랑 엮이기 싫다고 했는데 왜 자꾸 들러붙어요?”그 말을 들은 이수호는 표정이 더 안 좋아졌지만 도아영이 계속해서 말했다.“게다가 이수호 씨가 도씨 가문을 빌미로 저를 협박하지 않았다면, 저도 여기에 억지로 머물며 시간 낭비하지 않았을 거예요. 분명히 말할게요. 저 이수호 씨 안 좋아해요! 괜히 시비 걸지 마요!”“도아영, 너 자꾸 까불 거야?”원래 이수호는 한 걸음 더 다가가서 도아영을 혼내 주고 싶었지만, 아랫도리 통증이 아직 덜 가셨고 도아영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결국 이수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내가 도씨 가문으로 협박한다고? 좋아, 그럼 진짜 협박해 볼게. 지금부터 내 명령에 복종해. 그렇지 않으면 도씨 가문이 어떻게 될지 나도 장담 못 해.”그렇게 말하고 이수호는 곧 방을 나가 버렸다.도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한밤중에 그는 대체 왜 이 난리를 치는 걸까.도아영은 이수호가 강이나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그 화풀이를 자신에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다음 날 아침, 도아영은 이수호가 했던 말을 무시한 채 그냥 학교로 떠났다.이수호가 일어났을 때 아래층에서 도아영이 준비한 식사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수호는 분노를 억누르며 물었다.“오늘 아침밥 누가 준비했지?”“도련님, 제가 했어요.”도우미가 다가와서 말했다.“입맛에 안 맞으신 거면 제가 다른 걸로 바꿀까요...”“도아영은?”“아가씨는... 아침 일찍 나가셨어요. 학교 간다고 하시던데요.”이수호는 도아영이 학교에 갔다는 말에 더욱 표정이 굳어졌다.남현숙이 그토록 주의를 주며 학교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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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주민서는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듯해서 도아영이 아예 휴대폰을 건네주었다.화면에는 학교 SNS 계정 화면이 떠 있었고, 그 안에는 도아영과 이수호에 대한 여러 이야기, 그리고 강이나와 얽힌 내용이 잔뜩 올라와 있었다.“도아영과 이경 그룹 대표, 그리고 강씨 가문의 딸이 펼치는 삼각 치정극?”주민서는 자극적인 제목을 보고 숨을 들이켰다. 이어서 아래 내용을 읽다가 중얼거렸다.“도아영... 상류 사교계의 마담 같은 존재, 세 명의 최상위 남자와 얽힌 전설의 여자?”“이렇게 황당한 제목을 다 읽어 낼 정도면 네 멘탈도 대단하다.”도아영은 차마 글의 내용을 입에 담기조차 싫었다.여기 올라온 건 전부 밖에서 떠도는 추측에 과장된 수식을 잔뜩 붙여 지어낸 가짜 뉴스나 마찬가지였다.주민서는 혀를 차며 말했다.“크, 이런 쓸데없는 소리 지어낸 사람은 우리 집 잡지사로 스카우트해도 될 듯. 어떻게 이렇게 상상력이 좋냐고!”“주민서!”갑자기 멀리서 풋풋한 인상의 남학생 한 명이 달려와서 도아영 앞으로 다가왔다.소년은 어딘지 귀엽고 멀끔한 외모였고, 장미꽃 한 송이를 꺼내 들고 도아영에게 내밀었다.“저, 저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주민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동생아, 이 누나는 약혼자가 있어. 아니면 너도 한번 볼래?”그 말을 듣고 소년은 멍해졌다.그러자 또 다른 남학생이 다가와서 그 소년을 잡아끌며 말했다.“야, 너 미쳤어? 쟤가 누군지 알아? 어떻게 저 사람한테 고백을 해?”소년은 영문을 몰랐다가 곧바로 눈앞에 있는 이가 지금 학교 안에서 엄청나게 유명한 도아영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그제야 그의 표정이 확 바뀌어 둘은 후다닥 달아났다.그 모습을 본 도아영은 말했다.“봐, 이제는 도아영이라는 세 글자만 들어도 다들 쥐 죽은 듯이 도망가지. 아마 한성대의 길고양이나 강아지도 날 보면 먼저 피할걸.”“피하기까지는 아니겠지.”갑자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뒤를 돌아보니 말끔한 정장 차림의 서현우가 서 있었다.주민서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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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그러니까. 저 두 사람 진짜 뭐 있는 거야? 우리도 좀 알려주라.”두 명의 여학생이 임규리를 붙잡고 캐물으며 서현우와 도아영에 관한 가장 솔직한 소문을 알고 싶어 했다.임규리는 조금 난처해 보였다.왜냐하면 임규리는 유정연과 친척 관계이긴 했어도 도씨 가문과는 전혀 접점이 없었다. 더구나 도아영은 그녀를 사촌 동생으로 여기지도 않는 분위기였다.임규리가 대답을 못 하자 한 여학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임규리, 너 설마 허풍 떤 거 아니지?”“맞아, 진짜로 도아영 사촌 동생이면 언니 이야기를 모를 리 없잖아? 너 예전에 이수호 대표가 너를 도와줘서 한성대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 말도 허세야?”사람들은 임규리가 한 말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러자 임규리는 허둥지둥 변명했다.“아, 아니야. 나, 나 거짓말한 거 아니라고!”“그래? 그럼 말해 봐. 도아영이 서현우하고 대체 무슨 사이길래 이런 소문이 나왔는지. 혹시 진짜 바람이라도 피운 거야?”그 말을 듣고 임규리 머릿속에 문득 이수호가 떠올랐다.며칠 전 이수호가 사무실에서 도아영이 아니어도 대체할 사람은 있다고 말했던 그 장면을 말이다.‘혹시 도아영 스캔들이 터지면 형부가 나를 선택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그렇게 생각하니 임규리는 괜히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쪽 바닥이 얼마나 복잡한지는 다 알잖아. 너무 깊이 말할 필요는 없지. 서로 마음속으로만 아는 게 좋을걸?”임규리의 이 애매한 말 한마디에 주변이 발칵 뒤집혔다.“그, 진짜로 도아영이 서현우랑 뭔가 있다는 거야?”그러자 임규리는 더 용기를 내서 말했다.“아니면 뭐겠어?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서현우가 아침 일찍 학교까지 오겠어? 너희도 봤잖아. 아까 내 언니가 서현우랑 꽤 진하게 얘기하던 걸.”임규리의 말을 다들 완전히 믿는 듯했다.상류층 사람끼리는 각자 상대를 두고도 바람을 피우는 게 흔한 일이니 도아영도 별로 안 조심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한 것이다.“임규리, 네가 진짜로 도아영 사촌 동생이면 이수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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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주변 사람들이 전부 부추기자, 임규리는 마지못해 이수호에게 다가가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칠 전 학교에 처음 올 때, 임규리는 사람들 앞에서 이수호 약혼녀의 사촌이라고 호언장담했었다.하지만 동기들도 명문가 자제들이라 이수호나 도씨 가문 급에는 못 미쳐도 충분히 부유한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골에서 올라온 촌스러운 임규리를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만약 지금 이수호에게 인사조차 못 한다면 그동안의 말이 전부 거짓말이었음이 들통날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임규리는 얼떨결에 한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마침 이수호가 이쪽을 보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잠시 뒤, 안지원이 임규리 앞에 다가왔다.“임규리 씨 맞죠? 대표님이 잠깐 뵙자고 하십니다.”뜻밖의 초대에 임규리는 깜짝 놀랐다.뒤쪽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잔뜩 놀란 기색이었다. 정말 임규리의 말대로 이수호가 그녀를 이 학교에 보낸 게 아니냐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혹시 임규리가 정말 이수호 덕분에 학교에 들어온 거라면...?’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그녀는 괜스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의기양양해졌다.“네, 지금 바로 갈게요.”임규리는 안지원을 따라 이수호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는 술렁임이 일었다.임규리의 차림새가 강이나를 살짝 닮았다는 말에, 사람들은 도대체 그녀가 어떤 신분이기에 이수호가 직접 나섰는지 궁금해졌다.“형부...”임규리는 이수호를 바라보며 다소 긴장된 기색이었다. 얼굴이 살짝 붉어졌지만 이수호는 전혀 안부나 추억을 나눌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는 곧바로 물었다.“도아영은 어디 있어?”이수호가 자신을 불러놓고서는 도아영의 행방만 묻자 임규리는 잠시 실망이 스쳤다.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곧바로 마음을 다잡고 이수호 쪽으로 몸을 가까이 대며 말했다.“형부,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괜히 학교 명성에 영향을 줄까 봐 걱정돼요. 그러니... 조용한 데로 가서 말씀 나누면 어때요?”임규리는 간절한 표정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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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이게 재벌의 삶인가?’임규리가 여전히 도아영이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자 이수호의 표정에는 벌써 약간의 짜증이 스쳤다.“그래서 도아영은 어디 있는데?”이수호의 기색을 눈치챈 임규리는 얼른 말했다.“마, 말할게요. 근데 형부 제 말 듣고 너무 화내지 말아 주세요.”“말해.”“방금 전에 제가 봤는데... 언니가 서현우 대표님이랑 같이 떠났어요.”임규리는 여기서 한술 더 떠서 덧붙였다.“언니도 참... 학교에서 서현우 대표님이랑 그렇게 붙어 다니면 보기 안 좋다는 것도 모르나 봐요. 아까도 사람들이 말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괜히 형부가 불쾌할까 봐 조용히 말하려고 했던 거예요... 형부, 언니한테 너무 화내지 마요. 언니도 그저 상황 파악을 잘 못 해서 그래요. 어찌 됐든 언니는 형부를 진심으로 좋아하잖아요.”임규리의 말을 들은 이수호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진심으로 좋아한다고?’진심이었다면 왜 한마디도 없이 서현우랑 가버렸을까. 게다가 대낮에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렇게 붙어 있었을까.그 장면을 상상만 해도 이수호는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자기 주제도 모르는 주제에.’이수호의 안색이 안 좋아지자 임규리는 속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했다.임규리가 말했다.“형부... 저는 그냥 형부랑 언니가 괜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해요. 너무 화내지 마세요. 서현우 대표님도 뭐 볼일이 있어서 언니를 부른 걸 수도 있잖아요?”서현우가 강주에 온 뒤 별다른 스캔들 없이 혼자 지내 왔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 서현우가 여자를 찾아 학교에까지 왔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도아영이 특별하다는 뜻이었다.이수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내려.”“형부...”임규리는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안지원이 이미 뒷좌석 문을 열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임규리는 입술을 깨물고 차에서 내려야 했다.안지원이 다시 차에 오르며 거울 너머 이수호의 굳은 표정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찾아.”이수호의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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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한빈아, 몸수색해.”“...”도아영은 그 자리에 서 있었고 김한빈이 갑자기 그녀의 몸을 수색하려고 다가왔다.그러자 도아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도 제가 이수호 씨 약혼자인데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안 돼요?”“맞는 말이네.”서현우는 별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도아영은 당연히 여직원 같은 사람을 부르려나 싶었다.그런데 서현우는 직접 그녀 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내가 직접 수색하지.”“서 대표님...”도아영이 말끝을 맺기도 전에 서현우는 이미 그녀 몸을 훑듯 확인을 끝마쳤다.그렇게 도아영이 의심스러운 물건을 전혀 지니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자, 서현우는 비로소 자신의 스위트룸으로 그녀를 들여보냈다.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도아영은 호화로운 스위트룸의 구조를 둘러봤다. 강주에서 가장 형편없는 수준의 스위트룸인지 안은 쓸데없이 넓기만 하고 시설은 단순했다.침대도 그냥 나무판자 같아 보였다. 서현우는 물론 일반 직장인조차 지내고 싶지 않을 만한 곳이었다. 낡고 허술한 이곳의 값은 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비쌌다.“한번 봐.”서현우는 군말 없이 본론으로 들어갔다.그가 들고 있던 서류 뭉치를 책상 위에 던지자 도아영은 몸을 숙여 종이를 집어 들었다. 표지를 보니 남해로 120번지에 대한 온갖 자료가 잔뜩 적혀 있었다.이 땅은 강이나네 집안의 땅이었다.원래 서현우는 이 땅을 사들여 강주에 서강 그룹 지사를 새로 세울 예정이었다. 물론 지사는 서현우가 해외에서 굴리던 자금을 국내로 합법 이관하기 위한 이른바 자금 세탁을 위한 조직이었다.도아영이 물었다.“이걸 저한테 보여 주시는 이유가 뭔가요?”도아영이 모르는 척하자 서현우는 소파에 기대며 말했다.“내가 강주에 온 목적은 아무도 몰라. 네가 어떻게 내가 남해로 땅을 살 계획이라는 걸 알았는지 묻는 거야.”이 일은 김한빈조차 모르는 비밀이었다.사실 도아영이 정확히 알 수 있었던 건 전생의 기억 때문이었다.과거 서현우는 강이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 원래 싸게 매입할 남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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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도아영은 말했다.“땅의 가치는 고작 200억 정도예요. 그 땅을 사고 싶으면 제가 직접 강이나 씨한테 연결해 드릴게요, 어때요?”어차피 서현우는 언젠가 강이나를 좋아하게 될 텐데 차라리 먼저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서현우와 이수호가 강이나를 놓고 어떻게 경쟁하든 그녀는 방관자일 뿐이었다. 오히려 그렇게 되면 이수호가 그녀의 일에 간섭할 시간이 줄어들 거라고 봤다.그 말을 듣고 서현우는 흥미를 느낀 듯 물었다.“네가 어떻게 나 대신 다리를 놓아 준다는 거지?”“제가 먼저 강이나 씨랑 약속을 잡고 이수호 씨 곁에서 물러날 거라는 조건을 제시해 볼게요. 그러면 대표님이 그 땅을 얼마에 사든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을 거예요.”“그래?”서현우가 말했다.“너 스스로 희생해서 나를 도와주겠다는 건가? 난 그런 고결한 인격을 잘 모르는데.”“농담하지 마요. 대표님이 좋다고만 말하면, 제가 바로 강이나 씨한테 연락해서 단둘이 만날 자리를 만들어 줄게요. 서로 알아갈 기회가 되잖아요. 어때요?”도아영의 눈에는 어딘가 약삭빠른 계산이 스쳤다. 서현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했다.“네가 이수호를 엄청 좋아해서 온갖 수모까지 견딘다고 하던데, 이제 와서 포기하겠다는 거야?”“물론 전 이수호 씨를 좋아해요. 하지만 대표님께 제 진심을 보여 드리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죠. 게다가 이수호 씨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저도 잘 알아요. 괜히 바보같이 붙잡고 있을 필요 있나요?”도아영의 말은 분명 그럴듯했지만 서현우는 어딘가 미심쩍다는 듯 느꼈다.“입담이 좋네, 도아영. 영업 사원 해도 되겠어.”서현우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네가 파혼을 위해 날 끌어들인 것 같은데.”“...”도아영은 뭐라고 해명하려 했지만 서현우가 말을 이어 갔다.“도와주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야.”그러고는 서현우가 갑작스럽게 통 크게 나서서 도아영이 반응할 틈도 없이 덧붙였다.“지금 당장 강이나한테 연락해. 셋이 자리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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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대표님...”“운전이나 해!”“...네.”안지원은 감히 다른 말을 더 붙이지 못했다.차가 강주호텔 앞으로 도착하자 이수호는 곧바로 차에서 내렸다.호텔 직원들은 이수호를 보고 깜짝 놀라며 다가왔다.“이 대표님, 갑자기 무슨 일이신지...?”“비켜.”직원은 이수호의 날 선 기세에 움찔했다.안지원은 얼른 이수호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3층의 8302호에 있다고 합니다.”이수호는 곧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8302호 문 앞에 섰다. 그러나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잠시 망설였다.안지원이 먼저 카드키로 문을 열려 했지만 이수호는 그 카드를 빼앗듯 받아들었다. 한참을 문 앞에서 서성이던 이수호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나서야 카드키를 꽂았다.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깨끗하게 텅 비어 있는 방이 보였다.“사람은?”이수호는 심기가 불편한 듯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안지원도 당황한 기색이었다.“어, 여기 맞는데요? 아까 조사해 보니까 이 방이라던데...”“다시 찾아내.”“네.”안지원은 곧장 아래층으로 내려가 직원들에게 더 알아보라 지시했다.그 시각, 도아영은 강이나와 연락이 되지 않자 문자를 보내 만나자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복도 밖에서 수많은 발소리가 들려왔다.도아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밖에 시끄럽네요. 무슨 일이에요?”“아마 네 약혼자가 사람을 몰고 쳐들어온 모양이야. 현장에서 잡겠다고.”“뭐라고요?”도아영은 순간 당혹스러웠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늘은 그녀의 이름으로 체크인을 했으니 이수호가 찾기 쉬울 터였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도아영은 서현우에게 물었다.“대표님 방을 두 개 잡았어요?”강주에서 이수호만큼 발이 넓은 사람이 여기까지 찾아오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러니 서현우가 예상하고 각자의 이름으로 방을 두 개 잡았을 가능성이 컸다.“합의가 끝났으니 난 먼저 가볼게.”“대표님, 그럼 전 어쩌라고요?”“내가 왜 그걸 신경 써야 하지?”서현우는 미소를 머금은 채 방을 나갔다. 문이 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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