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최소한 이 옷으로 갈아입고 어딜 가는지는 말씀해주셔야죠.”도아영이 말했다.“이건 평상시에 흔히 입는 복장이 아니잖아요.”“오늘 밤 자선 파티에 나랑 함께 갈 거야.”이수호가 자선 파티에 함께 가자는 말에 도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강이나 씨는요?”“내가 이나랑 같이 갔으면 좋겠어?”“아니, 그게 아니라 강이나 씨가 대표님이랑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지금 나랑 밀당해?”도아영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대표님이 그러셨잖아요. 우린 정략결혼이고 곧 이혼할 테니 각자 딴 사람 만나는 것도 지극히 정상이라면서요. 대표님이 강이나 씨 좋아하는 건 이 바닥에 공공연한 사실인데 왜 굳이 나랑 함께 가겠다는 거예요?”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수호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그는 싸늘한 어조로 대답했다.“각자 딴 사람을 만나? 구연준이랑 신나게 놀아났네?”“아무리 그래도 대표님이랑 강이나 씨만 하겠어요? 두 분은 애까지 있잖아요.”도아영이 무심코 내뱉은 말에 이수호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주변을 맴도는 공기마저 살얼음판으로 될 것만 같았다.아이는 이수호에게 있어 금지어나 다름없다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안다.물론 그해의 스캔들에 불과하지만 팩트가 아니라고 단정 짓기도 어려운 일이다.지금 이수호의 표정을 보니 스캔들이 아마도 팩트에 가까울 듯싶었다.“대표님, 코디 모셔왔습니다.”이때 안지원이 안으로 걸어왔고 뒤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스타일리스트 몇 명이 메이크업 가방을 들고 따라 들어왔다.“알았어. 다 같이 올라가 봐.”“네, 대표님.”안지원은 도아영과 함께 위층으로 향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스타일리스트도 곧장 따라갔다.한 시간 뒤.이수호가 손목시계를 내려다보면서 살짝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다 됐는지 가봐.”“네, 대표님.”안지원이 위층으로 올라가려 할 때 도아영이 마침 뭇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아래로 내려왔다.그녀는 스카이블루 색상의 머메이드 스커트를 입고 잘록한 허리와 힙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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