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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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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강지한의 말에 심미연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말했다.“내가 급한 일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도 날 못 가게 막은 게 온지유야. 할머니가 응급실에서 수술 기다리시는데 이 상황에 내가 어떻게 걔 말에 따라! 온지유가 무시당하는 게 그렇게 마음 아프면 그냥 회사 보내지 말고 끼고 살아, 당신 돈으로 얼마든지 책임질 수 있잖아.”심미연의 할머니가 응급수술에 들어가야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던 강지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나 이제 가도 될까? 이러다 할머니 마지막 모습도 못 볼 것 같아서 그래.”말을 마친 심미연은 눈물을 닦으며 방을 나왔고 그에 문에 기대어 엿듣고 있던 온지유는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심미연이 이미 멀리 간 뒤라서 바로 심미연을 부르려고 했는데 그 순간 강지한이 방에서 나오는 바람에 온지유는 바로 그에게로 달려가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지한 씨.”“앞으로 심미연이 어디 가겠다고 하면 그냥 보내줘, 쟤 너한테 허락 맡을 이유 없어.”저를 한번 보며 저런 말만 남기고 가버리는 강지한에 온지유는 화가 나 이를 갈기 시작했다.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화가 나 있었는데 왜 나올 때는 태도가 180도로 변한 건지 온지유는 의아하기만 했다.한편 차를 몰고 주차장을 나서던 심미연은 제 앞을 가로막아버리는 강지한의 벤틀리에 경적을 울렸지만 전혀 비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 운전석의 창문을 두드렸다.“사모님!”성무진은 심미연의 모습에 깍듯하게 인사부터 건넸다.“문 열어요.”말을 마친 심미연이 뒷좌석으로 가 문을 당기자 안에서 노트북을 하고 있는 강지한의 모습이 보였다.“도대체 어떻게 해야 날 보내줄 거야...”“타.”키보드를 두드리며 고개도 들지 않고 명령조로 말하는 강지한에 심미연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나 지금 급해, 할 얘기 있으면 밤에 하자.”할머니가 응급수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했는데도 제 앞길을 막는 강지한에 심미연은 그가 온지유가 받은 서러움을 되갚아주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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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성 비서님, 강지한 위한다고 일부러 그렇게 지어낼 필요 없어요.”만약 강지한이 정말로 할머니의 병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할머니가 자주 쓰러지는 것도 알 텐데 지금까지 신약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게 말이 안 되어서 심미연은 성무진이 자신의 대표를 위해 아무렇게나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대표님이랑 큰 사모님 사이는...”“운전하라고 보냈더니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심미연 빨리 보내.”그런데 때마침 들려오는 강지한의 호통에 성무진은 더는 제 대표를 도와주지 못할 것 같아 심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 표정을 보고 있던 심미연이 웃으며 대꾸했다.“강지한이랑 온지유 사이는 저뿐만 아니라 온 경성 사람들이 다 아는 거예요, 성 비서님이 아무리 감싸고 돌아도 사실은 사실이죠.”한편 차에 앉아서 백미러로 심미연을 보고 있던 강지한은 성무진을 향해 웃어주는 그 얼굴이 못마땅했다.심미연의 말을 듣고 있던 성무진은 그녀의 대답에서 오해의 골이 깊어졌음을 눈치채고는 하루 이틀에 해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 그냥 짤막하게 한마디만 했다.“나중이면 다 알게 되실 거에요.”나중에 기회를 봐서 강지한을 도우려고 한 말인데 심미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강지한이 가장 믿는 비서답네요 이런 말도 다 하고. 온지유 앞에서도 강지한 대신 낯간지러운 말도 많이 했겠죠?”“아니요! 그럴 리가요!”강지한이 온지유에게 사준 선물을 전해준 적은 있어도 오글거리는 얘기들은 절대로 전한 적이 없었다.그리고 강지한은 어차피 온지유를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기에 그런 말들을 할 리도 없었다.강지한이 온지유를 챙겨주는 건 그저 자그마한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였다.“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말했다 해도 어차피 나는 모르잖아요. 제 차는 운전해서 집으로 가주세요, 수고하세요 그럼.”말을 마친 심미연은 강지한이 화내기 전에 서둘러 그의 차 문을 열어젖혔는데 문을 열자마자 강지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짜 나를 운전기사로 쓸 참이야?”타라고 해서 탔더니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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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하지만 강지한의 장난에 로펌에서부터 쌓였던 화는 서서히 가시기 시작했다.이럴 때보면 심미연은 자신이 아주 쉽게 만족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강지한의 진심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이렇게 쉽게 마음이 풀리는 사람인데 강지한은 자신에게 아예 마음이 없으니 줄 진심은 당연히 없을 것이기에 심미연은 다시 씁쓸해졌다.심미연이 하도 조용하니 강지한은 운전을 하면서도 자꾸만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창가에 비친 그 조막만 한 얼굴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자신이 심미연을 사랑하지 않는 건 분명하지만 그녀와 함께 보내는 이 평온한 시간들을 좋아하는 것 또한 분명했다.결혼한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이상하게 심미연과 있으면 몇십 년을 함께 산 부부처럼 편안했다.조급한 심미연을 위해 강지한은 최대한 빠르게 운전을 한 덕분에 그 둘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 도착했고 차를 멈추자마자 심미연은 바로 병원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주차를 마친 강지한도 서둘러 그녀를 따라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작고 왜소한 인영이 응급실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게 보였다.할머니가 쓰러질 때마다 이렇게 수술실 앞에서 기도했을 심미연을 생각하니 마음이 저도 모르게 답답해진 강지한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그렇게 정신없이 피우다가 한 갑을 다 태워버린 강지한은 그제야 창문을 열어 몸에 남아있던 담배 향을 지우고는 심미연에게로 다가갔다.자연스레 심미연 옆으로 다가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는데 그게 강지한인 줄 모르고 호신술을 쓰려 하는 심미연이었다.“심미연, 나야!”익숙한 목소리와 변함없이 잘생긴 얼굴에 심미연은 잠시 당황하다가 물었다.“아직 안 갔어?”“너랑 같이 할머니 나오는 거 기다리려고. 할머니 괜찮으실 거니까 걱정 마.”결혼한 지 3년 만에 처음 들어보는 다정한 위로에 심미연은 잠시 넋을 놓고 강지한을 바라보았다. 이제 보니 강지한이 저한테 그렇게 매정한 것 같지는 않았다.그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마른 몸에 수많은 관들을 연결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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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강지한의 질문에 심미연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아니야...”일부러 유혹하지 않아도 강지한과 밤을 보낸 다음 날이면 온몸이 다 쑤시는데 유혹까지 한다면 며칠은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것만 같았다.한쪽에 서 있던 주치의는 이노 하이브의 대표가 심미연한테 와이프라는 호칭을 쓰자 둘의 관계가 부부라고 생각하고 그럼 약 걱정은 없을 것 같아 심미연을 향해 의미심장하게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미연 씨, 노력 좀 해서 빨리 신약 얻어와요. 그래야 할머니 더 오래 뵙죠.”나이도 드신 분인데 자꾸만 수술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었기에 주치의도 심미연만큼이나 신약이 생기길 바라고 있었다.“네, 그럴게요. 고생하셨어요 선생님. 매번 감사드려요.”심미연은 빨개진 얼굴을 한 채 강지한의 손을 뿌리치더니 할머니 곁으로 다가가 금세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누워계신 할머니를 바라보았다.“미연 씨, 할머니 일단 병실로 모셔다 드려야 해요.”“아, 네.”그때 간호사가 넌지시 말하자 심미연은 곧바로 침대에서 떨어져서 다시 강지한을 돌아보았다.강지한은 마치 심미연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는 사람마냥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사실 성무진에게서 심미연 할머니의 병세를 전해 들었을 때 바로 신약을 보내주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뼛속 깊이 자본가인 그는 심미연이 부탁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면 그 틈을 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지한 씨.”그때 강지한 앞에 서 있던 심미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3년 동안 그리 좋은 부부관계는 아니었어서 심미연이 이렇게 다정하게 강지한의 이름을 부른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갑자기 제 이름을 불러오는 심미연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달콤해서 강지한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침대에서도 저 목소리로 부르는 이름만 들으면 당장이라도 그녀를 품에 가둬버리고 싶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반응하는 몸에 강지한은 깊은 눈동자로 심미연을 주시하며 입술을 움직였다.“여기서 유혹할 생각이야?”제 앞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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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심미연은 저녁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래.”강지한은 손으로 심미연의 코를 건드리며 말했다.“가서 할머니 옆에 있어 드려.”그 말에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결혼한 지 3년이나 됐는데도 얼굴 한번 못 본 손주사위가 보고 싶으시다던 할머니가 떠올라 심미연은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지한 씨, 나랑 같이...”그때 갑자기 울리는 강지한의 핸드폰에 심미연은 말을 채 끝내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야 했다.강지한의 핸드폰에 적힌 온지유라는 이름에 심미연은 품고 있던 모든 기대가 부서지는 것만 같았다.세 사람이 나누는 사랑은 항상 참는 이가 생기기 마련이었다.“가서 할머니 옆에 있어 드려. 나는 로펌 좀 가봐야겠어, 지유가 배 아프다고 해서.”강지한은 혹시나 심미연이 기분 나빠할까 봐 부러 한마디 더 보탰다.“임신 중이라 감정 기복이 심한 거야, 3개월 뒤면 괜찮아질 거야.”온지유에 대한 걱정이 가득한 그의 얼굴에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던 심미연은 애써 괜찮은 척 고개를 끄덕였다.“얼른 가봐, 운전 조심하고.”심미연은 자신도 임산부라고 나랑은 같이 있어 줄 수 없는 거냐고 다 말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말한다 해도 강지한이라면 그녀가 온지유를 질투해서 꾸며낸다고 생각할 테니 말 안 하느니만 못했다.그런 심미연을 가만히 바라보던 강지한이 그녀의 얼굴을 잡아 올렸는데 심미연이 습관적으로 고개를 돌린 탓에 입술이 그녀의 볼에 가 닿았다.그에 강지한은 조금 언짢은 듯 물었다.“기분 나빠?”아까 온지유의 상태에 대해 다 설명했는데 왜 기분 나빠하냐는 듯한 질문에 심미연은 애써 주먹을 그러쥐며 웃음을 띠고 말했다.“아니야 그런 거, 얼른 가봐. 저녁에 밥 같이 먹자.”지금은 자신의 기분 따위가 아니라 할머니의 신약이 더 중요했기에 심미연은 이런 억지웃음은 얼마든지 지을 수 있었다.하지만 자신의 그런 속내를 보아내려는 듯 집요하게 눈을 맞추는 강지한에 심미연은 그를 살짝 밀어내며 웃어 보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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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심미연이 주치의와 알고 지낸 지는 3년 정도 되었지만 둘의 대화는 늘 할머니의 병세를 에워싸고 진행되었기에 이렇게 사적인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건 불편해서 그녀는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아까 대표님이랑 신약에 대해서 얘기했어요, 내일이면 약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 약만 있으면 할머니 상황도 괜찮아지는 거죠?”심미연은 빨리 다 나은 할머니를 모시고 바깥세상을 구경시켜주고 싶었다.심미연을 대신해 안타까워하던 주치의도 그녀가 강지한 얘기는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그저 모른 척 그녀의 질문에 답을 했다.“약을 한동안 써야 알아요 그건, 어느 정도로 좋아질지는 저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환자의 상태라는 건 언제건 다시 악화될 수 있었기에 의사들은 함부로 장담하지 못했다.그 대답에 실망한 듯 고개를 숙이던 심미연이 말했다.“그럼 저는 먼저 할머니 보러 가볼게요.”“네.”심미연이 나가자 의사는 한숨을 쉬며 언젠가는 심미연이 결혼을 숨긴 걸 후회할 날이 있을 거라고 중얼거렸다.유부남인 게 알려져도 자중하지 못하는 게 남자들인데 총각이라고 알려져 있으면 더 하면 더 하지 절대 덜하진 않을 것 같아서였다.한편 심미연이 무거운 마음으로 병실에 들어서자 김지영은 바로 그녀에게 의자를 내어주며 말했다.“미연 씨, 여기 앉아요.”“고마워요, 요즘 고생이 많으세요.”“아이고, 아니에요, 고생은요!”웃으며 자신을 걱정해주는 심미연에 김지영은 연신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전에 간호하던 사람들에 비해 착하고 서글서글한 양경자는 아주 돌보기 쉬운 편이었다.게다가 심미연이 월급도 넉넉하게 주니 김지영은 고생을 해도 전혀 불만이 없었다.“좀 쉬고 계세요, 제가 할머니 곁에 있을게요.”“그럼 저 잠깐 나갔다 올게요, 무슨 일 있으시면 바로 부르세요.”심미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지영은 양경자의 옷을 잘 여며주고 밖으로 나갔다.방에 홀로 남은 심미연은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와 목에 멘 채로 중얼거렸다.“강지한이 신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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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심미연 때문이 아니라 너 좀 쉬라고 그러는 거야. 이렇게 무리하다가 배 속의 애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미간을 찌푸리는 강지한이 기분이 좋아진 온지유가 웃으며 대답했다.“나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출근도 안 하면 나 혼자 심심한데, 그러다 우울증 걸리면 어떡해?”“친구랑 카페도 가고 피부과 다니면서 쇼핑하면 괜찮잖아.”온지유 배 속의 아이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강지한은 그녀를 위해 이것저것 방법을 생각해주고 있었다.“너도 알잖아, 지성 씨 그렇게 되고 나서 어머님이 나한테 준 건 집 한 채, 차 한 대랑 2억뿐이야. 전에는 무용단에서 일했었으니까 돈 걱정은 없었는데 지금은 임신해서 거기도 못 다니니까 일 안 하면 친구랑 놀러 다닐 돈도 없어. 멀쩡한 옷도 당연히 못 사 입고...”눈시울 붉히며 말하는 온지유가 가여워 보였던 강지한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대답했다.“그건 내가 어머니랑 얘기해볼게.”강지성이 그렇게 되고 나서 재산분할에는 관여를 안 했었는데 온지유에게 고작 그만큼만 줬다는 소리에 강지한은 제 어머니도 참 너무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그 말에 온지유는 다급히 손사래를 치기 시작했다.“어머님이 체면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내가 너한테 이런 소리 한 거 알면 당장 나 내쫓으실 거야, 그럼 고용인도 내가 직접 구해야 하고 모든 걸 다 내가 떠안게 되는 거잖아. 나 그럼 더 힘들어져.”강지성이 죽은 뒤 온지유는 강씨 집안에 머무르면서 큰 사모님 대우를 계속 받는 대가로 재산을 그것만 챙긴 것이다.지금 강지한한테 돈이 없다고 불쌍한 척하는 것도 사실은 돈이 아니라 이노 하이브의 지분을 받기 위해서였다.이노 하이브 지분은 1%만 받아도 매년 몇백억씩은 받을 수 있기에 그것만 있으면 평생 돈 걱정은 안 해도 되었다.그런데 강지한이 이 얘기를 문소영한테 하게 되면 문소영이 제 속내를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강지한조차 저를 믿지 않을 것이니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일단 밥부터 먹어.”온지유는 다시 수저를 들며 말하는 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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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지한 씨, 미연이 화난 거 아니야? 나 무시하는데?”“지한 씨가 가서 좀 달래줘 봐.”말은 저렇게 불쌍한 척해도 온지유는 이미 심미연의 조상들까지 다 한 번씩 욕한 상태였다.오랄 때는 안 오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자마자 등장한 그녀에 혹시 문밖에서 엿듣다가 들어온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강지한 역시 심미연이 자신이 달래주길 바라서 온 줄로 알고 유치하다고 생각하며 수저를 내려놓고 목소리를 낮게 깐 채 그녀를 불렀다.“심미연, 이리와.”심미연은 보고 싶지 않은 두 얼굴에 고개도 돌리지 않고 주먹만 꽉 쥔 채 제 갈 길을 갔다.“지한 씨, 내가 가서 사과라도 할게.”둘이 아직은 이혼하지 않았지만 안 좋은 일들을 자꾸 만들어내면 강지한도 심미연의 인성에 대해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온지유는 이번에도 심미연에게 누명을 덮어씌우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지 마.”강지한은 사실 아직도 온지유를 어린 시절 그 착한 여자애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에 반해 경성에서 유명한 이혼변호사인 심미연은 똑 부러지다 못해 매정하기까지 한 여자였으니 온지유가 그녀와 붙으면 당연히 피해를 볼 것 같아 무의식적으로 온지유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불러세웠다.“내가 가서 사과 안 하면 미연이도 안 올 거야. 시간도 늦었는데 배고플 것 같아서 그래. 나 괜찮으니까 내가 가서 사과하고 데려올게.”심미연은 그런 온지유의 말을 들으며 헛웃음을 흘렸다.온지유가 사과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에 심미연은 그녀가 움직이자마자 핸드폰을 꺼내 영상녹화를 시작했다.누가 봐도 모함을 하기 위해 다가가는 것인데 강지한은 그것도 모르고 미간을 찌푸린 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심미연을 빤히 쳐다보았다.그 시각 어떻게 일을 꾸며낼지 생각해낸 온지유는 서서히 심미연에게로 다가갔다.몇 걸음 걸은 뒤 심미연이 밀친 것처럼 넘어질 생각이었는데 그 순간 신하린이 불쑥 나타나며 심미연의 팔을 잡고 말했다.“왜 이제야 와, 우리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음식 다 식겠어, 얼른 가자.”일부러 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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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심미연은 바로 신하린의 팔을 잡으며 강지한을 향해 말했다.“강지한, 당신도 생각이라는 게 있으면 누구 탓을 하기 전에 증거부터 가져와. 여기 CCTV 있으니까 가서 확인하고 하린이가 한 짓 맞으면 그때 다시 찾아와.”원래 같았으면 실컷 욕하고 뛰쳐나갔겠지만 지금은 강지한에게 바라는 게 있으니 심미연은 일부러 속도를 늦추며 말했다.그에 일부러 넘어졌던 온지유는 다급하게 강지한의 옷소매를 잡아끌며 말했다.“지한 씨, 진짜 내가 실수로 넘어진 거라니까, 저 사람들 탓 아니야.”“걱정 마,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그냥 사실대로 얘기하면 돼.”제 눈앞에서 다른 여자만 싸고도는 강지한을 보던 심미연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다.매일 침대에서 가장 진한 스킨십을 하는 상대는 자신인데 이럴 때는 저를 남처럼 대하는 강지한에 마음이 아파왔고 얼굴은 창백해져 갔다.그런 심미연의 마음을 눈치챈 신하린은 서둘러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미연아, 됐어. 그만 말해.”그녀가 잡은 심미연의 손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는데 그게 또 가슴이 아파 신하린은 한숨을 내쉬며 강지한을 향해 말했다.“강 대표님이 저한테 편견 있으신 건 알겠는데요, 아까는 맹세코 온지유 씨한테 손댄 적 없어요. 못 믿겠으면 CCTV 돌려보세요.”시도 때도 없이 사람을 모함하려 드는 온지유를 참아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러면 심미연이 곤란해질 것 같아 신하린이 온 힘을 다해 참고 있는데 강지한은 오히려 제가 아니라 심미연을 보며 묻고 있었다.“심 변호사도 그렇게 생각해?”전에는 심미연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심 변호사라 부르며 선을 긋는 강지한에 심미연은 가슴이 아파와 말을 잇지 못했다.“왜 대답이 없어? 할 말이 없는 거야?”저번에 신하린의 뺨을 때리고 덮어씌운 일이 들켰을 때 강지한이 아주 정색을 했었는데 정말 CCTV를 확인했다가 이번 일도 가짜라는 게 까발려지면 그때는 강지한이 정말 저를 신경 쓰지도 않을 것 같아 온지유는 그의 옷소매를 잡으며 간곡하게 애원했다.“지한 씨, 이 사람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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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CCTV 굳이 안 봐도 돼, 형님이 한 행동 여기 다 찍혔으니까.”일부러 형님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며 말하는 심미연에 온지유의 표정은 빠르게 굳어져 갔다.심미연이 몰래 영상까지 찍을 줄은 몰랐는데, 상황이 자신에게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자 온지유는 급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쓰러지는 것과 배가 아프다고 하는 건 다 이미 쓴 수법이라 또 쓰면 누가 봐도 거짓말인 게 티 나서 딱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결국 온지유는 아무런 방법도 생각해내지 못하고 배 째라는 식으로 영상을 확인하기로 했다.어차피 자신은 계속 혼자 넘어졌다고 주장해왔으니 딱히 걸릴 것도 없었다.심미연의 영상만 있다면 온지유도 더 이상 누명을 씌우진 못할 것 같아 신하린은 그녀를 향해 엄지를 추켜들며 말했다.“역시 내 친구야, 잘했어!”눈을 가늘게 뜨고 그 영상을 보던 강지한의 주위에 한기가 맴도는 게 느껴지자 온지유는 점점 불안해졌다.당장이라도 강지한이 저를 외면한다면 저는 기댈 곳도 없어지기에 초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넌 일단 가서 앉아 있어. 혼자 갈 수 있지?”“지한 씨, 나 혼자 가기 싫은데...”온지유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애써 평온하게 말하는 강지한에도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지 온지유는 그를 붙잡으며 말했다.“나 혼자 가기 싫은데...”그때 심미연이 핸드폰을 그녀의 얼굴을 향해 들이밀며 말했다.“형님, 설마 도련님이랑 붙어먹으려고 했다는 거 온 세상에 다 까발려지고 싶은 거예요? 내연녀가 본처의 자리를 노린다는 것도 같이?”“지한 씨, 나 좀 도와줘!”그에 온지유는 일부러 더 놀란 척을 하며 소리 질렀지만 속으로는 온지유가 더 막 나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 그녀가 쫓겨날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역시나 강지한은 바로 온지유를 품에 가두고 심미연을 노려보며 말했다.“밥 먹으러 오라고 할 때는 안 오더니, 몰래 와서 나랑 지유가 밥 먹는 영상이나 찍고 있었어? 왜? 이혼할 때 재산이라도 더 가져가려고?”강지한은 3년 전에도 일을 꾸며 결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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