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연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눈앞의 주아연을 바라봤다.로펌에 처음 들어왔을 때, 두 사람은 함께 여러 회사를 찾아다니며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그때는 정말 힘든 시절이었다. 술을 마시다가 토하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심미연은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버텼다.그녀는 마음속으로 항상 주아연에게 고마움을 느꼈다.지난 2년간 가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협력했고, 함께 일할 때는 즐거운 순간도 많았다.심미연은 원래 감정적인 말을 잘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쉽게 마음을 나누지도 않았다.하지만 주아연만큼은 조금 달랐다. 그녀에게는 특별한 감정이 있었다.그런데 지금, 심미연은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임현은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는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단숨에 마셨다.“변호사님, 몸이 안 좋아 보이세요. 이 잔은 제가 대신 마실게요.”심미연이 말릴 틈도 없이 임현은 술을 비운 뒤, 목이 메여 기침했다.심미연은 급히 물을 따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물 좀 마셔요.”주아연은 임현이 심미연 대신 술을 마셔준 것을 보고 예상치 못한 화가 치밀었다.그녀는 비꼬는 목소리로 말했다.“심 변호사님은 정말 인복이 많으시네요. 누가 대신 술까지 마셔주는 사람은 처음 봐요.”심미연은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녀의 차가운 시선이 주아연을 스치고 지나갔다.“사실 저는 지금껏 아연 씨에게 항상 고마웠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그 고마움을 접겠습니다.”그녀는 술잔을 집어 조용히 술을 따랐다.잔을 들고 옆에 앉은 대표이사님을 향해 말했다.“대표님, 그동안 저를 키워주시고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떠나신다니 마음이 아프지만, 분명 더 나은 길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 잔, 대표님께 올립니다.”심미연은 고개를 들어 잔을 한 번에 비웠다.대표이사님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다 결국 말을 삼켰다. 대신 술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저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습니다. 계속들 즐기세요.”
Last Updated : 2024-12-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