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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를 붙잡다의 모든 챕터: 챕터 31 - 챕터 40

247 챕터

제31화

그녀는 굳이 눈앞의 손익에 집착할 필요가 없었다.강준형은 콧방귀를 뀌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정성스럽게 닦기 시작했다.온지유는 그 모습을 보고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굴욕감을 참지 못하며,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말했다.“팔찌 돌려줬으니 나 먼저 갈게.”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강지한을 바라보는 눈빛도 한없이 다정했다.“내가 데려다줄게.”강지한이 말했다.“됐어. 나 혼자 갈게. 지한 씨는 할아버지랑 더 있어.”온지유의 마음속으로는 사실 강지한이 자신을 데려다주길 바랐다. 하지만 속으로는 저 고약한 노인이 허락하지 않는 한 강지한이 자신을 배웅하는 것은 오히려 갈등만 더 키울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 그녀는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고, 강씨 가문에 남아 앞으로 호강하며 살려면 이 노인의 심기를 거스르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지금은 조금 참아도 괜찮아. 나중에 저 고약한 늙은이에게 배로 갚아줄 거야!’강지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항상 남 생각만 해? 바보 아니야?”“지한 씨, 나...”온지유는 목구멍에 맺힌 말을 겨우 꺼내려 했지만, 강준형이 그녀를 가로막았다.“가고 싶으면 얼른 가! 미연이가 오면 너 보는 게 불편할 거 아니야!”그녀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강준형은 속이 상했다.온지유는 금세 눈가가 붉어지며 말했다.“이만 갈게...”강지한은 그녀의 붉어진 눈가를 보며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가자. 내가 데려다줄게.”온지유는 입술을 꽉 깨물며 안쓰럽게 고개를 저은 뒤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보이는 표정이었다.고개를 푹 숙인 채 빠르게 걷던 그녀는 문 앞에서 막 들어오던 심미연과 정면으로 부딪쳤다.심미연은 온지유보다 키가 훨씬 컸고, 온지유의 이마는 그대로 심미연의 가슴에 닿았다.“아, 미안!”온지유가 급히 사과하자, 심미연은 가슴팍을 부여잡으며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온지유는 심미연의 목소리를 듣고 눈빛에 순간 꿍꿍이가 스쳤다. 그녀는 두 손으로 배를 감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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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온지유는 눈물에 젖은 얼굴로 강지한을 올려다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지한 씨, 이건 미연 씨의 잘못이 아니야. 내가 부딪혀서 넘어졌어. 미연 씨한테 사과받을 필요 없어!”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진심 어린 듯 들렸지만, 그 안에는 교묘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심미연은 그런 온지유를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연기를 하고 싶다면 하게 둬야지. 어차피 나만 건드리지 않으면 상관없어.’강지한은 심미연을 힐끔 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너, 걸을 때 앞 좀 보고 다니면 안 돼?”심미연은 대꾸할 의욕조차 없는 듯 무심하게 받아쳤다.“알았어. 다음엔 조심할게.”‘분명 온지유가 날 들이받았는데, 왜 내가 잘못한 게 되는 거야? 강지한, 네가 날 싫어하는 건 알지만, 이젠 내가 숨 쉬는 것도 죄냐?’한편 강준형은 어두운 표정으로 온지유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다.온지유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강지한이 심미연을 오해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저 계략이 보통이 아니구나. 미연이가 저런 애를 어찌 이기겠어!’강준형의 시선을 느낀 온지유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아차, 이 고약한 노인을 잊고 있었네. 내가 무슨 속셈인지 눈치챘을지도 몰라. 만약 진실을 들추면 어떡하지?’그녀는 더 이상 연기를 이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글썽이며 심미연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미연아, 내 잘못 때문에 지한이가 널 오해했어. 정말 미안해.”심미연은 고개를 살짝 젓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사과는 받겠는데, 용서는 못 해.”‘대놓고 이렇게 속 보이는 연기를 하다니. 강지한, 네가 정말 눈이 멀었구나.’강지한은 그 말에 화가 나 심미연을 노려보며 말했다.“미연아, 너무 심한 거 아니야?”그러면서 온지유의 손을 잡아 끌어당겼다.심미연은 두 사람이 등을 돌리고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비틀었다.온지유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 강지한은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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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너랑 지한이 결혼한 지도 벌써 3년이야. 이제 애를 가져야 하지 않겠니? 회사 그만두고 집에서 몸조리하면서 준비하는 게 어때? 애 낳고 나서 다시 일하면 되잖아.”그는 간절히 심미연이 아이를 가지길 바랐다. 아이가 생기면 강지한도 자연스레 가정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심미연은 얕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지만, 입을 떼기도 전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간을 가르며 들려왔다.“아버님, 이노하이브 주식을 미연이한테 넘기신다면서요? 저는 절대 동의 못 해요!”고개를 든 심미연은 문턱을 넘어 들어오는 문소영의 분노에 찬 얼굴을 마주했다. 먼지를 뒤집어쓴 듯 헝클어진 모습으로 보아, 그녀가 급히 달려온 것이 분명했다.강준형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내 주식을 내가 누구한테 주든 내 마음이야. 네가 동의하든 말든 무슨 상관인데?”문소영은 심미연의 바로 앞까지 걸어와서야 멈춰 섰다. 그녀는 심미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주식을 받을 거면 지한이랑 이혼해!”문소영은 심미연이 강지한에게 얼마나 애착을 가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심미연이 강지한을 위해 주식을 거절할 것이라고 확신했다.하지만 심미연은 태연하게 웃으며 답했다.“어머님이 지한 씨를 설득해서 저랑 이혼하게만 해주신다면, 저는 당장 서명할 수 있습니다.”그 말에 강준형은 속이 뒤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울분을 문소영에게 풀며 고함쳤다.“닥쳐! 내 일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감 놔라 배 놔라야!”강준형의 얼굴은 분노로 질려 있었다.“아버님, 갖고 계신 이노하이브 주식이 고작 8%밖에 안 되는데, 그중 5%를 이 아이한테 준다고요? 강씨 가문에 며느리가 심미연 하나뿐이에요?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에요?”문소영은 화가 나 얼굴이 일그러졌다.‘심미연이 지한이랑 이혼하겠다고? 말도 안 돼. 혹시 요즘 떠도는 소문 때문인가?’문소영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심미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심미연은 문소영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사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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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강준형의 말이 끝나자, 문소영은 마치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간 듯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지성이 죽은 게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지성을 죽게 했어요...”강준형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짜증을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어서 나가! 여기서 시간 끌어봤자 아무 소용 없어! 내가 결정한 일을 네가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심미연은 이 모든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강씨 가문의 복잡한 갈등들이 떠올랐다.강지한은 열 살이 되어서야 강씨 가문으로 들어왔다. 그의 어린 시절은 순탄치 않았고, 이로 인해 그는 누구도 믿지 않았으며, 다른 이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경계했다.하지만 강준형은 처음으로 심미연을 보았을 때, 그녀라면 얼어붙은 손주 녀석의 마음속으로 들어올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러나 결혼한 지 3년이 지나도록 강지한은 심미연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매일 밤 집으로 돌아왔고, 그녀를 완전히 밀어내지 않았다.오히려 아주 조금씩 그녀에게 마음을 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하지만 온지유가 갑작스럽게 임신을 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강지한은 온지유에게 지나치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외부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는 시선이 생겨났다.이 모든 상황이 강준형에게도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강준형이 심미연에게 주식을 주려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를 붙잡아두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가 강씨 가문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그 때문에 강준형이 내린 중요한 결정은 문소영의 몇 마디 말로 흔들릴 리 없었다.문소영은 강준형의 고함에 정신이 번쩍 든 듯했다. 그녀는 다시 심미연을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심미연이 손주며느리면, 우리 지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을 나눠주려면 공평하게 나눠주셔야죠. 심미연에게 몇 퍼센트를 주시든, 온지유에게도 똑같이 주셔야 합니다.”“할아버지, 저는...”심미연이 겨우 입을 열려는 순간, 강준형이 갑자기 의자에 쓰러졌다.심미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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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온지유는 팔찌를 돌려주기 전에 이미 강지한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쯤 어머님이 올라가셨을 텐데... 만약 강지한이 따라 올라가면 어머니 계획이 다 망가질 거야. 안 돼, 강지한은 어떻게든 막아야 해!’강지한이 고개를 돌리며 그녀의 손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내가 뭐라고 했지? 몸이 안 좋으면 집에서 푹 쉬라고 했잖아.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라고. 애는 네가 원해서 가진 거니까, 네가 책임져야지. 알겠어?”목소리는 낮았지만, 묵직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온지유는 놀란 표정으로 손을 움츠렸고, 억울한 표정으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난 그냥... 심미연이랑 너랑 싸울까 봐 걱정돼서 팔찌를 돌려주러 온 것뿐이야. 내가 내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건 아니야.”강지한은 냉정하게 그녀를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앞으로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나한테 전화해. 성 비서를 곤란하게 하지 말고.”그의 말투는 직설적이었고, 온지유에게 일말의 체면조차 남기지 않았다.사실 강지한은 과거 자신을 구해준 온지유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요구를 어느 정도 봐주곤 했다. 하지만 그의 인내를 넘는 행동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온지유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당황했다. 그녀는 회사에 오기 전 성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강준형이 주식 양도 문제로 회사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래서 서둘러 달려온 것이었다.온지유는 자기 행동이 들키지 않았을 거라 자부했지만, 강지한이 그렇게 직설적으로 지적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수치심과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다.‘내가 어릴 때 도와준 것도, 온씨 가문을 위해 애쓴 것도 이제 다 끝난 거야. 그런데 만약 강지한이 나랑 관계를 끊는다면, 우리 집은 끝장난다고! 절대 그럴 순 없어!’온지유는 초조하게 입을 열었다.온지유는 초조하게 입을 열었다.“지한 씨, 내가 네 소식을 너무 알고 싶어서 성 비서님께 전화를 드린 거야. 앞으로는 정말 전화 안 할게. 약속해.”강지한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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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할아버지는 괜찮으실 거야...”강지한은 문소영을 한 번 쳐다보더니 그녀의 말을 끊으며 차갑게 말했다.“성 비서가 집까지 데려다줄 거야..”할아버지가 이렇게 된 상황에서, 주식 양도는 당연히 불가능해졌다.할아버지가 이런 상태가 된 이상, 주식 양도는 당연히 불가능해졌다.“할아버지가 깨어나시면 갈게. 그냥 두고 가면 마음이 안 놓여.”심미연은 여전히 강준형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직접 그가 괜찮다는 걸 확인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었다.강지한의 검은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었다.그가 자라온 환경은 그의 냉정한 성격을 만들었고, 누구에게도 따뜻함을 쉽게 보이지 않았다. 심미연이 그의 아내라고 해서 그가 다르게 대할 이유는 없었다.“할아버지가 깨어난다고 해도 주식을 네가 가질 일은 없을 거야. 어서 나가!”문소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기분 나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심미연은 그녀를 무시했다.이곳은 강지한의 사무실이었고, 강지한이 나가라고 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문소영은 심미연의 무시하는 태도에 속이 뒤집혔지만, 강지한이 있는 앞에서 화를 내는 건 체면상 할 수 없었다.“성 비서, 문 여사님을 모시고 나가!”강지한이 냉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문소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나보고 나가라니? 난 네 엄마야!”‘강지한이 심미연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래! 저 아이를 위해 나서는 거야?’“성 비서.”강지한의 어조가 더 무거워졌다.성 비서는 어쩔 수 없이 다가가 공손히 말했다.“문 여사님, 이쪽으로 나가시죠.”문소영은 화가 치밀었지만,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강지한, 난 네 엄마야!”문소영은 눈으로 레이저를 쏠 것 같았지만, 최대한 자제했다. 회사에서 체면을 구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강지한은 미간을 짚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계속 고집부리시면 경비를 불러서라도 내보낼 겁니다.”그는 누구에게나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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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강지한은 검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심미연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이건 이 여자의 생각인가?’심미연은 그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단호하게 말했다.“내 아이디어 아니야. 난 그런 생각 한 적 없어.”‘할아버지가 이런 말을 했으니, 강지한은 당연히 나의 의도라고 생각했겠지?’3년 전, 결혼 직후만 해도 심미연은 결혼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그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그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었다.하지만 결혼식 당일 밤, 강지한은 그녀에게 이 결혼에 대해 아무도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차갑게 말했다. 그러고는 차갑게 떠나버렸다.그날 밤, 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의 신혼 첫날밤, 심미연은 홀로 방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그 이후로 심미연은 결혼 사실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 게다가 이제는 이혼을 결심한 상황이라 더더욱 필요가 없었다.두 사람 모두 체면이라도 지키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이런! 미연아, 너는 이노하이브의 안주인이야. 사람들한테 인사 좀 한다고 뭐가 문제냐! 지한아, 당장 비서한테 말해서 미연이를 회사 사람들에게 소개해. 아니면 네가 직접 데리고 가서 전 직원들 앞에서 소개해도 돼.”강준형은 이번에는 반드시 강지한이 그렇게 하게 만들겠다는 기세였다.“알겠습니다.”강지한은 담담하게 대답했다.강준형은 재촉하듯 심미연을 보며 손짓했다.“어서 가봐!”심미연은 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의 뜻을 보였다. 그러자 강준형은 답답하다는 듯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빨리 가! 네가 주도권을 잡지 않으면, 밖에 있는 여자들이 호시탐탐 네 자리를 노릴 거야!”‘미연이는 그저 마음이 약해서... 언제나 사람들의 기에 눌리는구나... 안타까워라!’“가자.”강지한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말투는 의외로 부드러웠다.순간 심미연은 혼란스러워졌다. 마치 그가 자신을 챙겨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강지한은 아무 말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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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심미연은 옆구리가 회의실 탁자에 찍혀 찌릿한 고통에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아픔을 참지 못해 눈가가 붉어졌다.강지한은 몸을 가까이 밀착시키며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의 손이 그녀의 턱을 거칠게 들어 올렸다.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그 속에는 무언가 폭발할 듯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너랑 하룻밤을 보내고 나니까, 다음 날 네 부모가 사람들을 데리고 호텔 문을 두드렸어. 파파라치 사진까지 들이밀면서 결혼 안 하면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더라.”강지한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날이 서 있었다.“결혼하겠다고 했더니, 심씨 가문에서 오천만 원짜리 예물을 요구했지. 그 후 3년 동안 내가 심씨 가문 회사에 투자한 돈만 해도 그 이상이야. 네 외할머니 병원비도 내가 절반을 부담해 줬어. 그동안 너는 내 돈으로 편히 살면서, 남편 돌보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요리하고 빨래하고, 일상 챙기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그는 냉소적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어갔다.“결혼하고 3년 동안 너 잘 지내왔잖아. 그런데 박유진이 돌아오니까 이혼하겠다고? 그래, 그 사람하고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하지만 난 절대 안 놔줄 거야.”강지한의 손에 힘이 들어가며 그녀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심미연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우리 일과 박유진은 아무 상관 없어! 내가 이혼하고 싶은 건 그 때문이 아니야. 난 이제 너를 더는 사랑하지 않아! 강지한,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나를 놔줘!”그녀는 참아왔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눈물을 쏟았다.강지한은 그녀의 눈물을 보면서도 오히려 비웃음을 흘렸다.“너랑 박유진은 어릴 적부터 죽고 못 살던 사이였지. 그런데 그가 경성을 떠나자마자 날 이용해서 결혼하더니, 이제 박유진이 돌아오니까 나랑 끝내겠다고? 참 뻔뻔하다.”그의 목소리는 더 냉랭해졌다.“너와 네 가족이 강씨 가문에서 누린 게 3년이야. 이혼하면 네 일자리도 없어질 거고, 심씨 가문 회사도 위태로워질 거야. 그래도 이혼할 거야?”그의 눈에는 심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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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강지한이 이렇게 거칠게 나오다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심미연의 머릿속에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강지한은 그녀의 태도가 마치 순결한 척하는 열녀처럼 보이자,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심미연,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난 네 남편이야. 내가 널 건드리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난 네가 더럽게 느껴져...”그녀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지만, 마음속에는 거대한 파도가 일고 있었다.온지유와 아이까지 가진 그가 이제 와서 자신에게 이러는 것이 너무나도 혐오스러웠다.강지한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내려다봤다.“내가 더럽다고? 그 말을 들으니까 더 하고 싶어지는데?”그는 그녀의 귓가로 얼굴을 가까이 대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심미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급히 말을 이어갔다.“온지유가 임신 중이라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거라면, 내가 다른 사람을 찾아줄게. 온지유와 닮은 여자로...”그녀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머릿속에 불쾌한 상상이 떠올랐다.강지한과 자신이 함께했던 뜨거운 스킨십을, 온지유와 그가 똑같이 했을 것이라는 상상으로 이어졌다.그 생각만으로도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강지한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심미연, 네가 이렇게 관대하니 더 예뻐해 줘야겠는걸...”그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바라봤다.심미연은 고개를 돌리며 짧게 대답했다.“난 단지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득이 될 제안을 하는 것뿐이야.”그녀는 그의 눈을 피했지만, 그 속에는 더 이상 강지한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강지한은 그녀의 태도에 기가 막힌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그녀를 내려다봤다.강지한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손가락으로 그녀를 자극했다. 리듬감 있게, 반복적으로...심미연의 몸은 그의 자극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이미 충분히 흥분 상태가 되었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신음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애썼다.강지한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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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새로 온 대표이사님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른대요. 뭔가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있나 봐요. 하지만 뭐, 굳이 조급해할 필요 없잖아요? 내일이면 직접 볼 수 있을 테니까요!”“사람들 말로는 새 대표이사님께서 이 로펌을 약혼녀에게 선물하려고 인수했다던데요! 여자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에 로펌을 선물하다니, 그분의 약혼녀는 정말 행복하겠어요!”“변호사님도 이렇게 예쁘시니까 나중에 부자 남편 충분히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심미연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임현의 말이 맞았다. 그녀도 분명 부자인 남편을 찾았었다. 하지만 그 남편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아, 맞다! 변호사님, 오늘 저녁 홍원각에서 저녁 식사가 잡혔어요. 시간은 6시로 정해졌대요. 수다 떨다가 중요한 걸 까먹을 뻔했네요!”임현의 밝고 긍정적인 태도가 새삼 부러웠다. 로펌에 들어온 지 2년 동안, 그녀는 매일 활기차고 낙천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다.그에 비해 심미연은 이제 겨우 스물다섯 살이었음에도 이미 세상의 쓴맛을 너무 많이 봤다. 마음마저 늙어버린 기분이었다.“변호사님, 기분 안 좋아요? 왜 아무 말도 안 하세요?”임현은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다.“사람들이 다들 새 대표이사님이 오시면 우리 로펌의 복지와 급여도 올라갈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월급이 두 배로 오르면 정말 최고겠죠!”임현은 마치 꿈꾸듯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심미연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만약 새 대표이사님이 와서 오히려 인원을 줄이고 급여를 줄이면 어쩌려고요...”요즘처럼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 인력 축소와 급여 삭감은 흔한 일이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 있었다.“약혼녀한테 로펌을 선물할 정도면 돈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겠어요? 설마 급여를 줄이겠어요?”임현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심미연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그냥 해본 말이에요. 임현 씨의 말처럼 새 대표이사님이 와서 처음부터 월급 인상을 하는 걸지도 모르죠.”새로운 대표이사님이 오면 가장 먼저 세 가지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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