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 심미연이 그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것도 왠지 모르게 짜증 났다. 그는 자신이 왜 이러는 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자 강지한은 생각을 정리하며 전화를 받았다. “지한 도련님, 다른 두 명의 용병을 찾았어요. 그런데 이미 혀가 잘리고 팔과 다리가 끊어진 잔인한 상태예요. 완전히 살아있는 시체처럼 되어버렸어요! 말을 할 수 없고 글도 쓸 수 없어서 아무것도 물어볼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 정말 잔인하더라고요!” 전화 속 목소리는 조금 비아냥거리는 듯한 톤이었다. “그나저나 지한 도련님, 지난번에 부인한테 그분 스승님에 관해 물어보라고 한 거 물어봤어요? 아직도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죠?” 마지막 말은 거의 놀리는 듯한 어조가 섞여 있었다. 강지한은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난 내 아내랑 관계가 아주 좋아. 언제부터 나쁜 관계였지?”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심미연과의 관계는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나빠졌을까?’ 아마 그녀가 처음으로 이혼을 제안했던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네! 관계 좋다는 거 알겠어요. 제가 잘못 생각했나 봐요!” 남자의 목소리는 분명히 대충 얼버무리며 넘기는 듯했다. “큰 사모님 쪽은 조사가 필요해요?” “응.” 강지한은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머릿속에는 겨울철 어머니와 함께 쫓기며 죽음을 피하려 도망쳤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 어머니가 몸을 던져 그들을 막지 않았다면 죽은 건 자신이었을 것이다. 어머니의 몸 곳곳은 총알에 맞아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때 어머니가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렇게 아픈 것을 두려워했던 사람이 그를 위해 그런 고통을 감수했다.“당신 부인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자료를 조사해 봤어요. 관심 있나요?”전화 너머로 잠시 정적이 흘렀고 곧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한 도련님, 부인이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에요. 잘 붙잡으세요. 다른 사람한테 빼앗길 수도 있으니까
Last Updated : 2024-12-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