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아, 뒤에 있는 차가 우리 따라오는 거 같지 않아?”심미연은 소리를 낮춰 신하린에게 말했다. 고속도로에서 겪었던 불쾌한 기억 때문에 그녀는 고속도로만 오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또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되었다. “손잡이 꽉 잡아. 속도 낼 거야.” 신하린은 백미러를 바라보며 그 차도 똑같이 속도를 높이는 걸 확인했다. 그녀가 속도를 줄이면 그 차도 똑같이 속도를 줄였고 방향을 틀면 그 차도 그대로 따라 틀었다. 그 차는 마치 그녀들이 지나온 길을 그대로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두 사람은 그 차가 자신들을 쫓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미연아, 가방 안에 있는 내 핸드폰 좀 꺼내줘. 그 사람한테 전화해야 해!” 신하린은 애써 침착하려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가 긴장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저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운전만 잘해.” 심미연은 그녀의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꺼냈고 전화를 걸기 전에 전화가 걸려 왔다. “진영 도련님이야. 받을까?”“받아!” 신하린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급히 전화를 받았다. “다 자고 나서는 그냥 도망치네. 심하린! 나한테 도발하는 거야?”남자의 목소리는 저음으로 울려 퍼졌고 전화기 너머로도 그의 분노가 느껴졌다. 신하린은 급히 해명했다. “오늘 아침에 미연이랑 병원 검진 가기로 약속했다고 어젯밤에 말했잖아요.”“점심은 같이 먹어. 네가 해 줘!”남자의 목소리 속 분노가 확실히 조금 가라앉은 게 보였다. “점심은 미연이랑 밖에서 먹을 거예요. 오늘 미연이 생일이에요.”신하린은 자신과 남자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잘 알고 있었다. 늘 그와 거리를 두려고 했고 자신이 더 깊게 빠지지 않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고통받는 건 그녀였다. “신하린, 나 놀리는 거야?”남자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내일은 어때요? 부탁이에요.” 남자가 미친 듯이 발광하며 점심에 집에 돌아와 밥을 해달라는 고집을 막기 위해 신하린은 그를 달래야만 했다. “저녁까
Last Updated : 2024-12-3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