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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221 - Chapter 230

276 Chapters

제221화

“하린아, 뒤에 있는 차가 우리 따라오는 거 같지 않아?”심미연은 소리를 낮춰 신하린에게 말했다. 고속도로에서 겪었던 불쾌한 기억 때문에 그녀는 고속도로만 오면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또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되었다. “손잡이 꽉 잡아. 속도 낼 거야.” 신하린은 백미러를 바라보며 그 차도 똑같이 속도를 높이는 걸 확인했다. 그녀가 속도를 줄이면 그 차도 똑같이 속도를 줄였고 방향을 틀면 그 차도 그대로 따라 틀었다. 그 차는 마치 그녀들이 지나온 길을 그대로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두 사람은 그 차가 자신들을 쫓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미연아, 가방 안에 있는 내 핸드폰 좀 꺼내줘. 그 사람한테 전화해야 해!” 신하린은 애써 침착하려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가 긴장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저 사람 신경 쓰지 말고 운전만 잘해.” 심미연은 그녀의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꺼냈고 전화를 걸기 전에 전화가 걸려 왔다. “진영 도련님이야. 받을까?”“받아!” 신하린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착용하고 급히 전화를 받았다. “다 자고 나서는 그냥 도망치네. 심하린! 나한테 도발하는 거야?”남자의 목소리는 저음으로 울려 퍼졌고 전화기 너머로도 그의 분노가 느껴졌다. 신하린은 급히 해명했다. “오늘 아침에 미연이랑 병원 검진 가기로 약속했다고 어젯밤에 말했잖아요.”“점심은 같이 먹어. 네가 해 줘!”남자의 목소리 속 분노가 확실히 조금 가라앉은 게 보였다. “점심은 미연이랑 밖에서 먹을 거예요. 오늘 미연이 생일이에요.”신하린은 자신과 남자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잘 알고 있었다. 늘 그와 거리를 두려고 했고 자신이 더 깊게 빠지지 않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고통받는 건 그녀였다. “신하린, 나 놀리는 거야?”남자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내일은 어때요? 부탁이에요.” 남자가 미친 듯이 발광하며 점심에 집에 돌아와 밥을 해달라는 고집을 막기 위해 신하린은 그를 달래야만 했다. “저녁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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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누군가 막아서 더는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육현성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누군데?” “이씨 가문입니다.” 육현성은 손에 들고 있던 만년필을 힘껏 쥐었다. 펜촉이 손가락을 깊게 파고들며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차갑게 말했다. “일단 접어둬!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결과 나왔어?” “28년 전에 회장님이 어촌 마을에 가셨던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육씨 가문에 매입되어 휴양지로 개발됐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정말 회장님의 자식인지 확인하려면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확보해 DNA 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계속 조사해. DNA 검사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육현성은 전화를 끊었고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때 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육현성, 내가 그 자식 당장 없애버리라고 했잖아! 왜 아직도 안 움직인 거야!” 분노에 찬 목소리가 귀에 울려 퍼졌다. 육현성은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봤고 그곳에서 어머니가 화가 잔뜩 난 모습으로 다가오는 걸 보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어머니, 여긴 어쩐 일로 왔어요?”“내가 몇 번이나 전화해도 받지 않길래 회사까지 찾아왔잖아!” 오미경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현성아,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말이라도 해줘! 네가 아무 말도 안 하니 집에 있는 내내 이런저런 생각만 하다가 머리가 터질 것 같다고!” 육현성은 손으로 미간을 문질렀다. “제가 진정하시라고 그랬잖아요. 그냥 예전처럼 쇼핑도 하시고 마사지도 받으시고 고스톱도 치시고!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생활에 영향 받지 말라고요.” “그렇게 밤낮으로 경계하며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나타난 내연녀와 그 자식에 게다가 그 자식이 벌써 스물일곱이라잖아! 너랑 겨우 두 살 차이야! 지금 나보고 진정하라고? 내가 어떻게 진정할 수 있겠어!”비록 재벌가에서 내연녀를 두는 일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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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이렇게 해야만 아들이 회사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로 그 자식에게 회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어머니, 저는...” 육현성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오미경은 그의 말을 끊었다. “온지유 그년은 평소에 갖고 노는 건 되는데 결혼은 꿈도 꾸지 마! 육씨 가문의 며느리는 반드시 이씨 가문의 막내딸이어야 해!” 아들이 온지유를 좋아하는 건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마땅한 며느릿감이 없었으니 아들이 하는 대로 그냥 놔뒀었다. 어차피 남자가 결혼 전에 여럿 만나고 돌아다니는 건 괜찮다고 여겼으니까.하지만 결혼하면 그런 관계는 완전히 끊어야 했다. 게다가 온지유는 좋은 여자도 아니었다. ‘남편이 죽은 지 일 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임신했다고? 게다가 도련님과 말도 안 되게 엮여 실검에 오르내리기까지.’‘이런 여자는 결혼해서 집에 데려온다고 해도 마음을 다잡지 못할 거야. 분명히 외도할 게 뻔해!” 아들은 그 여자에게 속아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지만 그녀는 외부인으로서 오히려 더 명확히 보였다. 그녀는 아들이 더 큰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반드시 막아야만 했다. 육현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머니 품격은 어디 갔어요?” 어떻게 그런 욕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지! “아무튼 걔는 좋은 여자 아니야. 멀리하는 게 좋아.” 오미경은 단호하게 경고했다. 그녀는 온지유가 집에 들어오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육현성은 불쾌한 마음을 누르며 대답했다. “어머니, 제 일에는 신경 쓰지 마세요! 어머니 일이나 신경 쓰세요. 차는 갖고 오셨어요? 안 갖고 왔으면 기사한테 말해 모셔다드릴게요.” “됐어! 혼자 갈 거야.” 오미경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빨리 온지유랑 관계 끊어! 안 그러면 앞으로 골치 아픈 일만 생길 거야.” ‘온지유는 절대 좋은 여자가 아니야! 얽혀봤자 좋을 게 없어.’ “알겠어요. 이제 가세요!”육현성은 누구든지 온지유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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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그때 심미연과 신하린은 주얼리 샵 앞을 지나가고 있었고 우연히 가게 안에서 반지를 고르고 있는 여자가 익숙한 얼굴이라는 걸 느꼈다. 그녀는 신하린의 손을 잡고 가게로 들어갔고 그 여자가 다름 아닌 5년 전 남편의 불륜과 가정폭력으로 리우를 찾아와 이혼 소송을 맡겼던 나윤미라는 걸 단번에 알아봤다.그때 심미연은 리우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고 그 사건은 스승님이 맡으셨다. 그런데 그 이혼 소송이 끝나기도 전에 스승님이 갑자기 투신자살하셨다. 그녀는 스승님을 잘 알고 있었다. 성격이 까다롭고 종종 화를 내기도 했지만 절대 자살을 선택할 사람이 아니었다. 스승님이 세상을 떠난 후 심미연은 나윤미를 찾아가 상황을 물어보려 했지만 나윤미는 집을 팔고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그 후 5년 동안 심미연은 계속해서 스승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추적했으며 나윤미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나윤미는 마치 세상에서 사라진 듯 아무런 유용한 정보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갑자기 그녀를 우연히 마주치게 되자 심미연은 문득 나윤미가 이 5년 동안 경성 어딘가에 살고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두 분은 어떤 액세사리를 찾고 계시는가요? 제가 소개해 드릴까요?”직원이 다가와 예의 바르게 물었다. 신하린은 가방에서 남자가 준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안쪽에서 천천히 고를게요. 괜찮죠?” 직원은 카드를 보고 깜짝 놀라다 이내 부러워했다. 그 카드는 경성에서 몇몇 가문만이 가질 수 있는 한정판 카드였다. 눈앞의 여자는 매우 젊어 보였고 아마도 상류 사회 가문의 사모님일 거라 짐작했다. “두 분,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직원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두 사람을 안내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저분도 함께 모셔서 천천히 고를 수 있죠?”신하린은 말할 때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마치 재벌 집 아가씨처럼 말했다. “물론입니다!” 직원은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팔아 인센티브를 챙기기 위해 서둘러 대답했다. 심미연은 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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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그러고는 서둘러 몸을 돌려 급히 자리를 떠났다. 신하린은 일어나 쫓아가려 했지만 심미연이 그녀를 붙잡았다. “쫓아가 봤자 소용없어.” 조금 전 그 여자의 반응은 그녀가 바로 나윤미라는 걸 더욱 확실하게 증명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렇게 당황하며 허둥지둥 도망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우리 그냥 갈까?” 신하린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카드까지 줘놓고는 구경도 안 하고 그냥 가겠다고?” 심미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생각에는 조금만 기다려보는 게 좋을걸. 그 여자가 곧 너를 찾으러 올 거야.” 카드를 건넸으니 상대는 카드를 확인하려고 당연히 주인에게 연락할 것이다. 나윤미 쪽에는 따로 사람을 붙여 뒤를 쫓게 하면 된다. 다시 돌아온 이상 절대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신하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사실 난 그 사람 돈을 쓰고 싶지 않아. 근데 내가 돈을 안 쓰면 그 사람은 내가 사랑 같은 걸 원한다고 착각해. 그리고 자기는 그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며 그래.” 그녀와 그가 관계를 한 건 사랑과 상관없이 서로 원했던 일이다. 하지만 그가 준 돈을 쓴다면 이 관계는 변질될 것이며 거래로 바뀐다. 신하린은 그런 비참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이 준 돈이 그 사람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면 그냥 써. 마음 놓고 써버려.” 심미연은 본능적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사랑 따위는 아무 가치 없으니 바보같이 굴지 마! 나처럼 몇 년을 사랑하고 결국 이런 결말을 맞이하지 말라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 그녀는 그저 가치 없다고 느꼈다. 신하린은 손을 내밀어 그녀를 감싸안았다. “미연아...” 만약 그녀가 좀 더 강했더라면 심미연을 도울 수 있었을 텐데. “괜찮아. 걱정하지 마!” 배 속 아이를 위해서라도 그녀는 반드시 강하게 살아야 했다. 신하린은 마음이 아픈 듯 그녀를 더욱 꽉 안아줬다. “미연아, 너 지금 휴직 중인데 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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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나윤미, 왜 소리 질러?” 전화기 너머에서 날카롭고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 진운혁!” 나윤미는 두려움에 떨며 간신히 이 이름을 내뱉었다. 진운혁은 5년 전 뛰어내려 죽은 변호사이자 심미연의 스승님이었다. “그 자식은 5년 전에 죽었어!” 남자는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너 혼자 겁먹고 있는 거야!” “그 사람! 안 죽었어요. 아직 살아 있어요! 바로 내 앞에...” 나윤미는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 “누군가가 너를 속이고 겁을 주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남자는 경고하며 말했다. “아니에요! 진짜예요!” 눈앞의 나타난 그 사람의 모습은 너무도 현실적이라 나윤미는 순간적인 충격에 쓰러져 버렸다. 폰이 땅에 떨어지고 화면이 깨졌다. “나윤미! 대답해!” 전화기 너머에서 남자가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지만 나윤미는 이미 기절한 상태였고 대답할 수 없었다. 그때 번쩍이는 구두를 신고 나타난 남자가 나윤미의 앞에 멈추었다. 그는 허리를 굽혀 떨어진 폰을 집어 들고 화면에 있는 번호를 확인한 뒤 옆에 있는 밀크티 가게로 향했다. 밀크티 가게 안의 여자들이 남자가 들어오자 모두 눈을 반짝이며 중얼거렸다. “세상에! 너무 잘생겼어!” “스타일도 너무 좋은 아저씨야!” 남자는 창가 자리에 앉아 밀크티를 주문했다. 길가에 쓰러져 있는 나윤미는 빠르게 구급차에 실려 갔다. 남자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눈빛은 차가운 냉기가 서려 있었다. 주얼리 샵에서. 심미연은 두 개의 팔찌를 고른 뒤 하나는 신하린에게 선물하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찼다. 디자인은 간단하지만 그녀의 손을 더욱 하얗고 아름답게 돋보이게 했다. 심미연은 매우 맘에 들었고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강지한과 결혼한 이후 분기마다 성무진은 옷과 보석 그리고 액세서리를 보내왔지만 그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그것들은 공식적인 자리나 연회에서나 겨우 쓸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번이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액세서리를 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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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하린아...” 심미연이 말하려던 찰나 휴게실 문이 열렸다. 심하린이 고개를 들어 남자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담긴 눈빛과 마주쳤을 때 속으로 생각했다. ‘진짜 미연이가 예상한 대로 빨리 왔네.’ “널 찾으러 왔어. 둘이 얘기해. 난 밖에서 기다릴게.” 심미연은 신하린을 살짝 밀며 일어섰고 손으로 옷을 정리한 뒤 몸을 돌려 남자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진영 도련님.” “강 부인.” 심미연은 잠시 멈칫하다가 목소리를 살짝 낮춰 말했다. “심미연이라고 부르세요.” 예전에 심미연은 ‘강 부인’이라는 호칭이 아주 좋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호칭이 혐오스럽고 웃음거리처럼 느껴졌다. 남자는 눈썹을 미세하게 찌푸렸고 심미연은 아무 말 없이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휴게실을 나서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나윤미가 길에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고 지금 응급처치 중입니다.”심미연의 얼굴에서는 미세한 변화가 일렀다. “어떻게 된 거죠?” “무언가를 보고 충격을 받아 기절한 것 같아요.” 심미연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나윤미가 스승님을 봤나?’ 5년 전 스승님이 사고를 당했을 때 그녀는 현장에 갔었고 그것이 분명히 스승님이었음을 확신했다. ‘그렇다면 나윤미가 오늘 본 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계속 지켜가고 있을게요. 새로운 소식 있으면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심미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아직 나윤미의 진짜 정체를 알아내지 못했다. ‘나윤미는 대체 어떤 사람일까?’‘당시 그 소송은 또 어떻게 된 일일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며 그녀는 생각에서 벗어났다. 전화를 받자 전화기 너머로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있어?” “주얼리 샵에서 엄청 예쁜 결혼반지를 봤어. 지한 씨, 우리는 결혼했는데 결혼반지조차 없네.” 심미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일부러 말을 돌렸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강지한은 그녀에게 병원에 가서 온지유를 돌보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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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심미연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감정을 추스르고 웃으며 대답했다. “미르 파크엔 하인들도 있는데 왜 그 얘기는 안 해? 그리고 지금 해커들이 IP 주소를 바꾸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나? 이걸로 나를 범인으로 몰겠다는 거야?”아침에 강지한이 이 말을 했을 때 그녀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한 일이 아니었기에 당당했지만 지금 분명히 누군가가 뒤에서 예전처럼 그녀를 모함하고 있었다. 이전에 찾은 증거들을 강지한에게 보여줘야 할 것 같았다. “집안의 하인들은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거 몰라!” 심미연의 피식 웃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그런 걸 모른다는 건 누굴 무시하는 말인지 모르겠네.’“할아버지께서 빨리 결혼식을 준비하라고 하셨어. 그리고 내일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결혼을 발표하라고 하셨어.” 강지한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 번의 실검으로 너는 공식적인 강 씨 사모님이 되고 웅장한 결혼식을 할 수 있어. 아무리 봐도 너야말로 최고의 승자 아니야?”심미연은 마음이 불편해졌다. “지한 씨, 제발 이런 말도 안 되는 추측은 그만하고 나한테 누명 그만 덮어 씌어! 다시 말하는데 난 그런 짓 하지 않았어.”그녀는 그를 단순히 전우로만 여겼을 뿐인데 어떻게 뒤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냐고! 게다가 둘은 비밀리에 결혼했지만 진짜 부부였고 두 사람의 관계를 굳이 폭로해 강지한이 그녀를 싫어하게 만들 이유는 없었다. 강지한이 그녀를 싫어한다면 그녀의 삶도 평탄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증거까지 다 나왔는데 아직도 변명해? 이렇게 말 잘하는 거 보니 리우 가지 말고 집에만 있어!”강지한은 분노가 치밀었다. 무슨 말을 해도 그녀는 반박했다.‘왜 이 여자는 온지유처럼 온순하게 말을 듣지 않을까?’ 심미연은 저도 모르게 핸드폰을 꽉 쥐었다.이미 이런 결말이 올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강지한이 직접 말하는 걸 들으니 마음속에서 억제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인턴 생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오기까지 그녀는 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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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마음이 복잡한 와중에 뒤에서 신하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연아, 우리 밥 먹으러 가자!” 심미연은 감정을 억누르며 돌아서서 신하린과 마주했다. “하린아, 미안해. 나 병원에 좀 가봐야 해서 점심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 다음에 내가 꼭 밥 살게!” 그녀는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신하린은 단번에 그녀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미연아, 혹시 강지한...” 그녀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심미연이 서둘러 말을 잘랐다. “외할머니 쪽에 문제가 좀 생겨서 가보려고.” 그녀는 신하린에게 자신이 강지한에게 억눌려 조금의 자유도 없이 꼭두각시처럼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 그럼 얼른 가봐. 내일 다시 시간 잡아서 밥 먹자!” 신하린은 심미연이 외할머니를 핑계로 대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녀가 외할머니 이야기를 꺼냈다면 그건 분명 진짜로 일이 있는 것이다. 심미연이 외할머니를 얼마나 아끼는지 심하린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 난 먼저 갈게!” 심미연은 신하린에게 손을 흔들며 그녀 옆의 남자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발걸음은 분주했고 마음은 이미 외할머니에게로 향해 있었다. 신하린은 그녀가 멀어져 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마음이 어쩐지 씁쓸했다. 심미연이 너무 힘들게 살아가는 게 느껴졌다. “심미연 씨와 강지한 사이의 일은 너무 깊게 관여하지 마. 내가 강지한하고 어느 정도 얘기할 수는 있어도 저 사람이 강지한의 심기를 잘못 건드리면 내가 나서도 내 말을 들을 리 없어.” 옆에 있던 남자가 낮게 말했다. 신하린의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그녀는 심미연이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강지한과 결혼했으니 어쨌든 강씨 가문 사모님이야. 강지한이 그녀를 사랑하든 말든 이혼만 안 하면 평생 먹고살 걱정은 없잖아. 뭐 때문에 그렇게 뭐가 그렇게 슬퍼하는 건데?” 남자는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으며 손끝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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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너도 말하지 않고 나도 말하지 않고 온지유도 말하지 않으면 누가 네가 강 부인이라는 걸 알겠어?” 강지한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심미연,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 당장 올라가서 온지유 돌봐.” 심미연은 온몸으로 그를 거부하고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애원해 봤다. “지한 씨, 제발 안 가면 안 돼?” 그녀가 만약 온지유를 돌보러 가게 되면 온지유는 더욱 그녀를 깔보고 무시할 게 뻔했다. “안 가도 돼. 그럼 네 외할머니 치료는 당장 중단될 거야.” 어렸을 때부터 겪었던 수많은 사람들과 일들 때문에 강지한은 지금의 인간미 없는 사람으로 되어버렸다. 사람을 사랑하지도 못했고 사랑을 배워본 적도 없었다. 그는 양경자를 이용해 심미연을 압박하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에게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심미연은 분노에 휩싸여 온몸이 떨렸다. 온지유 하나를 위해 외할머니를 볼모로 삼는 강지한이 너무도 잔혹하다고 느꼈다. “온지유를 이틀만 돌봐. 그럼 성무진한테 퇴원 절차를 밟으라고 할게.” 강지한은 마치 협상하는 듯 말했지만 그 말은 사실 통보에 가까웠고 그녀가 선택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그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온지유를 돌보러 가는 건 좋아. 근데 만약 온지유가 당신에게 내가 괴롭혔다고 거짓말을 하면 그땐 누구를 믿을 거야?” 온지유가 일부러 그녀를 곤경에 빠뜨리거나 모함할 거라는 걸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럴 때 강지한이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면 결국 외할머니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억울함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외할머니가 피해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강지한은 눈썹을 추켜올리며 검은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온지유는 절대 내 앞에서 네가 자기를 괴롭혔다고 고자질하지 않아! 심미연, 왜 항상 온지유를 그렇게 나쁘게만 생각해?”심미연은 마음의 아픔을 억누르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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