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연의 말은 그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온지유가 강지한을 좋아하든 말든, 나는 더 이상 이들 사이에 엮이고 싶지 않아.’이 메시지는 단순히 온지유를 향한 것이 아니라, 강지한을 향한 경고이기도 했다.강준형은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속이 시원해졌다.‘미연이가 드디어 성장했구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고 있어. 정말 다행이다.’그는 혹시라도 심미연이 속으로만 삭히며 대응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늘은 그녀가 이렇게 단호히 자기 뜻을 밝히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졌다.온지유는 심미연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예전 같았으면 이런 자리에서 나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았을 텐데... 오늘은 도대체 무슨 일이야?’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강지한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듯 눈물을 글썽이며 애처롭게 말했다.“지한 씨, 난...”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럽고 약했으며, 마치 세상이 자신을 괴롭히는 듯한 모습이었다.강지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의 손에서 팔찌를 가져가더니, 심미연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었다.“그냥 성의 표시일 뿐이야. 네가 안 받으면, 그건 성의를 무시하는 거겠지.”심미연은 손에 들린 팔찌를 내려다보았다.차가운 감정이 온몸을 휘감으며 눈가가 뜨거워졌다.‘이 팔찌는 그저 성의라고? 온지유의 모욕을 눈감아 주는 것뿐 아니라, 나에게도 모욕을 주겠다는 거네.’강지한은 온지유의 기분만 신경 쓸 뿐, 이 상황이 그녀에게 어떤 상처를 남길지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그 순간, 강준형이 심미연의 손에서 팔찌를 낚아채더니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너희 둘 다 당장 나가!”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온지유는 팔찌가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것을 보자마자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애원했다.“할아버지, 제발 화 푸세요. 제 잘못이에요! 다 제가 잘못했으니 지한 씨는 쫓아내지 말아 주세요!”강준형은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전에도 너더러 본가에 오지 말라고 했지? 네가 여기서 어떤 짓을 할지 뻔
Last Updated : 2025-01-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