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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를 붙잡다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276 챕터

제201화

“다 꺼져!”그나마 자신을 가장 사랑해 주는 사람이 바로 조은하였는데 심동현이 그녀에게 손을 댄 것이다.‘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이때, 갑자기 룸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더니 다시 문이 닫혔다....이 시각 미르 파크.주치의가 심미연에게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있었다.임신 중이라 마취제를 거부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죽을힘을 다해 참아야 했다.하지만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강지한은 식은땀까지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그녀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왜 이토록 아파하면서 마취는 또 안 맞겠다고 하지?’그렇게 겨우 치료를 끝내고 보니 심미연은 이미 물에 빠진 생쥐처럼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조심하고 음식은 최대한 싱겁게, 그리고 약도 꼭 챙겨 드세요.”의사는 신신당부해 둔 뒤 자리를 떴다.심미연은 아프기도 하고 온몸에 힘이 다 빠져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었다.이때, 옆에 서 있던 강지한이 그녀에게 한마디 했다.“쌤통이다.”심미연은 고개를 홱 돌리고 못 들은 척했다.그녀도 어머니가 갑자기 온 힘을 다해 자기 다리를 물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비록 강지한이 의사를 제때 불러줘서 치료는 받게 되었지만 애초에 만약 그가 억지로 그 자리에 데려가지만 않았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결국에는 이 모든 게 다 강지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그런데 뻔뻔하게도 저기에 서서 고소해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못된 인간!’강지한은 심드렁한 심미연의 태도를 보고 다시 코웃음을 치더니 허리를 굽혀 가까이 다가와서 물었다.“심미연, 이게 무슨 태도야!”심미연은 고개를 돌리고 그에게 되물었다.“그럼 어떤 태도를 원하는 거야?”‘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욕이 터져 나오는 것도 지금 그를 최대한 배려해서 억지로 참고 있는데, 설마 이 상황에도 그에게 예의를 차려야 하나 싶었다.‘꿈 깨!’“누가 딴 남자한테 정신이 팔리래? 그러니까 물리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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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강지한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심미연, 자꾸 지유 씨한테 심술부리지 마.”지금 몸이 다쳐서 자기 옆에 좀 있어 달라는 걸 심술부린다고 생각하는 그가 너무 어이가 없었다.그러다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다시 그에게 되물었다.“온지유 씨가 그렇게 걱정되면 나랑 이혼하고 두 사람이 결혼하면 되잖아?”이혼만 해주면 그가 누굴 사랑하는지, 누구랑 같이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텐데 말이다.이혼은 하기 싫은데 또 온지유가 걱정되는 강지한이 눈에 몹시 거슬렸다.“박유진 씨랑 네 동생이 곧 결혼한다며. 그럼 네가 아무리 이혼해도 두 사람은 이제 끝인데 설마 일부다처, 이런 거 꿈꾸는 건 아니지?”강지한의 말은 마치 칼날처럼 심미연의 심장을 마구 찔렀다.그의 눈에는 심미연이 그토록 헤픈 사람처럼 보이나 싶었다. “심미연, 내가 여러 번 말했는데 만약 우리 두 사람이 이혼하는 날 바로 외할머니 치료에서 손을 뗄 거야. 그러니까 잘 생각하고 행동해!”강지한은 한껏 차가운 얼굴로 비아냥거렸다.그도 심미연이 이혼까지는 못 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아직 외할머니는 그의 특효약이 필요하고 또 그가 데려온 의사들의 치료가 필요했다.하여 진짜 이혼하게 되면 외할머니는 죽는 거나 마찬가지다.오랜 세월 꾸준히 외할머니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강지한을 참아 왔고 이제 희망이 보이는 상황이라 그녀로서는 더욱더 여기서 치료를 멈출 수 없었다.강지한은 이 사실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고 심미연이 무슨 생각하는지도 다 알고 있었다.하여 남자의 말이 더욱 그녀에게는 상처로 남았다.사실 심미연도 그의 말이 맞고 일리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그녀와 이혼하는 동시에 강지한의 성격이라면 외할머니한테서 바로 손을 떼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것이기에 그 후로는 거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지금까지 힘들게 기다려왔는데 이제 와서 포기하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미안해. 다시는 이혼하자고 안 할게.”심미연은 냉큼 그에게 사과했다.‘강지한과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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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야릇한 분위기가 순간 깨졌고 심미연은 힘껏 그를 밀쳐내면서 소리쳤다.“빨리 내려줘!”강지한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내려줬고 심미연은 한 발로 걸어가더니 겨우 소파에 앉았다.그리고 옆에 있던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강지한이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성무진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강 대표님, 온지유 씨가 깨어났는데 지금 울면서 대표님만 찾습니다. 지금 오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하는데 혹시 언제쯤 올 수 있으실까요?”“지금 출발할게!”말을 마친 뒤 강지한은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아 있는 심미연에게 눈길을 돌렸는데 그녀는 조용히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그 모습이 오늘따라 참하고 예뻐 보였는데 순간 복잡했던 마음이 진정되면서 이렇게 평생 같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제야 남자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심미연은 고개를 들어 강지한에게 물었다.“왜 아직도 안 가고 있어?”그녀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자 강지한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왜 자꾸 날 쫓아내지 못해서 안달이지? 이따 데이트라도 있나 봐?”그러자 심미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다.“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고.”말 한마디에 저런 오해를 살 바에는 앞으로 대화를 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갈게.”강지한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대로 자리를 떴다.지금으로서는 온지유가 그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고 심미연은 그저 사모님 타이틀을 달고 있는 동거녀일 뿐이다.심미연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책을 읽었다.법률에 관한 책이라 그런지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순간 화면에 박유진의 이름이 뜬 걸 보고 심미연은 살짝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지금 만나고 싶은데 시간 돼?”박유진의 말투는 너무 다정해서 거절하기 힘들었다.“오빠, 나...”거절하려던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다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다시 파혼하자고 했어. 이번에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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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예전에 심미연은 집에서 구박당할 때마다 박유진을 찾아갔고 매번 그는 오늘처럼 문 앞에서 기다려줬다.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이 모습을 다시 보니 그때의 추억이 자동으로 머릿속에 떠올랐다.심미연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박유진이 달려와 그녀를 부축하면서 걱정스레 물었다.“다리는 괜찮아?”“괜찮아.”심미연은 그의 손을 피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추운데 빨리 들어가자.”예전처럼 함부로 손을 잡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기에 가능한 신체접촉은 피해야 했다.박유진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다시 손을 거뒀다.그렇게 심미연은 그와 거리를 둔 채 안으로 들어갔다.저녁을 먹지 않아 살짝 허기진 심미연은 자리에 앉자마자 우유 한 잔과 티라미수를 시켰고 박유진은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저녁에 커피 마셔도 잠이 와?”심미연이 의아해서 물었다.“괜찮아.”박유진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어차피 요즘 잠을 못 자서 커피를 마시나 안 마시나, 못 자는 건 마찬가지였다.“그나저나 오빠, 왜 갑자기 또 파혼한다는 거야? 저번에 분명 날짜까지 잡았잖아.”심미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박유진처럼 진중한 사람이 몇 번이고 말을 번복하는 게 좀 이상했다.“우리 두 사람은 안 맞아. 그리고 괜히 나 때문에 서연이 시간 낭비하는 것 같아서 그냥 파혼하자고 했어.”주문했던 커피가 배달되자 박유진은 컵을 들고 커피 향을 한번 맡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이 파혼이 괜히 네 탓으로 되어 너를 괴롭할까 봐 걱정돼.”애초에 심서연과의 결혼도 전제 조건이 바로 심씨 가문에서 그 누구도 심미연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지금 그 결혼이 깨졌으니 분명 그 사람들이 다시 심미연을 찾아갈 것 같았다.“이 일이 아니었어도 그쪽 사람들은 원래부터 나를 미워했어. 그래서 어떻게든 또 시비를 걸겠지.”이때, 우유와 티라미수까지 배달되자 그녀는 재빨리 케이크 한 입을 입에 넣었다.심동현과 심서연이 그녀를 싫어하는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자기 뱃속에서 열 달을 품고 낳은 어머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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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앞으로 자주 만나면 되지.’“이것만 다 먹고 가자.”심미연은 케이크 한 입을 입에 넣으며 말했다.“맞다. 그런데 난 내일부터 휴가라서 언제 다시 회사로 출근할지 몰라. 그러니까 경호원은 필요 없을 것 같아.”지금 그녀는 임신 중이라 그런지 아주 잘 먹었고 자주 허기짐을 느꼈다.더구나 저녁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에 엄청 배고픈 상태였다.“벌써 출산 휴가 쓰는 거야?”박유진이 의아해서 물었다.‘강지한이 임신한 사실을 알았나?’‘보아하니 두 사람도 꽤 애틋하네.’“아니. 그냥 단순히 휴가를 낸 거야.”어디까지나 개인 사정이라 심미연은 솔직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그래. 케이크 먹어.”박유진도 더 이상 물어보는 게 실례인 것 같아 여기서 멈췄다.심미연은 고개를 숙이고 남은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고 박유진은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하지만 누군가가 창밖에서 카메라로 두 사람을 몰래 찍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그렇게 심미연은 다 먹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배부르다. 이제 그만 가자.”“그래.”그렇게 두 사람은 가게에서 나왔고 박유진은 걸음이 느린 그녀를 배려해서 일부러 천천히 걸어줬다.아무런 대화도 없이 어느새 차가 세워진 곳까지 도착하자 박유진은 다정하게 차 문을 열어줬다.심미연은 조심스레 운전석에 앉아 창문을 내리고 웃으며 인사했다.“갈게. 오빠도 조심히 가.”“그래. 알겠어.”박유진은 조심스레 차 문을 닫아준 뒤 한 발짝 물러섰고 심미연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자리를 떴다.하지만 박유진은 그녀의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심미연이 집으로 돌아와 보니 강지한이 거실 소파에 앉아 차가운 얼굴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지금 병원에서 온지유랑 같이 있어야 할 사람이 집에 있으니 심미연은 의아해서 그에게 물었다.“왜 왔어?”“이 늦은 시간에 누구를 만나러 나간 거야? 말해봐.”강지한은 손에 든 찻잔을 거칠게 내려놓더니 살벌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순간 심미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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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열어보니 케이스 안에는 작은 다이아몬드 브로치가 반짝이고 있었다.순간 강지한의 눈빛에 살기가 돋치더니 한껏 매서운 눈빛으로 심미연에게 물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다친 다리를 끌면서까지 그 인간을 만나러 간 이유가 고작 이 브로치 때문이었어?”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참아왔던 울화가 치밀어올랐다.분명히 그가 떠날 때까지 그녀는 걷는 것 조차 힘들어했는데 박유진한테는 그런 아픔 따위 신경조차 쓰지 않고 만나러 갔다고 생각했다.그 뜻인즉, 박유진은 여전히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란걸 말해준다.강지한의 얼굴은 끔찍할 정도로 매우 음산했고 마치 곧 폭풍우가 휘몰아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심미연은 이미 그한테 들킨 마당에 머리를 한번 쓸어 넘긴 뒤 싱긋 웃으며 답했다.“지한 씨는 한밤중에도 온지유 씨 만나러 잘만 다녔고, 또 두 사람이 밤새 같이 있었던 적도 많았잖아? 난 그저 잠깐 만나 생일 선물만 받고 왔을 뿐인데 굳이 비교하자면 내가 너무한 것도 아니잖아? 강지한 씨, 화내기 전에 먼저 자기 행실부터 뒤돌아보는 게 어때?”자신은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왜 심미연만 제재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더구나...그들은 쇼윈도 부부이다. 각자 알아서 살면 되는데 왜 갑자기 질투 나는 척인지 그의 마음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이제 두 사람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나랑 온지유 씨는 아주 결백해. 그게 어린 시절부터 죽마고우였던 두 사람이랑 같아?”강지한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그대로 손에 든 케이스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브로치가 갖고 싶으면 내가 내일 당장 이것보다 더 이쁘고 값비싼 걸로 사 오라고 할게!”솔직히 강지한 자신도 지금 왜 이 브로치를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알지 못했다.그저 심미연은 아직 자기 여자고, 오직 그만이 심미연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되어 다른 남자들이 넘보는 게 싫었다.하지만 이 모든 반응이 다 질투란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심미연은 버려진 케이스를 빤히 쳐다보며 애써 감정을 추슬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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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순간 강지한은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죽은 건가?’오늘 마침 자살 시도했던 온지유 때문에 강지한은 자연스레 그녀의 이런 행동이 자살이라고 생각했다.하여 냉큼 달려가 욕조 안의 심미연을 건져 올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심미연, 만약 죽어버리면 지금 당장 내 의료팀을 전부 철수해 버릴 꺼야! 그러니까 정신 차려!”너무 다급한 나머지 목소리까지 떨렸다. 순간 너무 시끄러운 소리에 심미연은 잠에서 깨어 천천히 눈을 떴는데 눈앞의 강지한을 발견하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왜 이래?”“죽은 줄 알았잖아!”강지한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을 뿐이야.”심미연은 눈을 비비며 다시 물었다.“내가 죽는 게 그렇게 무서웠어?”심미연은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무조건 살아야만 희망이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기에 절대 혼자 죽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괜히 집에서 죽었다가 나중에 흉가라고 소문이라도 나면 집값만 내려가!”솔직히 강지한은 방금 그녀가 진짜로 죽었을까 봐 매우 놀랐지만 이제 와서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걱정하지 마. 온지유 씨 같은 사람은 당신 때문에 죽는시늉까지 할 수 있겠지만, 난 아니야.”온지유는 멘탈이 약하지만 그녀는 아니었다.절대로 그런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그녀의 단호함에 강지한의 얼굴은 순간 어두워졌다.“누가 온지유가 죽었다고 했어?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설마 내 말뜻을 이해 못 한 건가?’‘온지유가 죽었다고 한 적이 없는데?’하지만 남자의 반응이 어딘가 이상했다.심미연은 잠깐 생각해 보다가 다시 그에게 물었다.“혹시 오늘 지유 씨가 진짜 당신 때문에 죽겠다고 한 거야?”아니면 저 사람이 이 정도로 예민하게 굴 이유가 없어 보였다.강지한이 그녀를 쏘아보며 말했다.“닥쳐. 계속 허튼소리를 하면 바로 2층에서 던져버릴 거야!”심미연은 그의 대답을 들은 뒤에야 자기 생각이 딱 들어맞았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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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심미연, 무슨 뜻이야!”강지한이 그녀의 손을 잡으려다가 실수로 수건을 잡아당긴 바람에 그녀가 몸에 두르고 있던 가운이 그대로 풀어졌다.순간 깜짝 놀란 심미연이 비명을 질렀다.“뭐 하는 짓이야!”“아직 머리도 안 말랐는데 침실로 가면 안 되지!”강지한은 어색한 기운을 애써 달래며 재빨리 그녀의 머리에 수건을 던져줬다.“빨리 말려!”심미연은 그의 손에 들린 가운을 가리키며 그에게 말했다.“그거나 먼저 돌려줘.”쑥스러움이 한껏 묻어난 말투에 강지한의 몸은 또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수건을 들고 심미연에게 다가가 물기를 닦아주다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귀를 살짝 베어 물었다.심미연은 축축한 상태에서 귀까지 간질거리니 기분이 묘했다.방금까지 자신을 모질고 거칠게 대하던 남자가 순간 너무 다정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3년 동안 부부로 지내면서 유독 침데에서만 호흡이 잘 맞았다. 게다가 지금 심미연은 임신한 상태이고 성욕이 아주 강할 때라 그의 작은 손놀림에도 빠르게 온몸이 불덩이가 되고 두 다리는 나른해졌다.강지한은 더는 못 참고 그녀를 향해 손을 뻗으려던 순간 심미연이 다리를 힘껏 오므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간절하게 애원했다.“지한 씨... 제, 제발... 멈춰. 나 배 아파.” 심미연은 애써 정신을 차리고 무의식적으로 자기 배를 움켜쥐었다.원래 오늘 저녁에 병원에 가야 했고 신하린이 예약까지 마쳤는데 외할머니 일 때문에 도저히 갈 수 없었다. 이 상태에서 또 강지한이랑 그 짓을 하게 되면 뱃속의 아이한테 무리가 갈게 뻔했다.‘그럴 수는 없지!’“이러면서 나를 거부해? 심미연, 아직도 내가 싫어?”강지한은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더니 힘껏 자기 몸에 밀착시켰다.부드럽고 또 향기로운 그녀를 당장에라도 품에 안고 먹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심미연은 지금 이 순간에 수치심만 들었다.분명 그를 거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몸이 자기도 모르게 반응해 버렸기 때문이다.부부로 산 세월이 오래되어서 그런가, 그녀의 민감한 곳이 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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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인하병원, VIP 병실.병실 침대에 창백한 얼굴로 핸드폰을 꼭 쥐고 있는 온지유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심미연, 그 여자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강지한이 집을 그리 헐레벌떡 뛰어가나 싶었다.‘고약한 계집애!’그리고 하루빨리 방법을 찾아 심미연을 없애버려야 했다.바로 이때, 누군가가 병실 문을 두드리자 온지유는 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들어오세요.”문이 열리자마자 육현성의 얼굴이 보였다.“현성 오빠, 여긴 웬일이에요?”온지유가 의아해서 물었다.밤도 늦었는데 갑자기 여기엔 무슨 일인가 싶었다.그러자 육현성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갑자기 온지유를 품에 안았다.“지유 씨, 잠깐만 안고 있을게요.”심상치 않은 그의 목소리에 온지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되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여태껏 큰형수라고 부르던 육현성이 갑자기 호칭도 바꾸고 이런 행동을 하니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그것도 아주 큰 일.“아니요. 그저 안고 싶어서요.”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온지유는 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그녀도 같이 안아줬다.“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말해요. 어쩌면 제가 해결 방법을 알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육현성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그녀로서는 받아 줄 수도, 또 거절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조금이라도 여지를 주면 바로 달려드는 사람인데 지금은 무슨 일인지부터 알아야 했다.“진짜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저 한번 안아주고 금방 가려고 했거든요.”온지유를 안고 있으니 또 가기 싫어졌다.하지만 고민 끝에 재빨리 팔을 풀고 다시 일어섰다.“오늘 많은 실례를 범했네요. 화내지 말아 주세요. 큰형수님.”육현성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처럼 침대 옆에 고개를 떨구고 서 있었다.그 모습에 온지유는 그의 손을 다시 다정하게 잡아주면서 싱긋 미소를 지었다.“화 안 내요. 그러니까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요.”육현성한테 무슨 일이 터진 게 분명했다.아니면 이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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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육현성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파 또다시 그녀를 품에 안았다.“제가 진성 쪽에 집이 한 채 있는데 리우까지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요. 만약 진짜 갈 곳이 없으면 거기서 지내도 되고 거기에 가사 도우미도 두 분 정도 붙여드릴게요. 지유 씨, 이제 더 이상 당신이 힘든 일은 없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그의 말은 매우 감동적이었고 온통 온지유를 배려한 말들이었다.육현성은 가능하다면 자신의 모든 걸 온지유에게 주고 싶었다.그의 고백처럼 들리는 말에 온지유는 육현성이 보지 않는 틈을 타 싱긋 미소를 지었다.그러다가 다시 그에게 조심스레 말했다.“저랑 심미연 씨 관계는 이제 벌어질 대로 벌어졌어요. 저번에 제가 인터넷에서 된통 욕먹게 된 일도 아마 들었을 텐데 만약 제가 오빠네 집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에는 또다시 네티즌들을 이용해서 저를 공격할 거예요. 저는 지금 그저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싶어요. 그리고 혹시나 이 소식이 육씨 가문 사람들의 귀에까지 들어가면 오빠도 곤란하게 될 텐데 괜히 저 때문에 그럴 필요 없어요.”육현성은 그녀의 말에 더욱 가슴이 아파 팔에 힘을 꽉 주면서 답했다.“그렇다고 지유 씨가 고생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잖아요. 심미연은 제가 반드시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온지유는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화를 내는 육현성이 너무 고마웠다.예전부터 그는 온지유가 무얼 먹고 싶다고 하면 아무리 한밤중이라고 해도 나가서 사다 주곤 했었다.나중에 강지성에게 시집을 갔어도 그녀에 대한 다정함은 여전했다.그저 예전보다 분수에 맞게 거리를 살짝 뒀었지만 오늘만큼은 예전의 육현성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현성 오빠, 괜히 저 때문에 바보 같은 짓 하지 말아요. 아무리 그래도 심미연은 지금 강지한의 아내이고 그 여자한테 무슨 짓을 하는 날에는 강지한 씨부터 분명 오빠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괜히 그 사람이랑 사이가 벌어질 필요는 없잖아요.”온지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말리자 육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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