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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211 - Chapter 220

276 Chapters

제211화

온지유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육현성은 또다시 그 주범이 심미연이라고 생각했고 날 잡아서 심미연과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았다.만약 말로 통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무력을 쓸 수밖에.“지유 씨,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도울게요. 그런데 지금은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전 이만 갈 테니까 푹 쉬어요.”육현성은 말을 마친 뒤 바로 자리를 떴다.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서야 온지유는 침대에서 일어나 손에 감은 붕대를 풀었다.사실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고 거즈에 묻은 피도 그녀가 일부러 묻혀놓은 것이다.자살 시도도 당연히 쇼였고 상처는 살짝 났지만 빠르게 아물었다.이제 자살 쇼로도 강지한을 못 붙잡았으니 무조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한창 달게 자고 있던 심미연은 갑자기 누가 몸을 누르고 있는 듯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잠에서 깼다.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강지한의 얼굴이었는데 무드등의 따뜻한 빛이 남자의 얼굴에 드리워지니 한층 다정해 보이기도 했다.그러다가 문득 뱃속의 아이가 생각나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지한 씨, 왜 그래요?”잠에서 금방 깨어난 탓에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웠는데 괜히 어두운 불빛 때문에 더욱 야하게 들렸다.“방금까지 계속 나랑 하자고 애원하길래 난 또 시작해도 되는 줄 알았지.”강지한의 말에 심미연은 어리둥절했다.그와 3년 동안 같은 침대를 쓰면서 매일 그의 품 안에서 잤던 건 사실이다.하여 잠결에 자연스레 또 그의 품에 기어들어 갔나 싶었다.‘그렇다고 해도 아까 분명 자기 전에 이불을 각자 덮을 수 있도록 두 개로 나눴는데 왜 지금 내가 저 사람의 품에 안겨 있는 걸까?’“우리 사모님께서 원한다고 하시는데 제가 어찌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강지한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한껏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를 간지럽혔다.방금 진짜로 심미연이 그의 이불 안으로 파고들면서 자기 품에 안기는 바람에 그도 잠에서 깼다.그리고 쌕쌕거리면서 세상모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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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심미연은 짜릿함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지한 씨, 하지 마요!”“끝까지 안 하고 그저 기분이 좋아지게만 해줄게. 그래도 싫어?”“싫어. 난 잘 거야!”심미연은 한껏 단호하게 답했지만 남자가 억지로 강요하면 어쩌나 걱정되었다.“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서비스해 주는데도 싫다고? 사모님, 거짓말 좀 그만하시죠.”남자는 부드럽게 심미연의 몸을 훑으며 또 끊임없이 그녀의 귀에 입김을 내뿜었다.더는 참을 수 없었던 심미연은 그를 힘껏 밀쳐내고 침대에서 한 바퀴 구른 뒤 조심스레 배를 움켜쥐고 침대 한쪽에 앉았다.그제야 강지한과 거리를 둘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는 순간 낯빛이 어두워졌다.눈앞의 여자는 지금 명백히 자신과의 잠자리를 거부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박유진 때문이야?’‘아까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심미연은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빤히 바라보자 괜히 마음에 찔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러자 강지한은 단번에 다시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몸 아래에 깔고 그녀의 잠옷을 열어젖혔다.“넌 아직 내 아내야. 그러니까 부부의 임무를 다하는 건 당연하고 날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소리야!”분명 심미연과 박유진 사이에 자기가 모르는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한 강지한은 오늘 무조건 그녀와 잠자리를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빠르게 그녀의 잠옷이 활짝 열렸는데 아직 실내 온도가 차가운 탓에 심미연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지한 씨, 이건 부부로서의 임무가 아니라 명백한 성폭행에 해당해서 내가 고소할 수도 있어!”심미연은 죽을힘을 다해 반항했지만 남자는 끄떡도 없었다.“네 실력만 믿고 지금 우리 쪽 법률팀과 싸우겠다는 거야? 심미연 씨, 꿈도 참 야무지네요.”여자의 하얀 피부를 보고 있으니 강지한은 또다시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순간 남자는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지 못해 한껏 거칠게 움직였다.심미연은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에 침대 머리맡에 손을 뻗다가 손에 집히는 핸드폰으로 그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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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심미연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으면 그녀가 지난달 생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너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고 지금 나를 탓하는 거야?”강지한은 자기도 모르게 이마를 짚다가 계속 흐르는 피를 보고 다시 얼굴이 어두워졌다.아내랑 한번 잠자리를 가지려다가 맞아서 머리가 깨졌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어디 얼굴을 들고 다닐 수나 있을까 싶었다.심미연은 그의 이마를 보고 더 이상 입씨름하기 싫어 곧바로 옷방으로 향했다.그리고 빠르게 캐주얼한 차림으로 나오면서 강지한에게 욕실 가운 하나를 건넸다.“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대충 이거라도 먼저 걸쳐.”강지한이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그녀에게 되물었다.“지금 나더러 알몸으로 병원에 가라고? 사모님, 괜찮으시겠어요?”순간 심미연은 얼굴이 화끈거려 재빨리 속옷 한 장을 그에게 다시 건네줬다.“빨리 입어!”“날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스스로 입으란 거야?”강지한은 코웃음을 치며 침대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결혼한 지도 이제 3년이 넘어가지만 심미연은 여전히 이런 게 많이 쑥스러운 것 같았다.고민 끝에 심미연은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허리를 굽혀 손을 뻗었다.“발 들어.”그의 알몸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 부딪히니 너무 부끄러웠다.“피가 눈에 들어가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어디로 다리를 뻗으면 될까?”강지한은 순간 그녀를 놀리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담담하게 말했다.“지한 씨!”심미연도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지만 그의 뻔뻔함에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그럼 안 입을래. 그냥 이대로 병원에 가자.”강지한은 말을 마친 뒤 곧바로 일어서서 알몸 그대로 자리를 뜨려 했다.그 모습에 순간 당황한 심미연이 다급히 그를 불러 세웠다.“잠깐만. 내가 입혀줄게!”강지한은 그제야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짓더니 침대에 다시 앉아 두 다리를 벌렸다.“지금 내가 과다 출혈로 죽는 걸 보고 싶어서 일부러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지? 내가 죽으면 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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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지한 씨, 먼저 올라가. 난 주차해 놓고 바로 따라갈게.”심미연은 최대한 자연스레 말했지만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강지한이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날 이렇게 만들어놓고 지금 그냥 튀려는 건 아니지?”“아니야!”심미연은 그저 너무 부끄러울 뿐이었다.“그럼 나도 같이 갈래.”강지한은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지 덤덤하게 말했다.심미연은 점점 조급해진 마음에 입술을 꽉 깨물고 그를 다시 설득했다.“빨리 내려. 오늘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왜 자꾸 따라오겠다고 고집부리는 거야!’“심미연, 솔직하게 말해. 이대로 가려고?”왠지 불안해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분명 도망칠 것 같았다.‘그렇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알겠으니까 빨리 내려.”심미연은 어쩔 수 없이 시동을 끈 뒤 차에서 내렸다.‘이럴 줄 알았으면 모자 달린 후드라도 입을걸, 그러면 얼굴이라도 조금 가릴 수 있었을 텐데.’하지만 남자는 차에서 꼼짝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심미연은 깊은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반대쪽 차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내려.”그러자 강지한이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부축해 줘.”“...”어리광 부리는 그의 모습에 심미연은 할 말을 잃었지만 문득 가운에 묻은 피를 보고는 재빨리 팔을 뻗어 부축해 줬다.“머리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그녀에게 고개를 돌리자 어슴푸레한 불빛이 그녀의 반쪽 얼굴만 비쳐 유난히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져 한참 동안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이따 어떻게 다쳤는지 물어보면 무조건 실수로 넘어졌다고 해. 헛소리하지 말고!”심미연은 얼굴이 빨개진 채 다시 그에게 당부했다.혹시나 사실이 밝혀지면 이제부터 제대로 얼굴을 들고 밖에 나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지한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그녀에게 되물었다.“날 때린 게 부끄럽긴 한가 봐?”사실 아까 처음 맞았을 때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심미연의 목을 당장에라도 졸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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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강지한이 거의 그녀에게 눕다시피 기댄 바람에 엘리베이터에 오르니 심미연은 이미 온몸이 땀범벅이었다.강지한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벽에 기대어 한참 동안 바라보았는데 어디 극한 훈련이라도 하고 온 사람처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사실 심미연의 얼굴은 보고만 있어도 사람을 기분 좋아지게 만들었다.위층으로 올라간 뒤 강지한은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다.솔직히...응급실에 갈 만큼 심하게 다친 건 아니다.하지만 병원 관계자들은 혹시나 강지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되어 재빨리 응급실로 안내했다.응급실 문이 닫힌 뒤에야 심미연은 의자에 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오는 길 내내 강지한은 마치 뼈가 없는 사람처럼 그녀에게 기댔는데 힘들어 죽을 뻔했다.이제 숨 좀 돌리려고 하는데 마침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인을 확인해 보니 신하린이었는데 그제야 오늘 병원에 안 간 사실을 깨닫고 재빨리 통화버튼을 눌렀다.“하린아, 내가 다 설명할게...”“심미연, 너 진짜 강지한 씨를 때려서 그 사람이 지금 병원에 입원했어?”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신하린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심미연이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설마 자기 핸드폰에 도청 장치라도 달았나 싶었다.“네가 강지한 씨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지금 실검에 떴어. 그리고 강지한 씨가 가운만 입고 너한테 기댄 채 병원에 온 사진이 인터넷에서 마구 퍼지고 있거든.”신하린은 말하다가 갑자기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미연아, 잘했어! 강지한 같은 인간은 좀 맞아야 해.”“나 때문에 다친 건 맞는데 일부러 때린 건 아니야. 억지로 잠자리를 요구해서 내가 핸드폰으로 머리를 찍어버렸어.”심미연은 억울한 얼굴로 신하린에게 해명했다.그나저나 이 일이 실검에 올랐다는 건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되었다는 소리다.‘할아버지께서 듣고 또 쓰러지는 건 아니겠지?’또한 시어머니인 문소영은 원래부터 심미연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이번 일까지 더해지면 분명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다.하여 혹시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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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얼굴이 뜨겁게 화끈거렸다. 심미연은 고개를 들어 온지유의 살기 어린 눈빛을 마주했다. 이어 얼굴을 매만지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키는 온지유보다 살짝 컸기에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었다. “나랑 지한 씨가 부부 사이에서 하는 장난일 뿐인데 네가 뭔 상관이야!” “이 뻔뻔한 년이!” 온지유가 손을 들고 다시 그녀를 때리려 했지만 심미연은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단번에 그녀의 손목을 잡고는 재빨리 반대 손으로 얼굴을 거세게 내리쳤다. “내가 뻔뻔하다고? 강지한이 아직 내 합법적인 남편인 거 잊지 마! 너무 오래 남의 남편한테 들러붙어 있더니 환각까지 생긴 거야?” 평소 강지한과 온지유에 대한 실시간 검색어를 볼 때마다 그녀는 애써 외면하려 하며 자기 소모를 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 인생은 자기 것이니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저 가치 없는 사람 때문에 자신을 망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 온지유는 당당히 여기 와서 그녀를 때리며 따지고 있었다. 진짜 자신을 만만하게 보고 마음대로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온지유는 얼굴에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지금까지 강지한을 위해 참아왔던 온지유가 아무리 도발해도 반응하지 않더니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이야? 감히 반격해?’ “네가 먼저 친 거잖아. 나랑 무슨 상관이야?” 온지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분명히 말하는데 앞으로 또 날 자극하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어떻게든 되갚아줄 테니까 각오해!” 원래는 강지한과 빨리 이혼해서 온지유와 잘되도록 해주려 했었다. 지금은 외할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아야 하지만 앞으로 온지유와의 갈등은 끊이질 않을 것이며 그녀가 참을수록 온지유는 점점 더 나아갈 것이다. ‘이제 남자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데 왜 그런 뻔뻔한 불륜녀까지 참아줘야 해?’ 심미연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온지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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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심미연은 입가에 조용히 웃음을 띠며 눈꼬리를 올렸다. “그 사람 너 사랑한다면서 결혼은 안 해주고 불륜녀로 만들어? 완전 쓰레기네!”예전에 온지유가 그녀 앞에서 이런 말을 하면 그녀는 오랫동안 괴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강지한은 평생의 연인이 아니라 그저 파트너일 뿐이다. 파트너에게 끝까지 변치 않기를 바란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물론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온지유가 그런 말을 해도 이제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너 그때 뻔뻔하게 그 사람 침대에 올라가지 않았으면 너랑 결혼까지 했겠냐!” 3년 전, 강지한이 심미연과 결혼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가슴 찢어질 듯한 아픔은 아직도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강지한이 평생 그녀만 기다리고 지켜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런 예고도 없이 결혼한다는 폭탄이 그녀에게 떨어졌다. 그녀가 심미연을 증오한 지 벌써 3년! 심미연을 몇 번이고 죽여버리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너도 뻔뻔하게 그 사람 침대에 올라갔는데 왜 널 아내로 안 받아들이는 걸까? 내가 더 예쁘거나 내가 더 괜찮아서? 스스로 반성해 봐!”복도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고 심미연은 온지유와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그녀는 마치 별것 아닌 일을 얘기하듯 얼굴에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심미연의 말은 칼날처럼 온지유의 마음을 파고들었고 그 고통에 이성을 잃은 그녀는 미친 듯이 심미연에게 달려들며 얼굴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심미연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고 등은 벽에 부딪혀 아프게 쑤셨다. 온지유는 허공을 잡고 말았고 몸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바로 그때 응급실 문이 열리며 이마에 붕대를 감은 남자가 안에서 나왔다. 온지유가 분명 모든 책임을 그녀에게 떠넘길 거라 심미연은 속으로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본능적으로 머리 위의 CCTV를 잠깐 살폈고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되었다. “지한 씨, 나 배가 너무 아파...” 온지유의 목소리는 울먹임이 섞여 있었고 얼굴에는 눈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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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됐어. 말은 그만하고 바로 응급실로 가자.” 강지한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 뒤 옆에 서 있는 심미연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 “여기서 얌전히 기다려. 책임 회피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심미연은 ‘우리 아이’라는 말이 들리자 가슴이 순간 저릿하게 아파졌지만 잠시 숨을 고르며 차분히 말했다. “지한 씨, 내가 밀지 않았어. 여기 CCTV도 있으니까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굳이 볼 필요 없어. 난 내가 본 걸 믿어! 심미연, 만약 그 여자 뱃속의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넌 각오해야 할 거야!” 강지한의 목소리는 뼛속까지 서늘해질 정도로 차가워져 있었고 그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두 자루의 칼처럼 심미연을 베어낼 듯했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온지유 뱃속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녀도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결국 그날 그녀가 한 말이 온지유를 자극해 넘어지게 했으니까. 곧 의사가 도착했고 심미연은 닫힌 응급실 문을 한 번 보고서는 조용히 몸을 돌려 떠났다. 그녀의 뒷모습은 어딘가 쓸쓸해 보였다. 1층 로비에 내려와서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앉아 있었다. 기운을 차리고 나서야 천천히 밖으로 나섰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장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푹 자고 나니 아침이 되어 있었다. 눈을 떴을 때 옆자리엔 아무도 없었고 손을 뻗어보니 차갑기만 할 뿐 한 점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밤새 돌아오지 않은 게 분명했다. 온지유가 그렇게 되었으니 병원에 있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이미 익숙해졌잖아. 안 그래?” 그녀는 감정을 추스르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신하린과 병원에 가기로 했으니 씻고 서둘러 내려가 아침을 먹었다. 임신하고 나서 그녀는 쉽게 배가 고파졌다. 어제 밤새 정신이 없었더니 아침에 참지 못하고 죽 한 그릇을 더 먹었다. 그 모습을 본 도우미 아줌마 임혜자는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 요즘 정말 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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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바로 죄를 덮어씌우려 했다. 물론 그가 그녀에게 이렇게 나온 건 처음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팠다. “난 내 눈으로 직접 본 것만 믿는다고 했어. 가서 온지유 돌봐.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강지한의 얼굴은 점점 더 싸늘해졌고 목소리는 한층 더 차갑고 딱딱해졌다. “그리고 어젯밤 실검 오른 일은 아직 따지지도 않았으니 알아둬.” 심미연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그걸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일은 너랑 나만 알고 있어. 근데 왜 실검에 올랐을까? 뻔하잖아! 심미연, 내 앞에서 잔머리 굴리지 마. 그러다 진짜 크게 다친다!” 강지한은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으며 단단히 확신하고 있었다. 심미연이 여론을 조작해 실검에 띄웠고 그것으로 두 사람의 부부 관계를 인정하도록 자신을 몰아붙이려고 한다고. 딱 3년 전 그녀가 똑같은 수단으로 자신에게 결혼을 강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심미연의 그런 비열한 수법이 끔찍하도록 싫었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가슴속으로 밀려오는 쓰라림을 억눌렀다. 무의식적으로 등을 꼿꼿이 세운 그녀는 단호한 목소리도 똑똑히 말했다. “실검은 내가 띄운 게 아니야. 나도 나중에 봤고 믿든 말든 네 맘대로 해.” 그가 믿지 않는다는 건 심미연도 알고 있었다. 믿었다면 애초에 이런 말을 꺼낼 리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억울하게 누명을 쓸 순 없었다. 강지한은 냉소를 지으며 비웃었다. “3년 전에 기자들이 침실까지 들이닥쳤을 때도 넌 똑같은 소리 했었지. 내가 책임질 필요 없다고 하더니 뒤에서는 몰래 할아버지 찾아가 억지로 결혼을 밀어붙인 게 누구였더라? 심미연! 네 말이 언제 믿을만했던 적이 있긴 해?” 심미연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내 말은 믿을 거 없어! 그럼 아예 말 안 할게! 네가 맞다면 그게 다야!”그녀는 더는 자기를 변호할 힘도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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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미연아, 생일 축하해!” 할아버지 강준형의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엔 기쁨과 행복이 가득 담겨 있었다. 심미연은 잠시 멈칫하다가 오늘이 자기 생일인 걸 떠올렸다. 어제 박유진이 일부러 밖으로 불러내 브로치를 선물해 줬지만 강지한에 의해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이 머릿속을 스쳤다. “할아버지가 생일 선물만 준비한 게 아니고 생일 만찬도 준비했으니까 오늘 시간 되면 일찍 와서 나랑 얘기라도 하자.” 강준형은 며칠째 그녀를 못 봐서 보고 싶어서 몹시 그리워하고 있었다. 나이가 드니 옆에 자식이나 손주가 있어야 외로움이 덜해지는 거 같았다. 심미연은 마음이 따뜻해지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네! 고마워요. 할아버지.” 강씨 가문에서는 할아버지 강준형만이 그녀에게 가장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그녀는 거절할 말을 입 밖에 낼 수가 없었다.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어서 출근해! 난 이만 네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마.” 강준형은 그렇게 말하고는 스스로 전화를 끊었다. 그는 진심으로 심미연을 아꼈고 그녀가 점점 더 잘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강지한이 심미연과 함께하는 이유는 심미연이 아주 훌륭했고 남자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물론 예쁜 외모도 한몫했다. 심미연은 핸드폰을 쥔 채 마음이 복잡해졌다. 신하린은 금방 도착했다. 심미연이 차에 올르자 신하린은 곧바로 쇼핑백을 건넸다. “미연아, 생일 축하해!” 심미연은 쇼핑백에서 보석 상자를 꺼내 열었고 그 안에는 MK 브랜드의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가격은 8자리 숫자의 고가였고 심미연은 신하린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이렇게 비싼 걸 왜 나한테 줘! 네 작업실도 자금이 필요하잖아.” “그 사람이 나한테 카드를 주었어. 돈 필요하면 그 카드 쓰면 돼.” 신하린은 밝게 웃고 있었다. 심미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네가 그 사람의 돈에 욕심낸 게 아니란 거 알아. 너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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