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영이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주변에는 구경꾼들이 가득했다.그때, 누군가 김정우에게 농담했다. “정우 사장님, 오늘 드디어 싱글 탈출하시는 건가요?”정우는 대답하지 않고 유영을 바라보았다. 정우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었다.“유영, 네가 정말로 이럴 줄은.”유영이 정우의 앞에 쪼그려 앉아 손바닥을 천천히 펴자, 두 동강 난 팔찌가 드러났다.그 순간, 정우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는 유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유영, 이게 무슨 뜻이야?”유영은 차분하게 정우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정우, 네가 말했잖아. 이 팔찌가 부서진 날, 날 놓아준다고. 이제 팔찌가 부서졌으니, 약속을 지켜.”정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정우도 기억해낸 것이다.정우와 유영은 청소년 시절에 만났다. 또한, 7년 동안 함께하며 깊은 감정을 나눴다.유영은 정우와 자연스럽게 약혼하고 평생을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정우는 사업계의 샛별이고, 유영은 허씨 가문의 외동딸이었다.그러나 유영은 정우가 늑대라는 걸 알지 못했다. 정우가 유영에게 다가온 것도, 둘 사이의 모든 일도, 모두 복수를 위한 치밀한 계획이었다. 그렇게 정우는 유영 아버지의 인맥을 이용해 한 걸음씩 성장했고, 결국 유영 아버지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렸다.정우는 너무나도 잔인했다.그 날, 거센 비가 내리던 날, 정우는 유영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별장 밖으로 던지며 말했다.“알고 있니? 너희 아버지가 우리 집안을 망하게 한 날이 내 생일이었다는 걸. 아버지는 나와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했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어.유영, 넌 나에게 고마워해야 해. 내가 성장하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기에, 너희 가족은 몇 년간 편히 살 수 있었잖아. 이제는 너도 내가 겪은 고통을 맛봐야겠지?”‘어떤 고통일까? 가족이 파멸하는 고통.’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던 날, 소정화는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 바람에 원래도 몸이 약했던 소정화는 그만 충격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수술실 밖에서
Last Updated : 2024-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