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나은이 갑자기 제안했다.“수아 씨,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줘요. 만약 이번에도 제가 실패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접고 당신들 앞에서 사라질게요.”차가운 강바람에 으슬으슬 떨렸고 몸도 슬슬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팔을 문지르며 말했다.“미안하지만, 그런 유치한 내기 같은 건 생각 없어요. 하지만 지훈 씨에 대한 그쪽의 마음은 존중해요. 그게 다예요. 그러니 나를 끌어들여서 무슨 약속을 하려 하지 마세요!”그녀가 석지훈을 좋아하든 말든, 쫓아다니든 말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녀와 그런 쓸데없는 내기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나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으니까.나는 그렇게 어리석게 나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지 않을 것이었다.석나은은 내 말을 듣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수아 씨는 정말 냉정하고 무정하네요.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고집불통이라고 해야 할까요. 항상 자신을 유리한 위치에 두는 것이 참 존경스러워요.”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나은 씨와 지훈 씨의 일에 대해서 나는 할 말 없네요.”지금 내가 무슨 자격으로 왈가불가한단 말인가?석나은은 나와 더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듯 한마디만 남기고 가버렸다.그녀는 분명 서재에서 글을 쓰고 있는 그 남자를 찾아갈 것이다.왠지 모르게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현정우는 석나은이 떠나는 것을 보고 내게 다가와 코트를 걸쳐주었다.나는 한숨을 쉬며 물었다.“석나은 씨 예쁘죠?”현정우는 남자의 시점으로 대답했다.“예쁩니다.”나는 이어서 물었다. “정우 씨 이상형이에요?”현정우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감히 석나은 씨에게 흑심을 품겠습니까.”나는 그를 흘겨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그냥 이상형인지 물어봤을 뿐이에요.”현정우는 진지하게 잠시 생각하더니 솔직하게 말했다.“네, 맞아요.”나는 무심코 말했다.“그럼 지훈 씨의 이상형이기도 하겠네요.”옆에 있던 현정우는 대담하게도 되물었다.“가주님, 질투하시는 겁니까?”질투?!내가 현정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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